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4/25 00:33:19
Name Eva010
Subject [일반] 대마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몇 년만에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지난 일본 자전거 여행이 끝난뒤 춘천이라던가 강원도 라이딩은 틈틈이 해왔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장기간 자전거 여행은 더이상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부산에서 살게 되었고 부산에 가까운 대마도를 3박4일간 자전거로 여행을 해보자 하고 마음 먹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이번 자전거 여행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일단은 대마도 여행기보니까 전부 호텔은 예약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예약하면 가격만 비싸고 가서 그냥 예약하는게 훨씬 싸다고 해서 직접 갔더니...

히타카츠 주변엔 호텔도 별로 없고 방도 하나도 없더군요 -_-;;

별 수 없이 이번에도 저번과 같이 길거리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첫날 얼어 죽는지 알았습니다. 4월인데도 등골이 엄청나게 시렵고 바람은 정말 많이 불고 너무너무나 춥고 배고프고 힘들더군요...



그리고 진짜 웃긴일들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에도 노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캠프장을 찾아갔습니다.

캠프장에서 야영을 준비 하고 있는데 제 앞에 지프차가 한대 스더니 창문으로 저를 계속 쳐다보고 있더군요.

이 사람 뭔데 저를 계속 쳐다보나 하는 생각에 일단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계속 쳐다만 보더군요. 이 사람 혹시 나를 수상한 사람으로 의심해서 그런게 아닌가?

그래서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고 가서 이야기 해줄려고 제가 차 쪽으로 다가가니까 갑자기 시동을 걸고 도망가더군요...




그런데 저는 제가 왜 수상한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여긴 분명 캠프장이고 야영을 준비 하려고 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더 웃긴게 차가 도망갔는데 캠프장 위 언덕으로 도망가서 저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겁니다...

사람 기분나쁘게 시리 할말이 있으면 와서 말을 하던가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신경쓰여서 아무것도 못 하겠더군요...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는데 저는 의자에 앉아서 암것도 안하는데 곧 이어 경찰이 오더군요.

경찰이 와서 주민신고가 들어왔다며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신분증 보여주고 자초지정을 다 설명했습니다.

경찰도 아니 캠프장에서 야영을 하려고 하는데 뭐가 의심스러운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신고했던 사람이 경찰한테 와서 "이 녀석 조센징(조선사람)이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경계하고 뭔가 조취를 취해달라"며 경찰에게 말하더군요.




와... 뭐 이런 미친놈이 다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경찰도 어처구니 없어하고

새벽 12시까지 잠도 못 자고 일본사람이랑 말싸움했습니다.

그래도 이전 자전거 여행때는 노숙자들이랑  주먹질 싸움을 했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말 싸움이라서 그나마 다행인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집에 들어가서 밥을 먹으면서 주인장 아주머니랑 이야기 하면서 물잔에 물을 따라놓고 아주머니랑 건배를 하는데...

물잔이 너무 싸구려라 그런지 물잔이 부딛치니까 깨져버리더군요 -_-;;;

그래서 모두 변상하고 나오고 정말 웃긴일이 많았습니다.

쓸 말도 참 많지만 하나하나 다 글로 적을 수 없을 만큼 재미난 일이 참 많았습니다.



요즘은 향수병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자전거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었는데

이번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 동안은 이 욕구를 가라 앉게 해줄 것 같네요.

일본사람이랑 말싸움도 하고 노숙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여행 할 때는 조금 짜증났었지만 돌아와서 보니까 정말 너무나 재미있던 여행이었던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평생 결혼안하고 평생 혼자 살아도 정말 잘 살거 같고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방으로 내려와 살게 되니까 오히려 외로움을 느끼기보다는 혼자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잘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회사 정년퇴직을 하게 되면 꼭 한 번 세계든 국내든 다시 한번 장기간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 싶네요...

이번 대마도 여행은 정말 너무 너무나 재미있던 여행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4/25 00:48
수정 아이콘
여행을 가실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게 참 부럽네요. [m]
운치있는풍경
12/04/25 01:3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사람을 무서워하나봐요?
사진으로 보니까 Eva010님 덩치가 커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예요

그런일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너무 너무나 재미있던 여행이었습니다' 라니
너무를 2번이나 쓰시고 흐흐흐 숨겨진 에피소드 더 있었는데 안쓴거 아닌가요 흐
저글링아빠
12/04/25 02:18
수정 아이콘
혼자 사는 게 더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혼자서도 재밌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둘이서도 더 잘 지내기 쉬운 것 같더군요.

별 일 없이 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여행기 써주시나요? 기다릴께요^^
12/04/25 09:10
수정 아이콘
2부는 없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크크크.

저도 대마도 자전거 여행 한 번 계획해보고 싶네요. 혹시 나중에 쪽지로 궁금한 것들 좀 여쭤봐도 될까요 예산이라든가 경로라든가.
유리별
12/04/26 17:40
수정 아이콘
와아~ 정말 재밌으셨겠어요.. 부러워요 부러워요 맘껏 부러워해드릴게요!

그나저나 한국사람이라고 무슨일을 저지를 지 모른다고 하다니... 아마, 무슨일을 저지를 지 모른다고 흑인을 무서워하는거나
똑같은 기분이겠죠? 어처구니 없네요. 나 참. 말싸움은 이기셨나요? 나는 니가 일본인이라 무서워 거지발싸개야! 해주시지. 흥.

저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마안~ (살면서 늘 언제나 항상 어리다고 생각할겁니다.!!!!!)
아직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사는 굉장히 이상적인 꿈을 버릴 수가 없네요.
그런데, 혼자서도 재밌게 지내고 있긴 하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6929 [일반] 그리스의 금융위기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 [90] 삭제됨5807 12/04/25 5807 0
36928 [일반] [해축] EPL 11~12시즌 팀별 최고의 영입선수 (2) [19] 슬러거5511 12/04/25 5511 0
36927 [일반] [NBA]시즌이 끝나가는 와중에 수상자 예측해보죠. [14] 아우구스투스3410 12/04/25 3410 0
36926 [일반] <야구> 4월 24일 최고의 쇼크는? [36] 강한구5090 12/04/25 5090 0
36925 [일반] 대마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6] Eva0105261 12/04/25 5261 0
36924 [일반] 삼성 유산 전쟁 - 돈에는 형제자매도 없는 건가? [55] 타테시6272 12/04/24 6272 0
36923 [일반] SK와이번스, 오늘 경기 본 후기. ACE의 의미. [30] 이노리노3970 12/04/24 3970 0
36922 [일반] 전문가(해설자)들께서 우리 상대국을 분석했는데 어떤분께서 잘 분석했다고 보십니까?? [21] 잘가라장동건4356 12/04/24 4356 0
36920 [일반] 내 인생에서 후회하는 한 가지: 이상용 - 남을 돕는다는 것 [8] 풍경3536 12/04/24 3536 2
36919 [일반] [삼성]멘탈이 파괴되는군요 팀의 각성을 바랍니다. [42] 바람은미래로5312 12/04/24 5312 0
36918 [일반] [해축] EPL 11~12시즌 팀별 최고의 영입선수 (1) [23] 슬러거4638 12/04/24 4638 1
36917 [일반] 다단계(네트워크 마케팅)의 본질적인 실패원인? [31] 無의미11845 12/04/24 11845 0
36915 [일반]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 본선 조 추첨 결과 [67] 반니스텔루이5079 12/04/24 5079 0
36914 [일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우리 학교로 강연을 옵니다. [23] 홍Yellow5154 12/04/24 5154 0
36913 [일반] 페퍼톤스와 SMTown의 뮤직비디오, B.A.P의 뮤비 트레일러가 공개되었습니다. [23] 효연짱팬세우실3947 12/04/24 3947 0
36912 [일반] 스케이트 날의 전쟁 <1> 바이킹, 세상을 창조하다. [7] EndLEss_MAy7405 12/04/24 7405 2
36911 [일반] 김동완의 광복절 특집극, 절정 [12] 제이나4574 12/04/24 4574 0
36909 [일반] 2시간 3분 38초 [24] Neandertal6936 12/04/24 6936 2
36908 [일반] 사회과학 쥐뿔도 모르는 공대생의 의문. 왜 동해인가? [91] bins7073 12/04/24 7073 0
36907 [일반] 서울시, 산후조리원 이용요금 공개한다 [29] SNIPER-SOUND4762 12/04/24 4762 1
36906 [일반] 금융감독원 보안승급 요망?…“피싱사이트에 속지 마세요” [7] Cand3803 12/04/24 3803 0
36905 [일반] 식민지 근대화론 [191] 삭제됨11067 12/04/24 11067 9
36904 [일반] 판결문 내용과 재판 내용 올려봅니다. [80] 슈페리올7890 12/04/24 789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