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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09 11:59
한글날이니만큼 지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뗄레야 떼기 -> 떼려야 떼기 흠... 그냥 눈에 밟혀서...^^;; 이런 표현할 때 ~할래야 하기로 많이들 쓰시는데 ~하려야 하기로 써야 합니다.^^;; 3번은 어느 정도 동의하는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중고등학교 때 추천도서들 보면 한국 고전선이라고 해서 추천하는 도서들 보면 일본어 스타일(?)이 꽤나 있죠. 알게 모르게 언어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면도 있고... 그러고 보니 생각 나는 게 모 출판사에서 꽤 많이 팔아 치운 모 도서, 추천의 말에 "저자가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다"라고 했는데, 정작 읽어보니 번역식 어투가 많아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네요.
10/10/09 12:22
저희 집이 외할머니랑 같이 사는데, 외할머니가 깨를 글 '꿰'로 발음하셔서 왜 그렇게 하시냐고 여쭤봤더니 제주도 사투리더군요..
어머니 말씀으로 아래아 발음이 남아있는거라고 하시더군요. 그 때 생각해보니 '혼저옵서예'에도 아래아가 있었더랬습니다.. 제주도 사투리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투리 들에 옛 한글의 잔재들이 남아있는걸 보면 신기합니다.
10/10/09 12:25
어제 한 기사(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42898.html) 에서 왠지 더 기분이 으쓱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꼭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배우기 쉽고, 읽기 편하고, 단어의 예측성이 높은 글자가 어디있을까 싶었어요. 하하.. 고로 세종대왕 님 만만세!
10/10/09 12:3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럼 저도 국어교육과 졸업생으로서... 한글날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자 합니다. 바로 글자 체계로서의 '한글'과 한국인들이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로서의 '한국어'를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는 점이죠.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쉽고 과학적인 '문자'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정작 '한국어'는 문법이나 용법 측면을 잘 뜯어보면 정말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점이죠.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맞춤법, 높임법, 엄청나게 발달한 형용사... 배우기 어려운 조건들을 많이 갖추고 있는 셈이죠.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인데... 심지어는 신문 사설 쓰시는 분들도 자주 헷갈려 하시더라구요 ^^;;; 한글의 위대함, 우수성을 강조하다 보면 자주 하게되는 실수라고 생각됩니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올라온 신문 사설 중 이런 부분에서 실수하신 분이 있는지 찾아봐서 지적해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ps) 혹시 눈시님 역사를 전공하신 분이신가요? 역사 관련해서 좋은 글을 자주 보게 되네요 ^^
10/10/09 15:38
한글(문자)과 한국어(언어)를 연관짓다 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한글 같은 위대한 문자가 창제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나라가 한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어는 "blue"의 뜻으로 "푸르다", "퍼렇다" "파랗다" "푸르스름하다" 등등... 파생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는데 이걸 표기하려면 모든 음소를 각각의 고유의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 표음문자가 아니면 안됩니다. 우리말이 중국과 다르다는 세종대왕의 말씀은 한국어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아무튼 비전형적으로 표현되는 저 형용사들을 나오는 발음대로 일일이 표기하려면 하나의 음소가 하나의 표기로 표현될 필요가 있었고 이에 음성학과 음운학을 연구해야 했을 것이고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문자가 탄생하지 않았나 합니다. 어릴 때 영어를 배우면서 이해가 안 갔던 점 중 하나는 왜 a가 여러 가지로 발음이 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는데 그건 제가 한글에 길들여진 탓이었던 것입니다. ㅠㅜ 그래서 영어가 안늘어요. 흑
10/10/09 15:45
그리고 한국어가 가장 위대한 언어는 아닐지는 모르지만 웬만한 발음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한글의 위대함에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지금은 사라진 자음과 모음으로 /z/, /f/, /v/ 같은 발음의 표기도 가능했다고 추측되고요.
10/10/10 01:28
말없이응원 님// 망상이 아닙니다^^ 실제로 근대국어로 넘어오는 어느 시점까지는 '리을'이 선행하는 겹받침의 경우 두 받침이 모두 발음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 추정은 /sarm/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현대국어에서도 두 받침을 모두 발음하는 화자들이 있다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다만 표준어에서 받침 두개의 발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맞춤법 표기의 원칙 중 하나는 "어원을 살려 표기"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발음과 상관 없이 맞춤법이 정해져 있다면 과거의 어느 시점에는 그 글자가 표현하는 그대로 발음이 되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밀크나 필름의 경우는 일본어의 영향으로 볼 수 없습니다. 밀크의 경우 일본어의 영향이었다면, '미르크' 정도가 되었어야 했을테고, 저렇게 표기된 데에는 아마도 영어의 음절말 k의 내파와 외파 등의 차이로 인한 문제가 개입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름의 경우는 제대로 들은 것이라고 봅니다. film을 '핆'으로 기록하겠다고 하면 그건 그냥 영어의 표기를 하나하나 옮겨 적겠다는, 이른바 (갑자기 용어가 생각이 안 나는데) '철자 대응 표기법'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어에 따라서 그런 표기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름의 경우 이 'm'은 자음이 아니라 성절의 m, 즉 음절의 핵, 모음으로써 기능할 수 있는 m입니다. 한국어의 경우 '미음'이 음절의 모음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음 '으'가 추가된, 귀로 듣고 옮겨적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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