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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6 13:51:42
Name 새님
Subject [일반] 재능기부 후기/운동을 합시다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재능기부 해주신 동네 형님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늦으나마 후기를 남깁니다.
후기를 써야지 써야지 했는데 일이 바빠 이제서야 씁니다. 원래 피지알은 주고받고 하는 거라면서요.


진행했던 내용은 앞서 다른 분이 자세히 쓰셨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재능기부 홍보글 댓글들이 아오지탄광 분위기라서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운동보다는 운동 이론 위주로 예전에 쓰셨던 Q&A 글을 기본으로
초보자에게 운동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을 살을 붙여 가며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이어트! 이렇게 하면 살빠진다! 이런 것보다는
생활체육을 하시는 분이 생활체육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론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특정 구역에 나시 입은 근육 아저씨들 말씀하실 때 빵 터졌어요. 바로 우리 헬스장 관장님!)

저도 다이어트 경력 10년 차니 붙여보는 말이지만 몸에 관해서는 간단한 것이 진실에 가깝습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아프지 않은 만큼) 덜 먹고 더 뛰면 건강해집니다.

자연계에는 여기까지가 건강하다, 여기까지가 날씬하다 그런 이분법이 없어서
딱 어느 선까지 뭘 했으니 나는 건강해, 나는 48kg이니까 날씬해 그런 거 없고
그냥 하다 보면 적당히 건강해지고 적당히 날씬해져요.
매일매일 지내온 삶의 흔적이 몸에 남으니 산 정상 찍었다고 바로 내려와도 되는 것도 아니에요.
토익 990점 찍었으니 3년간은 머릿속 영어 다 지우고 시험 안 봐도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어제 김연아만큼 점프를 뛰었어도 소홀히 하면 내일모레 초고도비만으로 심장질환 오고 그럴 수 있는 거죠.

단순한 사실이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이걸 절실하게 몸으로 느끼고 배워서 일상생활에 적용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엄마 잔소리 같은 거죠. 그 말씀들 맞는 말인 거 아는데 안다고 다 행동에 옮기지는 않잖아요.

어쨌거나 군대든 다이어트든 뭐든 삶의 방식을 바꿔서 몸의 변화를 느껴 본 분들은 아십니다.
무엇이 내 몸에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를요.
동네형님이 쓰셨던 Q&A가 굉장히 간단명료한 데 그때 읽고 제가 느꼈던 게 그거였어요.

진행 도중 개인적인 이유로 운동을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프로그램 전반에서 같은 맥락이 느껴져서 더 공감하고 진정감있게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나쁜 방법 좋은 방법 모두 해보고 나쁜 변화 좋은 변화 모두 겪어 봤거든요.

들으면서 내내 프로 운동선수가 아닌 백세시대를 고민해야 하는 일반인이라면
벽에 노랑칠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인생의 운동을 한 번쯤은 고민해 봐야 하고,
어떤 운동을 하든 간에 가져가야 할 궁극적인 몸에 대한 태도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는 요새는 다 접고 1.좋은 음식 조금 덜 먹기 2. 시간 내서 운동하기 요 두 가지만 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러닝 관련해서 설명해주신 부분은 굉장히 주의깊게 들었습니다.
한때는 열심히 다이어트 방법들 찾아봤었지만 이제는 인터넷 찾아보는 시간에 한걸음 더 뛰자 해서
내키는대로 살살 뛰다가 무릎이 아파와서 더 살살 하고 있었는데요,
발 전체로 뛰라는 말씀 듣고 새겨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마라톤 뛰었는데 덕분에 무릎이 안 아프더라구요.
귀국하면 출장비 들고 신발도 보러 가려구요.

그리고 본격적인 운동은 커녕 워밍업도 시작하기 전에 예고된 시간이 다 지나버렸습니다. 하하하
의도하신 바가 아닌 것 알고 그래서 더 많이 얻어왔지만
일정표가 좀 더 정확했다면 다 같이 뒷풀이 물 한 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좀 아쉽네요.



진행장소에서 아쉬웠던 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바깥 신발 흙자국 찍힌 바닥에 그대로 엎드려야 하는 매트 상황과
하나는 영어 도배된 인테리어였는데요,
그건 동네형님 탓이 아니라 그냥 인테리어 컨셉이 저와 맞지 않았던 것이지요.

영어 도배된 운동 용어가 싫어서 헬스 동작 이름 같은 건 잘 모릅니다.(말로만 듣던 데드 리프트라니!)
주로 혼자 운동하는데 잘 모르면서 하중 걸었다가 다칠까 싶어서
낮은 무게나 맨몸 위주로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맨몸운동을 죽 알려주셨던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맨몸운동은 체육관을 안 가도 되니 게을러지고 매트에 누워있다 잠들기 딱 좋으니...
이때 지적해주신 부분은 스쿼트 하면서 계속 신경 쓰고 있습니다.
덤으로 제가 팔굽혀펴기가 한두개쯤은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진 15분간의 3가지 운동 반복은 새로운 방식의 운동 체험이라 재밌었습니다.
같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횟수를 시행하는지를 강조하기 때문인지
흐트러지는 자세 챙길 여유가 없어서 아쉽기는 했는데 어차피 운동의 초점이 다르니까요.
정신없이 몰아치는 것도 신선하고 늘어질 여유가 없어서 재미있더라구요.
버피 타임 마지막 즈음에는 속으로 계속 '밤식빵! 밤식빵! 밤식빵!' 하면서 힘냈어요.
원래 안그러는데 그날 아침에 TV 보면서 밤식빵을 정신없이 뜯어 먹었거든요.
숨이 턱에 차고 멈추고 싶어도 그 밤식빵 다 어쩔거냐는 마음으로 했죠.
그런데 살은 운동으로 빼는 게 아니라고 아마 그렇게 뛰어도 밤식빵 칼로리에 못 미칠 겁니다. 아 밤식빵...

그리고 솔직히 크로스핏보다는 정리운동이 더 힘들었네요 ㅠㅠ
일전에 동네 트레이너님이 제게 운동협응력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하셨을 때
정확히 나를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어려운 거 하지 말고 무식하게 체력으로만 때우자고 결심했었습니다.
십몇년 전에도 안 되던 앞구르기 뒷구르기가 이제 와서 될 리가 있나요 하하하핳
그런데 소달구지 쟁기질은 재밌었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네요.

다들 초면에 어색한 사이에 정리운동하고 나니 눈에 띄게 가까워지는 게 보여서,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하신다면 아이스 브레이킹 용 몸풀기를 하고 시작하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시간 여유가 없어서 끝나고 바로 가야 했던 점이 많이 아쉬운데
준비도 정말 많이 하시고 긴 시간 동안 수고해주셨던 동네형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데굴데굴 잘 구르고 땀 많이 흘리셨던 참가자 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다들 주무시기 전에 스쿼트 3셋트는 하고 주무시는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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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6 14:54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팔굽혀 펴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왜 이불에서만 구르고 있을까요 ㅠㅠ
오늘은 꼭 푸쉬업이라도 해야겠습니다.
리듬파워근성
15/04/16 15:23
수정 아이콘
구르기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먼산)
15/04/16 15:27
수정 아이콘
그럼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재입대
15/04/16 15:10
수정 아이콘
자게눈팅역이 부조카여 이런 좋은 취지의 재능기부프로그램을 하는지 조차 몰랐네요ㅠㅠ
동네형
15/04/16 16:41
수정 아이콘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매트 같은 경우는 원래 매일 청소를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 신발을 안가져오신분들이 많다 보니 그랬던 거 같네요.
다행히 샤워시설이 구비되어 있으니 그부분은 그나마 나으셨을 것입니다. 운동용어 같은경우는 제가 관여한 바는 아니지만. 데드리프트같은경우는 기역자 끌기 뭐 이런식으로 말하기도 합니다만. 사실 그게 원래 외국에서 온것이라면 그대로 사용하는게 맞지 않나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팔굽혀펴기 보다는 push-up / pull-up 이게 더 명료하거든요. 같은이유에서 용어도 마찬가지로 설명을하자면 예로들어 훈련/연습 안전성/안정성 같은 부분이죠 프랙티스/트레이닝 세이프티/스테빌러티 로 적어버리면 차라리 혼돈이 아예 안오거든요.

물론 그런사유로 한 인테리어는 아니겠지만.. 그런부분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비비드한 라끄데상쥬 칼라의 에이프릴 룩 같은 의도는 아니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흐흐.

러닝화의 경우는 제가 말씀드렸던 곳들 중 몇곳 가셔서 신발 신고 자신의 주법이나 특성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실수는 역시 시간이 아니였을까... 이부분은 언제가 될 지 모르는 2회차나 1회차 모임 인원들을 따로 모아서 뒤풀이를 진행할 경우 참가의사가 있으신지를 물어보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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