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중 모쏠을 하나 졸업시키고, 요즘 어린 모쏠 친구를 둘 받아서 도우미 노릇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친구들의 탈출 도우미 노릇하면서 탈출도우미 체험수기를 좀 적어보겠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여자친구 아는 또래들인데 그나마 상태는 좀 괜찮구요. 사실 당시 직면한 상태는 제 친구가 가장 어려워보였습니다. 당연한것이 가장 오래됐으니깐요. 다만 그만큼 세상경험이 있으니 말귀는 가장 좀 잘 알아먹는다는 장점이 있긴하더라구요.
제 친구의 원하는 것은 단순 명쾌했습니다. 자기는 정말 예쁜 여자를 한번만이라도 만나보고 싶다는겁니다. 얼굴만 예쁘면 괜찮은거냐고 물어봤더니 몸매도 키도 좀 크고 늘씬해야 한답니다. 제 친구의 주어진 상황은 뭐 간단히 학창시절 공부는 열심히했었고 그결과 직업은 나쁘지 않습니다. 집에 돈은 좀 있고, 여자도 없다보니 취미생활에 몰빵해서 자동차관련 취미 생활중인데 차도 여러대 몰고 다닙니다. 다만 여자 마음은 정말 하나도 모르고, 여자만 보면 위축되서 말도 잘 못하고, 패션센스꽝. 키도 많이 작은편 얼굴도 뭐 메리트는 없는. 여자에 대한 배려심도 당연히 제로. 일단 뭘 알아야 센스라는게 생기니깐요.
상대에게 꼭 갖춰어야 할 조건이라 생각되는 부분을 물어봤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빼지 말고 모든 조건을 이야기해보랬습니다. 본인이 절대 타협할수 없는 조건을 세가지 읊어주더군요.
1. 유흥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안된다.
2. 돈으로 연애해야 되는 여자는 안된다. 그냥 금전이 데이트를 위한 소모품이지 금전자체가 컨텐츠가 되어야 하는 여자는 싫다. 평범한 직장인 데이트 수준정도에서 만날수 있는 여자여야한다.
3. 예쁘고 늘씬한 여자. 여기서 말하는 예쁜 여자는 어느 모임에 나가도 대충 첫손으로 꼽힐정도로 관심을 받는 여자.
1-2번은 어찌보면 대부분의 남성에게서 당연한 조건인거고 3번이 문제죠. 그래도 3번 뿐이면 어떻게 될것도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남은 조건을 모두 포기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나이가 너보다 띠동갑으로 많아도, 애가 여럿딸린 돌싱이라도, 졸업하고 한번도 자기손으로 돈을 벌어본적이 없어도, 배움이 얕아 한글을 못읽더라도, 성격이 미친듯이 드러워도 모두 포기하자. 잠시 고민하다가 오케이 하더라구요.
뭐 그리고 나서 그런 여자를 찾아 나섰는냐. 그것은 아닙니다. 첫째로는 일단 외모관리. 옷스타일은 바꾸기가 정말 쉽습니다. 이건 제가 어떻게 해줄 부분은 아니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죠. 일단 금전을 투자해서 어느정도 전문가에게 본인에게 맞는 옷으로 대량 구매해서 스타일을 좀 바꿨습니다. 패션과 스타일이 바꾸기가 어려워보이면서도 쉬운건 돈만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차도 어느정도 세팅했습니다. 막 튜닝했다는건 아니고 차를 하나의 데이트 공간으로 만들수 있는 여자를 태우는 차로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일단 여자라는 사람에 대해 두루두루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자연스레 다양한 여성분들을 만나면서 그 사람들의 장점을 찾기로 했어요. 그 다양한 여성을 만난다는 것은 반드시 여자친구로서도 아닙니다. 일단 인간관계를 확장시켰습니다. 참여하는 모임의 갯수를 비약적으로 늘렸어요. 그 친구는 흔한 모쏠로 다른 모쏠들과 같이 직장이든 학원이든 스터디든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있는 여성을 보면 바로 작업 상태에 돌입합니다. 그게 아닌 여성들과는 교류자체가 없구요. 물론 작업상태에 돌입해서 까이기 때문에 얼마 못가서 모든 여성과 교류없는 상태로 원복하죠. 그러다가 이제 다시 뉴페이스 여자가 본인 바운더리에 들어오면 이 과정이 처음부터 반복됩니다. 이런 부분을 고쳐서 그러지 않고 일단 작업의사 없이 친분을 교류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작업의사를 숨기고 작업과정으로 친구처럼 지내는게 아닙니다. 일단 잘보이고 싶고 위축되고 이런 부분이 제거가 안되거든요. 작업의사 전혀 없이 입니다.)
다양한 타입의 여자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외모 좀 가꾸고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다보면 어느정도 호감이 있는 여성들이 눈에 띄게 됩니다. 그게 뭐 별로 대단한 수준의 호감이란 것도 아닙니다. 상대역시 친해지고 싶어하는 정도 딱 그정도죠. 본인이 구분 못하니 카톡로그로 제가 판정해줬습니다. 본인의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일단 친해져서 그 사람의 장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여자를 만나보지 않아서 본인이 원하는 여성이 어떤 여성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니깐요. 생각보다 이쁘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다. 만나서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고 상대의 장점을 찾아봐라. 그게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이상형은 아니지만 너의 진짜 짝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게 사실 대부분의 여성들의 연애법입니다. 남자처럼 연애를 할 상태는 도저히 아니니 여자처럼 연애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만나면서 여자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나가게 된거죠. 다만 아무래도 마음이 안가서 최선을 다할수가 없으니 목표를 정했습니다. 비록 생각만큼 좋아지지 않아 헤어지더라도, 이 남자를 만나서 행복했다고 상대에게 느끼게 해주기. 이상형이 아닌 사람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마음속 깊이 존중하기.
사실 별거 아닌 조건 같아보여도 친구가 원하는 수준의 예쁜 여자는 경쟁을 통하지 않고 사실상 얻을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분들은 센스 없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기에 경쟁을 이겨낼수가 없습니다. 정말 센스제로. 여자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정도. 어린 여자분이면 좀 센스가 부족해도 가능할수도 있지만, 여기는 또 외모 장벽이 훨씬 더 높습니다. 더 불가능이죠. 결국 센스를 길러야 했습니다. 센스란건 톡톡튀는 창의적인 부분, 빠른 머리회전 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센스는 아는것에서 부터 나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창의적인 어린 아이라도 접객센스가 평범한 직장인보다 좋을수가 없습니다. 많은 경험, 많은 앎에서 나오는것이 센스죠.
그렇게 서서히 경험을 쌓고, 사실 이런것을 젊을때 이십대 초반에 해봤어야 하는데, 조금 늦게 경험을 쌓아갔습니다. 그러면서 100일 남짓의 짧은 연애를 서너번 하고 나서 본인의 이상형을 만나러 갔습니다. 지금은 사자나 호랑이는 아니어도 하이에나 정도는 되는, 최소한 육식동물이 되었습니다. 어디가서 여자에게 위축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만날 정도는 된것 같더라구요. 연애가 자신이 오히려 있는 쪽이 되었다더군요. 대학시절 모델알바 경험을 가지고 있던, 본인의 이상형 같은 여자와도 1년쯤 만났는데, 그 결과 지금은 본인의 이상형이 대폭 수정되었습니다. 외모의 기준이 많이 완화되고 다른 다양한 기준들이 많이 생겨서 사실 예전보다야 더 까다로운 남자가 되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매우 의미가 있는것이, 본인이 원하는 여자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본인에 대한 진정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자신감, 자신감 이야기 하지만 현실이 받춰주지 못하는데 자신감 가지라고 말만한다고 생기는 감정이 사실 아니죠. 자신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느냐 라는 것이죠. 또한 경험이란것이 중요한 것중에 하나가 얼마나 별거 아닌것인지 알기위해서도 필요하니깐요.
이게 딱 3년 걸렸습니다. 외모를 업글하고, 인간관계를 넓히고 두루두루 친해진 시간이 그전에 6개월이 더 걸렸으니 3년 6개월이군요. 처음 패션을 업글하고 인간관계 넓히자고 한뒤 6개월 뒤에, 술자리에서 만나 친구와 새로 알게된 여성들의 대화 카톡을 쭉 펼쳐봤습니다. 그중에 가장 반응이 좋아보이는 여자분 하나를 찍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내 이상형은 아닌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알아갈 정도의 마음은 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모쏠들의 클리쉐같은 멘트중 하나죠. 내 이상형. 내 이상은 더 높은 곳에 있음을 강조.) 그래서 그자리에서 나에게 약간이상의 호감있는 여성과 관계를 급속도로 진전시키는 문자 루틴 몇개를 상대 여성분에게 보내줬습니다. 그 날 그 여자분과 더 알아가는 사이가 되기로 한뒤, 3년이 지난 뒤에 어디에 가서도 본인 하나는 지킬수 있는 사람이 되었더라구요. 물론 중간중간에 카톡같은건 대신 분석해주고 보내는 것도 첨삭해줬습니다. 이제는 졸업했구요. 그래도 잘 모르는 여자분께 혼자 지독한 짝사랑에 빠지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 점은 좀 편했습니다.
사실 여성 피쟐러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요즘 도우미하고 있는 여자 모쏠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사실 보통일은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하나 싶은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구요. 다만 그런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분을 위해 도움이 되볼까 해서 모쏠탈출 수기를 한번 올려봤습니다. 여자 모쏠이야기는 다음에 시간나면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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