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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11 10:10:53
Name 잠자는숲속의
Subject [일반] [까칠한곰주씨] 경쟁이란, 그리고 경쟁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자세
까칠한 사람이 생각하기에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생활/사람이야기입니다.
공감하시지 않더라도 "이런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너그러이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이해할 수 없으신 분이라면 살포시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심도 좋겠습니다.
편의상 반말체로 글을 적었습니다.
================================================================================


1.
유게에 있는 “고려대 경영 자퇴” 글을 일고 생각에 잠겼다.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divpage=1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2815

3학년까지 마쳤는지 아니면 중도인지는 모르나,

고대경영을 다니던 중 자퇴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결심이다

글쓴이의 말 마따마,

25년간 쉼없이 달려와서 이루어 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대학생이라는 위치” (주: 적어도 세상에 학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이것은 특권이기까지도 불리울 것이다)는

겨우 그것 이라고 생각할 사람보다는 “특권”이라는 부러움의 대상으로 생각할 사람이 더 많다고 통념상 여겨지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새로운 인생에 진심어린 건투를 빈다.



2.

일단 이 대자보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직설적으로 밝혀보자면,

“경쟁에 지친자의 푸념” 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해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점은,

                  “경쟁에 지친자는 패배자, 실패자 라고 말하고 싶은 바는 일말의 여지도 없다” 는 점이다.

일단, 본인도 심히 지쳐있는 일개 박사과정 학생이며

더욱이, 이 시대에 벌어지는 사회적 분위기 차원으로서의 “경쟁”의 과열은 사회적인 책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그러나, 한가지…

“친구들을 넘어뜨리면서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간 친구들에 불안해 하면서” 명문대에 들어갔다는 대자보 본문 내의 문장이 걸린다.


경쟁이란 것이 이런 것이었나?



“능동적active”으로 친구를 넘어뜨리면서 까지 이겨야 하고

또  패배자를 보면서 승리자는 기뻐해야 하는 그 것,

그리고,  또 앞으로 겪어야할 “끝없는 트랙위의 적”들이라면

사회적으로 문제화 되는 “과열 경쟁”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인식하는 “경쟁”의 의미에도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4.

소위 명문대를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꼭 그런 경쟁의 삶을 살아왔을까?

학생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증명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음악, 미술, 체육…..각종 대회에서, 혹은 기회의 장에서 펼쳐보이면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제약이 있으니, “능력”치가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능력이 좋으려면? 무슨 말이 필요하랴.  재능도 있어야 하고 그에 못지 않은 노력도 필요하다.

재능의 발견은? 혹자는 부모의 능력 (재력을 포함한 모든점) 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교육 시스템의 문제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본인처럼 재능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주의:   “그 재능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 교육의 책임이다라고 하는 교육의 이야기는 여기서는 하지 않고 싶고,
                      댓글로도 없길 바랍니다.”

본인처럼 재능없는 사람은 그냥 공부라도 하는게 낫다.

그게 "학생이라는 범주"에서 가장 손쉽게 나를 입증하고 “능력치”를 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주: "학생"이라는 범주 밖의 일이라면 얼마든지 있을 것이지만,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해서 여기서는 제외하겠습니다.)


5.

진정한 대학大學 을 배우겠다는 점은 정말 높이 사고 싶다.

물론, 아무런 목표도 없이 상품으로서 키워지는 학생보다 더 나을지 아닌지는 좀더 이후에 평가되겠지만,큰 학문을 배우겠다는 의지는 같은 학문을 탐구하는 사람으로서 크게 본다.

한가지 첨언을 하자면,

“인간”으로서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 그리고 사회로 부터 자유로워 진다는 것이 진정한 대학大學으로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면…

진정 자유로워 지길 바란다.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행동한대로 살아가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바란다.


동시에,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중요함, 그리고 타인의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배려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순간에도 트랙위를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p.s.정말 오랜만에 적는 글입니다... 거의 1년 가까이 쉬고 있었는데... 한번 글을 끄적여 봅니다.

제 글의 성향은 아마 검색만 해보셔도 아실듯... 어찌보면 참 고리타분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일 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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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모자라
10/03/11 10:21
수정 아이콘
인생은 마라톤같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마라톤의 등수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등수가 중요할까요? 마라톤 대회를 보면 선수를 빼고는 대부분의 이들은 완주자체를 목표로 합니다. 완주를 목표로 하는 이도 등수에 들기를 목표로 하는 이도 함께 달리는 것이 마라톤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마라톤 같은가 봅니다.
고요함
10/03/11 10:23
수정 아이콘
요즘 느끼는 것은 공부도 재능이구나 입니다 !!!!!
가만히 손을 잡
10/03/11 10:39
수정 아이콘
개인의 선택이고, 결국 시간이 흐른 후에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취향도 존중해 주는데 선택이야..뭐, 용기든 객기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젊음이 부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그럽니다.
총알이모자라
10/03/11 10:41
수정 아이콘
잠자는숲속의곰주님// 완주를 목표로 달리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경쟁상대는 자기자신입니다. 타인이 아니죠. 다른이들보다 자신을 이겨내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면 이겼을때도 패배자를 위로 할수있고 졌을때도 진심으로 승자를 축하할수있는 겁니다.
경쟁이란 단어에 적개심만을 느낀다면 경쟁이 주는 진정한 의미와 즐거움은 놓치면 살수밖에 없습니다.
베넷에서 치트키를 쓰고 이기는 녀석들은 상대를 조롱할줄만 알고 지면 욕만 할줄 압니다.
하지만 진짜 실력으로 승패를 겨루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게임을 했다면 패배했어도 진심어린 GG를 치고 좀 더 즐겁게 게임을 할 계기가 됩니다.
어찌보면 경쟁을 괴롭게 하는 것도 즐겁게 하는것도 자신과의 경쟁에 달린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이겨낸 사람이라면 자신의 위치나 등수에 연연하지 않을겁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고 달려갈뿐이죠.
원시제
10/03/11 10:43
수정 아이콘
경쟁을 '악'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경쟁에 임하는 사람들의 자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람들이 그런 자세를 취하게 만든 원인과 책임은 사회에도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경쟁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자신의 존재의의를 찾는 사람들이 있고,
정당한 경쟁을 통해 삶의 근거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그 고대생의 대자보를 보며 가장 불편했던 것은, 그녀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경쟁에 임하는 모든 사람들을 잘못된 사회 구조에 속아넘어가고 있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라이벌 관계였던 친구가 떠오릅니다.
매 시험마다 1점 2점 차이로 승부가 갈리던 친구와 경쟁하고, 비교하고,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며 얻은 것은
경쟁으로 인한 관계의 파괴가 아니라 10년이 넘게 지속된, 그리고 지속될 우정이었습니다.

경쟁과 공존이 서로 극단의 것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경쟁을 통해서도 공존하고 있으니까요.
10/03/11 10:48
수정 아이콘
저 학생이 정말 세상을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는걸까요?
오히려 사회가 주입한 이상을 지나치게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혼란을 겪는 것 아닐까요?
저 학생은 '대학', '경쟁', '인간', '자유'... 이런 말들의 개념과 이상을 미리 정해놓았네요.
마땅히 세상이 이래야 한다는 답을 갖고 살아가는 학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학,경쟁,인간,자유 같은 관념들은 지금까지의 현상들을 설명하는 것이지, 당위를 끌어낼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0/03/11 11:13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만 고대 내에서 이 사람의 진정성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이 학생은 우선 운동권이고 운동권 활동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습니다
자퇴할 생각은 없으나 정치권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었고 따라서 자퇴쇼를 했습니다
학사지원부에 어머님과 오셔서 생 난리를 피웠고 결국 1주일간 자퇴가 보류된 후 재입학 언제되냐고 물어보았더군요

본문의 좋은 말씀들에는 철저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고요함
10/03/11 11:23
수정 아이콘
잠자는숲속의곰주님// 저에 대한 자책이였습니다.^^
욕심이 한계를 넘어 버린건 아닌지... 때로는 걱정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10/03/11 11:30
수정 아이콘
트랙 위를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트랙 위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 트랙 위를 달리든 말든 관심없는 사람도 있는 것이겠죠.
모두가 트랙 위를 달린다고 해서 그게 절대 선은 아니잖아요.
다만 확률적으로 그게 가능성이 많으니까 그 길을 선택하는 것뿐이지.
남들이 다 보는 토익, 토플, 나는 그게 지겨워서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그와 관련없는 직종에 들어왔고, 진짜로 살면서 토익 시험은 한 번도 보지 않았는데, 그게 나름의 객기라면 객기였고, 저항이면 저항이었고, 다른 길이라면 다른 길이었어요.
나름 소심한(?) 저항 혹은 반항을 해본 사람으로서 저는 저 정도의 용기는 없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한때 '대학에 꼭 가야 하나, 이렇게 해서라도 가야 하나' 고민 많이 했고, 대학 입학을 선택한 건 제가 뭘 꼭 하고 싶은 의지 때문이 아니라 고생한 시간에 대한 아까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노력한 부모님 때문이었지 본심은 '가면 갈고 말면 말고'였던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부분은 있네요.
뭐 응원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고 해야 할까 싶은데...^^;; 어차피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처럼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고, 그에 관한 하나의 선택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잠자는숲속의
10/03/11 13:52
수정 아이콘
Artemis님//
옳으신 말씀. 다만, 트랙위를 달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이 그네들 기준으로 달리는 사람을 바보취급하면 안되겠죠.-_-'';;;

그말을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10/03/11 14:17
수정 아이콘
경쟁은, 일단 승부가 나고 나면,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 대로 뭔가 뻘쭘해지죠.

저 자신이 아직 승패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 미리 말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해두지만, 자신의 재능을 찾고,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서, 최선을 다해서 경쟁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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