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브루드워 때, 케리건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참 파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캐, 거기다 주인공의 애인이면 험한 일은 겪어도 외모는 빛나고 주인공을 치유하는 걸 많이 봐 왔으니까요. 적이 돼도 아군으로 오기도 하구요. 그런데 착한 여캐가 타락하고 그런 악역이 진주인공이 되다니... 이런 게 미국의 방식인가 했죠. 아 일본 것만 봐서 그렇다는 지적은 거절하겠습니다.
Sarah Louise Kerrigan
사라 루이스 케리건, 2473년생입니다. 8살 때 이미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하필 그 대상이 부모님이었습니다. 그저 화만 냈을 뿐인데요. 어머니는 뇌출혈로 죽고, 아버지 패트릭 케리건은 반신불수에 정신이 나가버립니다.
... 유령들이 다 그렇듯 박복한 삶의 시작입니다 -_-;
그 일이 테란 연합에 알려져 유령 사관학교로 끌려갔고, 반항합니다. 교관들이 가혹하게 다루기도 했지만 거기 협조하지 않는 게 부모님을 위한 거라 생각한 거죠. 때문에 그녀를 담당한 룸 중위는 신경 제어기를 삽입했고, 그 후유증으로 내성적인 성격이 됩니다.
어쨌든 연합은 그녀를 통제할 수 있게 됐고, 유능한 유령 요원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16세 때 앵거스 멩스크와 그 가족을 암살한 게 있죠. 앵거스의 목을 자른 게 케리건 자신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직후 (정보 은폐 목적도 있었던) 실험에 마루타로 보내졌고 그 기억을 잃게 됐죠.
그녀가 끌려간 곳은 저그와 사이오닉 능력을 가진 인간을 실험하는 곳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사이오닉 증폭기와 분열기가 만들어지죠.
+) 이 때 그녀의 번호가 24601, 은 촛대를 훔치고도 신부님이 용서하는 교훈을 담은 소설(...)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의 죄수번호와 같습니다.
그러다 2491년, 멩스크가 그녀를 구하게 됩니다. 멩스크는 이 때 그녀가 자기 가족을 죽인 걸 알았지만, 이용가치가 있었기에 살려두고 이용했죠. 케리건은 연합이 자신을 이용한 걸 알면서 연합을 증오했고, 멩스크를 따릅니다.
이 때 소모 헝이라는, 자신을 구출했던 코랄의 후예 부대원과 연인이 됩니다. 텔레파시로 봤을 때 제일 순진한 남자였다고 합니다. 초능력자는 초식남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결정적인 공을 세운 유령 사관학교 침투 작전에서 룸 소령(진급했습니다)은 소모를 죽였고, 짧은 행복은 끝이 나 버립니다. 물론 룸은 케리건이 죽입니다.
이후 케리건은 연합 밑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면서 살게 되죠.
여기까지가 스타크래프트 소설 업라이징(반란)의 내용입니다.
소모가 죽은 지 제법 돼서 외로워진 건지 케리건은 새로운 사랑에 빠집니다. 그 대상은 마 사라에서 코랄의 후예에 합류한 짐 레이너, 생각을 디벼보니 야한 생각을 했음에도 좋아하게 된 걸 보면 역시 잘난 놈은 야한 생각해도 생기나 봅니다 -_-
"레이너 보안관님, 이 지역 정찰을 끝냈어요... 이런 짐승!"
"그렇죠(아무 말도 안 했죠). 근데 생각했잖아요!"
처음부터 끌렸던 건지, 이젠 익숙해서 넘어갈 만한 일인데도 일부러 따졌다고 하네요. 이들이 처음 만난 게 안티가 프라임에서였는데 아시다시피 케리건이 연합 장교들을 암살하죠. 소설 리버티의 성전에서는 호위병력까지 다 죽였는데 그 후 리버티가 연합 반대 성명을 방송할 때 혼자 울었다고 합니다. 텔레파시로 자기가 죽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다 느꼈기 때문이었죠. 많은 사람을 죽였으면서 그들의 아픔 하나하나를 받아들일 때였습니다.
뭐 이 때까지의 그녀는 그랬습니다. 리버티는 원치않은 살인을 계속하고 그것 때문에 고통받으면서도 제정신을 유지하고 도덕적이기까지 한 그녀를 수도사라고 표현합니다.
"마이크는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여야 하는 순간에도 희생자 하나하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던 케리건을 떠올렸다."
레이너와 케리건을 이어준 사람 역시 리버티였죠. 그 때문인지 저그가 된 이후에도 리버티의 방송만은 계속 시청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레이너와의 관계가 연인까지는 아니었나 봅니다. 오히려 다시 인간이 된 후 급속도로 발전한 것 같아요.
안티가 프라임에서 사이오닉 증폭기를 설치할 때, 명령이라 따랐지만 다시는 이런 일을 시키지 말라고 했고, 타소니스에서 듀크가 증폭기를 설치하자 미쳤냐고 하면서 맞섭니다. 하지만 명령이었고, 그녀는 자기를 구해준 멩스크를 신뢰하고 있었죠.
그리고 프로토스를 막기 위해서 내려갔을 때, 그때까지도 멩스크가 자기를 구해줄 거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프로토스는 행성 전체를 불태울테니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죠. 하지만...
그렇게 죽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초월체는 그녀를 생포해 번데기에 집어넣었고, 이제껏 저그에 없었던 새로운 존재를 만듭니다. 그 두려움에 멩스크와 레이너를 불렀지만,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자기의 변화에 만족하게 되었죠.
칼날 여왕의 탄생입니다.
그녀는 초월체에 속박당한 존재긴 했지만, 다른 어떤 저그보다 자유롭게 행동합니다. 자기 몸에 남아있을지 모를 신경 제어장치를 제거하기 위해 과학선 아메리고 호에 침투했고, 제거했죠. 자츠는 이걸 경계하지만 초월체는 딸내미바보라서 하고 싶은대로 하게 해 주게 합니다. 그러고도 자츠와 사사건건 다투다가 프로토스를 만나죠.
듀크의 함대는 그냥 박살내버리고, 레이너도 박살은 내놓고 살려주고 (그 후로도 무조건 살려주죠) 태사다르에겐 환영에 휘둘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츠가 죽게 되는데, 오히려 좋아했죠. 소설 칼날 여왕에서는 일부러 자츠와 부딪혀서 자기를 공격하게 한 다음 죽여서 가름 무리를 지배하려는 속셈이었다고 나옵니다.
그 다음에는 태사다르, 제라툴, 레이너와 3:1로 붙어도 가볍게 발라버리기도 했구요 (...) 그들을 놓친 건지 일부러 보낸건진 몰라도 떠난 다음에는 차 행성에 눌러앉습니다.
그리고 초월체가 죽은 후, 저그의 진정한 여왕이 되기 위해 움직이죠.
초월체가 죽은 건 6월 말, 제라툴이 이끄는 프로토스가 샤쿠라스로 탈출한 건 7월부터 9월, 아주 약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동안 그녀는 샤쿠라스로 가서 족장 라자갈을 세뇌합니다. 대체 그녀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을 정도죠. 그런 가운데 베카 로 행성에 휘하 병력을 보내기도 하는데... 역시 나중에 -_-;
초월체의 통제가 풀리자마자 정말 많은 계획을 짰고, 그 계획은 모두 성공합니다.
첫 번째는 샤쿠라스, 거기까지 침공한 저그를 무찌르는 걸 도와주는 척 하며 자기의 적들을 줄입니다. 케리건을 조금이나마 믿게 된 제라툴과 아르타니스만 벙찌게 됐죠. 이어 UED가 신생 초월체를 노예로 만들자 레이너, 피닉스, 멩스크를 꼬셔서 UED를 대파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자갈을 납치해 인질로 삼아 초월체를 죽이게 했죠. 이 모든 게 성공하면서 그녀는 저그의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하게 됩니다. 뭐 아이어 저그라든가 남은 무리는 있었지만요.
그리고 차 알레프 전투에서 멩스크와 UED, 아르타니스가 공격했지만 놀랍게도 모두 막아내 버렸죠.
+) 자세한 건 레이너, 제라툴, 멩스크 편에서 얘기했으니 -_-;;
Ascension은 즉위/승천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리건은 칼날 여왕에 즉위했고 듀갈은 자살로 승천했으니 정말 멋진 제목이죠. 군단의 심장에서도 쓰였구요.
프로토스는 배신에 또 배신을 당하고 라자갈도 죽으면서 멘붕해 샤쿠라스에 틀어박혔고, 제라툴은 라자갈을 죽이고 케리건의 자비-_-로 도망치다가 혼종을 보고 완전히 멘붕, 멩스크는 코랄에 틀어박혔고 레이너는 피닉스의 죽음으로 폐인이 돼 버립니다. UED는 끝까지 쫓아가서 다 죽였구요.
이제 그녀는 저그의 지배자, 코프룰루 구역의 지배자, 우주의 지배자가 됩니다. 칼날 여왕으로요.
+) 스타 2 와서 성우가 교체되는데 그 분의 얼굴을 모델로 했다는 추측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타이베리움 워에서 킬리안 카타르를 맡아 열연하는 걸 보고 감동먹었던 배우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흥미롭게도 스타 2 시점까지 4년 동안 그녀는 은둔합니다. 덕분에 멩스크는 재기할 수 있었고, 짧은 시간이나마 테란은 저그의 위협에서 벗어났죠. 프로토스는 샤쿠라스에서 열심히 재건해 황금 함대도 만들게 됐구요. 그 동안 그녀가 뭘 하고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뭐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닙니다. 이즈샤가 이 때 만들어집니다. 사이오닉 능력을 가진 의무관이었는데 감염시켰죠. 이걸 담은 소설에서는 개별지능이 없다는 결론이 났고 이 때부터 이즈샤라는 캐릭터를 구상한 건 아니구요 (2천년에 나온 단편소설입니다)
열중했던 건 군단의 재편이었을 겁니다. 일단 정신체를 다 죽입니다. 유일하게 자기편을 들고 엄청난 공을 세운 칼로스(브루드워의 플레이어 정신체)까지도요. 제작진과의 문답에서 정신체는 아무리 케리건 편을 들어도 근본적으로 초월체를 따르는 존재라 언제 다시 초월체를 만들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대신 그녀가 만든 건 무리어미(Brood Mother)들, 정신체를 대신하는 존재였습니다. 이렇게 재편된 군단은 초월체 때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운명은 바뀌지 않아. 종말이 다가오고 있어. 마침내 그날이 오면… 내 두 팔 벌려 맞이해 주지."
그리고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죠. 제라툴이 은둔생활을 청산하고 올란 행성에서 예언을 확인할 때, 그녀는 이미 와 있었습니다. 예언의 내용을 안다는 듯 뭔가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요.
그게 무엇이었을지는 공허의 유산에서 풀어야 될 떡밥 중 하나입니다. 이즈샤의 말에서 대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녀도 제대로 듣진 못 했죠. 기억 담당이라면서 말도 안 해줬나 봅니다. 케리건은 그 기억을 잃었고, 딱히 되찾을 생각도 안 했구요. (...)
2504년, 그녀는 다시 일어납니다. 코프룰루 전 구역에 저그가 밀어닥쳤죠. 이건 레이너를 더 술에 빠지게 만들면서 더 열심히 일하게 했고, 멩스크를 멩붕시켰으며 발레리안을 일어나게 만듭니다.
그냥 마구잡이로 침략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부분은 확실히 짚고 갑니다. 뫼비우스 재단을 습격해 유물을 탈취하려고 했죠. 레이너 특공대에 의해 막혔지만요. 이 때 그녀는 나루드의 계획을 알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아니 그가 듀란인 것도 알고 있었던 걸로 보여요. 하지만...
레이너는 유물을 모두 모으는 데 성공했고, 발레리안은 레이너와 손을 잡고 차 행성을 침공합니다. 주력이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있었기에 차 행성의 방어력은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무시무시한 병력을 쌓아두고 있었지만 레이너 특공대는 우주방어를 하면서 막아내죠. 이 때 신과 같은 12등급 사이오닉 에너지를 뿜으며 직접 쳐들어오지만 번번이 막힙니다. 특히 군체의식 모방기로 무리군주를 뺏으면 자기 자식들이랑 놀다가 삐져서 돌아가버리죠 (...)
그렇게 그녀는 인간으로 돌아옵니다.
소설 플래시포인트에서 그녀는 죄책감과 멩스크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섞으면 결론은 간단하죠. 자기가 그런 악행을 저지른 건 다 멩스크 때문이다 (...) 군단의 심장까지 관통하는 얘깁니다.
인간이 되긴 했지만 능력은 여전히 강력해서 나루드가 데리고 온 혼종 3마리를 처치하기도 합니다. 자치령 병력을 상대하다가 힘을 잘못 써서 레이너 특공대의 유일한 여캐 애나벨 대처를 죽게 만들기도 했구요. 이 때문에 실험을 받아들여 우모자의 비밀연구소로 가게 됩니다. 군단의 심장의 배경이죠.
우모자에 온 이후로는 혼수상태에 빠져 악몽을 꿨고, 사이오닉 에너지가 발산돼 스탭들을 죽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실험하니까 짜증을 내면서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렸죠. -_-; 플래시포인트 안 보고도 게임할 수 있게 한 배려겠습니다만 좀 안 맞습니다.
군단의 심장에서 그녀는 죄책감, 멩스크에 대한 분노 등으로 많이 까칠합니다.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대상은 레이너 뿐이었죠. 레이너는 그녀를 설득하며 둘이서 살자고 하고 조금은 받아들였나 싶었는데... 하필 그 때 자치령 함대가 습격합니다.
"멩스크를 죽여야만 이 모든 걸 끝낼 수 있어."
그렇게 말은 하면서도 레이너와 어머어머 하면서 자치령 병력을 죽이고 (...) 탈출 지점까지 갑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레이너와 떨어져 버리니... 히페리온으로 갔을 때 레이너는 없었습니다. 분노한 그녀는 발레리안이 일부러 놓고 왔다고 생각, 파괴의 손아귀를 시전하죠.
이 때 레이너만 바라보는 까칠한 모습은 그녀의 상황이 어떤지를 말해줍니다. -_-;
다시 우모자로 귀환했고 (우모자엔 또 언제 간건진 몰라도) 저그들을 통제, (우모자 보호령의 힘이 얼마나 약한 건지) 거기 주둔한 자치령 병력을 쓸어버립니다. 이 때 무리어미 나크툴의 연기가 참 _-)b;;;; 그러면서 다시 칼날 여왕때로 돌아갈 것 같다는 두려움에 빠져나오지만... 레이너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신 레이너를 처형했다는 방송을 듣게 되죠.
+) 거대괴수는 영어로 레비아탄인데, 토르처럼 그냥 번역 안 해도 될 문제였습니다. 자유의 날개에서 일회용인 줄 알았다가 군단의 심장에서 고치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칼날 여왕이시여, 전 당신을 섬깁니다."
"아바툴, 군단 진화 및 유전자 조작. 처음엔 초월체, 이후 칼날 여왕을 섬김. 이제 당신을 섬김."
거대괴수조차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기억을 잃었지만, 그 까칠함은 여전해서 자기가 칼날 여왕이라면서 자기를 섬기게 합니다. 안 섬기면 한 마리씩 죽인다면서요. 손을 개조해주겠다는 아바투르에게도 까칠하게 나왔죠.
그녀가 인간이 되면서 무리어미들은 여기저기 나눠집니다. 케리건은 우선 차 행성과 칼디르에서 무리를 모으려고 하죠.
+) 나름대로 자유롭게 선택하라는 블리자드의 의도에 반하는 거지만 굳이 스토리상에서 먼저를 찾자면 차 행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칼디르는 어디에 넣어도 상관없겠지만, 제루스 가기 전에 차 행성엔 간 거 같아요. 케리건이 다시 칼날 여왕이 되려 할 때 대신 지휘할 이가 필요하거든요. 그게 자가라의 설정과도 맞구요. 게임상으론 칼디르에서 히드라와 바퀴를 찾으니 칼디르도 제루스 전에 가야겠지만 이건 게임상이고...
여기서 케리건은 자가라와 맞서게 됩니다. 차 행성에 있는 걸 보면 애초에 그녀가 아끼던 무리어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가라는 케리건을 욕하면서 맞서지만, 비교가 안 됐죠. -_-; 케리건은 순식간에 그녀를 몰아붙였고, 의외의 말을 듣게 됩니다.
"전 여왕님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여왕님께선 모든 무리어미에게 강해지고, 싸우고, 정복하라고 하셨습니다. 저그를 이끈 건 바로 티... 아니 의지라고요. 여왕님의 의지가 가장 강하시니,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반란을 일으킨 게 이전의 케리건의 의도였다는 것이죠. 초월체에 무조건 복종해야 되는 정신체와 수틀리면 바로 반란 일으킬 수 있는 케리건과 무리어미의 관계, 확실히 다른 모습이죠. 이후 자가라는 케리건의 심복이 됐고, 많은 교육과 진화를 통해 자기의 뒤를 맡깁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얼마나 죽인 거야? 또 얼마나 더 죽일 셈이야? 레이너가 널 보면 뭐라고 할까?"
그리고 호러스 워필드를 공격, 죽이죠. 저 대사는 피닉스가 죽을 때 레이너가 했던 말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케리건의 역린인 레이너를 말한 대가로 죽게 되죠 (...); 어차피 거의 죽을 운명이었지만... 그래도 워필드의 부탁은 지킵니다. 부상병들을 살려주라는 명령을 내릴 때 케리건 얼굴에 빛이 감도는데, 칼날 여왕 버전일 때는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변합니다. 아무튼 이걸로 예전의 칼날 여왕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죠.
칼디르에서는 나파시를 보게 됩니다. 모든 걸 얼리는 얼음폭풍의 행성에 적응하려 한 그녀를 높이 평가하지만 도망간 게 치명적이었다고 평가하죠. 그녀는 프로토스를 만나 전사했고, 케리건은 여기 적응한 우르사돈의 정수를 획득, 군단을 강화하고 프로토스를 무찌릅니다. 이 때 프로토스는 케리건을 간만에 만나게 됐죠. 그들 중 아무도 돌아가지 못 했으며, 겨우 탈출한 함선은 생포한 라 사라를 이용해 전멸시킵니다. 아 서리한을 얻기 위해 간 거라는 설도 있지만 정설은 아닙니다(?)
+) 원래 저 라 사라는 케리건과 계속 지내면서 예전과 다르다는 걸 알아가는 캐릭터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변경되면서 바뀌어도 별다를 거 없구나 (...)를 알려주는 캐릭터가 됐죠.
+) 저 니아드라는 샤쿠라스로 향할 거고 공허의 유산 캠페인 초반부에 왠지 죽을 거 같군요.
+) 이런 걸 보면 프로토스는 제라툴의 행방을 알기나 할까 모르겠습니다. 케리건이 인간 된 것도 몰랐는데요. 제라툴이 동족에게 심판받겠다는 건 그냥 자책인 거 같아요.
그렇게 군단을 재건하는 가운데 공허의 구도자가 거대괴수에 침투합니다. 케리건은 제라툴에 대한 건 용케 기억했는지 마구 두들겨패죠. 사실 잘못은 자기가 다 했는데 말입니다. -_-; 제라툴은 묵묵히 맞다가 제루스로 가서 진화하라고 조언합니다. 아예 제루스까지 함께 가죠.
화산 행성이던 제루스는 시간이 지나서인지 설정이 변경돼서인지 정글이 돼 있었습니다. 거기서 원시 저그는 번성하고 있었죠. 끝없이 싸우고 진화하면서요.
거기서 초월체의 탄생도 지켜볼 정도로 오래 산 주르반을 깨웠고, 여러가지를 말해줍니다. 아몬과 초월체에 대한 진실과 진화하는 방법을 말이죠. 케리건은 그의 조언에 따라 최초의 산란못에 몸을 담궜고, 원시 칼날 여왕으로 진화합니다.
"이제는 내가 군단이다."
이 과정에서 케리건에게 감명받은 원시 저그 데하카가 합류했고, 다른 무리들이 케리건의 저그를 공격하는 동안 그 우두머리들을 기습, 모두 죽이고 정수를 흡수하죠. 이렇게 진화한 걸 본 주르반은 케리건의 정수를 흡수하려 하고 그마저도 이기고 정수를 흡수합니다. 뭐 배신이라기보단 원시 저그의 방식에 충실하게 행동했고, 원시 저그답게 죽은 거죠.
이렇게 강해지면서 곳곳에 흩어져 있던 무리어미들이 합류를 요청합니다. 케리건은 자치령의 군사 행성들 하나씩을 점령해 능력을 시험했고, 성공한 이들은 합류하죠.
이어 스카이거 행성으로 가서 죽었다가 감염됐다가 치료됐다가 다시 감염된 -_-; 알렉세이 스투코프를 만납니다. 거기서 나루드 박사에 대해서 듣게 되죠. 케리건은 자치령에서 두 번째로 방어가 막강하다는 스카이거 행성 연구소를 감염된 테란으로 뚫어버립니다.
+) 근데 인간을 더 이상 실험체로 안 쓴다면서 감염은 잘만 시키네요.
마지막으로 나루드와의 에네르기파 대결, 거기다 나루드는 탈다림을 부리고 있었구요. 그가 나루드와 맞서는 동안 스투코프가 맹활약했고, 1:1로 붙어서 나루드를 이기는데 성공하죠. 자신도 옆구리를 너무 깊게 찔려 (...) 쓰러지지만 구출되구요.
나루드가 듀란이라는 떡밥은 너무도 쉬운 퍼즐이고 블리자드에서도 공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듀란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온 게 좀 그렇죠. 근데 스투코프가 듀란 얘기를 꺼낸 삭제된 대사도 있으니 딱히 폐기된 설정은 아닙니다. 그냥 (능력부족?) 간단히 한 거든가 그 나루드가 아니었다는 떡밥용일 수 있겠습니다.
이 무렵 멩스크는 양방향 통신기를 저그 구역에 마구 뿌립니다. 연결해보니 협박을 하면서 아주 좋은 소식을 들려주죠. 레이너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케리건은 히페리온과 연락해 그 사실을 알렸고, 직접 침투해 레이너를 구출합니다. 하지만 레이너가 좋아할 리가 없었죠. 각오했겠지만...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한동안 충격에 빠지죠.
그런 슬픔은 분노로 치환, 코랄 침공이 결정됩니다. 무리어미들을 모두 모아 군단 재건에 성공했으니까요.
이 때까지 모인 부하, 동료들을 보면 각각 개성이 뚜렷합니다. 케리건이 딱히 기억을 찾으려 하지 않으면서 이즈샤는 그냥 부관(...)이 됐긴 하네요. 아바투르는 초월체 시절 저그의 상징입니다. 저그의 계획적인 진화를 중시하고 초월체처럼 하나의 의지를 중시합니다. 스투코프를 만든 존재에게 투항해야 된다고 개드립을 하기도 했죠.
자가라는 케리건이 만든 신생 군단의 상징입니다. 하나의 의지는 없습니다. (그런 것치곤 케리건이 고압적이지만 - -) 모든 건 힘의 논리고, 윗놈이 부족하면 언제든 갈아엎을 수 있죠. 마지막까지 가면 케리건에게 완전히 복종하지만 그건 케리건의 의지에 속박된 게 아니라 케리건의 힘과 능력을 인정해 스스로 한 거였습니다.
데하카는 원시 저그의 상징입니다. 자유 의지를 가지고 누구를 섬기더라도 힘과 능력에 따라 섬길 뿐이죠. 저그의 계획적인 진화가 아닌 자율적으로 진화하구요. 이렇게 보면 케리건이 군단을 바꾼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 원시 저그라는 설정이 흥미로운 건 암흑 기사와 비슷하다는 것이죠. 암흑 기사는 쫓겨난 무리고 원시 저그는 반대로 원래의 저그라는 대비도 재밌구요. 암흑 기사가 그랬듯 이들은 저그가 새로운 길로 나아갈 열쇠였고, 멩스크와 싸울 때도 큰 활약을 하죠.
스투코프는 두말할 것도 없는 그냥 멋진 남자 *-_-* 아니 감염된 테란의 상징 뭐 그런 거?
+) 코랄 침공할 때 스투코프랑 멩스크는 만만히 보면 안 되는 남자라고 하는데... 둘 다 멩스크를 한 번씩 털었던만큼 설득력 없습니다 (...) 다 몰아놓고 띄워줘 봐야...
그리고... 마침내 멩스크를 죽이는 데 성공하죠. 주변의 지원 병력은 거대괴수로 차단했고, 대공망은 직접 나서서 무력화시켰으며, 사이오닉 분해 장치는 데하카가 나섰고, 멩스크는 레이너 특공대의 도움을 받으면서 직접 죽입니다.
그렇게 레이너와 마지막 교감을 나누고 먼 우주로 떠납니다. 아몬을 상대하기 위해서죠.
"이제야 진정한 적이 보인다. 그가 저 공허에서 날 기다린다.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을 휘두르며… 나는 그를 상대하러 간다. 인간으로서의 내 모습과, 내 정체성과, 내가 사랑한 남자, 그 모든 걸 버리고. 하지만 혼자서 이 적을 상대하진 않을 것이니."
참 많은 변화를 거친 캐릭터입니다. 자유의 날개에서는 유일한 희망이 됐고, 군단의 심장에서는 "얘도 알고보니 좋은 애였어"가 됐죠. 뭐 조금 나아졌지 나쁜 년은 맞다는 느낌이지만 라 사라와의 대화에서 전쟁을 정당화 한다든가 멩스크에게 당당하게 죄값을 치러야 한다느니 하는 걸 보면 좀 짜증나긴 합니다. -_-a 뭐 그러려니...
이런 스토리텔링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오크의 변화와 흡사합니다. 싸움은 좋아해도 강인했던 애들이 타락했다느니, 힘을 합쳐야 된다느니 하는 식이 말이죠. 그래도 아예 좋은 놈이 돼서 얼라가 아예 복수할 수도 없게 돼 버린 오크보다는 낫습니다. 브루드워 이후 4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는 건 리치왕이 스컬지의 활동을 최대한 자제했다는 것과도 닮았습니다.
그 악명에 비해 그렇게 많이 죽인 것 같진 않습니다. 오리지널에서는 차에서만 놀았고, 브루드워에서도 전투는 몰라도 민간인 학살 수준은 아니었으며 자유의 날개에서도 공격한 기간은 짧았고 군단의 심장에서는 민간인 피해는 최대한 막았으니까요. 물론 그게 최소 수백만 수준이라는 게 문제지 -_-; 어쨌든... 다시 맛이 가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인간을 공격할 것 같진 않습니다. 프로토스와는 어찌 될 지 몰라도 아몬과 결판이 나기 전까진 딱히 학살은 안 저지르겠죠.
프로토스를 어찌 설득하느냐... 이게 큰 문제일 겁니다. 제라툴은 다시 만날 일 없으리라 했지만 공허의 유산에서 같이 싸울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케리건이 변했다 하는데 이미 브루드워에서 뒤통수를 맞은 게 프로토스입니다. 그 때 큰 충격을 받을 제라툴과 레이너가 인증해 주겠지만 그래도 쉬울 리 없죠.
남은 떡밥은 크게 두 개입니다. 첫째는 자유의 날개까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고 뭘 준비했을까 하는 것이죠. 최소한 제라툴과의 전투 때 말한 것처럼 포기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즈샤의 말과 무리어미를 통해 군단을 재구성한 데서 볼 수 있죠. 초월체처럼 하나의 의지로 모을 경우 저그는 한순간에 어둠의 목소리에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무리어미들을 통해 자유의지를 만들어 더 항전할 수 있게 만들었죠. 사실 군단의 심장에서 그녀가 한 행동도 분노라는 순수한 의지였죠. 그런 게 저그다 이런 거 같은데...
이런 설정도 가능합니다. 그녀가 예언을 완벽히 이해했고 (최소한 제라툴보단 더 오래 준비했습니다) 싸울 생각이 있었다면, 자기가 인간이 되고 원시 칼날 여왕이 된 것 역시 계획이었다는 것이죠. 제라툴을 도발하고 테란을 공격해 레이너와 발리레안이 자기를 인간으로 만들게 했죠. 그렇게 해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아몬의 영향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그녀의 삶인 건지 -_-a 오리지널에서는 테란 연합의 흔적을 지웠고 브루드워에서는 초월체의 흔적을 지웠으며 스타 2에서는 아몬의 흔적을 지웁니다.
초월체가 죽은 후 조종에서 풀려났고 자유롭게 행동했지만, 그래도 일정 부분은 아몬의 영향 아래 있었습니다. 그걸 지우려면 유물을 자신에게 이용하게 해야 했죠. 모두가 계산대로 갔고, 기억을 잃은 자신도 예상대로 움직였구요. 데스노트에서 라이토가 기억을 잃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설정은 이렇게 가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간다면 초월체고 케리건이고 참 큰 도박을 했고 다 성공했다는 게 되겠죠.
다른 하나는 칼날 여왕 시절의 그녀가 정말 조종만 당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블리자드의 떡밥 양산용 프로젝트, 블랙스톤 프로젝트에서 대군주 해부를 통해 초월체가 케리건의 뇌를 크게 조작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집니다. 강한 암시를 줬을 뿐이라는 거죠. 잘못해서 사이오닉 능력을 잃으면 안 되니까요. 소설 플래시 포인트에서도 과연 칼날 여왕과 인간이 된 케리건이 아예 다른 존재일까? 그저 조종만 당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나타나구요.
게임에서는 나오기 힘든 얘깁니다만, 저 같은 설덕은 환장할 내용이죠. 뭐 지금은 좋은 게 좋은 거다는 쪽이겠죠.
공허의 유산에서 그녀가 어떤 일을 할지 의문입니다. 타락은 안 할 거 같고 죽을 가능성은 있다고 봐요. 아서스가 죽고 3대 리치왕이 탄생한 것처럼 다른 누가 2대 칼날 여왕이 될지도 모르죠. 후보는 있잖아요. 노바 테라. UED가 안 나온다면 그녀는 자치령 잔당이나 어두운 목소리에 세뇌돼 테란 적으로 나올만합니다. 어떤 쪽으로든 써먹긴 하겠죠. 군단의 심장에서 나왔듯이 얼마나 나올지는 의문이지만요.
어쨌든 당면 과제는 아몬입니다. 신과 같은 힘을 가진 그녀조차도 그냥 죽기 싫어 싸우는 존재, 그와의 최종 결전이 공허의 유산에서 시작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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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각 종족별로 등장인물 몇 명씩 선택해서 써보겠습니다. 저그 두 표 프로토스 두 표 나왔네요. 어느 쪽부터 할까요? @_@)/
* 信主님에 의해서 게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6-0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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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 흐흐.
사실 캐리건은 좀 당황스러웠던게... 스타2에서 갑자기 온 우주를 구원할 열쇠가 되버려서 굉장히 황당하더군요.
물론 캐리건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공허의 유산 에서 왠지 캐리건이 무언가를 희생하며 큰 결심을 하고, 레이너는 또 다시 "사라, 안돼!"라고 외칠 꺼 같지만요.
아무튼 캐리건이라는 이 캐릭터를 다음 확장팩에서 어떻게 마무리지으려 할지 궁금하긴 합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