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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08 01:33
경제가 점점 안좋아져서 그런지 가면갈수록 인터넷의 댓글같은게 공격적이고 비관적인 흐름으로 가는거같습니다.
당장 저조차도 안그렇다고 할수 없겠구요. 현실세계에서 뭔가 잘 안풀리니까 그게 공격성과 비관적인 분위기로 나타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12/11/08 02:20
오히려 전 더 싸워야 된다고 봐요. 본문에서 말씀하신 그 이유때문에요.
상대와 싸워가면서, 혹은 그 상대 때문에 입은 피해와 상처로 생각이 하나로 고정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죠. 아니 그게 현실을 지배해 왔죠. 하지만 상대와 부대끼면서 발전한 경우 역시 얼마든지 있습니다. 전쟁을 실제 겪으면서 평화를 원하게 되고, 상대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싸우면 안 된다는 걸 이해하게 되는 거요. 인권이 이렇게 탄생했죠. 인터넷의 경우, 자신의 "생존"과는 현실보다는 거리가 멉니다. 덕분에 그만큼의 여유가 생기게 되죠. 말씀하신대로 자기에게 득이 되지 않을수록, 상대에게 손해가 되지 않을수록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기억 때문에 생각이 고정된 경우는 막을 수 없어요. 가령 지금까지 쓴 6.25 얘기. 북한군에 입은 상처를 중시해서 거기로 생각이 고정된 분들, 우리 쪽에 당한 상처 때문에 반대로 생각이 고정된 분들, 이런 분들을 어떻게 바꿀 수 있겠어요. 그저 불쌍할 따름이죠. 물론 그런 기억 때문에 평화를 바라는 방향으로 간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상처 역시 메꾸긴 힘들죠. 그런 상처를 마음대로, 감정대로 후벼팔 수 있는 공간도 인터넷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처 자체에는 거리를 두면서, 그나마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곳도 인터넷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그랬어요. 애초에 제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언제나 상대의 주장을 최대한 알라고 했죠. 오히려 상대보다 더 잘 알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키배를 이기기 위해서도 그랬지만, 저 자신에게도 그게 중요했죠. 현실에서 멱살 잡고 패싸움하는 것보단 인터넷에서 하는 게 더 낫기도 했구요. 물론 현실에서는 바로 그 돈벌이 내지 인맥이라는 "생존" 문제 덕분에 인터넷보다 덜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긴 합니다만. 현실에서 챙길수밖에 없는 '무리'와 관련이 더 멀어질 수 있는 곳, 상대의 생각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곳, 그게 인터넷이라고 봅니다. 그걸 위해서도 생각이 멈추면 안 된다고 봅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든 간에요. 인터넷은 생존을 위협받는 "위험"은 적고 상대방의 주장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높습니다. 말로 하는 것보단 글로 읽고 되새기는 게 더 나으니까요. 멘탈은 그런 문제라고 봅니다. 아무리 구역질나는 주장이라도 그걸 받고 되새길 수 있는 멘탈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죠. 그걸 삼켜서 더 좋은 주장을 하든, 그걸 받아들이든간에요. 자기의 진영에, 자기 편에, 자기의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을 방법은 상대와 부대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자기의 생존과 현실보다는 관련 없이 부대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12/11/08 02:32
스타일에 따라 다른 것 같네요.
저는 인터넷 자체를 사실 좀 무미 건조하게 보는 타입이라서 누가 뭐라든 그다지 신경쓰지 않거든요. 물론 인터넷의 수많은 글들 뒤에는 그걸 표출하는 누군가의 의지가 있지만, PC통신부터 글을 보고 쓰고 한지가 25년 정도? 되다보니 어느정도는 많이 무미건조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냥 웃을만한 글은 웃고 넘기고, 깔만한 글은 까고 넘기고, 쓰레기글은 쓰레기구나 넘기고 뭐 그정도? 물론 저도 아주 가끔은 키배를 합니다만, 키배를 할만한 댓글을 달다가 문득 "이게 뭔 의미가 있나" 싶어서 삭제할때가 더 많습니다. 뭐 좋게 표현하면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방향의 열정도 많지만 그래도 어쨌든 많은 글이 달리면 대체로 좋은 의견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인터넷에서 어쨌든 한가지 주제로 수없이 돌려까기를 하다보면 의외로 괜찮은 결론이 도출되는 걸 많이 봤습니다.
12/11/08 02:45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자신의 생각에 대한 부정으로 여겨지고, 곧 자신의 자아에 대한 부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죠. 간단히 말해 자신이 공격당한다고 느낀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비교적 명확해지기 전까지, 인간은 놀랄만큼 자유롭고 포용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입장이 정해진 이후부터는 그렇지 않지요.
기본적으로 이질적인 존재(외형적이든 행태적으로든)에 대한 배척은 인간 뿐이 아닌 거의 모든 동물이 지닌 특성이라, 무리생활의 관점에서 설명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집단이 이질적 존재에 대응하는 것은 개인이 이질적 존재에 대응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양태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별개의 얘기가 아닌가.. 마 그렇게 봅니다.
12/11/08 03:52
사람들은 결코 공격적이지 않은 커뮤니티를 원하는게 아니죠. 공격적이고, 자신이 그 공격하는 편에 서 있는 커뮤니티가 되기를 원합니다. 인간이 그렇고, 인터넷이라는게 그렇습니다. PGR도 마찬가지고요. 공격성을 막아보겠다고 이것저것 틀을 만들어봐야 돌아오는 것은 그 틀을 비껴나오는 비아냥과 조롱이죠.
정치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한 부분은 더합니다. 여기 게시판만 해도 관련 댓글 10여개 달리면 최소 1~2개는 사람 속 긁는 댓글이 꼭 있어요. 근데 그게 나쁘다기보다,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는 방향만 다를 뿐 어딜가나 다 그렇더군요. 여기도 결국 사람이 모인 곳이고, 사람이 모이면 꼭 누군가는 돌을 던지게 되는 법인 듯 합니다. 결국 어느쪽으로 의견이 쏠리고, 누군가 상처입고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모든게 완벽하고, 공평할 수는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다른 의견을 가진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해서 여기에 들어와보고는 하지만, 그러다 상처를 받으면 또 그 위에 굳은살이 생기듯 어느정도 멘탈강화를도 되고 그런거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래야만 한다거나, 그게 옳다거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은 시궁창이니 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차악의 방법 정도라고 할까요. 그 정도의 필요 아닐까 합니다.
12/11/08 08:30
정치 이야기가 나왔으니 댓글 하나 첨언하자면 이젠 피지알도 박근혜 옹호론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넷상 민심과 실제 민심이 틀리다는 것은 상당한 잠재적 박근혜 지지자들이 넷상으로 지지한다는 표명을 안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거든요. 어짜피 누군가가 상처를 준들 콘크리트 지지자는 변하지 않습니다. 단지 표현을 안할 뿐... 저 역시 인혁당 발언 이전까지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박근혜를 평가했었고 그 후로 지지 철회하긴 했습니다만은 사람 마음이란 어떤 계기로 또 좋아질진 모르겠습니다. 남을 인정한다는 것...특히 정치에 중립이 없다고 하신 무플방지위원회님 말씀처럼 반대로 이젠 수구꼴통 부패온상 새누리라는 딱지를 떼고 그들이 왜 제1정당인가 넷심에서 당연히 민주당연합이 이길줄 알았던 총선이 왜 새누리당으로 갔는가에 대해서 다시 고찰해보면 어느정도 그 답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남의 장점을 인정하기 싫은 것과 인정하고 대처하면 어떻게 대응할까 배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거든요.
12/11/08 09:20
새누리 지지 성향의 유저들이 인터넷에서 자기 주장 펴기가 쉽지 않죠.
pgr이 좌편향이라는 말도 그런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하는 불만의 하나일 거구요. 사실 소수의 생각은 어디에서나 꺼내기 힘듭니다. 내가 한마디 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반박은 열마디인데 이게 꼭 집단 다구리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그걸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그 사람들이 짜고서 일부러 집단적으로 공격하는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다수라 반박도 많을 수 밖에 없는거죠.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광장에 홀로 세워져서 집단으로 돌팔매를 맞는 느낌이 드는거라 웬만한 멘탈이 아니면 견디기가 쉽지 않죠. 그렇다고 발언권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발언할 수도 없고.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무 내용없는 공격성 비난이라도 줄였으면 합니다. 내용에 대한 반박이야 누구든지 자유롭게 해도 관계없지만 그저 공격성 멘트만 한두줄 남기는 건 '나는 너를 공격하고 싶어 미치겠다'는 의사표현 외엔 아무 의미도 없는 거라. 상처는 이런 데서 더 받죠. 논리정연하게 공격당하면 기분은 나빠도 어쨌든 수긍하게 되고 배울 수 있는 계기도 되는데 아무런 논리도 없이 비난만 툭 던지고 가면 뭐라고 반박하기도 뭐하고 기분은 엄청 나쁘고 결국 내가 뭐 얻어먹자고 여기서 이런 소리 듣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대화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흉이라고 봅니다.
12/11/08 10:26
http://blog.aladin.co.kr/mramor/5946382
관련이 있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글 하나 퍼옵니다. 주간경향 이번 호에 게재되는 로쟈 이현우의 글이구요. 부제가 아마도 '진보주의자가 지능이 높다'가 되는 거 같습니다. '가나자와 사토시'라는 진화심리학자의 <지능의 사생활>이란 책에 대한 리뷰네요. '지능이 높은 개인들은, 진화가 우리에게 설계해놓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선호와 가치관(진보주의적 가치관)을 가지고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를 하는 글입니다. 연관되는 부분을 조금 가져오자면, 우리의 뇌는 대의민주주의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야깁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익숙하며, 같은 의미로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양식은 강력한 지도자에게 모든 걸 양보하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처단하는 것이라는 얘기죠. 절름발이이리님과 비슷하면서도 또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아무튼 그저 '관용'으로 해결하기에는 그 뿌리가 꽤 깊다고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방위님이 정성껏 달아주시는 리플들을 보며 저렇게 차분하고 조곤조곤 잘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12/11/08 11:18
자제되었으면 하는게 한가지가 있는데..
아무 근거도 없이, 뜬금없이, 누가 봐도 비아냥적인 뉘앙스로, 한 줄 내지는 두 줄의 댓글을 남기고 피드백이 없는 행태는 정말 지양되었으면 합니다. 이것만 아니면 나머지 서로 생각이 틀리다고 투닥투닥 하는 정도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투닥거리는 것을 볼 때는 안타깝기는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데, 뜬금없는 비아냥 댓글은 기분이 더러워지거든요
12/11/08 13:56
토론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차이로 격해질 수 있지만 정말 걔중에 섞인 비아냥조의 말투들 참 거슬리지요. 저는 인터넷이니까 가볍게 여기자보다는 인터넷이니까 더더욱 조심하고 윈윈하자는 주의입니다. 말 속의 내용만큼 형식도 중요한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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