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7/05 10:23:09
Name
Subject [일반] 당신이, 축구를 사랑한다면...
박지성 선수가 2006 독일월드컵을 마치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의 결과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정말 축구를 사랑한다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그들이 걸어온 여정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바라볼 수도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박지성은 바로 그런 점에서 당시 그런 이야기를 꺼냈던 거 같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 대한민국은 사상 처음으로 원정에서 16강 진출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조금 더 맛보아도 좋으련만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정상에서 박수칠 때 떠나자가 이유였지만, 퇴임 기자회견 중 나온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했습니다.

“잘못해서 비판받는 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인식공격성 댓글이 지나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도 힘들다. 조금은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허정무 감독은 인터넷 댓글을 안 본지 10년이 넘었다고 덧붙였죠. 10년 전 허정무 감독의 부친이 돌아가신 그때, 관련 기사에 달린 고인을 향한 악의적인 댓글을 읽고 허 감독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전혀 댓글을 보지 않는다고 하니 당시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조금은 짐작이 갑니다.

그랬기에 허 감독은 가족들이 더 이상 축구인인 자신으로 인해 상처 받는 일도, 아파하는 일도, 또 힘들어하는 일도 없기를 바랬겠죠. 영광의 순간을 더 만끽하고 싶은 마음도 컸겠지만 가족의 평화 역시 바라는 마음 역시 컸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퇴임을 결정하는데 또 다른 영향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허정무 감독의 부인 최미나씨도 최근 “가족들이 그동안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친분이 두터웠던 기자에게 속내를 비추기도 했으니까요.

아마도, 대다수 축구인들은 작금의 상황을 이해할 겁니다. 몇 년 전 터진 기성용 선수의 미니홈피 사건이 문득 떠오릅니다. 당시 기성용 선수는 올림픽대표팀이 연일 졸전을 펼치자 급기야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악플을 다는 네티즌들을 향해 “답답하면 너희들이 축구하던지”라는 글을 메인화면에 쓴 적이 있었죠.

당시 언론과 팬들은 기성용 선수의 이러한 행동이 경솔했다며 몰아세웠습니다. 그때 전 기성용 선수가 K-리거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무명이었을 때 인터뷰를 한 인연 때문에 안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워낙에 애어른 같던 선수였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왜 그랬냐며 이것 또한 곧 지나갈 거니까 힘내라고 이야기 했죠. 워낙에 안팎으로 부침이 심해 돌아오는 대답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가 해준 이야기를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축구를 못한다면, 저 하나만 몰아세우고 욕하고 비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나요. 왜 그들은 저희 아버지, 어머니를 거론하며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고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가족들이 악플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것을 지켜보기가 힘들었어요. 제가 경기에 나서 기대에 못 미친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못했다고 제 가족들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한 네티즌들도 어느 정도는 잘못하지 않은가요? 축구를 못해서 제가 마음에 안 든다면 저한테만 욕했으면 좋겠어요. 축구를 하면서 못해서 욕먹는 건 감당할 수 있어도 제 가족들이 저로 인해 상처받는 모습은 볼 수가 없어요.”


악플과의 싸움. 언제부턴가 축구선수들 역시 이름이 알려지고, 누구나 알만한 공인이 되면 언제고는 한번쯤은 치러야할 통과의례고 연례행사인 듯합니다. 인터넷의 시대는 그렇게 축구선수들에게 피하고 싶은 ‘태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한일전에서 모 선수가 자살골을 넣었던 적이 있죠. 그때 그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가장 먼저 했던 게 뭔지 아시나요? 버스에 내리자마자 허겁지겁 호텔 방까지 달려가 미니홈피 방명록을 닫았던 일이라고, 누군가가 웃으면서 해줬던 말이 생각납니다.  

당시 그 선수의 나이는 겨우 스물셋. 어린 나이였지만, 감당하기 힘든 말들이 쏟아질 것을 알았던 거죠. 어떤 이들에게는 코믹한 상황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그 선수에게는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 악담들을, 어린 마음에는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그는 스스로 방명록을 닫는 것을 택한 거죠.

차범근 해설위원도 얼마 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마이크로블로그에서 한 네티즌이 무릎팍 도사에는 출연할 계획이 없냐고 물었죠. 최근 팬들의 질문에 진솔하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던 만큼, 무릎팍 도사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간 차범근'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었겠죠.

“우리 식구들이 남 앞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맘 놓고 하기에는 아직 가슴에 쌓여있는 게 너무 많아... 아직도 우리식구들은 98년을 기억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화제에 올리질 않거던…

그때 배운 게 무고한 일로 다른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지. 지난번 우리 범석이 일을 지켜보면서도 "이러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거던… 이런 일에 휩싸이면 우선 본인이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팀이 망가져버려.

98년 내가 할 때도, 최용수가 불교라서 안뛰게하고 기독교인 김도훈이가 대신 뛰어서 졌다고 우기는데 돌아버리겠더라고…… 사실 김도훈은 염주를 손목에 차고 다니는 불교신자고, 최용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였는데 말이야… 황선홍 선수도 마지막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난감해 죽겠는데, 내가 황선홍을 시기해서 안 뛰게 한다는 거야.

문제는 이럴 때 기자들이 알면서도 입을 닫는다는 거야.

그때 한국축구가 좀 될려면 바로 이럴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구나 생각하기도 했어… 그 후 나한테 늘 미안해하던 최용수는 2002년 월드컵팀 고참으로서 팀 막내 두리한테 아주 잘해줘서 고마웠지.

팬들은 그럴 수 있어. 그러나 대표팀에 해가되는 오해나 억지는 적극 풀어줘야 팀이 건강하게 꾸려지는 거야. 나나 우리가족은 그때 받은 상처 때문에 여성지나 토크쇼에 단 한 번도 출연을 안 하고 있어

두리가 반박자 늦어서 골 찬스를 줬을 때 나는 숨이 멎는 거 같더라고. 온몸의 피가 쏵 발밑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은...... 물론 두리 , 이럴 때는 차두리 선수라고 불러야겠다. 차두리 선수 개인의 문제도 아버지 입장에서 걱정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리마저 주저앉으면 오른쪽이 없다는 거야.

우리 범석이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생각해 봤어? 어린 나이에 그런 중압감을 이겨내기가 쉽겠냐고!!!! 통화할 때마다 범석이 좀 잘 다독거리고 위로하라고 이르기는 하는데 핵폭탄을 맞은 상처가 쉽게 회복되겠냐고!!! 두리가 실수 이후에 그냥 주저앉아 버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을 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은 했지

우리선수들도 다 여러분들의 동생이나 친구 같은 나이야. 아버지나 선생님한테 야단맞아도 슬프고 화나고 그러잖아. 그런데 융단처럼 쏟아지는 비난을 그 어리고 작은 가슴으로 받는다고 생각해봐. 나는 마음이 너무 아퍼.

두리더러 한번 안아주라고 하면 분명 지 힘자랑 하느라 헤드락을 걸어버릴테니 범석이가 더 힘들 거고.... 우리 모두가 마음으로 미안해하자고. 오케이?”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는 허정무 감독의 사퇴 뒤에 악플이 직접적인 원인이었기에 반성하자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축구선수들이,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근거 없는 비난과 악플 때문에 힘든지를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습니까. 최선을 다하더라도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넘어질 때도 있고요. 2등도 아닌 정상에 멀리 떨어진 채 서 있는 자신을 볼 때도 있습니다. 자신은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말이지요.

다시 시계를 돌려봅시다. 학창시절로요.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라던데, 중간고사 성적 하나만으로 나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고 가치가 매겨지고 1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쓸 모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그런 경험을 다들 한번쯤은 해봤을 거라고 봅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우리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단지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부적격자 취급을 받았고 부모의 문제로 확대해석하는 경우와도 만나야만 했습니다. 특히나, 너희 부모님이 너를 그렇게 가르치시던, 너희 어머니는 이런 너를 낳고 미역국을 드셨을까? 식의 발언을 들을 때면 정체감이 상실되다 못해 모멸감까지 느꼈을 것입니다.

많은 축구인들이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10대 말에서부터 20대 중후반까지, 사회 초년생에 해당되는 어린 나이에 그들은 참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였으니까요. 단 한 번의 패스미스로 골을 헌납했으니까요. 무수히 많은 찬스를 허공에 날려보냈으니까요. 바보같이 자책골을 기록했으니까요. 쓸데없는 반칙으로 상대팀의 선제골을 도왔으니까요.

팀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크고 깊은 만큼, 선수들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팬들의 실망감 역시 큽니다. 그래서 더 비판하게 되고 쓴소리를 하게 됩니다. 압니다. 저 역시 그런 순간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남편이고 혹은 남자친구입니다. 그 소중한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욕지거리를 듣게 되고 비난을 받는다면, 그들의 가족은 어떤 마음으로 그 선수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카테고리에 묶여 함께 비난을 받을 때 그 선수의 마음은 또 어떨까요. 그 자괴감과, 상실감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진정 축구를 사랑한다면 경기력으로만 판단하고 애정 어린 비판을 할 수 있는 우리이기를 기대합니다. 부디 축구를 축구로만 생각하는 우리 모습을 그려봅니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말입니다.

----

아는 누나 싸이에서 퍼왔습니다.
링크를 걸고싶었지만 글이 일촌공개여서 퍼왔습니다.
2번째줄이 완전동감되네요.
어제 아는 형/동생/누나들이랑 술자리를 가졌는데...
단지 결과에만 신경쓰는거 같아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higher templar
10/07/05 10:26
수정 아이콘
소위 말하는 네이버 찌질이 댓글 무시하듯이 그냥 무시하면서 살면 될텐데... 문화가 변하면 좋겠지만 그 전에는 일단 저런건 무시하면서 사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을텐데요. 카오스 하거나 기타 온라인 게임하다 보면 별 찌질한 놈들이 별 욕 다 하지만 좀 불쌍하다 싶기도 하고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바나나 셜록셜
10/07/05 10:43
수정 아이콘
누님께서 일촌 공개로 쓰신 이유가 있을 텐데,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 게시판에 올리기 전에 허락은 받으셨는지 궁금하네요. 절대 태클 거는 건 아니고 혹시나 해서요;
10/07/05 10:54
수정 아이콘
그들의 말을 똑같이 사람 말로 받아들이니 상처받는 겁니다. 그런 말들은 인간의 언어라 생각하지 않으면 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한다는건 소통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말은 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
자기 독백이죠. 마치 동물이 상처입어 고통스러워서, 혹은 위협적인 상대에 대한 경고같은 울부짖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말이 아니라 동물
의 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 한마리가 멍멍 짓는다고 그것 때문에 고통받는 것은 개를 너무 존중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개가 몇백마리 모여 짖어대면 소음때문에 골이 아프긴 합니다. 그럴땐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의 말처럼
피하는게 좋습니다.
결론은 인간 이하의 것은 인간 이하의 것으로 생각하는게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좋을꺼 같습니다.
김복만
10/07/05 11:04
수정 아이콘
박지성 선수의 인터뷰 외에 다른 이야기들은 축구팬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의 전체적인 문제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방송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다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반인들도 까딱하면 신상 정보가 줄줄이 털리는 것이 우리 인터넷 문화의 현주소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생각보다 미미한 것 같습니다.
데프톤스
10/07/05 11:04
수정 아이콘
퍼가도 될까요?
10/07/05 11:23
수정 아이콘
헉. 이분이 아는 누님이시라니 은근히 부럽네요.
블로그 구독해서 잘 읽고있다고 전해주세요! - 라즈
10/07/05 11:24
수정 아이콘
이제는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이런 악플과 같은 사례들이 유독 우리 나라에서만 이렇게 두드러지는 건지, 다른 동네도 마찬가지인건지..
저도 어느새 좋아하는 운동선수나 연예인 관련 기사는 댓글들을 보지 않고 있더군요.
당사자들의 마음괭은 얼마나 심할까요.
10/07/05 11:31
수정 아이콘
한일전에서 조병국 자책골로 아시는 분이 있는데 기록은 나가이 골로 기록됐습니다. 앞쪽으로 걷어낸 볼이 나가이 발 맞고 하필이면 골리 키를 넘어서 들어갔기 때문에 절대 자책점이라고는 할 수 없고 지극히 운이 나빴다고 해야겠지요.
10/07/05 11:31
수정 아이콘
인터넷이 비이성적인 여론을 안보면 그만이고 무시하면 상책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사는 동네에 욕을 입에 달고 사는 불한당이 틈만 나면 분란을 일으키며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데 안보려고 노력하고 무시하려고 노력해도 눈에 밟혀서 짜증나는 건 어쩔 수 없죠.
인터넷 공간도 이제는 우리 동네나 다를게 없습니다. 안가기 힘들고 안보기 힘들고, 무시하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웹의 바다에서 서핑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이런 불한당들의 분란을 보지 않기도, 무시하기도 힘들어요. 이미 그런 세상이 되어 버렸죠.
있는혼
10/07/05 11:34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되요. 그 날에 따른 컨디션도 있을테고 가끔은 실수도 따르는 법인데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보기 때문에..
쉽게 비난하는것 같습니다. 거기에 인터넷 문화가 더해지면 온갖 양념이 더해지고 부풀려지고
단순히 이슈에 대한 반응이라고 하기에는, 재미삼아서 라고 말하기엔 위법이 아닐 뿐
특정 대상들에게 상처를 너무 깊게 내버리네요.
가해자들에게 각성을 바라는것 보다 피해자들이 단단한 마음을 가졌길 바라는게 현실입니다.
저도 항상 다른 곳에서는 모른척 하지만 pgr에서 만큼은 그런 글이나 댓글을 보면 흥분하고 선수들을 감싸게 됩니다.
국대 경기 다 끝나고 시간도 흘렀습니다. 이젠 차분해진 마음으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해요.
YellOwFunnY
10/07/05 11:37
수정 아이콘
제가 속해 있는 축구 팀 커뮤니티로 퍼갔습니다.
축구인으로써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이런 글을 보고 반성을 한 번 해 볼 기회가 필요한 것 같아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Into the Milky Way
10/07/05 11:59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가장 심한건 부모님이나 가족 관련 드립이겠죠. 이런 드립 날리는 인간들은 이미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부류입니다.

특히 이번 "오범석 아버지 빽 드립"은 정말 압권 중의 압권이었죠.

K리그팬으로써 정말 모멸감까지 느꼈습니다. 내가 두눈으로 봐온 오범석은 도대체 뭐였는지...
ManUmania
10/07/05 12:14
수정 아이콘
종종 이런 저런 글이나 댓글들을 읽다 보면 자신은 팬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심심풀이 안주 씹듯이 부진했던 선수들을 욕하고 비난하는게 당연한 권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코 그 사람들에게 그럴 권리가 없는데도 말이죠. 진짜 팬이라면 자신의 응원하는 팀의 선수를 무분별하게 욕하거나 하지는 않을겁니다. 앞으로는 적어도 이 곳에서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10/07/05 13:17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는 감독과 같이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 자리죠.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이동국 등, 원톱의 위치에 섰던 센터포워드들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왜 하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하는 공격수가 되어서 그렇게 욕을 먹는지... 세계 최고가 되지 못하면 공격수를 안하는게 낫습니다.
잉글랜드를 보면 항상 그런 생각이 드는게, 선수들이 받는 부담감이 너무 커서 플레이가 위축이 됩니다. 실제로 여러 유명선수들도 부담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구요. 우리나라는 적어도 이정도 까지, 국가대표가 되서 실수할걸 두려워하는 선수는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10/07/05 13:18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몰라도 오범석은...

예전에도 유럽엔 차두리. 남미엔 오범석쓴다. 라고 알려져있었고, 사람들도 그렇게 주장했었는데...아르헨티나전을 기점으로 빽 어쩌고 하는건 정말 어이없더군요...

그리고 이런건 인터넷문화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이곳도 별반 다르진 않죠...
칼잡이발도제
10/07/05 13:28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그런데 악플러들은 이글을 봐도 달라지는 건 없겠죠... '당신이 축구를 사랑한다면'이라는 전제부터 그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니깐요... 그 사람들에게 국대축구란 이기면 이겨서 기분좋고 지면 자기 기분 잡쳤으니 뭔가 화풀이 해야될 대상을 찾는 것 뿐... 팀과 선수들에 대한 애정같은건 없는 사람들이죠.
한승연은내꺼
10/07/05 14:17
수정 아이콘
만약에 이번월드컵 16강못갔으면 그 후폭풍은......생각하기도싫네요..16강가도 허감독은 엄청욕먹고있는데.....
온푸님
10/07/05 14:37
수정 아이콘
음... 글의 일반론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넷상의 악플에 너무 과도한 책임을 묻지 않나 싶은 마음에 적어봅니다.

세계 어디에나 쓰레기들은 있기 마련이고, 단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선 상당수의 시민들(유명인들을 포함한)이 넷세상에 깊숙히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인터넷 악플이 부각되는거지, 딱히 인터넷 악플이 익명성을 이용한 더 악질적인 행위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몇년전이면 모를까 이제 왠만한 포털 리플들은 쓰레기들 천지라는거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유독 악플이란 것에 이렇게 민감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실제 살해 협박이 일어나는 나라도 있으며, 파파라치들이나 한국찌라시는 비교도 안될 헛소리를 해대는 3류 황색잡지들이 스타들을 괴롭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편견이나 잘알지도 못한채 욕 안할까요? 축구에 있어 냄비근성은 유럽이나 남미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을겁니다. 우린 월드컵 시즌 끝나면 차라리 무관심해지기나 하죠.

그리고 인터넷 악플이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집단또한 존재합니다. 몇일전 KBS도 허정무감독의 악플때문에 힘들었다는 소재와 박용하 자살에도 누군가 악플을 달았다는걸 합해서 보도하더군요. 우리같이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은 악플문제를 넷세상중 하나를 이루는 요소로 보겠지만, 인터넷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저런 악플등 인터넷의 폐혜에 대한 인식이 넷세상을 보는 준거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은, 쓰레기들의 헛소리에 과도한 관심을 주는게 그렇게까지 유용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겁니다. 헛소리는 헛소리, X소리는 개XX로 보면 끝이죠. 더구나 과거와 달리 일정한 제한(클릭해야 덧글 볼 수 있다던지, 포털 자체적으로 덧글 막든지, 자체적인 덧글 삭제등)이 있는데요.
생기길바래
10/07/05 15:02
수정 아이콘
제 생각도 '온푸님'님과 비슷하네요. 글은 어느정도 공감이 가지만, 비단 축구에만 해당되는게 아니죠.. 지금이 월드컵이라서 축구에 과하게 악플, 인터넷 찌질이들이 몰려있을 뿐이구요..
일단 악플러에대해 좀더 구속력있는.. 제어를 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제도가 필요할듯한데.. 이게 쉽지 않죠??
그리고 악플러들 못지 않게 축구를 너무 감싸는 분들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외된 스포츠를 하시는 분들은 이런 관심도 받고 싶으실텐데.. 어떻게보면 축구에 대한 차별이 좀 심한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10/07/05 15:14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런 나라에선 월드컵 참가 다신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허정무감독이 선수빨로 16강을 갔다는둥 염기훈선수의 장인인 일개 고등학교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인 허정무를 구워 삶아서 염기훈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는둥, K리그 득점왕인 이동국선수가 인맥으로 뛰었다는둥

이런 비상식적인 의견이 전국민적인 대세이자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정말로 한스럽습니다

축구팬으로써 눈뜨고 보기가 역겹습니다
10/07/05 15:16
수정 아이콘
결국 기자들이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온푸님의 `그리고 인터넷 악플이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집단또한 존재합니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WizardMo진종
10/07/05 15:25
수정 아이콘
멀리 갈 필요 있나요?
네이버에서 댓글보고 pgr에서 발끈한다는 말도 필요없습니다.
당장 월게/유게만 가도 내기준에 못하면 까도 된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분이 수두룩합니다.
The)UnderTaker
10/07/05 15:31
수정 아이콘
인터넷 악플에 대한 생각은 온푸님과 비슷합니다.
악플보다 더 큰 영향은 언론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죠
본문에도 나와있듯이 알고서도 모른척 한다거나, 하지도 않은말을 날조해서 했다고 보도하는등..
이런것에 가장 많이 당했던 선수가 이천수 선수죠.
10/07/05 15:36
수정 아이콘
그런데 다른나라는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인간이하급은 어느나라에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에 국한된게 아니라 다른나라도 비슷한건지 아님 우리나라가 유독심한건지 궁금합니다.
특히 축구강국들의 분위기가 궁금해지네요. 요즘 인터넷이야 다른나라들도 상당히 퍼져있을텐데...
혹시 아시는 분없나요?
있는혼
10/07/05 16:40
수정 아이콘
온푸님 말씀데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일반 포털에서는 반응을 안합니다.
그냥 여기 모여있구나 정도만 생각하죠.
하지만 pgr에서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분들이 분위기를 만드는것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3자가 보는 시각은 냉철할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 에게는 괴로울 수 밖에 없을것 같구요.
애초에 쓰래기들 이기에 포기한다, 스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보다
관람문화, 나아가 인터넷 문화의 더 좋은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는것이 바람직합니다.
네티즌이라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표현을 배제하고 우리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는것이 좋지 않을까요
젊은 층이 자주오는 pgr에서 이런 생각과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면 그 효과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Naraboyz
10/07/05 17:44
수정 아이콘
근데 정말 궁금한건... 두번째줄... 그러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왜 국민 모두 축구를 좋아해야하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국대만 좋아하면 안되나요?
elecviva
10/07/05 17:44
수정 아이콘
인터넷 악플이 문제긴 한데 결과적으로 위에 몇 분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언론이 가장 큰 문제겠죠.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별 다른 계기없이 생각을 달리할 일도 없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인터넷 악플을 만든 건 yellow journalism 이라고 봅니다.
흔히 말하는 '네티즌'의 속성을 만든건 언론인데
개개별의 기자들, 데스크에 분산된 책임감을 어떻게하면 그들 자신에게 끼얹을 수 있을까요?

참 답답합니다.
죄없는 이들이 무고한 고통을 받는 굴레를 벗어나는 것을 볼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utiekaras
10/07/05 18:30
수정 아이콘
인터넷 악플때문에 자살까지 하는 사람도 나오는걸로 봐서
그 악플들을 모른척 한다는게 쉬운건 아닌거 같네요
트리비아니
10/07/05 18:37
수정 아이콘
운동선수도 그렇고 연예인도 그렇고, 대체 그놈에 싸이월드가 뭐길래
맨날 상처받는다 힘들다 하면서도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거죠...?-_-

악플러들은 말이죠, 선수가 어떻게든 피해만 받으면 목표 달성 입니다.
그들의 가족이 보고 마음 아파 한다면 더 좋은거죠.
이건 비단 축구선수 뿐만아니라 대중에게 알려지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됩니다.

싸이월드 없으면 선수생활 힘들어지는것도 아니고
인터넷 신문기사도 댓글도 요즘엔 바로 노출되는게 아니라 접혀 있어서 충분히 안 볼수도 있지 않습니까?
애초에 본문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악플 달지도 않습니다.
답 안나오는 놈들은 피해가는 수 밖에, 길들일 방법이 없어요....
Hypocrite.12414.
10/07/05 18:46
수정 아이콘
인터넷 없을때도 이런 현상은 일어났었죠. 내팀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하는 스포츠라면 어디든지 나오는 현상이 아닐까 싶네요. 강도가 쌔다는건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게 옳다는건 아니고요.

근데 K리그 말고 국대만 좋아하면 안되나요? 참 재미있는게 월드컵때 응원하는 분들에게 K리그 평소에 보지도 않으면서 왜 월드컵때만 되면 설치냐 식의 글과 말이 많이 보이던데, 전 그런게 잘못된게 아니라고 봅니다. 축구에 관심가져주는것 자체가 고마운거죠. 우리가 뭐 올림픽 아니면 쇼트트랙을 제대로 보기라도 할까요. 그래도 응원하는 국민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 안하잖아요.
chowizard
10/07/05 20:05
수정 아이콘
K리그 안 보고 국가 대표만 응원해도 됩니다. 월드컵만 봐도 아무 말 안 합니다.
그런데 그럴 거면 선수 욕만 안 하시면 됩니다.
평소에 그 선수가 누구고 어디 팀에 있으며, 어떻게 뛰는지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월드컵만 되면 '왠 듣보잡이...'하는 식으로 시작해서 사돈의 팔촌까지 들먹이며 욕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도 없이요.
WizardMo진종
10/07/05 20:27
수정 아이콘
f.c. korea 팬이시면 그쪽만 응원하시고 k리그 선수들 욕만안해주시면 됩니다.
릴리러쉬
10/07/05 20:58
수정 아이콘
악플은 신경안 쓰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습니다.
아니면 비처럼 내가 너 때문에 더 잘된다라는 마음가짐도 괜찮구요.
C.P.company
10/07/05 21:00
수정 아이콘
근데 케이리그 안보고 프리미어리그만 보는사람은 이청용 박지성은 욕해도 되나요?

케이리그 보던 월드컵 빠를 하던 뭘하던 제발 정도껏만 했으면 합니다. 솔직히 어느정도 욕하고 하는거 이해 합니다. 저도 동빠지만 아무리 화려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도 당장 골찬스에서 못넣었는데 어이구 동국이 잘했네 할사람은 없겠죠. 저도 순간 악 시X을 외쳤구요. 근데 도를 넘어서는 순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322 [일반] [야구] 류현진 MLB진출 관련 박동희기자의 발언으로 시끌시끌하네요. [84] gL7479 10/07/06 7479 0
23321 [일반] [야구] 프로야구 8개구단 간단한 감상+키 플레이어 [33] 독수리의습격4428 10/07/06 4428 0
23320 [일반] 옆동네 삼성 관련해 클리앙에서 답답한 일이 있었군요.. [33] 마르키아르8988 10/07/06 8988 0
23319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7/6(화) 프리뷰 [24] 멀면 벙커링2921 10/07/05 2921 0
23318 [일반] 아이폰4와 갤럭시s의 논쟁에 대해 [121] 케이윌6103 10/07/05 6103 1
23317 [일반] 포미닛의 뮤직비디오, 손담비의 신곡, Miss A의 또 다른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3] 세우실4374 10/07/05 4374 0
23315 [일반] 페더러 vs 나달 [10] 대한건아곤3478 10/07/05 3478 0
23312 [일반] 아래 추신수 선수의 부상과 관련한 병역문제.. [83] 사랑의바보5292 10/07/05 5292 0
23311 [일반] 추신수 선수소식 [16] KID A6274 10/07/05 6274 0
23310 [일반] 김연아 10-11시즌 갈라곡 공개 [4] ThinkD4renT3641 10/07/05 3641 0
23309 [일반] 프로야구 최악의 매치의 기억. 그리고 KBO 기록 관리. [41] zephyrus6177 10/07/05 6177 0
23308 [일반] 당신이, 축구를 사랑한다면... [52] 5354 10/07/05 5354 3
23307 [일반] 우리나라 대표 깍신(주세혁, 김경아, 박미영)들의 일본 오픈 3위 차지. [6] 김스크3115 10/07/05 3115 0
23306 [일반] [workbee04]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하는 일(스압)(사진수정) [17] workbee6270 10/07/05 6270 0
23303 [일반] K리그, 무엇이 문제인가.(해결할 점들) [55] EndLEss_MAy5497 10/07/04 5497 2
23302 [일반] [야구+잡담] 2010.07.04 엘롯전 관람기 등등등 [22] 달덩이3537 10/07/04 3537 1
23301 [일반] [출사] 도깨비같은 하늘 [14] 3533 10/07/04 3533 0
23299 [일반] 과거 정복자란 분들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가요?? [39] [레콘]영웅왕4792 10/07/04 4792 0
23298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7/4(일) 리뷰 [21] lotte_giants3457 10/07/04 3457 0
23297 [일반] 야구 중계 불판 올립니다. [73] 적울린 네마리2891 10/07/04 2891 0
23296 [일반] 민간인 사찰 일파만파…"청와대에 직접 보고했다" [16] sylent5571 10/07/04 5571 1
23295 [일반] 일본어 능력시험 보고 왔습니다. [7] 자갈치3848 10/07/04 3848 0
23294 [일반] [잡담] 전투에 승리하고 전쟁에 패배하다. [21] 시즈트럭4820 10/07/04 482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