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심심치 않게 공공연하게 불법복제에 대해 묻고, 답하고, 권하고, 혹은 강의하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죄의식이나 하다못해 양심의 가책이라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들에게 한 소리 하면 "나쁜 건 아는데, 비싸서..."라던가 "남한테 피해 준 것도 없는데, 뭐가 잘못인데?"라던가 하는 식입니다. 하긴 남한테서 물건을 강탈해 오는 게 아니니 죄책감은 덜하겠습니다만...

그나마 꼭 써야 하는데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불법복제를 하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근데 왜 불법복제를 할 필요가 없는 것마저 하는지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볼까요. CD 굽는데 왜 Nero Ultimate이 필요한가요? ODD 살 때 끼워주는 Nero도 있고, CDBurnerXP나 InfraRecorder 같은 걸출한 프리웨어들도 있는데 말입니다. 충분히 불법복제를 안 하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데 꼭 불법복제를 합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브랜드PC나 랩탑을 사면 끼워 오는 Windows Home 버전을 놔두고 왜 굳이 불법으로 Professional/Ultimate를 받아서 깔려고 하나요? 그렇게 고급 기능을 쓰지도 못할 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포토샵. 일반인이 포토샵 기능을 10%나 쓸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스러운데도 꼭 이미지 편집을 포토샵으로 하려고 하지요. 그런 주제에 포토샵이 무겁네, 용량을 많이 잡아먹네 하면서 불평하고,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비싸게 받아먹는데 누가 사겠냐면서 10만원 안쪽이면 혹시 살지도 모른다고 하죠. 보면 그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왜 Paint.NET이나 GIMP나 Artweaver 같은 기능 좋은 프리웨어를 놔두고 그 무겁고 비싼 포토샵을 애써 찾아 쓰나요? (말 나온 김에 추천하는데, Paint.NET은 정말 괜찮습니다.) 이해가 안 됩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죄책감 없음+대안을 알아보기 귀찮음 때문에 그런 거 같다는 겁니다. 즉 몇백만 원 하는 소프트웨어를 불법복제하든 다른 거 알아보기 귀찮고 별 양심의 가책도 못 느끼니까 쓴다는 겁니다.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불법으로 사용하고 계신 프로그램을 댓글로 달아 주시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쓸 만한 대안을 알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