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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08 00:43:18
Name nickyo
Subject [일반] 적어도 pgr분들은 부끄러워 하지마세요.
누군가가 구원을 요청합니다.
군중들은 그 사람을 빤히 바라봅니다.
내게 요청한게 아니니까, 누군가 해줄꺼야
쭈뻣쭈뻣.

연기가 새어들어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그저 눈치만 봅니다.
괜찮을꺼야.
일단 다른사람들 행동을 지켜보자.


아래 여학생의 비참하고 슬픈 죽음에 대해 읽었습니다.

아마도 그 술을 주는 가해자 선배중에는, 저 여린 신입생을 보며 '그만 먹여야 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 사람도 있을거고, '전통or 악습을 지켜야해 다 했던거야!'라며 맘먹은 XX도 있었겠지요. 함께 당하는 동급생들도, 죽은 그 친구를 보며 '그만 먹어야 할거같은데..'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겠지요.

상황은 사람의 의사를 마비시킵니다. 어떠한 상황에 특정한 일이 발생할경우, 그에 대한 대처법을 메뉴얼로 숙지한 훈련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먼저 남의 눈치를 살핍니다. 왜 살필까요?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잘못되면, 부끄럽기 때문이죠. 괜히 튀는 행동했다가 눈총받을까봐. 혹은 실제로 저런 폭력에 노출될까봐.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외면하고, 누군가가 먼저 움직여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기 위해서요.
그게 부끄러움이든, 실존적으로 존재하는 폭력이든, 스스로 판단하고 먼저 움직입시다.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위기일 수 있고, 나에게는 그저 내가 조금 쪽팔리고 몇대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가능성만이 남겨져 있습니다. 이러한 것에 대해 스스로 저항해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움직이는 만큼, 누군가도 그렇게 언젠간 움직일겁니다. 나의 행동이 작은 민폐로서 끝나면 그 위기가 별거 아니었다는 사실에 다행이고, 나의 행동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면 충분히 가치있는 일 아닐까요?

일본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지하철 선로 구출을 하려다 사고로 죽은 한국대학생이 있었죠.
그때 일본인들은 인터뷰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을 했는데, 우리는 그 당연한 것을 잊고있었다. 그의 행동을 보며 나도 저런 상황이 닥치면 꼭 저렇게 먼저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했습니다.

저 여학생의 죽음도, 누군가의 용기있는 각오, 부끄러움과 폭력앞에 당당히 스스로의 행동을 내세울 수 있는 '당연한' 책임감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상황에 비겁하고 나 자신에게 비겁한것. pgr여러분들 만큼은 부디 저런 상황에 남을 먼저 기다리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일본인들처럼, 아주 당연한것을 잊고있는지도 모릅니다.


악습은 사라져야하고, 처벌은 꼭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으며, 다시는 저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용기와 각오를 가지고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짧게 남깁니다.

부디 다음 생에는 행복하고 빛나는 청춘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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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08 00:50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10/05/08 00:52
수정 아이콘
세상이란게 자신의 신념대로 살기가 참 힘이 들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웅과몽상가
10/05/08 00:54
수정 아이콘
저도 저런 사람은 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정말 감정에 충실한 사람보다는 사람의 도리에 따른 기본적은 예의가 무엇인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정말 저런 악습들은 관습적이든 의례적이든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남자의야망
10/05/08 00:54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저를 부끄럽게 하는 글이네요. 명심하고 살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0/05/08 01:03
수정 아이콘
생각보단 실천입니다. 실천에는 용기가 필요한것이구요.
정말이지 여대생 사건에 지켜보던 20여명증 아무도 이 사건을 못 막았다는게 제 맘을 너무나 슬프게 만드네요.
10/05/08 01:04
수정 아이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무언가 많이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생에 이루지 못한 꿈, 다음 생에는 꼭 마음껏 펼치실 수 있기를.
C.P.company
10/05/08 01:06
수정 아이콘
참.. 대체 술을 어떻게 배웠길래 못먹는 애를 억지로 먹여서 죽게 만드는지..
10/05/08 04:55
수정 아이콘
올바른 음주문화해서 교과과정에 넣어야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적어도 술 처음 먹어보는 사람에게 술 많이 먹이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가르쳐줄 수 있을지...
10/05/08 08:18
수정 아이콘
근데 한국사회에선 잘못 접근하다간
왕따되기 쉽죠;
이런건 단수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라서..
말그대로 윗학년부터 자정해나가야..
10/05/08 12:43
수정 아이콘
열 마디의 욕보다 한 마디의 반성이 더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다
10/05/08 12:46
수정 아이콘
사람은 너무 나약합니다. 여대생의 기사를 보고서 느낀 감정은 아마도 모두 동일할것입니다.
"왜 저러냐. 나였다면 저렇게 까지 하지 않았을 텐데, 저것들은 정신이 돌아서 그런거냐!" 일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다 자신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가해자 혹은 그옆에서 지켜보고만 있었던 다른사람들과 자신을 동등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나와 저들은 다르니 나는 사건이 저렇게 될때 까지 만들리 없어!"가 되버리는 것이죠.
이렇게 되다보면 위의 예와 같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어떻게 해야 당연한 사실 앞에서 부끄러워 하지 않고 행동할수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나도 저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행동하는데 있어서 내가 그토록 증오하던 사람들과 같아 지지 않도록 항상 생각하고 행동 해야 할것 같습니다.

참고로 인간의 두얼굴이라는 EBS라는 다큐를 한번 쯤 보시면 이해 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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