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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1 11:43
5.25 3.5 ZIP드라이브
카세트 테이프 비디오 테이프 LP가 살아남은건 '조작이 필요한 기기' 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4/04/01 11:44
세월이 발전해도 다시 카세트테잎으로는 돌아가지 않죠. 불편하기도 하고 음질은 그냥 나쁠 뿐이니까요.
하지만 LP는 cd와 달리 음색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특유의 따뜻하고 정감있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계속 있을 거라고 봅니다.
14/04/01 12:25
LP 유행은 오히려 좀 지나갔습니다. 빈티지 오디오 매니아들때문에 이야기나온 거고... 그 사람들이 SACD에 별도의 세팅을 갖춰서 'LP처럼' 듣기를 하다가 요새는 그나마도 없죠. FLAC 등은 이미 유행을 넘어서서 대세이기도 하고. 음반 문제에 한정하자면, LP는 이미 시한부이고 더이상의 추가적인 가치 창출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14/04/01 13:53
말씀하신 것과는 반대로 사이즈도 작은데다가 디지털 음원이 담긴 CD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수집가들이 몰리면서 LP 시장은 북미에서 꽤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작년대비 32% 상승) 아예 디지털 음원들과 구분되는 소장가치를 주는 패키지로 나름의 인기를 누린다고나 할까요. 물론 아직까지는 CD, 디지털 음원에 비하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긴 하지만 시한부 이야기 들을 정도까지의 낡은 미디어는 아닙니다. 요즘의 웬만한 락 신보들은 LP 레코드로 안찍혀 나오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걸요.
http://mashable.com/2014/01/07/vinyl-comeback/
14/04/01 12:48
어렸을때 테이프 세대 였지만...... LP는 제입장에서는 몬가 좀 사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긴 했었습니다.
고딩때 유행했던 엄청 큰 한쪽으로 메는 가방에도 안들어가는 넓이에 아 이래서 안들고 다니는구나 싶었었죠. 그래도 그 섞여 들리는 특유의 잡음이 참 운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갠적으로 한때 로망은 MD 였지만... 일본에서는 나름 흥했지만 참 아쉬운 기기죠. 나중에 제대해서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사서 듣고 다녔었습니다. 아직도 잡동사니 넣어논 가방에 엠디 미디어가 꽤나 들어 있더군요.
14/04/01 14:52
"궁금해서 알아보니까 내가 보던 CD와 다른 LP라는 게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문장이 충격적이네요. LP는 맛이 있습니다.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지만 맛이 있죠. 일단 LP는 CD와는 달리 대단히 정성스레 만져야 합니다. 표면에 스크래치라도 나면 큰일이라 꺼낼 때도 집어넣을 때도 조심조심 정성스레 다뤄야 하죠. 행여나 다칠새라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고운 비닐 커버에 들어있고. 바늘을 올릴 때도 마치 구도자의 기도하는 모습처럼 경건하게 올려야 합니다. 툭 던져 놓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죠. 스크래치가 나는 것 이전에 소음이 나니까요. 돌아가는 모습도 참으로 음악적입니다. 원래는 평평한 원반인데 쓰다보면 자연스레 조금의 휘어짐이 있습니다. 이 휘어짐과 적절한 속도로 도는 원반이 마치 부드러운 곡선이 흘러가는듯한 가벼운 일렁임을 만들어냅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운치가 넘치죠. 이런 LP의 부드러운 움직임만을 알고 있던 제가 우연히 뚜껑이 투명한 CD플레이어를 통해 CD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선 아연실색했었죠. 빙글빙글이 아니라 핑핑돌아가는 모습은 음악적 아름다움을 연상하기엔 너무 업무적이더군요. 나는 너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데이터를 서치해서 보내 주는 거야. 달갑진 않더라도 그게 내 업무니 뭐. 하는 투랄까. 소리도 참 정감있죠. 소리의 성향 자체도 CD 보다 훨씬 인간적인 소리가 나는데다 중간 중간 섞이는 칙칙하는 잡음이 상당히 정감있게 들립니다. 겨울밤 화롯불의 불씨가 탁탁 튀는 소리 같달까? 지난 해 우연히 턴테이블도 얻고 LP도 얻고 해서 참으로 오랜만에 LP를 들어봤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하지만 그 때 이후론 한번도 듣지 않았습니다. 역시 귀차니즘을 당해 내기엔... ㅡㅡ;;;
14/04/01 15:43
아아, 어딘가 문학성마저 느껴지는 의견이네요. 감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LP 음반이 가장 근사하게 느껴졌던 건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LP가게에 들어가 설레임과 미묘함 가득한 분위기에서 음반을 고르며 감상하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정말 LP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가능했던 장면이었죠. 그 묘한 설레임과 아늑함과 불안함이 LP라는 특수성과 어울린 명장면이었어요.
14/04/01 18:28
제가 생각하기에 LP는 커피중에서도 핸드드립된 아메리카노와 궁합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주에는 파주 해이리로 가서 황인용님이 운영하시는 음악감상실에 어머니와 같이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14/04/01 18:48
전 거의 lp만 듣습니다... 재대로 세팅해서 듣는 lp는 단지 복고 이상의 음질적 장점이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lp판 먼지를 처리해주면 지글지글 잡음도 거의 없고 깨끗하게 아날로그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sacd, 디지털 음원(24/96) 다 거쳤지만 lp로 정착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 최초로 '음악으로 인식하고' 들은 매체가 lp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말입니다. 에어 서플라이의 the one that you love였죠.
14/04/02 02:23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 왠지 비슷한 글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저는 테이프의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요새 생각해보면 CD의 마지막 세대인 것도 같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작성자님이 93년생... 후덜덜하네요. 저도 LP를 들은지가 굉장히 오래되었네요. 힙합이라는 장르를 통해 음악을 알게 되었던 탓에, 저는 샘플링의 원천으로 LP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시대가 바뀌는게 신기하네요. 지금은 '음원'이라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2004~5년까지만 해도 MP3라는 컴퓨터 파일형식 자체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습니다. 당시에는 다운로드가 불법이라는 인식도 제대로 없었으니 MP3는 돈 안 내고 듣는 음악이라는 공식이 성립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14/04/03 09:19
CD도 벌써 저물어 가죠. 파일이 벌써 대체 햇죠. 물론 발매야 계속 되겟지만.
인터넷은 빠른 시간에 굉장히 많은걸 바꿔놧죠, 개인적으론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모르겟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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