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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1 23:39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30년간 관찰한 실험이 있습니다.
처음 실험의 목적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성격장애를 갖게 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함이었고 예상대로 아이들은 자라서 알콜 중독, 가정 폭력,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었죠. 근데 안 그런 아이들의 비율이 생각보다 너무 높았습니다. 착하고 반듯하게 자란 사람이 너무 많은 거에요. 그들을 다시 추적하고 인터뷰한 결과 눈여겨 볼 부분이 있었는데 친구이건, 부모이건, 옆집 할아버지건, 학교 선생님이건 누군가 그 사람을 알아주는 멘토가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천에서 용나기 힘들다거나 부가 세습되기 시작했다고 하는 얘기들이 많은데 정말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돈이 아니라 이해와 사랑이 아닌가 싶네요. 저는 자식에게 그런 멘토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이 되네요.
14/09/12 00:09
정말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돈이 아니라 이해와 사랑이 아닌가 싶네요.
마음깊이 새겨두겠습니다. 마스터충달님은 자식들에게 꼭 좋은 멘토가 될것입니다. 저 한줄에 이상하게 마음이 찡하네요... 그리고 글 잘 읽었습니다. 잠들기전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내일도 열심히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14/09/12 12:08
실험은 카우아이섬 종단연구(The Kauai Longitudinal Study)이고
실험에서 관련 내용을 건져낸 분은 Emmy E. Werner입니다. 제가 늦은밤에 댓글을 쓰다보니 기억이 가물해서 잘못 적은 부분이 있어서 실험에 대해 다시 간략히 소개드립니다. 1954년에 카우아이섬의 임산부를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싸그리 연구대상으로 삼고 이후 30년이 지나 뱃속의 아기가 성인이 될때까지 관찰한 종단연구이자 전수조사인 사실상 다시는 이루어지기 힘든 관찰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사대상이 90%이상 잔존하는 종단연구 치고는 높은 잔존률을 보여줘서 사회과학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실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971년에 『카우아이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연구결과가 출시되었는데 당시에는 이러한 개념이 확립되지 못했었습니다. 이후에 Emmy Werner가 resilience 개념을 정립하면서 새롭게 해석해서 더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14/09/12 09:19
공감이 많이 되네요.
자식들에게 줘야하는건 물고기도 물고기를 잡는 방법도 아니고 네가 원하는걸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14/09/12 12:10
맞아요.
우리나라가 학구열이 높은 것도 자식에게 물고기를 줄 수 없는 부모들이 물고기 잡는 법을 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런데.... 아이가 물고기 말고 다른걸 잡고 싶어한다는 걸 인정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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