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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1 01:33
여담이라 죄송합니다만, 왜이리 초성체가 등장했나 했더니 만우절 특집인가 보네요. 크크크크크
글은 매우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전반에 남성은 매체문화에 관심을 가질수록 할 일없어 보이는 사람 같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되네요.
14/04/01 02:03
재미있는 분석이네요. 몇 가지 생각나는 걸 쓰자면..
1. 일본의 여성 문화는 딱히 상대적으로 빈곤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장 '순정만화=소녀만화', '야오이', '서스펜스 소설/드라마', 음악에서도 일본 내에서의 여성 소비자의 지위는 굉장히 강하고 그 코드의 분화 역시 오타쿠층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뭐 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일본 문화는 주로 재패니메이션,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이른바 모에 코드가 강한 놈들이긴 합니다만... 90년대 일본 만화의 거품은 여성팬층을 유입시키는데 성공한 작품들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세기 에반겔리온', '슬레이어즈', '기동전사 건담W'. 당장 얼마 전 한국에서도 유행했던게 히가시노 게이고로 대표되는 일본 추리/스릴러 소설인데, 애초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여성 팬층도 매우 견고한 작가이거니와 애초에 일본에서 이 장르가 유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아침/주말 드라마 시장에서 이 장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혹은 이 장르를 표방하는 드라마들이 많고 잘 팔렸기 때문입니다(위에서 말한 서스펜스 드라마들의 주 시청계층이 주로 일본 중년 여성이며, 한국에서 '막장 드라마'가 차지하는 위치를 치정 서스펜스 드라마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 연령대의 여성들이 다른 코드로 눈을 돌려서 붐을 얻게 된 게 '겨울연가'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소비의 측면에서만 봐도 일본 음악에서 남성의 지위와 여성의 지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90년대 초중반의 일본 밴드붐(X-japan, GLAY, Luna sea, L'arc en ciel 등), 우타다 히카루, 하마사키 아유미는 모두 남성보다는 여성층의 지지를 얻고 메이저가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한 예를 들자면 '모로사와 치아키'가 소년만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시대적, 소비자 집단의 배경 역시 일본 문화의 생산-소비에서 여성 집단이 가지는 파워를 상징한다고 봅니다(이건 매우 나쁜 쪽으로-_-). 2. 1번과는 별개로 한국의 문화 코드, 특히 서브컬쳐라고 불릴만한 것들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고 이 이유 중 하나로 '정치과잉'이라는 표현을 쓰신건 매우 재미있는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례적인 사건('모래시계'라거나 '용의 눈물'의 히트같은 것)이 벌어질때마다 뉴스나 신문에서 '왜 한국 중년 남성은 그동안 안하던 TV 시청을 하게됐는가'를 다뤘고 그때마다 나온 '이게 정치보다 재밌어서'라는 분석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러프하게 말하자면 중년 여성들이 주부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욕하는 문화가 있는 것처럼, 한국 남성은 뉴스를 보면서 욕하는 문화가 매우 널리 퍼져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춰봐도 X세대 이전 세대 남성들의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동세대 여성들의 드라마를 소비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나 싶습니다. 3. 저같은 경우 제가 비교적 하드한 소비자층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 새롭고 재미있는게 뭐가 나와줄까'에 관심을 가지고, 그러다보니 '내가 소비할만한 것이 나와줄 인프라가 어떻게 하면 구축될 것인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 지점에서 한... 10년 전까지는 꽤 고무적인 입장이었습니다. 2번에서 제가 X세대라는 표현을 썼는데, X세대들이 한국 문화 시장에 끼친 영향이 매우 특수하고 강하며,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독립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90년대에 대한 회고(응답하라 199X를 비롯한)가 문화 시장에서 떴던 이유가 X세대의 독립적인 문화 정체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X세대가 등장함으로 인해서 그 당시 중장년층에 막 진입한 7080세대가 구분이 가능했고 또 그들의 소비 코드가 많이 확립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한국 남성들의 문화 코드 소비양식은, 10대때는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파편적으로, 개인적으로만 즐기고 재생산에 기여하지 못하다가, 20대때 아마추어 생산에 살짝 발을 담그지만 기술적 수준을 올릴만한 커리큘럼을 접하지 못하고 또 현실적 보상의 문제로 인해서 쉽게 포기하다가, 30대에는 돈버느라 바빠서 소비자로의 지위를 잃고, 40대가 되면서 뉴스를 드라마처럼 소비하고 이 문화를 다른 세대(주로 아들뻘이 될 10대)에게 강요하는 소비자로 변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게 7080세대일 것입니다. 그들은 10대때 '외국음악 빽판', '무협지', '대본소 만화', '헐리웃 영화'를 한국에서 소비했고, 20대때 '대학가요제'와 '포크 붐'으로 대표되는 아마추어 생산자 풀을 만들어냈고(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가 결국 기술적 퀄리티의 문제를 넘지 못하고 사라졌고), 40대에 '모래시계' 보러 집에 귀가했었던 세대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조카뻘인 X세대는 응답하라 1994에도 나레이션으로 언급되듯 한국 역사상 문화적으로 가장 축복받은 세대였죠. 문제는 이 세대들이 전면에 등장했던, 그러니까 생산자 풀의 증가에 기여했던 20대때에 다른 사람들이 했던 기대를 많은 부분 배신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배신이라는 뉘앙스가 너무 강해서 세대 공격으로 비춰질 수도 있긴 한데, 어쨌거나 저 세대들이 문화 소비자이자 아마추어 생산자, 프로 지망 생산자로 등장했을 당시 가지고 있던 장점은 '젊은 생산자만이 가질 수 있는 패기와 에너지'뿐 아니라, 전 세대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해외의 검증된 문화상품에 대한 트렌드를 읽고, 독자적인 문화코드를 해석하고, 이걸 서로에게 퍼뜨리고, 집단 내 코드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90년대 초반을 전후로 코미디가 사실상 종결당하고 포스트 전유성 세대로 대표되는 '개그맨'과 '개그'가 희극의 지위를 얻게 되면서 그걸 보고 웃던 세대와 웃지 않았던 세대의 갈등이 꽤 있었다는 에피소드입니다. '덩달이 유머'나 '김국진'씨의 경우 대표적으로, 세대간 호응의 차이가 급격히 벌어진(=코드의 분화가 심화된) 케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국가의 문화 시장 사례를 보자면 이러한 코드의 분화가 이뤄지고 코드를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층과 아닌 소비자층의 분화가 발생하고, 그 코드 내에서의 재생산 사이클이 활발히 돌아가면 하나의 '장르'가 출현합니다. 재즈가 그랬고 로큰롤이 그랬고 하드락이 그랬고 펑크락이 그랬고 헤비메탈이 그랬습니다. 7080세대(사실 이 논점에서는 이 두 세대도 나눠야 합니다만), 그리고 X세대에게 요구된 건 '재즈, 로큰롤, 하드락, 펑크락, 헤비메탈의 탄생 방식을 계승한 새로운 한국 문화 코드를 낳아달라'였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는 이 세대들이 탄생 방식을 계승하기보다는, 소비 방식을 계승하고 물리적인 형태를 계승한 문화 코드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세대들은 전대의 '꼰대'들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그들에게 동화됐죠. 극히 최근에 와서야 이 세대들이 다시 소비자의 한 축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미진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4. 그리고 이제 X세대도 아니고 포스트 X세대들이 30대가 됐고, 소위 후기 n세대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20대가 됐습니다. X세대 이후로 코드 분화에서의 '세대적 담론'은 힘을 잃은 것 같습니다. 기대받던 세대들도 배신했는데 기대가 딱히 없던 세대는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흥미롭긴 하지만 고무적이긴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이 세대 담론은 거의 전적으로 소득 팽창(보다는 소비력 팽창)하고 맞물리는데, 한국 사회의 소비능력은 급격한 팽창 시기를 잃었고 이제 적당한 수준에서 쭉 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세대들에서는 독자적인 미학과 코드를 강하게 가지고 동시에 기술적인 매너리즘을 소화할 수 있는 '장르'를 출현시킬 가능성이 매우 적지 않나 싶습니다. 5. 결론은... 이제 혁명적으로 한국 문화 소비 시장이 여타 사람들에 의해 제시되던 청사진대로 선순환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보입니다. 그러한 시도들도 상당수가 실패로 끝났고요(장르문학, 인디 음악, 애니메이션&만화). 코드의 분화보다 통합된 작품 내에서 다양한 코드를 변주하는, 좋게 말하자면 통합적인 완성도가 높고 잘 정제된 것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고유한 미학을 가지지 못하고 이미 검증된 미학에 기대는 상업적 작품들이 세대를 막론하고 잘 팔리는 시대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문화 역사는 세대 갈등으로 대표됐는데, 이젠 평화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영화들이 그렇죠. 러프하게 보자면 이제 본인이 속한 집단이 어디가 됐건(성/연령/학력/소득 수준/지역), 적당히 필요한만큼 소비할 수 있는 다양성과 상품의 신뢰도가 올라간 시대입니다. 대신 '코어하다'라고 표현할만한 서브컬쳐는 거의 전적으로 파편화된 형태로 소비되고 생산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주 소비층, 뉴스의 주 소비층들이 생산자->소비자의 일방적인 전달과 분화에 길들여진 것처럼, 어린 세대가 더 빠르게 이 방식에 적응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6. 잠이 안와서 헛소리 좀 길게 해봤습니다.
14/04/01 02:58
와 정말... 엄청난 댓글입니다.
이 글에 제가 댓글을 달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마 그래 생각합니다. 제 착상 중 하나는 베네딕트 앤더슨이 신문을 일종의 극단적 형태의 소설로 간주하고 분석한 거였습니다. 왜 아빠들과 엄마들은 뉴스와 드라마를 두고 싸울까. 그렇다면 뉴스가 일종의 드라마거나 드라마가 일종의 뉴스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하구요. 그리고 세대 담론의 경우 저는 약간 다르게 생각합니다. 좀 더 긍정적인 포지션이라고 할까요 ㅎㅎ 레지엔님 수준의 경험적 분석은 제 능력 밖이고, 그저 러프한 감상만 늘어놓자면 제 이후세대들, 그러니 현재 20대 친구들이 저와는 좀 다른, 이질적인 문화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게 제 세대의 그것보다 좀 더 활발하지 않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 주목을 끌었던 건 게임소설인데요 일본이나 서양, 중국이 각자의 활극전통이 있어서 끝없이 재생산되는데 비해 우리는 그게 없어서 중국 무대의 무협지, 서양 무대의 판타지류가 주로 생산됐는데 여러모로 좀 어색하고 서툰 맛이 있었죠. 게임소설 같은 건 젊은 세대가 찾아낸 돌파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의 활극경험을 가장 잘 표현해줄 무대를 창조해낸거죠. 전 그래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차세대의 새로운 문화 소비는 게임을 매개로 터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치 스타리그라는 거대한 존재가 21세기 벽두에 갑툭튀 해서 제 세대의 문화를 견인했던 것처럼요. 아우 댓글이 길어지는데 아이패드라 너무 불편하네요 ㅠ.ㅠ 여튼 좋은 댓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14/04/01 02:34
(참고로 소녀시대나 카라는 해외남성의 지갑을 터는 그룹이 아닙니다. 소시는 oh! 한곡 빼고는 늘 여성팬을 타겟으로 활동했으며 10년 중반부터는 투애니원 못지않은 완전히 여성취향의 걸그룹노선을 걷고있고, 카라는 역대급으로 남성팬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한 걸그룹이지만, 이들도 역시 여성들을 바라보고 활동하는 가수이고 이건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핑클이고 스텔라고 간에 우리나라 걸그룹중 남성팬으로 먹고사는 걸그룹은 없습니다. 열성팬층에 남덕들이 우글대도 별 영향력은 없어요.)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노는거나 취미생활에 빠지는거 싫어하죠. 음주와 관련된 유흥문화에만 관대한데, 이는 남자는 무조건 열심히 일해야하고, 이로인해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것까지만 허용하기 때문이죠.
14/04/01 02:59
뭐 이거저거 말할 거리가 많기는 한데, [즐길거리와 컨텐츠는 충분히 있다. 그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경험과 노하우가 없기에 관심을 쏟지 못할 따름.]이라고 평소에 생각하는 편입니다. 세계는 넓고, 분야는 다양하고, 자의식과 패기 넘치는 창작자는 널려 있죠. 이런 환경 속에서 문화적 빈곤에 대한 아쉬움의 원천은 굳이 말하자면 신토불이 관념 - 한국 만화, 한국 영화, 한국 문학, 한국 음악, 한국 애니, 한국 축구 등과 같은 고유의 문화 창작물에 대한 희구 - 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는 두지 않는 편이라..
14/04/01 09:32
사실 제게는 신토불이 관념-한국 만화 한국 영화 등등- 보다는 한국어 콘텐츠가 급해요 ㅠ.ㅠ 한국어 만화 한국어 영화 한국어 문학 한국어 음악 등등.
자막 붙여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음성과 시각이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모국어 컨텐츠보다는 확실히 안좋으니까요.
14/04/01 03:45
정치....가 탓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흠. 그럴수도 있으려나요 ㅡoㅡa
개인적으로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문화 컨텐츠를 즐겨야할 젊은 남성층의 경제적 압박감이라고 봅니다. 책이니, 음악이니, 연극이니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즐기며 돈을 쓰는 남성층의 숫자는 동연령대의 여성층보다 압도적으로 적어요. 대신 결국 소비하는건 저렴한 게임이라거나, 혹은 이성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죠(흔히 말하는 음지산업의 경우가 여기 많이 속하구요), 영화와 연극같은걸 소비하는 남자들도 대부분 여자랑 같이 보기 위해서 보는 경우가 많구요. 젊은 남자들 대부분은 결혼자금 모으거나 미래를 준비하느라 돈에 쪼들리고 거기다 군대도 있죠 ㅠ 때문에 최근에 대두되는 초식남의 성질이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 & 자신에게 투자하는데 적극적이다. 라는건 생각해볼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컨텐츠는 돈이 되면 생깁니다. 우리 사회가 초식남과 육식녀들로 채워졌다면 남자가 즐길 컨텐츠가 훠어어얼씬 많을껄요. ps. 초성의 날을 맞아 이모티콘도 초성으로...
14/04/01 09:36
경제적 압박 역시 중요한 요소겠지요. 하지만 전 정신적 압박을 더 크게 친답니다.
정신적 압박은 보통 자기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탓"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예컨대 수험생들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시간이 있다고 딱히 더 공부하진 않죠..... 메마른 동기부여나 과목에 대한 흥미 따위가 사실 더 본질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지 않나요. 마찬가지로 경제적 압박감 역시 일종의 변호논리가 아닐까 싶어요. 후배들에게 술 값으로 10만원 쏜 건 털털하게 생각하면서 만원을 넘기기 어려운 영화 한 편은 어렵게 생각하는 건 경제논리 이외에 어떤 것이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14/04/01 06:07
한 때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때 대박을 치려면 남성층도 아울러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냥 모험 안하고 여성층만 잡는걸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막장드라마도 늘어나고...
14/04/01 10:16
소위 말하는 3S 정책의 구성 항목(Sports, Screen, Sex)이 남성이 향유하는 문화라고 보면, 문화산업중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스포츠는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남성들의 전유물이죠. 여성들이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만, 즐기는 인원의 절대치나 열성적인 구성원들을 남성들이 주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크린도 마찬가지, 요즘 헐리우드의 주류의 액션 히어로물들을 보면 여성 취향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러브스토리류의 영화들도 나오긴 합니다만, 역대 헐리우드 흥행순위 TOP10을 살펴볼 경우 액션물이 휩쓸고 있다는 걸 보면 주된 소비자는 남성들이라고 말하는 게 맞는 듯 하네요. 섹스야... 두말하면 잔소리겠습니다. 남성이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관심이 많은건 사실입니다만, 이 특징이 남성이 문화를 즐기지 않는다는 원인으로 말하기엔 무리인 듯 싶습니다. 3S에 남성들은 충분히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14/04/01 10:20
흥미로운 글이네요
일견 느끼는 바로는 글의 제목을 한국 문화의 빈곤이라고 써도 충분히 글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문화산업(특히 서브컬쳐)의 양과 질이 좋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신 남성이 즐길만한 문화의 빈곤에만 초점을 맞춰보자면, 언급하신 정치적 해석 외에도 몇가지 이유가 더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저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남성성에 영향을 받아 남성이 일반적으로 문화생활에 심취해 전통적 의미의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생길 경우 받는 사회적 시선이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남자가 즐길만한 서브컬쳐는 본인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대략적으로 정해져 있고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문화 소비자들의 공개적 활동을 어렵게 합니다. 본문에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아주 가까운, 조금의 노력만 하면 언어적 장벽에도 많이 구애받지 않을 법한 곳에 모에로 치자면 세계 제일의 생산지가 있습니다...만. 과연 나는 모에물을 매우매우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실 남자분이 얼마나 많으실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주변에 소위 '일코'하는 친구들이 수두룩빽빽하네요. 그러니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용인되는 술, 접대, 유흥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다만 현재 10~20대들의 경우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그들간에 사회적인식이 새로 정립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10년에서 15년후 구매력을 갖추기 시작할 때 공급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기대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14/04/01 11:03
글 내용에 많이 공감합니다만 저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의 부족! 사람 갈아넣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이런 사회 풍토 속에서는 남성 문화가 발달할 여지가 없습니다.
14/04/01 11:05
우리나라 문화시장 중에서 성공한 것이 영화로 대표되는 공연 외에 다른 것이 있나요?
아~ 게임이 있군요. 그 외에 모든 문화상품 중 소비자가 직접 돈을 내는 상품은 없습니다. 드라마/음악/만화/소설 모두 무료이거나 무료에 가까운 돈으로 소비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임도 거의 대부분 무료 게임에 부분유료화 모델이거나 pc방 과금이죠. 그냥 우리나라는 무형의 상품에 돈을 쓰는 것 자체가 죄악시 되는 상태였죠. 돈은 모아서 집을 사거나 교육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냥 사라지는 문화에 돈을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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