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4/16 11:12:45
Name 시드마이어
File #1 피라미드.jpg (23.5 KB), Download : 68
Subject [일반] 생각의 오류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1. 충분히 이성적인지 검증이 필요함

2. 검증엔 적합한 근거가 필요함

3. 근거 역시 보편적이고 논리적인 기반이 있어야 함


결국 완벽하게 이성적(논리적)이라는 건 불가능하고,
어느정도 수준이상에서 상대적 이성적인것만 성립한다.


즉 내가 어떤 결론을 내리면, 이를 구성하는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 근거 아래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납득 가능한 근거가 바탕이 되야 한다.

이 근거의 뿌리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매우 이성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피라미드형 생각은 기반이 되는 근거가 무너지면서 함께 무너질 수 있는데,
최종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여러 이성적인 결론은 상대적으로 이성적인 것이지 절대적으로 이성적은 아니라는 점이다.
절대적이라면 기준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 기준 역시 가지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성적인 생각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이성적인 생각은 '자신의 생각도 틀릴 수 있다.'라는 결론을 가지고 가는 것인데,

자신의 이성을 기준으로 말하는 사람은 '내 생각이 옳다.'라고 여기기 때문에 출발점부터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표현을 즐겨 쓴다.

'나의 생각은 ~하고, ~한 이유들 때문에 이런 결론을 얻게 되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즉 나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는 전제가 아니라, 틀릴 수 있고 이를 좀 더 구체적이고 단단한 생각으로 가지는게 목표인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는 정치에 대한 문제나, 사회에 대한 이슈들은 논란이 많고 해석하기 어렵다.

이런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각각이 분명한 기준을 바탕으로 두고 해석을 하면 그 위에 세워질 결론 역시 타당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가령 이런 것이다.



1. 비리는 나쁜 것이다.

2. 죄를 지었으면 댓가를 치뤄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명제는 어떨까?


3. 국회의원 대부분은 비리를 저지른다.

4. 비리는 명백한 죄이다.


나는 명제 1과 2가 언제나 지켜져야 할 상식으로 생각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3, 4의 명제가 사실이 된다면 국회의원 태반을 법정에 세워야 하는게 합리적인 결론이다.


하지만

1,2,3,4 모두 동의하지만 '어차피 다 그럴텐데 적당히 봐주자.' 라고 말한다면 문제이다.

스스로 세운 규칙을 스스로 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람은 설령 스스로를 논리적이라고 해도 근거가 부족하다.

자신의 증거를 스스로 부수는 사람을 누가 논리적이라고 생각할까?



'어차피 다 그럴텐데 적당히 봐주자.' 라는 사람은 자신의 기준을 바꿔 말해야 한다.

2번을 죄를 지었으면 댓가를 치뤄야 한다 -> 국회의원 태반이 그러하니 예외를 적용하자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대화를 하면

'죄를 지었으면 댓가를 치루는게 옳다고 봅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따지면 모든 국회의원 다 잡아갑니까?' 라는 말을 한다면

비이성적 말을 하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만일 자신이 정치적으로 누군가를 옹호하는 입장이라면, 혹은 지지자라면, 그 당이나 사람의 과오까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새누리당 지지자라면 스스로 알아야 한다.
아직까지 새누리가 잘못한게 무엇인지.

분명한 것은 어떤 당이건간 잘못한 것은 있다.

'우리 당은 절대 잘못한게 하나도 없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새정련을 지지한다면 도리어 새정련이 잘못한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것을 모르고 지지한다면 단순히 [특정 당의 지지 내용만 보고 판단한 결론]이며,
이는 전혀 이성적인 결론이라 볼 수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기 싫은 것을 보고도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말해야 그게 진짜 지지자라고 믿는다.






p.s 제 글 역시 잘못된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로 느낀점을 말씀해주시면 피드백 할수 있을때 틈틈이 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4/16 11:17
수정 아이콘
자신이 잘 모르고 그런 것이라면 오류라고 보고 그렇지 않고 알면서도 그러면 오류가 아니라 오만한거겠죠.
동네형
15/04/16 11:20
수정 아이콘
문제는 자신이 논리적이지 않다는걸 인정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논리적으로 인정하는 논리 프로세스도 논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다는대에 있다고 봅니다.

뭐 딱히 멀리 안봐도 지금 자게 한 서너페이지만 봐도 그렇구요.
온라인이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안하던 혹은 소극적이던 부분에 쏟아내는 부분이 있다보니 더 괴리가 생기죠.
그게 지속되면 결국 온라인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고 눈팅러가 됩니다.
我無嶋
15/04/16 12:30
수정 아이콘
"자신이 논리적으로 인정하는 논리 프로세스도 논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는다는대에 있다고 봅니다."

요새 온라인은 뭐가 문제였을까, 머리속에서 간결하게 정리가 안되고 있었는데 크게 공감했습니다.
사람이 이성적이란 "상상"은 이상적이죠..
자기 논리가 완성적이라고 믿는 것이 이성적이지 않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다 싶구요..
요샌 뭐랄까..논리적이라는 글들 내내 비꼬고 있다는 느낌이나 이 악물고 죽어라 죽어라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어 슬픕니다. 생각을 뚫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amianhwang
15/04/16 11:22
수정 아이콘
다른 경우보다도 특히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벌어지는 논쟁에서는 저런 과정을 바라기 매우 힘들더라구요;
요새는 단정적으로 ~~~는 ~~~이죠. 라는 내용이라든가...
내 생각엔 내가 옳다를 넘어서서 내 생각엔 내가 옳으니 너는 틀렸다. 라는 투의 글이 보이면
빠르게 스킵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투로 글을 쓰기도 하겠죠.어디에선가는.
그래서 점점 글 하나 써도 기계적 중립이랄까, 가정법이랄까... 그런 투로만 글을 쓰게 되곤 하네요;
동네형
15/04/16 11:27
수정 아이콘
김성근 감독 글이나 장동민 글이나 그냥 안읽고 모두 스킵입니다.
15/04/16 11:29
수정 아이콘
내가 틀릴수도 있고, 내가 이성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거 하나만 다들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면 편할텐데,
그게 안 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듣기만해라... 가 이런 세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네요.
일간베스트
15/04/16 11:35
수정 아이콘
지지하기 위해, 혹은 싫어하기 위해 그 사람의 장,단을 모두 알기 위해서는 너무 알아야 할 것이 많죠. 판단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닌데 그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올바른 판단까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참 어렵죠.
소와소나무
15/04/16 11:39
수정 아이콘
이해와 설득이라는 요소를 포기하면 편하더군요. 전 그냥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어떠나 정도면 충분하고 그래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서로 얼굴을 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지라 입장이 강경한 것도 이해는 갑니다. 그리고 댓글 2개정도 보면 이 사람이 의견교환이 가능한 사람인가 아닌가 어느정도 판단이 서기 때문에, 아닌 사람 붙잡고 아무리 좋은 이야기 맞는 이야기 해봐야 결론은 평행선이네요 좋은 밤 되세요 말고 나올게 없다고 봅니다.
15/04/16 11:40
수정 아이콘
어떤 주장에는 그 주장의 토대가 되는 전제가 있기 마련인데, 그 전제를 무시하고 주장의 옳고그름만 따지니 합의점에 도달하기 힘든 상황을 자주 보게 됩니다. 전제를 무시하고 자기 입장에서만 주장을 이해하니 왜곡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다보니 글쓴이가 하지도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그 전제라는 게 사실이든 주관적인 가치이든, 갈등이 생긴다면 우선 그 전제에 동의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경험상 이랬을 때 갈등이 쉽게 풀리더군요. 이런 (https://ppt21.com../?b=8&n=57508&c=2174624) 식으로요. 물론 글쓴이가 처음부터 그런 전제가 잘 드러나는 방식으로 글을 써야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되는 주장이라면 대충 읽고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으니 아무리 상세하게 쓰더라도 한계가 있겠죠. 아래 글의 이 덧글(https://ppt21.com../?b=8&n=57583&c=2178375)처럼 [일단 한발 물러서서 드라이하게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탐이푸르다
15/04/16 19:37
수정 아이콘
이렇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설득 하는 것 보다 설득 당하는게 이로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완벽하지 않다고 여기고 오류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더 나은 인터넷 문화를 만들텐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603 [일반] [해외축구] 맨시티 vs 맨유 분석 feat 캐러거,게리네빌 [9] 낭만토스5966 15/04/16 5966 3
57602 [일반] [세월호] 안산 합동분향소를 다녀왔습니다. [14] 텔레그램2697 15/04/16 2697 13
57601 [일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4] 하심군3678 15/04/16 3678 7
57600 [일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저의 생각 [128] Rated8751 15/04/16 8751 0
57598 [일반] 고든램지식 스테이크 굽기 후기 [41] 바위처럼13482 15/04/16 13482 2
57597 [일반] 세월호 1주년, 다시… 별 헤는 봄 [10] 두괴즐2663 15/04/16 2663 5
57596 [일반]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팝콘장사하는 피지알 [78] 탑망하면정글책임8214 15/04/16 8214 15
57594 [일반] NC 다이노스의 세월호 추모방법 [23] 제논7895 15/04/16 7895 0
57593 [일반] NBA 플레이오프 대진이 결정되었습니다. [36] 常勝6430 15/04/16 6430 2
57592 [일반] 다음주 개봉하는 어벤져스2 얼마나 벌어들일까요? [45] 에릭노스먼5660 15/04/16 5660 0
57591 [일반] [연재] 웃는 좀비 - 2 [2] 드라카2145 15/04/16 2145 3
57590 [일반] 오늘의 말, 말, 말. [98] 발롱도르8362 15/04/16 8362 2
57589 [일반] 재능기부 후기/운동을 합시다 [5] 새님3900 15/04/16 3900 1
57588 [일반] [장편?] 찌질이를 캐치코치! - 0 (연애하세요.) [6] aura4354 15/04/16 4354 0
57587 [일반] 세월호 1주기입니다. [46] 5335 15/04/16 5335 19
57586 [일반] [노래] See You Again _ Furious 7 (오늘은 추모의 날..) [2] AraTa_Lovely2926 15/04/16 2926 3
57585 [일반] 정동영, 문재인 수사 촉구, 새정치 "새누리당 2중대냐" [125] 발롱도르9811 15/04/16 9811 0
57584 [일반] 생각의 오류 [10] 시드마이어3650 15/04/16 3650 3
57582 [일반] [해축] 14-15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결과 [29] SKY925003 15/04/16 5003 0
57581 [일반] 지누션/산E/달샤벳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15] 효연광팬세우실4023 15/04/16 4023 0
57580 [일반] 루리웹 '톱임팩트 586' 님의 세월호 추모기록 [4] 리듬파워근성9291 15/04/16 9291 15
57579 [일반] 경향신문이 공개한 '성완종 단독 인터뷰 녹음파일 전문' [17] 곰주6736 15/04/16 6736 0
57578 [일반] 리그베다 위키(구 엔하위키) 자문서 공개 [66] 일각여삼추9014 15/04/16 9014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