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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04 19:48:56
Name 예루리
Subject [일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로 익힌 일본어의 한계

저는 90년대 초중반에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데 자막이 달린 테이프를 구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일본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약 20년 동안 정규교육은 300시간 가량만 이수했고 주로 그때그때 소설이나 게임 텍스트를 보며 단어나 관용구를 익힌 처지라 특별히 실력이 늘지 않아 JLPT 600~700점을 왔다갔다 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들어와서 업무상 일본인과 대화를 하면서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지난본에는 일본인 요리 전문가와 대화를 하다 밥과 관련된 주제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문제없이 일본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당황하게 되더군요. 밥을 짓는방식에 대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보통 밥을 짓는다는 말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잘 안 나오고, 취업 대비 JLPT 공부를 할 때도 관련 단어를 볼 일이 없었거든요. 쌀을 끓인다고 해야할지, 삶는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밥을 짓는다는 뜻의 동사가 따로 있을지도 고민스러웠고 쌀을 씻는다고 할 때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洗う 라는 동사를 써도 되는건지 아니면 헹구다는 의미로 쓰는 濯ぐ가 더 어울릴지도 몰랐구요.

이외에 기본적인 요리 방식인 끓이기, 삶기, 데치기, 튀기기, 부치기, 찌기를 각각 정확히 어떤 단어를 써야할지도 막막했고 일식에 대한 얘기를 일본어로 할 때는 그나마 나은데 한식을 설명하려니 머리가 터지겠더군요. 통역해주시는 분이 있긴 했는데 처음에는 당당하게 일본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막혀서 한국말로 하려니 부끄러웠습니다. 업무상 만난게 아니었으면 정말 얼버무리며 도망쳤을지도 모르죠.

일본어 정규 교육을 받을 때 강사 선생님 중 일본 대학에서 일본어 음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 계셨었습니다. 전공도 전공인데다가 교포인지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유창한 분이어서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던 분이었습니다. 어느정도 일본어를 익힌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ん' 발음이 들어간 단어가 국어처럼 종성 취급되어 1음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음절을 가지고 있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우리말과 다르게 비음 빈도가 높아 한국어로 50음도를 써놓고 익힌 사람은 결국 제대로 된 발음을 익히기 힘들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일본 여성들이 콧소리를 섞어 말하는 것이 애교스럽게 보이기 위함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게 발음하는게 기본인 언어이기 때문에 한국말 발음하듯 말하면 되려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더군요.

번역가 김완님 인터뷰 ( http://cbomb.egloos.com/3097563 )를 보다보면 아마추어 번역가가 출판사에 번역 구직메일을 쓴 적이 있는데 담당기자가 봤더니 퀄리티가 불만족스럽더라는 얘기가 나오죠. 언어라는 것은 어느정도 이상 단계까지 가면 정규 교육 즉, 원어민 또는 학원 강사가 가능한 수준의 한국인에게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아야 수준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언어학 전공자에게 듣기로는 2만 단어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일정 수준 이상의 말과 글을 소화할 수 있게 된다더군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계신 대학생 분들이 있다면 아직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고등학교 때 영어공부 하면서 쓰던 방법인 단어 빽빽이를 병행하며 근처 학원에서 상급 코스를 수강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일단 회사원이 되고나니 학원 등록을 해도 툭하면 야근, 회식으로 강의를 거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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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병사
10/03/04 19:59
수정 아이콘
애니나 망가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요
듣기,읽기는 대충 한자&문맥, 비슷한 문법으로 때려맞춘다고 해도
말하기는 각각 상황에 따라 화자의 언어실력이 확연히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영역이죠
10/03/04 20:09
수정 아이콘
어차피 취미용인데요 뭐... 애니 보기에 문제가 없다면 더이상 공부하고 싶은 흥미가 안 생기더군요.
그렇다고 다 알아듣는 것도 아닌데...-_-
10/03/04 20:10
수정 아이콘
어차피 애니나 만화로 배우는 사람들은 딱 그것들만 즐기기 위해서 배우는 것입죠. 으하하-
그래도 그런 것이라도 즐기면서 배우는 게 그냥 막연히 배우는 것보다는 빨리 느는 것 같습니다.
켈로그김
10/03/04 20:13
수정 아이콘
저는 읽을줄만 압니다. 뜻은 전혀 모르죠.
그것은 선택지에서 여자 캐릭터 이름을 선택하기 위함....;;
에텔레로사
10/03/04 20:14
수정 아이콘
글쎄요, 분명 애니를 자기 좋아하는 특정 장르에 편중적으로 보다 보면 나오는 단어가 한정되어 있지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애니 자막을 제작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매일매일 다양한 새 단어들이 나오거든요. 단순히 보기만 하면 그 새로운 단어들을 100% 자기 것으로 만들 수가 없어서 그렇죠. 일본 애니 자막 제작만으로 일어 소설을 큰 문제 없이 읽는 수준까지 올라온 저로서는 항상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애니나 드라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는 말에 크게 동의하진 않습니다. 자기가 재료를 활용하기 나름이랄까요. 말씀하신 경우도 굳이 애니만으로 공부한 것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요. 외국어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항상 어디엔가 구멍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배워나가면 되는 거지 그렇다고 기존에 자기가 해온 공부 방식을 부정할 이유는 없죠.
언어 공부는 무조건 많이 접하는 게 왕도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애니메이션으로 공부하는 것 역시 아주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빠져들 수 있는 재료로 공부를 해야 효율이 오르는 거고요. 일단 애니든 드라마든 무엇이든 자기가 흥미있는 재료로 공부를 하면 그만큼 폭발력이 있습니다. 그런 순기능을 무시한 채 그저 '한계가 있다'라고 하면 안 되겠죠.
또한 말이 나온 김에 이 자리에서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를 대표하여 말씀드리는데, 아마추어 번역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극장판에 올라온 자막이 한 유명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 것을 무단 도용한 것이란 건 이 바닥에선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각종 케이블 TV사에서 제공하는 애니 VOD의 자막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의 것을 무단 차용해서는 '개악(개선이 아닙니다)'하여 올려놓은데다, 무단 도용한 주제에 이름도 제대로 안 지워서 애꿎은 아마추어 제작자만 욕먹게 만들죠. 물론 수준 떨어지는 자막이 있는 것도 맞습니다만, 조금만 신경 써서 가려서 보시면 정말 수준급의 자막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이런 이야기 나올 때마다 본문이나 댓글이나 아무튼 어딘가에 아마추어 번역을 무시하는 발언이 끼어있는 게 영 속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류엔
10/03/04 20:19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는.. 일본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면서 익힌 일본어라서...
사투리 억양입니다.
그그룹 멤버들은 방송에서도 사투리를 씁니다.
사투리를 안썼다고 사장한테 혼나는 그룹이라..
이건 제 주위에 팬활동을 같이 한 모든분들 억양이 다 그렇답니다.
일본여행중에 어떤 일본분이 일본어 어디서 배웠냐고 하시길래
...독학했다고 하니까
억양이 심하게 칸사이벤이라고...
고치려고 지금 노력중인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진짜 처음부터 배울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와서 엄청 후회 중입니다.
UntouchableOb
10/03/0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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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쟈니 에이또인가요? ..... 제친구의 경우와 완전완전 같은거 같아서요;;;
10/03/0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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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사이벤이라면 칸쟈니가 확실할 듯.. 크크크..
나코루루
10/03/04 20:2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애니나 만화로 배우는 사람들은 딱 그것들만 즐기기 위해서 배우는 것입죠. (2)

일어 소설이나 미연시를 일본어로 읽을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공부를 안하게 되더라구요..;;
귀찮아서..
10/03/04 20:25
수정 아이콘
애니로 일어 배우면 여자 말투만 알게 된다는 단점이 있죠....
에텔레로사
10/03/04 20:27
수정 아이콘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죠. 보통 그냥 애니를 보다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무의식 중으로 치중해서 그런 경향이 있는 거지, 애니에도 엄연히 남자는 나옵니다. 게다가 남자 말투를 쓰는 여자 캐릭들도 수두룩하죠. 정말 애니로 일어를 배우겠다고 신경을 써서 공부하면 충분히 구분 가능합니다.
(改) Ntka
10/03/04 23:16
수정 아이콘
그 경우 소년만화, 모험만화 보면 또 달라지죠.
원피스나 최유기 같이 남자 비율이 압도적이거나 남자 뿐인 애니를 본다면야-_-;
†Lucifer†
10/03/04 20:28
수정 아이콘
애니로 배우면 한계가 심합니다.
딱 저같은 경우입니다.
제대로 (분기별 신작보고) 애니 보기 시작한게 8~9년쯤 되가는데
여전히 한문을 읽을수가 없어서... 즉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한문 보면 GG입니다...
대신에 듣기는 많이 들으면서 뜻과 의미 뉘양스를 파악하게 되기 때문에 듣기로만 들으면
중간 중간 모르는 단어 빼고는 문장의 거의 90%는 넘게 이해가능한 수준이 되죠...
대신 듣고 번역해서 올릴 레벨의 완벽해석은 안됩니다.

애니 자막보면서 아 이건 의역(더 자연스러울때가 있죠, 번역하시는분의 취향에 갈리지요)으로 혹은 순서 바꾸기 했구나 라고 알정도는 됩니다.
즉... 같은 내용을 글로 보면 모르는데, 소리로 들으면 아는거죠... -_-;;
뭐 가장 큰건 제가 한문 공부를 전혀 안한것도 크겠지만요...

일본게임쪽은 손도 안되서 오히려 읽기는 더더 안좋아지는느낌...
10/03/04 20:28
수정 아이콘
일본어를 어느정도 읽고 쓸수 있으나 (한자제외...;;) 말하기 할때 약간 막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말투와 성격이 약간 무뚝뚝한게 원인인지몰라도...-_- 어떤 문장의 어감? 혹은 발성?은 도저히 흉내를 못내겠어요...(발음과는 별개로요..발음에서도 국어발음으로 하긴 미묘한것들이 있죠. )
10/03/04 20:41
수정 아이콘
제가 링크 찍고 글 쓰려고 했는데 다른 분이 올려주셨네요. 글 주제는 달랐겠지만..
아야여오요우
10/03/04 21:41
수정 아이콘
뭐 한계가 없을 순 없지만 그래도 애니가 도움이 확실히 되긴 될 거 같은데요.. 저는 뭐 초급-중급 사이 수준이지만 아즈망가; 같은거 나름 괜찮던데 뭐 저야 제대로 배울려는 생각 없이 순수하게 재미로만 본거지만요
동료동료열매
10/03/04 21:49
수정 아이콘
근데 당연히 애니로 배우면 한계가 있는거 아닌가요?
그 어떤언어라도 말입니다. 성우는 아나운서와 달리 정확한 발음을 요구로 하는게 아니라 개성있는 목소리가 우선이니까요. 그리고 만약 정확한 발음이 성우의 기본이라고 하더라도 캐릭터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려면 당연히 발음은 그 캐릭터 특유의 발음으로 나가게 되어있으니까요.
오히려 애니로 공부했는데도 100% 마스터했다. 이 편이 이상합니다.
10/03/04 21:59
수정 아이콘
애니로 일본어 배우면 티 확납니다....................
NHK>버라이어티>드라마>넘사벽>애니,게임 류입니다.
일본사람들한테 비웃음 사기 싫으시면 최소한 드라마 이상으로 회화공부하세요. 전 드라마, 버라이어티 섭렵만으로도 일본애들한테 발음이나 억양, 문장구성 모두 일본인과 거의 차이가 없어서 놀랍다는 말도 들어봤지만, 애니메이션으로 공부한 친구는 절대...처음에 얘가 만화로 공부해서 그렇다고 안했으면 오타쿠 취급받을뻔 했습니다.


도움이 안되는게 아니라, 애니에서 쓰는 억양, 말투, 발음은 절대 일상적으로 쓰이는 편이 아닙니다. 특히 장르에 따라서요..
그리고..문장 구성 자체도 상당히 오글거려서요. 그렇게 잘 안쓰죠.

일본어가 단순 JLPT1급 취득이라면 게임/애니 파면서 만화책에 나오는 한자 죄다외우고 게임한자 죄다외우면서 기본한자빨, 부수빨 하면 어찌어찌 커트라인은 넘깁니다. 근데, 비즈니스 일본어나 일상생활중 심도있는 이야기가 들어갈경우 어휘력이 막혀서 풀어말하게되지요. 한 단어로 표현할걸 풀어서 문장으로 말해야합니다. 제가 드라마랑 버라이어티만으로 공부하고 정식 교육은 전혀 안받아서 회화가 트여도 고급스런 단어구사가 잘 안되는것과 마찬가지지요. 저는 오히려 고급단어를 외울생각은 안하고 문장을 머릿속에서 줄기차게 이어버려서 오히려 일본애들한테 '말을 정말 알아듣기 쉽게한다'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건 곧 어른스럽지 못하고 문장이 길다는 이유도 되지요.


분명 일정 수준 이상의 클래스를 지니려면 전문 상급교육 자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에텔레로사
10/03/04 22:12
수정 아이콘
애니로 공부해서 마찬가지로 일본 사람으로부터 발음, 억양에서 차이 없다는 말 들은 사람 여기 한 명 있습니다. 대학교 일본어 강사분이 제 작문을 보고선, 어떻게 공부했는지 참고 하고 싶다고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을 정도였고요. 너무 애니, 게임류를 넘사벽 차이급으로 취급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네요.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공부하냐가 관건이지, 재료 자체에 차별을 두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통 이렇게까지 물고 늘어지는 타입은 아닙니다만, PGR에 있으면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너무 짜증날 정도로 똑같은 패턴으로 애니를 일본어 공부 재료로서 저급 취급하기에 오늘은 좀 분통을 터뜨려야겠습니다.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또 애니로 지금껏 열심히 일본어 공부를 해온 사람으로서 말입니다. 분명 더 전문적인 언어구사가 가능하려면 상급 교육이 필요하겠지만, 다른 재료에 비해 애니가 결코 떨어지는 재료 또한 아니라고 봅니다.
10/03/04 22:20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저는 에텔레로사님의 개인적 노력에대해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저 애니와 게임류의 일본어가 드라마, 버라이어티, NHK등의 일본어보다 일상과 거리감이 있다는 것은 이미 각종 일어 교수//선생들이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도 애니메이션을 아주 많지는 않아도 어느정도 시청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억양자체가 과장된 경우가 많고, 단어나 문장구사 또는 발음등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당시 본 애니메이션이라곤 전부 소년쪽에 집중된 소년만화들이었지만요. 어떠한 애니메이션이냐에 따라도 갈리겠지요 공부의 내용이.

어느곳에나 예외는 있습니다. 저는 주변에 아는사람이 일본어를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구사하고 싶을때 참고할 음성/방송이 없냐고 묻는다면 1을 NHK등의 뉴스, 2에 일본인과의 직접 회화, 3에 각종 교재에 녹음된 자료들, 4에 드라마 버라이어티 그리고 그 다음에 애니와 만화, 게임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불가능 한 일은 아니고, 본인처럼 가능하게 하신 분도 있지만 그 사람이 특별히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애착이 없다면 저는 당연히 1,2,3에 언급된것들을 추천할것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그 정도의 일본어 구사능력을 지니시다니 대단하시네요.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Benjamin Linus
10/03/04 22:23
수정 아이콘
애니로 공부하면 제대로 일본어 공부하는 것보다 실력 오르는 속도가 10배 정도 늦죠.
물론 그것도 청해(리스닝)에 한해서만이고, 한자나오면 거의 문맹되지 않나요?
제 친구중에 애니만 몇년동안 몇백기가씩 본 녀석이 있는데
확실히 거의 다 이해하며 듣기는 하더군요.
근데 제가 학원 다니라고 하기 전까지는 말하기도 안습 수준이었습니다.
문법을 모르니 되는데로 툭툭 뱉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본어였고..
아무튼 걔가 학원가서 배운 후에는 문법을 배운탓인지 말하기도 예전보다 어려워하더군요.
틀린 일본어라도 자신있게 막 내뱉던 애가 문법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생각하다보니 말하기 어려워졌다랄까요?
물론 한자를 하나도 몰라서 jlpt 2급 수준의 한자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읽지도 못하고 한자부분은 해석도 못하더군요.

아무튼 애니로 공부하는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취미로 애니나 게임하려고 하는거면 그냥 그것만 해도 자신이 즐기기 위한 수준의 일본어 실력에는 도달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일본어를 잘 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봅니다.
10/03/04 22:35
수정 아이콘
이건 방법론의 차이가 아니라 결국은 어학의 학습시간이 부족해서 오는거 아닌가요.
애니건 책이건 결국 어학은 자기가 공부한 시간이 절대적입니다.
†Lucifer†
10/03/04 22:36
수정 아이콘
확실히 애니로 말하는것을 공부하게 되면 억양이 들어가게 됩니다.
특히 그 해당 케릭터의 성격적인 억양이 들어 가게되서 실제 회화에 사용하게되면 정말 미묘할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을 안하죠.... 하하;;
말하는 것은 NHK로 하는 것이 정석이죠... 그런데 애니에 익숙해지면 NHK발음이 잘안들릴때가 더 많아서 힘듭니다.
Killygun
10/03/04 23:04
수정 아이콘
뭐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만으로는 한계를 느낍니다만 동기 유발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이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딱딱한 문법을 배우거나 단어외우거나 하면 쉽게 질려버리지만 애니메이션이라면 그래도 재미를 가지고 보지 않을까요?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드라마나 버라이어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즐기기 위한 일본어라면 애니메이션만으로 배워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글쓰신분처럼 그 이상을 바라봐야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면 그때가서 공부해도 되겠죠.
SOD매직미러호
10/03/04 23:13
수정 아이콘
저는 SOD로 일본어를 배웠습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다양한 표현을 익힐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른 매체보다 쉽게 몰입할수 있어 더욱 좋구요.
라마크레이그
10/03/04 23:15
수정 아이콘
그, 그건 대사가 좀 제한적이지 않을까요;;
10/03/04 23:17
수정 아이콘
SOD가 참 다양한 기획의도를 지닌 창의성 높은 작품을 많이 내놓는, 실험정신이 강하고 R&D투자정신이 투철한 업계 선두주자인 만큼 다양한 어휘, 상황, 대사습득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10/03/04 23:24
수정 아이콘
결국은 SOD로 단결인가요+_+
†Lucifer†
10/03/04 23:35
수정 아이콘
매니악 층을 위한 TMA도 있죠...(생각하면 젭라...)
동료동료열매
10/03/04 23:32
수정 아이콘
이사람들 이거... 안되겠구만! (알아듣는 저는...ㅠㅠ)
10/03/0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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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빨리 표준어로 교정을 해야할텐데..
면접이든 뭐든 나름한다고 하는데 꼭 한번씩 사투리가 튀어나오네요;;
게다가 억양도 칸사이와 칸토가 워낙 다르다보니..
다만 면접관분들도 사투리를 쓴다면 OK

사실 방송으로 들어보면 도쿄지역의 표준어 참 알아듣기 쉽고 정확한데 직접 들어보면 말그대로 '기모이'더군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철수야,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라는 말을 들은 느낌.. 근데 주변에서 같이 상경한 친구들 반응도 똑같던;크크;
한국으로 돌아가면 학원좀 다녀야 겠어요. 문법도 좀 체계적으로 공부하고..한자는 전공서적이나 간단한 뉴스, 광고쪽은 읽는건 거의 알겠는데 쓰려면 생각 안나는게 너무 많아서~;;

본문글에 대해선 패스입니다. 애니를 안봐서 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물론 가끔 TV에서 흘러나오는 걸 멍하니 볼 때도 있습니다만 정말 그대로 말씀은 안하실 것 같고, 본인 노력 여하에 달렸겠지요. 물론 뉴스가 (어학공부의 보조적 재료로써) 가장 좋은 재료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표준어의 억양이나 어조를 어느정도 익힌 후에 버라이어티를 보시는것도 좋을 것 같고요. 워낙 칸사이 사투리가 예능계를 지배하는 터라 말이죠. 하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약어들을 익히기에는 버라이어티 만한 것도 없겠고요. 자칫하단 이도저도 아닌 어투가 되실 수도 있으니 표준어와 사투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라고 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하던 일정 수준이 되면 자연스레 구별이 가실 것 같네요^^:;

뜬금없지만 남은 시간동안 토치기 사투리를 한번 연습해 보고싶네요. 주위에 토치기 출신이 없는게 아쉽지만.
사랑헌신믿음
10/03/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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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도쿄에서 전문적으로 번역 관련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문법 체계가 비슷해서 배우기 쉽다고들 많이 말씀하시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상급으로 가면 갈수록 한국사람들은 일본어 잘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직역하거나 한국적인 표현으로 일본말을 써 버리기 때문이죠.
수동 피동 표현이 한국과 반대인 경우도 많고 한국인 감각으로는 이렇게 써도 될 거 같은데 하고 써도 일본인들에게 말 안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깊이 들어갔을 때 얘기지만요..
그리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NHK가 가장 듣기 쉽고 버라이어티가 가장 어렵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칸사이벤가 많고 빠르며 관용어구를 많이 쓰기 때문이죠. 다쟈레(동음이의어를 이용한 개그)도 그렇고 일본문화를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개그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일본어를 배우시는 분들은 NHK등 표준어(일본에서는 지방인들의 반대로 표준어라는 말 자체가 금지되었습니다만)를 습득하신 다음에 버라이어티나 칸사이벤을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되네요. 칸사이벤과 표준어는 인터네이션(억양)이 반대인 경우가 많아서 어중간하게 이것저것 배워버리면 나중에 인터네이션이 헷갈려서 고생합니다.
차사마
10/03/05 00:14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몇 개월 공부하고 내가 일본어를 잘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애니나 버라이어티를 접할 수록, 한국어 습관과는 점점 멀어지더군요. 일본어를 공부할 때 가장 나쁜 습관이 번역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말하고 비슷하니까, 쓰는 용법도 국어습관처럼 쓰죠. 하지만 정작 일본인으로부터 듣는 말은 意味わからん。
차사마
10/03/05 00:07
수정 아이콘
애니메이션 보는 건 듣기영역에 불과하죠.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세가지를 다 연습해야 그나라 언어를 학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듣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도, 말하라고 하면 말문이 턱 막힙니다. 저도 일본어 학습하면서 일본애니를 수 없이 봤지만, 정작 일본인하고의 대화는 원활하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빠른 템포의 말과 수 많은 어휘를 다 알아들어도, 애들 수준의 말도 하기 힘들더군요.
The_piece
10/03/05 01:46
수정 아이콘
일본에서 현재 3년째 생활중입니다. 전공도 일본어가 아니고, 체계적으로 배운적도 없어서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면도 있네요.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텔레비전에서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몰랐습니다. 더구나 오사카라서 들어 본 적도 없는 말이 엄청 많았죠. 저같은 경우에는 드라마 보면서 공부했고, 애니메이션도 봤고, 음악도 들으면서 해석했고. 그러다 보니 뉴스가 굉장히 어려웠네요. 일상생활에 쓰는 말들이 아니다보니. 이제는 생활과 커뮤니케이션에 무리 없는 수준이고, 사이사투리와 간토표준어도 구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네요. 틀에 박힌 말 같지만 여러 장르의 일본어를 접하는게 실력이 느는 방법인 것 같네요. (그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를 일본인으로 사귀는 거죠. 주변을 보니 금방금방 늘더라구요. 뭐 단점은 상대방의 말투를 닮아 간다는 것 정도?)
닥터페퍼
10/03/05 10:44
수정 아이콘
저도 드라마/버라이어티로 공부했습니다만, 그걸로만 한다면 당연히 효과에는 의문이겠죠. 학원다니면서 겸했더니 효과가 좋았습니다.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일상적인 표현이라던지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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