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빠져나가는 시점입니다.
그래도 생존자가 있다면 구출할수 있을거란 희망을 제가 가졌던 마지막때는 어제, 토요일 저녁이 되기 전 오후까지 였구요.
아마, 이제는 구조가 아닌 시신 인양 작업을 위해 잠수사들이 그 거친 서해 바다에 뛰어들고 있다고 봐야겠죠.
마음을 다칠대로 다친 학생들의 부모님들과. 그 수가 학생에 비해서는 작을지라도 결코 무시할수 없는 숫자인 일반 승객들의 가족들을 위해서.
저 스스로도 마음을 많이 다친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임에 불구하고 자기들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했음이 밝혀진 학생들과,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던 교사들. 그리고 몇몇 승무원들.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추억과 아픈 기억. 그것들의 몇배는 될만한 일들을 앞으로 경험하며 성장할 어리고 젊은 사람들.
그 친구들이 하나둘씩...시신이 되어 인양이 되고 사망자 숫자가 점점 올라가는걸 보니 말입니다.
그리고 혹시 저나 제 가족, 곧 결혼할 여자친구, 지인들이 이와 비슷한 일을 당하게 된다면 정부와 언론이 어떻게 대응할지.
또 그때에 아무런 생각없이 장난질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그에 대해 아예 현실의 밑바닥까지 본 기분이라 더더욱 속이 상합니다.
현재 정부의 대응은 무능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게 사실입니다.
당연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해경, 해군, 민간 잠수사들이 그렇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부가 많은 인원과 장비를 투입하여 애를 쓴건 사실이지만 그 작업의 과정과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실종자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그걸 TV로 먼저 접하게 하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또, 정부는 그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이야기 했다가 나중에 그 공표를 뒤집는, 그런 아마추어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거였고.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고싶을 심정인 그들을 위해서라도 더 냉정하고 확실한 검토를 하면서 감싸안았어야죠.
오죽하면. 얼마나 답답했으면. 아마 믿을건 그래도 약속을 해준 대통령 뿐이라는 마음으로 청와대로 가자는 말이 나왔을까 싶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하게 정부와 대통령을 왜 구분해야 하냐는 생각을 가질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 부모님들의 마음은 그럴것 같네요.
구조현장 영상 나오는 TV 좀 설치해 달라는 부탁을 수십번 해도 들어주지 않다가, 대통령 한마디 떨어지자마자 그 일이 해결되었다고 하니.
여하튼. 매일같이 변하는 배의 탑승인원. 구조자 수. 실종자 수. 심지어 사망자 숫자까지.
어떻게 하면 대체 이런걸 틀릴수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일개 네티즌이 나서서 중복된 구조인원을 체크하여 지적하고 담당부서에 알리니...그게 그때가서야 수정되는 현실.
구조작업에 있어서 학부모들이 제안한 방식을 무시하다가 결국엔 그에 따라가니 시신이라도 건져내는 현실.
사망자 시신 확인작업도 제대로 안해서 엉뚱한 부모님들을 안산으로 보냈다가 다시 확인하러 돌아오게 만들고.
대통령 보러 가겠다는 사람들 앞길을 막은것 까지는 그래도 어찌 봐주겠는데 그걸 채증사진을 찍어대고.
해수부 장관 수행하던 안행부 국장은 다른 부서라 그랬는지 기념사진이나 찍자고 하다가 직위해제가 되는.
그런 일들을 화면으로 지켜보는 저같은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어이가 없고 아파올 지언데.
실종자로 체크된 학생들의 부모님들과. 그 수가 적어 목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있는 일반 승객들의 가족들.
그들의 현재 마음이 얼마나 상해 있을지는 상상도 할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임에 불구하고 마음에 위로를 받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일이 저한테 생긴다면, 저 역시도 이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어떤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저보다 먼저 우선시 되어야 할. 아직 스물도 되지 않은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사람같지도 않은 어른의 이기적..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그걸 감싸주고 위로해 주어야 할 정부의 어설픈 대처가 다시 한번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걸 보고 있자니 그런 기대를 접어버리게 됩니다.
속이 많이 상하고, 아이들 생각하면 그 속이 다시 아려옵니다.
정부가 지금 가장 먼저 할일은 언론에 구조와 인양작업에 대한 노력과 성과를 발표하는게 아닙니다.
구설수만 만들어내는 쓸데없는 일들도 좀 그만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실종자 가족들과 확정된 유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고.
그들이 입은 상처에 비하면 턱없이 작겠지만, 마찬가지로 상처를 입은 국민들의 마음에 위로를 해 줄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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