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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31 12:57:32
Name 제리드
Subject [일반] 보급계의 추억 (수정됨)
7월 무더운 여름에 입대했던 나는 마실 물도 안나오던 지옥같은 열기의 훈련소를 이겨내고 자대로 배치받았다. 탄약부대였던 우리 자대는 면적이 매우 넓었다. 멀리 떨어진 산 속에 경비를 위한 독립중대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나는 가장 시설이 낙후하고 본부에서 멀리 떨어진 4중대로 배속받았다. 같은 중대로 떨어진 알동기는 4명, 아는 사람도 없는 낯선 군대에서 믿을 만한건 동기들 밖에 없었다.

이등병으로 지낸지 3개월, 슬슬 군 생활에 적응할 무렵 행정보급관은 나를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인사계원 후임으로 지목했다. 이제야 겨우 소대 생활에 적응한 나로서는 다시 중대본부로 옮겨 새로운 선임들과 생활 해야 하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행정보급관의 권한은 절대적이었고, 나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안심이 되었던 것은 본부 생활관에 이미 나와 같은 7월 동기 로 이병이 보급계 후임으로 들어와있다는 것이었다. 인사계 부사수로 교육받으면서도 보급계와 서로 힘든 일을 나누어서 하면서 나름대로 버틸 수 있었다.

나의 사수는 매우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물론 일에 있어서는 빡세게 나를 가르쳤지만, 행정반 선임이자 분대장이면서도 자기 업무를 후임들에게 떠넘기지 않고, 항상 행정반에서 업무를 지휘하였다. 문제는 보급계 사수 김병장이었다. 그는 드물게도 보급 특기병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행정반 계원은 소총수(1111) 중에서 똘똘한 친구들을 뽑아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보급 특기병이라는 위엄(?)에 걸맞지 않게 업무를 매우 못했다. 아니, 어쩌면 그는 군생활의 신의 경지에 다른 인물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으며 그는 내가 아는 인물 중에서 가장 편한 군생활을 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부사수인 로 이병과 그를 돕던 나에게로 몰아쳤다. 로 이병은 단 한번도 그의 사수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 받은 적이 없었다. 받은것은 오직 창고 열쇠뿐, 보급계 부사수로 들어온 첫 날 그에게 창고 열쇠들을 던져주며, "이제 네 거야"라고 단 한마디를 했다고 한다. 라면 취식을 위한 여분의 열쇠가 그의 손에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이미 내가 행정반에 들어오던 시점부터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이었다. 난 그를 행정반에서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를 볼 수 있는 것은 아침에 일어날 때와 저녁 점호 때뿐이었다. 그 외의 일과 시간 동안은 어디에서도 그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나중에 추측하건대, 아마도 보급창고에 짱박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은색 보온병에 담은 뜨거운 물로 컵라면을 취식하거나, 동기였던 PX병과 함께 PX에 짱박혀 간식을 먹으며 장기를 두면서 일과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산 속 독립중대였던 우리 중대는 중대 간부 여섯명을 제외하곤 다른 간부라던지 감시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간부 한두명은 당직 근무로 취침, 중대장과 소대장들은 일과시간엔 업무로 바쁘니 행정보급관을 제외하고는 중대본부를 신경쓸만한 사람이 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가라의 신, 혹은 뺑끼의 전설이었다. 당시는 연대 행정업무 통합관리시스템 도입 초기였다. 각종 서류철들을 행정 간소화라는 명목으로 폐기하고, 전산화하는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사수로부터 배운것이 없는 로 이병과 나는 행보관에게 무수히 털리면서 재산대장 등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김 병장이 기록해 둔 재산 목록은 절대로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 보급창고 앞의 현황판은 아마 그의 보직 2년동안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안의 내용물들은 이미 그의 사유재산이나 다름 없었다. 한번은 부식 재물조사를 하고 있는데, 소대 왕사 이 병장이 와서 간짬뽕 한 박스를 그냥 들고가버려서 우리를 벙찌게 한적이 있다. 보급계 김 병장이 머리를 잘라 준 대가로 라면 한박스를 준 것이다. 이등병이었던 우리들이 그것을 막을수는 없었다.

더한 문제는 김 병장의 전역 이후에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보급계 업무에 로 이병이 차츰 적응하고 있을 무렵, 주임원사로부터 보급계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었다. 내용인 즉슨 "너네 중대는 무슨 놈의 '폼업'만 주구장창 신청하냐"는 것이었다.(폼업이 뭘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영문을 몰랐던 로 이병은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알고보니, 전 보급계 김 병장이 격별보수 신청시 귀찮은 나머지 매월 폼업만 몇개씩 신청한 것이었다. 보급계의 업무 중 격별보수비품을 신청하는 것이 있는데 중대의 낡은 비품이나 시설물(전등이라던지 수도꼭지 등)이 있으면 신청해서 교체하는 것이었다. 김 병장은 매월 똑같은 폼업 신청만 복사+붙여넣기로 해왔던 것이다. 보급창고를 뒤져보니 녹슨 폼업만 수 상자가 발견되었다. 이때 3소대장과 로 이병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고 한다. 괴팍한 성격의 행보관이 노발대발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또 다른 문제들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공포 영화의 속편들처럼 속속들이 등장해 우리를 놀래켰다. 낙후된 우리 중대가 신 막사로 이전을 할 때였다. 사지방 역시 신막사로 이전되어, 이전에 설치되어 있던 컨테이너 간이 사지방을 철거하던 무렵이었다. 하루는 사지방 책상들을 들어내니 서랍 밑에서 수 많은 새 축구화들이 등장해서 경악하게 만들었다. 물론 보급계 전 사수 김 병장이 불출이 귀찮아 짱박아 둔 것이었다. 당연히 행보관은 또한 폭발했고, 로 이병은 쥐도새도 모르게 처리하기 위해 산속에 신발들을 파묻었다.

한번은 축구를 하는데 축구 골대 뒷편 흙더미에서 하얀 물체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파보니 김 병장이 묻어놓은 설상복이 발견되었다. 겨울이 지나면 설상복들을 군수과로 반납해야 하는데, 귀찮은 나머지 땅 속에 숨겨놓았던 것이리라. 당장 군수과로 내려가 반납하지 군수과 계원은 예상치 못한 재산이 늘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밖에도 수 많은 사건들이 호러영화처럼 우리들을 괴롭혔다. 일병이 될 무렵, 행보관에게 수 없이 시달린 로 이병은 보급계를 그만두고 소총수로 돌아갔다. 그렇게 같이 한 행정반 생활은 마무리 지어졌고, 나중에 병장이 되고 전역을 한 지금도 가끔 만나면 보급계 김 병장 얘기를 한다.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 짱박혀 자고 있는게 아닐까, 궁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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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31 13:03
수정 아이콘
군대 얘기 재밌네요.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인 그때 이야기들.
13/07/31 13:09
수정 아이콘
독립중대의 신이었군요 으하하하하..(....)
13/07/31 13:11
수정 아이콘
중대원이 무려 90명을 넘기던 곳에서 군수계(보급계)로 일했던 제가 보니 윗글에서의 병장이 얼마나 잘 짱박혀있는지 알수있네요..
글을 보니 또 생각나네요. 분기마다 해대던 격별보수비, 전지태, 현황판 최신화, 분기마다 하나씩은 있던 훈련 또는 검열, 이미 오래전부터 수량따위는 맞지 않았을 그놈의 재산대장, 다른 중대원은 30명인데 우리중대만 90명을 넘겨 늘 물품 수령과 불출시에 혼자만 땀범벅이 되던.....

그리고 훈련때는 24인용 텐트를 10동이상 기본으로 선발대가 되어 치러다녀야 했던 ㅠㅠ...
뭐 그 덕분에 일병4개월즈음부터는 정말 중대원들이 편하게 대해줬고 저 자신도 검열 또는 훈련이후에 떨어지는 휴가를 모두 챙겨먹는 기쁨도 있었습니다만.. 다시 군대가서 중대원 많은 중대의 군수계원 하라고 하면 죽어도 안할거라고 전역 이후에도 생각하고 있네요 크크

물론 한 때 중대 인사-교육까지 다 겸했던건 함정... 인사-교육계원은 제 일을 못해도 저는 그 일들을 다 할 수 있었기에..ㅠㅠ
13/07/31 13:11
수정 아이콘
세상에... 후임이 불쌍하네요.
Tristana
13/07/31 13:12
수정 아이콘
저도 보급특기였는데 .. 2145..

정비대 보급과가서 맨날 타이어 배터리 등등과 싸웠다는
저흰 간부가 너무 많아서 짜증났어요

저희도 어디선가 엄청 물건이 많이 남아서 눈많이 왔을때 땅파고 파묻었다는
되는데요..
13/07/31 14:15
수정 아이콘
헉...저랑 같으시네요 2145 수리부속보급병!!

제대하고 특기가 같은분은 처음보는듯...
Tristana
13/07/31 15:38
수정 아이콘
크크 흔치않죠.
써니티파니
13/07/31 16:11
수정 아이콘
악 저도 이거였어요!
같이 온 훈련소동기는 보급반에 저는 참모부에 배치되며 명암이 갈렸죠
하필 전차부대 정비대라 크크크 엔진 뭐시기들어왔다하면 이거뭐 300~400킬로라 몸짱되서 나가더군요 저야 뭐 본글처럼 연대행정업무시스템 이런것들이랑만 씨름해서요
Endless.Pain
13/07/31 16:30
수정 아이콘
저도 같아요...

제가 타이어랑 배터리;;;
야적창고 담당이였습니다...........

제가 그 정비대 보급과에 있었는데요.
타이어가 하루에 1000개씩 들어올때 느낌을 아시나요? ㅠㅠ
방과후티타임
13/07/31 13:18
수정 아이콘
어허허허, 글도 맛깔나는데 현실감이 넘쳐서 재미있네요....
13/07/31 13:19
수정 아이콘
행정병이었지만 좀처럼 야근을 하지 않았는데요.
이따금씩 야근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검열 전날 재산대장을 작성하기 위함이었지요.
너는나의빛^^
13/07/31 13:27
수정 아이콘
레알 잉여인이죠..
같은 곳에 근무하던 한 군수계원은 사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매번 밤샘을 했고..
(밤에 둘이 놀던 기억이 많이 나네요;; 이등병때부터 상병까지는 야근의 연속..)
인사계원은 일안하고 책임만 미루는 인사장교 덕에 가끔 정신이 멍해지는 정신병을 얻었습니다.
웃긴건 이런 사람들은 일과 관련없는 사람들하고는 잘 놀고 평도 괜찮더라구요.
13/07/31 13:27
수정 아이콘
주특기 2111, 독립대대(기갑) 2/4종계 였어요.
제 사수는 자대 가니 전역 3일전..

훈련 차출되어 나가는 운전병 후임들에게 늘 말했죠

가서 반합이든 뭐든 다른 부대꺼 뽀려와라..


간만에 감정 이입되네요
기차를 타고
13/07/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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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겠네요 크크크크 보급계원은 아니었지만 참모부라 바로 옆에서 봤었는데
창고열쇠 2년된 재산목록등등 공감할게 엄청 많네요..
The xian
13/07/31 13:39
수정 아이콘
군생활 동안 비슷한 사례를 부대 내에서 줄곧 목격해온지라 남일같지 않습니다.
논트루마
13/07/31 13:41
수정 아이콘
이건 김병장과 짬차이가 얼마 안나는 고참이 하나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해 봅니다.

그 사수는 김병장의 근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건, 자기가 해도 기껏해야 시간때우기 수준의 업무량이었건 모종의 사유로 인해 자기가 일을 다 처리해버렸고 결국 김병장은 아는게 하나도 없는 채로 사수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되네요.

부사수인 로이병에게 인수인계를 안 한게 아니라 못 한거죠. 쌩 2년을 저런 태도로 버텼다는건 말이 안 되보이는데... 생각해보니 말 안 되는 것도 되 보이는게 군대잖아?;;;
13/07/31 13:48
수정 아이콘
2111로 시작해서
인사랑 경리 정작 나중가선 정비병까지 겸해서 했습니다

저는 사수가 전역한 상태에서 부대배정받아서 가서
사수 없이 보급관한테 진짜 맞으면서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면서 부대 업무를 배웠습니다

다만 전에 있던 얼굴도 못 본 사수 보급병이 힘이 괴물같이 쎄서(남들 2-3명이서 드는 물건 혼자 들고 다닌다고 하던)
나름 힘쓰는 편인데도 선임들이나 간부들에게 맨날 비교당했던터라
오기가 생겨서 얼마 되지도 않는 남는시간마다 웨이트하고 생전 안하던 운동을 2년가까이 했더니
저도 부대내에서 나름 괴물이 되어서 전역을 했죠

보급 업무중에 제가 제일 싫어했던것은 화생방용품 목록 작성하고 맞추기
일련번호 마다 맞춰서 정리하는데 10번을 해도 10번 다 틀리게 나오더군요
전역직전에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고 문 잠그고 정리한번 해보고 나왔는데
그것도 맞을려나 모르겠어요
BeelZeBub
13/07/31 14:41
수정 아이콘
화생방용품 실제 로트번호랑 전산상 로트번호가 불일치하는경우가 대다수인데..
저도 자대가서 검열할 떄 쯤 보니까 불일치 하더군요.. 이등병때 전역한 사람이 다 맞다고 호언장담했는데.. 뒷통수 제대로 맞았죠;
다행히 80%정도는 맞아서 20%는 상급부대 간부와 쇼부보고.. 과장 id 몰래 접속해서 전산변경 다 해서 마무리 지었네요;;
XellOsisM
13/07/31 13:54
수정 아이콘
그래도 없는 품목이 나와서 몰래 폐기라도 가능한게 어디일까요.
재산목록에는 있는데 절대로 발견되지 않는 품목이 나올때면 진짜 피가 말리는 기분이였는데 말이죠.
없는데 윗부대에서는 반납/교체하라고 전화 오고.. ㅠㅠ

독립중대출신이라 공감가는게 많네요.
지켜보는 간부가 적으니 짬밥이 늘면 진짜 신으로 군림할수 있죠.
또 부대 특성상 행정계원들은 다른 주특기도 능수능란하게 커버 가능하고
연초 늘리고 야간경계 시간 조절하고 휴가로 겁도 주고 은행간다고 부사관이랑 나가서 밥먹고 술먹고..
대신 후임병이 없어서 휴가도 소대원들이랑 맞추고 휴가도 제때 못 나가고 말년에도 일하고..
BeelZeBub
13/07/31 14:38
수정 아이콘
제가 전역선물로 후임들한테 해준거랑 비슷하군요..

전역전까지 절대 들킬염려 없이 모든걸 완벽하게 해두고.. (업무 빵꾸는 안냈습니다. 창고 재고 및 전산까지 일치토록 해놨음)
(하지만 물먹이는 방법은 여럿 있습죠)
애들이 짬좀 찼을 때 하나둘 씩 터지도록 해놨죠.

일단 제가 전역하고 한달뒤에 하나 터뜨려주고..
전지검 타이밍맞춰 하나 터뜨려주고..
보안감사 및 군수부대지휘검열에 맞춰 하나 터뜨려주고..
2월.8월에 한미합동훈련에 맞춰서 하나 터뜨리도록.. 설계해두고 전역 했습니다.

고생 꽤나 했을겁니다. 영창안가기위해 발버둥을 쳤겠죠.
그덕에 포상휴가도 받았다고 들었네요. 흐흐흐

저도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잘해줘봐야 부질없다는걸 깨닫고..
전역 D-100 부터 열심히 설계를 했죠.

부대 내에서 모~~든 업무를 꿰고 있었기에.. 물먹일방법이 잘 떠오르더군요.

아마 평생 제가 준 선물이라고는 생각도 못할겁니다.
부대내에 모든 간부들의 군번,패스워드 +@ 사령부 사람들 것까지 꿰고 있었기에..
추적하고 추적해봤자 나오는건 상급부대 지시 및 공문들 뿐..

전역하고 놀러가니까 불철주야 상급부대 간부 + 부대내 간부들한테 털리면서 야근하고 있더군요. 휴가도 반납한채로..
13/07/31 15:08
수정 아이콘
이걸 뭐 자랑이라고 써놓으신건가요? ㅡㅡ;
BeelZeBub
13/07/31 15:21
수정 아이콘
밑에 놈들 때문에 영창갈뻔 해서요..
그대로 갚아준겁니다.
찬공기
13/07/31 15:31
수정 아이콘
자랑은 아니죠. 당당하시네요.
BeelZeBub
13/07/31 15:34
수정 아이콘
네, 그때 생각하면 치가 떨려서요 -_-
찬공기
13/07/31 15:36
수정 아이콘
님이 치가 떨리건 뭘 당했건 후임들에게 그런식으로 행한게 정당화될수는 없죠.
잘한 짓이 아니란 건 알고 계시는 듯 한데,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좀 가져보시지요.
BeelZeBub
13/07/31 15:51
수정 아이콘
뭐 먼저 잘못한 후임들이나 계획세워 나름의 복수(?)를 한 저나 도찐개찐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참고 선처할바엔.. 그냥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낫겠다고. 당시엔 판단했습니다.
전역하면 땡이니까요.
이쥴레이
13/07/31 14:23
수정 아이콘
한달 선임인 양병장 생각나네요.

석봉 병장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내 인생에서 정말 힘들게 한 사람인데,그래도 군생활 1년 넘게 같이 하다보니 정들었고
나쁘지 않았죠.

따지고 보면 그 사람때문에 피해본것은 많았는데 힘들지 않았다는 생각을 드니
나쁜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런데 왜 그렇게 뺑끼치고 병원에서 그리 잘 짱박히셨는지요.
맨날 아프시다가 의무대 눌러 살면서 결국 의무병이 되었고 병장이 된뒤에는 왜 그렇게 하루도 안아프고 팔팔하신지요.
13/07/31 14:27
수정 아이콘
병장은 모든 병을 치유시켜주는 버프를 가지고 있죠. 더불어 은폐버프도.
잭윌셔
13/07/31 14:43
수정 아이콘
감정이입 제대로 되네요.. 허허허허

윤병장... 잘있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언젠가 우연히라도 마주치기를 빌어..
13/07/31 14:44
수정 아이콘
혹시 7탄약창 아니신지..? 저도 거기 나왔는데
글을 읽다보니 왠지 같은 부대 같은 느낌이 물씬 나네요..
근거는 낙후되고 가장 먼 4중대에 왕고참을 왕사로 부르는점. 요거 두 개 뿐이긴 하지만...
제리드
13/07/31 14:51
수정 아이콘
7탄약창 맞습니다~ 제가 4경비 신막사 지어지고 나왔어요 ㅠ
13/07/31 15:05
수정 아이콘
아 맞았네요 반가워요^^
저는 2경비 나왔어요.. 4경비쪽은 야구랑 축구하러 가끔 갔었는데.. 구막사라 시설이 많이 열악했던걸로 기억..
훈련할 때 헐떡고개 인가? 거기 한번 간적 있었는데 아 여기에도 9고가가 있구나 하면서 멘붕왔던 기억이 나네요. 흐흐
제리드
13/07/31 15:18
수정 아이콘
9고가가 최고 높이였죠 아마 저도 행보관 따라 한번 가봤었는데 엄청나더군요
구막사도 구막사인데 신막사로 옮길때가 너무 헬이었습니다...수십년간 쓴 막사와 창고들을 들어내는게 진짜...
Cafe Street
13/07/31 17:02
수정 아이콘
아악.. 저도 7탄약창 4탄나왔습니다.크크 몇년도 군번인지 묻고 싶지만 묻기 힘드네요..;;크크
생각해보니 신막사 짓고 나오셨다니 저랑은 좀 차이나겠네요..
저희땐 막 2경비인가 3경비 신막사 지었을땐데 어찌나 부럽던지;
까리워냐
13/07/31 17:11
수정 아이콘
아아.. 저는 6탄약창 본부인데 탄약창 참 짜증나는 부대죠 쓸데없이 보안만 철저하고 지역은 무진장 넓고..
네로울프
13/07/31 15:43
수정 아이콘
대대 군수과 1,3종 계원이었는데...
사수한테 받은 선물이 백미 1200kg 빵꾸..
찹쌀 고추장 15통 빵꾸
솔벤트 1드럼 빵구 등등이 기억나네요...

부사수 한테 물려줄 때 백미 200kg 미만으로 메궈줬습니다.
중대 보급계들 쥐어짜서 만든 결과물이라 당시에 중대 보급계들 한테 많이 욕먹었;;;
뭐 빵꾸 난 거도 중대 인사계들이 동네 잔치에 떡하라고 뽀대내고, 불우 이웃 돕기에 멋대로 들고가고, 간부들 집에 들고가고 등등 때문이었으니
뭐....

근데 재밌었던 건...
대대 탄약계가 제대하면서 자기 부사수 말고 나한테 군수과 대대로 내려오던 장부에 안잡힌 거 들어있던 박스의 소재를 가르쳐주고 갔다는 거...
뭐 나중에 그 부사수한테 거나하게 뽑아먹고 가르쳐 줬다는...
13/07/31 15:58
수정 아이콘
대대 군수과하니 저랑 가장 친했던 아버지뻘 선임이 대대 군수과 1-2-4종 계원이였는데..
그 일 잘하던 사람이 딱 한번 1종 물품 청구할때 숫자 0을 모르고 하나 더 집어넣는 바람에 정말 큰일 날뻔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크
부랴부랴 보급관과 운영장교가 보수대대에 얘기해서 수정하고 난리도 아니였죠.
BeelZeBub
13/07/31 16:14
수정 아이콘
저흰 청구할때 더 집어 넣거나 모자라서 이상하다 싶으면..
출납관리관한테 바로 전화 왔습니다.

'제대로 청구 안하냐?? 제대로 한거 맞냐?' 확인하고서 빠꾸먹이던데요. 흐흐
13/07/31 19:05
수정 아이콘
막 전입했을 당시 사수는 없었고,
부식비 2천만원, 컵라면 120박스 가량이 빵꾸 나 있었어요.
그 외 잡다한 건 말할수 없는 수준이었죠.

그때만 생각하면 하...
13/07/31 16:00
수정 아이콘
크크 역시 보급계의 애환은 어느곳이나 다 똑같군요 크크크크

저도 141 전자전기 대대에서 137 대대로 옮겼을때 137 대대의 보급계 책임자가 40만불(1달러=1000원이면 한 4억?) 빵꾸난 장부를 물려주고 갔죠. 더 기막힌 것은 이 장부가 빵꾸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거..그러니깐 대대 내에서 한 용도로 쓰이는 장부가 다섯가지나 되었는데, 그 다섯가지가 다 잔고가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 5개를 다 통합하고 검산해보니 40만불 빵꾸. 만약에 회계년도가 끝나는 시점이었다면 꼼짝없이 계급강등+모가지 크리가 떴겠죠. 그래도 어찌저찌 누락된 영수증, 잘못 계산된 것들, 예산 잘못 잡은 것 등등 찾아서 메꾸긴 했습니다. 수많은 레드불과 몬스터를 마시고, 몸이 극도로 혹사되어 급성폐렴을 앓은 후긴 하지만..

141 대대에 있었을때는 축복이 있었죠. 대대에서 존재조차 잊어버린 창고를 찾아 뒤졌는데 그 안에서 항공모함에서 입는 상 하의 유니폼이 무려 열일곱박스나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그 유니폼을 안 사도 되는 것이고 그 유니폼을 사는 것만큼 들어갈 돈이 세이브 된다는 것이겠죠. 트럭 가득히 먼지가 뽀얗게 쌓인 유니폼 박스들을 들고 격납고로 나타날때의 희열과 뿌듯함이란 아직까지 잊지못합니다.

미해군에서 보급계는 AK(Aviation Storekeepers 항공보급계) /SK (Storekeepers 보급계) 로 나뉘어있었고 그것이 후에 SK (Storekeepers)로 통합, 지금에 와서는 우편업무를 담당하던 PC (Postal Clerks)와 합병하여 LS (Logistics Specialist 물류 전담?) 으로 바뀌었습니다.
카키스
13/07/31 20:59
수정 아이콘
전 FDC였습니다만
제가 자대배치 받았을 때 왕고가 보급계였습니다.

그 보급계는 매일 새양말을 신는다는 소문이 있더라구요.
양말을 하루 신고 짱박아놓고 다음날 또 새 양말을 신는다는..

그런데 그 왕고가 전역하고 1주일만에 한 자루가 나왔고
거기엔 하루 신고 버린 양말이 100켤레가 넘게 나왔습니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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