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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02 22:37:39
Name 흰코뿔소
Subject [일반] 불교이야기 01 - 인과응보
예전부터 불교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하였지만 섣불리 건들기가 힘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씀에 탁월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불교에 대해서 글을 쓸 정도로 썩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하지만 제 자신이 아는 바를 정리도 할 겸, pgr의 많은 분들의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킬 겸 한 번 써볼까 싶습니다.
오늘 키워질을 마음껏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에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듣고 이해한 바를 옮기겠습니다. 제가 쓰는 말이 모두 제대로 된 얘기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연정훈과 같은 사람, 원빈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들.
우리는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길래...쿨럭.


불교에서는 업과 업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업은 어떤 일을 행한 바. 그리고 업보는 그 결과물 입니다.
불교에서 그 원인과 결과는 칼과 같이 정확합니다.
좋은 일을 행하면 좋은 결과를 받고 악한 일을 행하면 악한 결과를 받습니다.
이를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라고 합니다.

몰라서 했다? 나도 모르게 했다? 남 모르게 했다? 여지 없습니다. 칼 같이 그 댓가는 돌아갑니다.
그것이 불교에서의 우주의 법칙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생전에 업보로 인하여 3개월간 말먹이를 드신 적이 있으십니다.
(물론 본인은 이 우주의 법칙을 벗어난 존재지만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시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아무리 악행을 행해도 잘 먹고 잘 사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사람들은 왜 벌을 안 받을까 궁금하실겁니다.
악행을 저지른 즉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꽤 시간이 지나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죽고나서 혹은 다음 생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죽고나서 어디서 태어나는가도 결정 짓고, 어떻게 태어나는가도 결정 짓겠지요.
뭐가 되었든 그네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대차게 당겨 썼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보면 지금 우리 생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전전전생, 전전생, 전생, 그리고 이번 생에 우리가 해온 일들의 결과물입니다. 
좋은 일도 그렇고 안 좋은 일도 그렇습니다. 
남을 부자로 만들면 내가 부자가 되고, 남을 부처로 만들면 자신이 부처가 됩니다. 이것이 법칙입니다.
그렇게 운명이라는 것은 우리 손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가 앞으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 짓겠지요.


어떤 마음으로 했는가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상대를 위한 마음으로 한 선행인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행한 선행인지, 남을 위해 한 행동이 결과가 안 좋았는지도 말입니다. 
남이 악행을 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것조차도 죄가 됩니다. 남에게 악행을 가르치는 것도 죄가 됩니다.
반대로 남의 선행을 보고 기뻐하는 것도 복을 짓는 일이 됩니다. 선행을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언제나 있는 그대로 업보를 받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 중 목건련의 어머니는 부처님 빽을 써서 지옥에서 아귀로 아귀에서 개로, 개에서 극락으로 낙하산(?!)을 탔습니다.
부처님 빽 정도를 쓸 수 있다면......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회를 주어도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가에 따라서 다시 지옥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요.


고로 남에게 좋은 일 많이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자기 할 일 제대로 정성들여서 해서 민폐 안 끼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반가운 인사말 건네고, 부모님께 안부전화 한 통씩 하고 말이죠.
와이프에게는 더욱 각별히 대하셔야 할겁니다. 주고 받을 빚이 가장 많은 상대니까요.
자기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야할 것 한 가지. 
남에게 당한 것과 베푼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당한 것은 그냥 당한 것입니다. -_-;;
지혜롭게 좋은 일을 해야지, 마냥 순진하고 마냥 착하기만 해도 삶이 고달퍼집니다.
착하게는 살되 자기 자신도 소중히 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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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2 22:54
수정 아이콘
저는 전생에 빚 같은거 절대 주고받은적이 없나봐요....와이프는 커녕 여자친구도...
당하는것과 베푸는걸 착각하지 말라는 얘기가 인상깊네요. 힘없는 사람일수록 어쩔수없이 베풀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흰코뿔소
13/08/02 23:01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전생에 내내 출가승이나 수도사만 하셨....쿨럭.....ㅠㅠ
13/08/02 23:18
수정 아이콘
전생의 기억때문에 제가 무교인가요...
흰코뿔소
13/08/02 23:23
수정 아이콘
이제는 짝을 찾고 싶어서 종교를 버리셨나봅니다!
zeppelin
13/08/03 03:02
수정 아이콘
딱히 누구한테 해를 끼치며 살아오진 않았다고 생각해서..
마이너스통장은 아직 안썼구나 하고 좋아했는데
'와이프에게 더욱 각별히' 이 부분에서 걸렸네요ㅠ.ㅠ
와이프는 아니고 오래만난 여자친구에게 가끔 못되게 구는데 반성하고 갑니다.ㅠ
불교이야기02도 기대할게요. 머리아픈 이야기인줄 알고 뒤로가기 누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재밌게 잘 풀어쓰시네요.크크
흰코뿔소
13/08/03 11:05
수정 아이콘
잘 읽으셨다고 하니 기쁩니다. ^^
꺄르르뭥미
13/08/03 04:42
수정 아이콘
석가모니가 말한 업보, 인연, 연기가 권선징악 개념의 것인가요? 저는 연기와 업보, 윤회를 선과 악이 마치 이익-손해와 같이 누적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저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인과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아주 먼 과거의 어떤 일이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금 나의 선택이 먼 훗날까지 그 영향이 남아있다는 정도로 이해했거든요. 물론 불교가 대중 종교화 되면서 윤리적인 측면이 필요로했고 그래서 업보에다가 권선징악의 개념을 얹은게 아닌가 궁금하네요.
흰코뿔소
13/08/03 11:21
수정 아이콘
대중종교화를 떠나서 복짓기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강조하신 부분입니다.
십대제자 중 눈이 먼 아나율이 '누가 나를 위하여 실을 바늘귀를 꿰어 복을 짓겠는가?'라고 하였을 때 부처님이 가장 먼저 달려와서
바늘귀를 꿰었으며 '나보다 복짓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법문을 들은 이들은 부처님의 직계 제자들이구요.
권선징악의 개념을 얹었다기 보다는 인연법을 제대로 알면 자연스레 좋은 일을 하여 복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바도 틀리지 않지만 선택이 훗날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이해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무검칠자
13/08/03 10:59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이 업이라는 건 다른 것으로 치환될수 있나요?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를 죽인다음 다른 곳에서 열심히 봉사를 한다면 "부채(?)" 가 까지는 건가요?

아니면 죄를 지었으면 그 대상자(피해자?) 에게 갚아야 되는 건가요?

갚을 수 없다면(예를 들어 전생의 죄, 누구한테 무슨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나의 책임이 있는지 여부도 명확티 않은...) 그냥 여기서 열심히 착한일 하면 되는 건가요?
흰코뿔소
13/08/03 11:27
수정 아이콘
안 좋은 일을 한 대상자와는 인연으로 얽히게 됩니다. 결국에는 인연이 닿아서 언젠가는 빚을 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옵니다.
선업은 선과를 받고 악업은 압과를 받게 되는거지 악업을 선업으로 부채가 까지거나 하는 건 없을겁니다.

빚을 갚을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자기 할 일 열심히 하고 주변을 편안하게 하고 자기 마음 넓히면 됩니다.
좁다란 마음으로 있으면 떼굴떼굴 구르면서 죽네 사네 괴로워할 일이
저렇게 기반을 다지고 마음을 성장시키면 훨씬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13/08/03 12:31
수정 아이콘
불교에서 선악은 누가 판단하나요?
흰코뿔소
13/08/03 12:54
수정 아이콘
답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네요.
판단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면 안 좋은 일이 올 것이고, 남에게 도움을 주면 좋은 일을 받게 된다는 법칙이 있는거죠.
거기에 어떤 마음으로 그런 행위를 했는가도 변수가 되는 것이구요.

제대로 된 선행은 좋은 의도로, 좋은 수단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지만 그것이 쉽지 않으니 힘닿는데까지 하는 것이구요.
그 이상의 경지도 있기는 합니다.
13/08/03 13:37
수정 아이콘
금강경보면 결국 부처님이 보정하시는데 인간의 보시와 부처님의 보시는 유비(비슷함)이라는거죠 아날로기아 .근데 아날로기아가 등장하는 맥락은 본질에 대해 말하여지는거에대한 거든요 일의성이나 다의성을 피해서.근데 인과율은 작동되는걸 말하는게 아니고 작동자체라 유비일 수 없거든요.
흰코뿔소
13/08/03 16:14
수정 아이콘
중생의 보시와 부처님의 보시가 비슷하다는 것이 어떤 맥락에서 비슷한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습니다.
13/08/03 13:16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도대체 솔로는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럴까요. (..)
켈로그김
13/08/03 13:34
수정 아이콘
전생에 커플이라..;;
흰코뿔소
13/08/03 16:15
수정 아이콘
전생의 커플은 그 업보로 이번 생에 솔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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