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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13 14:52:55
Name 쌈등마잉
Subject [일반] [리뷰] The Beatles 8집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Remastered Stereo) [2009,1967]: 팝 음악사의 기념비적 앨범


[2009,1967]: 팝 음악사의 기념비적 앨범>



그 동안 비틀즈의 음악을 많이 들었지만 대부분 히트곡 모음집이었기에 제대로 명반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비틀즈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꼽는 를 빼 들었습니다.

 

1960년대 예술계는 사이키델릭의 시대로 흔히 일컬어집니다. 사이키델릭은 그리스어로 ‘정신’이라는 뜻인 ‘psyche’와 ‘눈으로 보이는’ 또는 ‘분명한’이라는 뜻의 ‘d'elsos’를 결합시킨 조어입니다. LSD 등의 환각제를 복용한 뒤 생기는 일시적이고 강렬한 환각적 도취상태 또는 감각체험을 말하며 그런 상태나 체험을 재현한 그림이나 극채색 포스터, 패션, 음악 등을 가리키지요. 1960년대에 주로 히피족이나 그들을 지지하는 예술가에 의해서 도입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비틀즈의 본 앨범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만들어졌고 "히피, '사랑의 여름'의 음악적 완성, 팝 음반 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평가 받습니다. 지금은 당시 유행했던 반(反)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들이 있지만(조지프 히스`앤드류 포터의 <혁명을 팝니다> 참조할 것), 당시에는 이러한 조류가 체제의 대안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앨범에서 비틀즈는 그런 반체제적 예술 조류에서 정치적 색깔을 지우고, 철저하게 예술적 지향을 추구했습니다. 동양종교와 마약을 통한 고독과 탈출의 시대정서가 물씬 담겨있는데 반해, 도드라진 평화와 반전에 대한 견해는 보이지 않지요. 그것은 예술성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1960년대만 해도 대중음악은 미학적 평가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클래식 진영으로부터 멸시를 받았다는군요. 그런데 이 음반을 통해 대중음악도 미학적 성취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앨범은 팝송의 일반 틀을 과감히 부수어 교차리듬(cross rhythms)을 믹스했고, 바하부터 스톡하우젠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작곡가들이 쓴 클래식 연주악기를 활용, 마치 오케스트라 같은 웅장함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우주시대를 연상시키는 무수한 전자음향 효과를 살리고 테입을 역회전하거나 속도를 다양하게 조절하여 믹싱하는 등 갖가지 신기술을 총동원했다고 합니다(앨범 자켓도 미학적으로 훌륭하지요). 

 

어쨌든 시대를 풍미했고 음악사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앨범으로 꼽히는 이 앨범에 대한 저의 감상은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좋긴 한데, 나의 앨범은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이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같은 곡들은 지금 들어도 빼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A Day In The Life'는 왜 역대급인지를 체감하게 하는 곡이고요. 그럼에도 그들의 시대정신이 지나가버린 지금에서는 훌륭한 곡들 이상의 감흥을 받지 못했습니다. 앨범을 지배하는 다소 업된 분위기도 크게 와닿지 않았고요. 뭐, 그럼에도 최근 쏟아지고 있는 음악들 속에서 이 음반에 계속 손이 갔던 이유는 시대를 초월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개인 별점: ☆ (9.0)

- 음악사적 가치: 5/5

- 개인적인 취향: 4/5

 

 

* 주요 웹진 별점

 

Professional ratings
Review scores
SourceRating
AllMusic5/5 stars[63]
The A.V. ClubB+[64]
Robert ChristgauA[65]
The Daily Telegraph5/5 stars[66]
Encyclopedia of Popular Music5/5 stars[67]
MusicHound5/5 stars[68]
Paste89/100[69]
Pitchfork Media10/10[70]
The Rolling Stone Album Guide5/5 stars[71]
Sputnikmusic5/5[72]

 

* 참고자료

- 패션전문자료사전, 패션전문자료편찬위원회, 1997.8.25, 한국사전연구사.

- 위키피디아

- 임진모, <세계를 흔든 대중음악의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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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03/13 14:57
수정 아이콘
뭐 본문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내용이긴 한데 이 앨범이 명반으로 꼽히는 건 실험적 시도와 당시 상황에 맞물린, 그러니까 '음악사적'인 이유지 사실 곡의 퀄리티가 다른 앨범보다 좋았냐면 비틀스 매니아들도 크게 동의안할 겁니다. 실제로 음악 매거진들에서 뽑는 순위일때 대중성 혹은 '곡' 지향에서는 화이트 앨범이나 어베이 로드, 렛 잇 비가 순위가 더 높은 경우도 많고요. 반면에 아예 매니아적/미학적 관점에서 뽑는 순위일때는 또 이 앨범이 리볼버한테 밀리기도 하고... 뭐 아무튼 명반은 명반인데...
쌈등마잉
14/03/13 15:1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비틀즈의 다른 명반들은 들어보질 않아서, 개인적인 평가는 못하겠고, 대충 주요 평단의 리뷰들을 보면 차이들이 있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전체 평균치로는 이 앨범이 가장 높은 편이어서 먼저 들어봤답니다.
레지엔
14/03/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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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비틀스 앨범 중에서 리스너 선호도가 제일 높은 건 '1'일 겁니다(...)
쌈등마잉
14/03/13 15:13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앨범으로 입문했어요.
근데 저는 그렇게 애착이 가진 않더라고요. 앨범으로 듣는 재미가 없어서요. 훌륭한 곡들 모음이라 막돌려 들어도 좋긴 한데, 그 뿐이라.
레지엔님에게 비틀즈 최고의 앨범은 무엇인가요? 한 번 추천해주세요. 간단한 선정의 변과 함께!
레지엔
14/03/13 15:29
수정 아이콘
저는 뭐 화이트 앨범이죠. '밴드' 비틀스는 보컬도 연주도 애매하고 포지셔닝도 애매하고 라이브는 더더욱 애매한 팀이라고 보지만, 비틀스 멤버 세 명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이고 메시지도 강한 음악성을 갖춘 만능 뮤지션들이고 이 셋이 대립된(세 명의 맛이 다 살아있는) 앨범이라고 봐서요.
쌈등마잉
14/03/13 15:38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담번에는 <화이트>를 들어봐야겠습니다.
레지엔
14/03/13 15:39
수정 아이콘
화이트앨범 들으실때는 꼭 세 사람의 비틀스 이후의 앨범들을 같이 들으시길 바랍니다. 작곡자 누군지도 보시고... 그런 재미가 쏠쏠한 앨범이었습니다(솔직히 전 비틀스 안좋아하는데 화이트 앨범만 거의 유일하게 재밌게 들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쌈등마잉
14/03/13 16:4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참조할께요!
아케미
14/03/13 15: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서전페퍼에 대해서 쌈등마잉님과 생각이 같네요. 왜 역대급 명반인지 알겠고, 좋기도 참 좋은데, '나의 앨범'은 아니라는 느낌(저의 비틀즈 앨범은... Help! 입니다 아하하하;;;). 아무튼 저는 'She's Leaving Home'을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쌈등마잉
14/03/13 15:11
수정 아이콘
She's Leaving Home도 좋지요. 저도 즐겨 들었어요. 비틀즈 다른 앨범들도 섭렵해서, 나의 앨범을 찾아봐야겠어요!
비욘세
14/03/13 15:13
수정 아이콘
이 명반에 대해 미학적으로,음악사적으로,실험적이라는 수사들은 항상 볼수있지만, 정작 이 수사들에 대해 자세히 풀어놓은 리뷰는 어딜가나 찾기 힘들군요. 좋은글 쓰시느라 고생하신것은 알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네요.
쌈등마잉
14/03/13 15:26
수정 아이콘
디테일들은 있겠지만, 결국 핵심은 새로운 창작 방식인 것 같아요. 원래 미학적 평가는 가치의 생성과 관련이 있으니까요.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음악 도구로 생각되지 않던) 악기나 소리들을 도입한다던가 혹은 히트곡을 배제하고 앨범 전체를 하나의 컨셉트로 만들든가 하는 지점에서 발생되는 새로움이랄까요.

디테일들은 아마 전문 분석 연구물들이 있을거예요. 이전과 다른 화성법, 곡의 구조 분석 등등은.
아무래도 대부분의 리뷰들은 본격적인 연구물이라기 보단, 하나의 감상적 스케치의 역할을 더 하는 편이니까요.
Darwin4078
14/03/13 15:18
수정 아이콘
앨범의 완성도라는 면에서는 리볼버, 좋은 노래를 모아놓았다는 측면에서는 화이트 앨범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둘을 합쳐놓은 앨범이 애비로드. 그리고 비틀즈는 장렬히 산화했다. -0-;
쌈등마잉
14/03/13 15:34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보통 밥 딜런에게 '가사'를 배워 깊이를 얻게 된 초기 걸작으로 <러버 소울>을 꼽고, 재즈적 감성을 흡수한 명반으로 <리볼버>, 비치 보이스의 <펫 사운드>에서 시도되었던 새로운 소리들의 도입이라는 방식에 영향을 받은 <서전페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예술성의 집대성물로 <화이트> 이렇게 정리를 하더군요. 그리고 여전한 클래스를 보이며 장렬히 전사한 <애비로드>. 이렇게 다섯 앨범이 전통적으로 비틀즈 최고의 명반들로 꼽히는 것 같던데, 최근에는 초기 록큰롤 앨범들도 재평가된다고 하긴 하더군요.

<리볼버>나 <화이트>를 다음 음반으로 골라 볼께요.
14/03/13 15:28
수정 아이콘
비틀즈 잘 모르는사람들중에 꼭 비틀즈가 쉬운 머니코드 반복의 곡들로 돈이나 챙긴 밴드라는 얘기를 하는사람들있죠..(렛잇비 예스터데이 나 들어본 그런...) 앨범을 통으로 들어보면 절대 아니란걸 바로 알수있는 그런 사실들
쌈등마잉
14/03/13 15:37
수정 아이콘
그렇죠. 단순 히트 제조 팀이었다면, 이렇게 음악사적으로 기억되지도 않을 것이고요.
Neandertal
14/03/13 15:29
수정 아이콘
사놓고 별로 안들었다는 거 하나는 사실이네요...--;;;
역시 비틀즈는 Yesterday, Let It Be, Hey Jude, I Wanna Hold Your Hand...등 히트곡 위주로 든는 걸로 하기로...--;;;
쌈등마잉
14/03/13 15:38
수정 아이콘
히트곡 위주로 들어도 좋죠. 비틀즈의 강점이 그런것 같아요. 히트곡으로 들어도 충분히 좋고. 앨범미학적으로 들어도 의미가 있고.
14/03/13 15:39
수정 아이콘
penny lane, come together, here comes the sun, i've got a feeling 등등등 히트곡 위주로 들어도 허벌나게 많아서 하루종일 듣는다는건 힘정
이보나
14/03/13 15:37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비틀즈 최고의 명반!!
쌈등마잉
14/03/13 15:39
수정 아이콘
좋아요!
14/03/13 15:41
수정 아이콘
비틀즈는 정말 일반적인 생각보다 굉장히 음악적인 다양한 시도를 했던 뺀드죠 진짜 앨범을 다 들어볼 가치가 너무나 충분한 밴듭니다 괜히 모던뮤직 역사에 갓대우를 받는게 아니죠 진심으로

penny lane 의 트럼펫 멜로디를 폴메카트니가 쓴걸 아는 사람은 얼마 안되죠 진짜 천제적인 아이디어인데
쌈등마잉
14/03/13 16:47
수정 아이콘
네. 그런 것 같아요. penny lane 의 트럼펫 멜로디를 폴이 썼다는 건 저도 몰랐어요. 오.
성스러운분노
14/03/13 23:20
수정 아이콘
바흐의 브란데부르크 협주곡을 듣고 트럼펫 솔로를 넣었다고 하네요.

오케스트라 연주자에게 연주를 맡겼다가
결국 자기가 연주를 직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음악먼치킨 ..ㅠㅠ

페니레인 커버공연을 봐도 이 트럼펫 솔로가 곡의 하이라이트죠.
14/03/13 16:05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음악하던 친구가 해주던 말이 "음악의 다양한 시도는 비틀즈가 다 했었다." 라는 거였었는데
전체 앨범을 들을때마다 그 생각이 많이 납니다. 이래서 비틀즈비틀즈 하는구나 싶을때가 많아요
쌈등마잉
14/03/13 22:00
수정 아이콘
네. 맞아요. 음악적 시도를 비틀즈가 다 했다는 건 과장이겠지만, 그런 말이 나올만큼 그들의 실험적 성취도 대단하죠.
WhiteBerry
14/03/13 16:44
수정 아이콘
소위 말하는 비틀즈 5대 명반 중에 가장 안좋아 하는 앨범입니다. 본문에도 언급 하셨지만 당시 시대적 배경 없이 지금에서 음악만 놓고 들어본다면 크게 감흥이 와닿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한 획을 그은 앨범은 맞지만 음악적으로 최고의 경지는 아니었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본 기사에서 가장 과대평가 된 앨범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그 기사에는 너바나 - Nevermind도 상위권에 랭크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 순위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즐겨듣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곡의 일관성이 없습니다. 컨셉앨범 이라는 컨셉을 들고 나왔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첫곡과 마지막 두번째 곡의 제목이 비슷한거 말고는 왜 과연 컨셉앨범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첫곡에서 부터 시작해 within you, without you(처음 몇번을 제외하고 이 곡운 무조건 skip합니다) 까지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갑자기 나오는 When I'm sixty-four 같은 곡은 너무 쌩뚱 맞아 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중간중간에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곡들도 보이구요.
이 앨범만 수백번은 듣고 내린 결론입니다.
항상 대부분의 리뷰를 보면 당시 시대상, 실험성 등에 대해서 다룰뿐이지 정작 앨범속의 곡들에 대한 리뷰는 거의 보기 힘듭니다.

저는 5대 명반 중에서는
애비로드-화이트앨범-러버소울-리볼버-서전페퍼 순으로 좋아하는데 음악적 완성도로는 애비로드와 리볼버을 가장 좋아하고 초창기 록큰롤 스타일을 버리고 아티스트로의 전환을 꾀한 어버소울의 풋풋함을 좋아합니다.(아마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사이키델릭의 극치라하면 오히려 매지컬 미스테리투어 앨범의 Strawberry field forever, I'm the Walus같은 곡들이 저는 다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페니레인의 신나지만 결코 가볍지 않는 분위기의 곡도 좋구요.

비틀즈 글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모바일로 정신없이 글 썼는데 저는 솔직한 느낌을 적었습니다. 개인적인 결론이라면 시대를 잘 만난 명반인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당시의 이 앨범의 충격도 이해도 가지만 적어도 비틀즈 음악 내에서는 더 훌륭한 앨범, 곡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겐 좀 아쉬운 앨범이었어요.
쌈등마잉
14/03/13 22:06
수정 아이콘
맞아요. 본 앨범은 컨셉 테마를 가지고는 있지만, 난삽한 느낌을 많이 줍니다. 곡들의 완성도는 제가 평가할 만한 사람은 못 되고, 다만 저도 흘려들었던 곡들(귀에 잘 박히지 않은)이 상당히 있기는 했어요.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특유의 아우라라고 할까, 그런 느낌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개별적인 완성도를 떠나서. 물론 그것이 제 취향에 꼭 부합하진 않았지만요.

많은 분들이 다른 앨범들을 더 높게 평가를 하니, 비틀즈의 음악 세계가 더 기대가 되네요. 좋은 감상 잘 읽었습니다.
성스러운분노
14/03/14 00:29
수정 아이콘
애초에 폴이 이 앨범을 기획할떄 "이 시대에서 누구도 넘볼수 없는 최고의 앨범"을 만들기 위해 기획한 앨범이니
시대를 잘만났다긴 보다는 시대가 만들어낸 앨범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봅니다. ^^

만약 애초의 계획대로 strawberry field forever와 penny lane이 이 앨범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요? 크크
성스러운분노
14/03/14 00:27
수정 아이콘
최근 지인의 소개로 24시간 비틀즈 음악으로 채워지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하루 업무시간 내내 듣는 터라 이런 리뷰가 정말이지 반갑네요.
비틀즈라는 존재(저한테는 정말 신화로 느껴졌습니다.)에 대해서 전설과 같은 이야기들과 함께, 연대기순서대로 음반을 찾아 들었었는데
정말 감동이 2배가 되었답니다. (작성자님도 이런방법으로 리스닝 하는것 추천합니다. 몇년은 심심치 않아요 크크)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올타임 넘버원, 비틀즈 커리어에 1위를 주는데 크게 반대하지 않습니다.
(사실 빠심보태서 뭔 앨범이 안좋겠습니까 다좋은데..크크)

저는 이 앨범이 좋은 이유는 레논-멕카트니, 더나아가 비틀즈라는 밴드가 밴드라는 유기체로서 시너지를 보인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 좋았답니다.
이시기의 존과 폴은 경쟁하듯히... 아니 실제로도 경쟁적으로 crazy한 곡들을 쏟아내던 시기죠.
이 시기에 비틀즈라는 음악괴물들이 작정하고 만든 음반이죠. 명실공히 우리가 top of the world다라는 선언과도 앨범..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두 시대의 천재가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에게 적절한 경쟁의식을 느끼며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었던 거죠.
더불어 해리슨의 각성도 동시에...)

뭐 길게 곡마다 리뷰를 쓰다가 글이 날라가서.... 저도 디테일 리뷰는 다음기회로 넘겨야 겠네요 ㅠㅠ크크
(쓰다간 밤샐듯해요..)

앨범 전체적으로 붕뜬 분위기라는거 적극 공감합니다. 크크크
어렸을때 우연히 lucy in the sky widh diamonds를 들었는데. 이거 분명 작곡자는 약이나 술마시고 쓴걸꺼야라고 어린나이에 생각했답니다.
명곡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2번 트랙을 가장 좋아합니다.
딴 곡은 약빨고 쓴거 같은데, 이곡만은 정말 폴과 존이 링고 성님에 대한 애정으로 쓴거 같다고 느껴지거든요.
(friends가 약이다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지만요...)

비틀즈 해산후에도 각각의 멤버들의 도움으로 명앨범을 만들어낸 링고 스타를 생각해보면 이 곡이 묘하게 겹쳐지게 됩니다.^^
쌈등마잉
14/03/14 12:08
수정 아이콘
'lucy in the sky widh diamonds'는 존이 자신의 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만든 곡이라고 항변했었죠. 훗날 폴이 마약 얘기 맞다면서 폭로했지만요. 크. 저도 위의 두 곡과 함께 가장 좋아했던 곡이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예요. 이 곡도 참 좋죠.

이 앨범이 폴과 레논이 경쟁하면서 만든 앨범은 맞지만, 전반적인 권한은 폴에게 더 기울어져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앨범을 혹평하는 몇몇 분들은 폴의 권한 때문에 형편없는 음반이 되었다고 지적하기도 하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시대적 아우라가 지난 지금에도 충분히 좋은 음악으로 남은 명반이라고 생각해요.

성스러운 분노님의 리뷰도 읽어보고 싶네요. 기대할께요!
14/03/14 00:32
수정 아이콘
이 앨범이 컨셉앨범인건 가상의 밴드가 연주를 한다는 그 컨셉을 얘기하는거지, 개별 곡들의 일관성과는 무관합니다. 당시만 해도 그 자체로 획기적인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당대에 그 백화점식 구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신 유행을 따르면서도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높은 수준으로 성취한 앨범이었죠. 비틀즈는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에서 당대 최고의 기술력과 물량을 동원해서 최첨단의 음악을 만들어냈는데 (콘서트 중단한 것도 한 몫 했죠.) Rubber soul - Revolver 두 전작에서 이어진 시도들이 Sgt. Pepper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아직 모노와 4트랙이 널리 쓰이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시 애플 스튜디오의 최첨단 장비들이 노트북 한 대 수준만 못한 시대가 됐으니 별 감흥이 없는건 어쩔 수 없죠.
그밖에 획기적인 앨범 커버도 명성에 크게 기여했고- 어찌보면 비틀즈의 멤버십이 마지막으로 발현된 음반이라는 점도 그렇습니다. (다음 앨범인 화이트는 오히려 소박한 사운드에 독자적인 곡작업이 많았죠.)
쌈등마잉
14/03/14 12:11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많은 평자들도 그렇게 보더라고요. Rubber soul - Revolver 두 전작에서 이어진 시도들이 Sgt. Pepper에서 절정에 달했다고. 그래서 오랫동안 이 앨범이 비틀즈 최고 명반으로 꼽혀왔고요.

시대적 한계와 시대적 각성이 공존하는 앨범이고, 그래서 더 흥미로운 텍스트가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김연아
14/03/14 10:58
수정 아이콘
비틀즈 광팬인 제가 이런 글에 하루 늦게 참여하다니 아쉽네요 ㅠㅠㅠㅠㅠㅠ

epic님 댓글에 제가 하고 싶어하는 말이 거의 다 들어갔네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는 당시 비틀즈가 아니면 절대 만들 수 없는 음반이었습니다. 팝/락 역사에 길이남을 재능을 가진 4 청년이 그 동안 막대한 수입을 바탕으로 온갖 장비를 들여서 이런 저런 갖가지 사운드 시도를 다해서 만들어낸 것이죠. 리볼버 발매로부터 불과 9개월 동안에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음반들과 비교하면 사운드 때깔부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게 과연 60년대 모노 음반이 맞나 싶을 정도지요. 비틀즈는 이후로 오히려 소박한 사운드로 돌아가는 바람에 애비로드 정도 빼면 그들 자신들조차도 비견할 만한 녹음이 없습니다. 사운드적인 시도만 한게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히피음악부터 재즈, 클래식, 제3세계 음악 등을 다 끌어와서 딱히 듣기 쉽지도 않은 음악들로 채워넣습니다. 근데 그게 또 먹혀서 사실상 비틀즈 음반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합니다. 화이트는 더블앨범이라 개수로 따지면 페퍼상사가 아주 오랫동안 위였습니다. 요새는 어찌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기술적, 음악적 시도는 당시 비틀즈 외에는 누구도 해내지 못했지요. 음악적 아이디어가 있으면 돈이 없거나... 돈이 있으면 아이디어가 모자르거나... 문제는 비틀즈가 음악적 재능도 돈도 킹왕짱이었다는 거고, 그래서 저런 혁신을 엄청난 완성도로 해치워버립니다.

그리고 컨셉 역시 epic님 말씀대로 노래의 일관성을 추구한 컨셉은 아니었고, 그저 가상의 밴드가 하루 종일 여러 노래를 노래한다는 컨셉을 잡은 거죠. 그래서 처음과 끝에 밴드 소개의 노래를 두 번 반복하여 공연의 끝과 시작을 알림으로써 음반을 마무리하죠. 진짜 마무리는 a day in the life이긴 하지만.. 그리고 그 가상의 밴드는 그 당시로써는 한 밴드가 소화해냈다고 믿기 어려운 다양한 사운드와 내용으로 가득 채워넣은 겁니다.

이 컨셉의 의미는 아주 큽니다. 사실 비틀즈의 가장 큰 업적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밴드가 모든 음악을 다 해낸다는 것의 확립입니다. 비틀즈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버디 홀리 앤 크리켓츠의 버디 홀리는 본인이 노래를 만들면서 반주 밴드가 아닌 하나의 팀으로써 연주를 하며 팀으로써의 밴드 개념을 확립시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비틀즈로써 밴드 전원이 참여하여 노래를 만들고 직접 부르고 연주하는 개념을 완전히 확립함과 동시에 금과옥조로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레논/매카트니의 지분이 엄청 컸던 초기를 지나 후기로 갈수록 조지해리슨과 링고스타의 지분까지 늘면서 이들은 솔로시절까지 포함하면 멤버 전원이 빌보드 넘버원 싱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락더쿠들을 넘어서 팝더쿠들까지 밴드나 싱어송라이터와 그냥 보컬리스트와의 평가 차이를 크게 두게 만들어 오늘날까지 엄청난 키배를 양산시켜버리죠. 여기서 더 나아가 싱글이 아닌 앨범 위주의 음악 작업 확립으로 그 방점을 찍어버린 것이 바로 페퍼상사 앨범입니다. 싱글들을 발표한 후 모아서 음반을 내던 때임에도 이당시 비틀즈는 싱글을 아예 발매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역시나 더쿠와 키워들에게 좋은 노래만 만들어서는 안 되고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어야 인정받게 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하여 페퍼상사는 팝/락음악씬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버립니다. 오버그라운드에서 그저 듣기 좋은 노래, 만들고 싶은 노래 만들다가 음반 던져주는 세상에서, 그냥 원테이크로 으쌰으샤 연주해서 녹음 떠버리던 세상에서, 듣기 좋은 멜로디와 흥겨운 락큰롤의 세상에서 비로소 지금 락/팝씬의 모습으로 진화하는 단초가 된 것이 바로 이 음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락음악 역사를 훑으면서 이 음반 수준은 아니지만, 그나마 비견할 만하게 판도를 뒤집어 버린 음반이 하나 또 있습니다. 바로 너바나의 네버마인드죠. 그래서 이 두 음반이 엄청난 찬사를 받으면서 동시에 과대평가받는다는 소리를 듣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네버마인드를 직접 겪은 사람으로써 아니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페퍼상사도 마찬가지겠지요. 과연 페퍼상사가 없었다면... 오버에서 dark side of the moon같은 음반이 만들어지고 빅히트를 할 수 있었을까요?

3줄 요약 비틀즈 그리고 페퍼 상사의 업적
1. 밴드의 개념 확립
2. 음반 위주의 창작 확립
3. 예능계 최대의 더쿠, 키워, 키배 양산

ps. 그리고 이건 개취의 문제라서.... 안 좋다는 분들 충분히 이해가고, 정말 김태희마냥 이쁜 비틀즈의 다른 명반들을 듣노라면 페퍼상사가 그리 이쁘지는 않겠지만... 저는 우선 노래가 좋습니다.

ps2.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반이 리볼버라는 건 함은정.
쌈등마잉
14/03/14 12:19
수정 아이콘
오. 제 리뷰보다 훨씬 알차고 재밌는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비틀즈 팬은 아니라 이들을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하고, 가끔 매거진에 나오는 정보 수준만 습득했는데 음악사적 의의에 대해 딱 정리해주셨네요. 많이 배웠습니다. 역대급이라는 평가는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중요하게 다뤄지고 화자되는 건, 그 만큼 훌륭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까요. 무엇보다 지금 들어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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