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치인이 5.16을 지지하는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이미 공직 후보자들이 5.16에 대한 입장 표명을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이 작년에 있었던 청문회의 특징었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도 초반엔 5.16에 대해서 지지 입장을 표명했지만,
결국 대선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표명한 것은 완곡하게나마 한 사과였습니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1986603
오늘 TV 토론에서 각 후보들이 자신이 박원순보다 나은 이유를 말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김황식 후보가 "박원순 시장은 국보법에 대한 입장이나 천안함 관련 발언 등을 보면 국가관이 의심스럽고, 여러 행보들을 보면 법을 무시하는듯한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자신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건강한 국가관을 가진 법치주의자다" 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참고로 김황식 후보는 총리 시절에 대정부질문에서 5.16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되었지만,
지난달 JTBC와의 인터뷰에서 "헌정질서 파괴행위가 분명하다" 라는 입장을 밝혀습니다. 물론 그 뒤에 사족을 붙였지만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437&aid=0000034062
이후 김황식 후보는 보수단체들에게 비난을 받은 모양입니다.
이혜훈 후보는 자신의 순서에서 이를 지적하면서 ,
"김황식 후보께서는 보수적인 국가관과 안보관으로 박원순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하시는데, 직업군인 딸로 애국심이 똘똘 뭉친 저를 이길 사람은 없다. 또
[김황식 후보께서는 5.16 발언으로 보수단체의 비난을 받고 있는데 박원순 시장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
라는 발언을 해서 뉴데일리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뉴데일리주의]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01651
이혜훈 후보의 최근 행보나 발언을 신선하고 좋게 봤었는데, 친박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듯 보입니다.
저는 이혜훈 후보는 지금 권력 실세로 나가있는 친박에 비해 지분을 받지 못한데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청와대의 의중
(이혜훈이 빠지고 김황식과 정몽준이 1:1로 경선을 붙어 김황식이 이기는 시나리오)에 의해 압박을 받으면서도 그걸 스스로 거스르고 있다는 생각을 해와서 친박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위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이혜훈 후보가 쏟아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감동적인 충성 발언을 보면
정말 과거 동교동 상도동에 버금가는 주군에 대한 충성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옳다, 그르다라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저는 원래 주군에 대한 의리에 의한 가신집단은 YS DJ 시대 이후로 트렌드가 끝이 났고,
이제는 정치와 정당 본연의 목적(?)에 맞게 가치관으로 묶인 정치집단이나, 권력을 나눠먹기 위한 이익집단이 득세하는걸로 봤는데,
(친노에서도 주군에 대한 의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죠. 강제로 의리를 지킨 안희정 정도? 주요 측근들은 대체로 가치관으로 묶였고, 나머지는 이익으로... 죽을 고비를 같이 안넘겨서 그런거 같기도 하구요)
비교적 젊은 이미지의 이혜훈 후보에서 오히려 이런 과거 트렌드의 모습을 본다는게 개인적으로는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