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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06 03:05:35
Name sereno
Subject [일반] 많이 늦게 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내용 있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습니다.

평범한 소시민 외로운 아저씨인 한석규의 사랑이야기인데... 처음 장면부터 현실적이라 부담없이 봤습니다.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사진사 한석규는 불치의 병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 사랑이 찾아오네요.

누가봐도 알 수 있게 심은하는 한석규를 좋아하고 은근히 표현하구요~ 맥주도 한 잔하고^^ 놀이공원 데이트도 하구요.

하지만 한석규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네요. 친구들과 야유회를 가고 아버지를 위해 비디오 작동법을 메모하구요.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온 사랑인 심은하를 위해 편지를 쓰지만 전하지 않네요. 죽기 전 친구들과의 찍은 사진 앨범을 보며 추억하고,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채 떠나버린 한석규의 모습이 너무나 애절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심은하를 바라보면서 유리창을 만지는 그장면은 어떤 100마디의 대사보다 간절한 장면인 것 같네요.

그냥.. 뭐랄까.. 혼자 죽음을 준비하고 사랑한다 말하는 것 보다 멀리서 지켜보는 그런 모습이 마치 나인 것 같아서

더욱 더 안타까웠네요.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감정이입이 잘되는 주인공은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가슴 아픈 영화였네요.

영화의 배경자체가 일상적이고 너무나 흔한 것들이라 더욱 몰입이 잘된 것 같습니다.

요즘 나오는 세련된 대사, ost, 화려한 배우보다 일상적인 대사, 장면, 화장기 없는 심은하가 100만배 좋았습니다.

많은 나날을 배달음식으로 연명하다가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은 기분이랄까?

영화를 잘 안보지만 좋은 문학 작품을 본 것 같은 여운이 남아 있네요.

"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라는 마지막 한석규의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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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랴님
12/01/06 03:24
수정 아이콘
허진호 감독의 위엄이죠.
12/01/06 03:2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멜로들이 정말 좋은게 많아요 흐흐
허진호 감독이 그중에 큰거 4개나 하셨네요..

배우 한석규.. 검색했는데 <은행나무침대>부터 <쉬리>까지 필모그래피가 후덜덜하네요..
저두 주말에 <미술관 옆 동물원>이랑 <8월의 크리스마스> 봐야겠네요~
생각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감정이입 되는 배우는 <봄날은간다><가을로> '유지태' 네요..
Je ne sais quoi
12/01/06 03:49
수정 아이콘
비교적 최근작인 호우시절도 잔잔하니 괜찮습니다.
에너자이져
12/01/06 06:17
수정 아이콘
혹시... 최강희의 야간비행 청취하시나요?!
12/01/06 07:23
수정 아이콘
깔끔하게 잘 된 영화인데 끝부분이 조금 아쉽죠.
제목을 이해 할려면 책으로도 한번 보시면 좋습니다. 책도 겨우 중편 정도의 분량이어서 읽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12/01/06 09:00
수정 아이콘
저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중에서 최고로 치는 영화입니다.
몇번을 다시 봤는지 몰라요.
뺑덕어멈
12/01/06 09:38
수정 아이콘
어제 여자 시나리오 작가가 쓴 '연애잔혹사'라는 책을 읽어서 남녀의 인식차이가 느껴지네요.
8월의 크리스마스 한석규를 들며 표현하지 않는 남자 여자를 미치게 한다고 하네요.
남자인 허준호 감독 입장에서 한석규를 아름답게 표현했지만
여자입장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놈인데 신경쓰이고 잊지못해서 더 민폐끼치는 사람인가봐요.
12/01/06 10:20
수정 아이콘
뺑덕어멈 님// 하하하.. 당연히 그러겠지요. 남자인 저도 이영화를 보고 맘에 든 것은 사랑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한석규가 사랑을 추억으로 간직하는 모습이 너무 짠했고, 영화에서도 서정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자라고 가정하면 심은하 처럼 돌을 던졌겠지요? ^^ 일반적으로 남녀간 매너의 범주에서 생각해보면
한석규는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갔어야할테니까요.
김치찌개
12/01/06 10:55
수정 아이콘
허진호감독 좋죠!

8월의 크리스마스라..

재밌게 봤었는데 다시 함 찾아봐야겠네요^^
12/01/06 11:00
수정 아이콘
한석규씨가 부른 주제가도 참 좋죠 [m]
비내리는숲
12/01/06 11:43
수정 아이콘
한 50번쯤 본 영화네요.

흐흐 정말 50번 정도 봤습니다. 제가 영화관에서 영사원보조로 일을 했었는데 당시 제가 일하던 극장에서 동시상영으로 처음 필름 돌려본 작품이죠. 저 영화 때문에 미장센이란 말을 알았구요, 그 이후 그 기법을 쓴 영화를 찾아 다니며 본 기억도 나네요. 심은하를 다시 보게 만들어준 작품이고 지금도 가끔 추억하는 몇 안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 이전엔 영화 많이 안봤었는데 이 영화 이후로 거의 1년을 영화만 보며 살았네요. 하기사 영화관에서 일하면서 하는 이야기가 전부 영화 관련 이야기고 뒹구는 잡지가 전부 영화관련 잡지고 영사실에서 하는 짓이 벽에 걸린 스틸 사진 멍하니 보거나 필름 작업 하거나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사람들 뒤통수를 조그만 창으로 보거나 뭐 그런 거니까요. 저에겐 여러모로 기념이 되는 영화입니다.
보라빛고양이
12/01/06 11:51
수정 아이콘
제 핸드폰에 저장되있는 유일한 영화입니다. 저번달에 우연히 생각나서 저장해놓고 3번이나 봤죠.
사람들이 왜 심은하 심은하 하는지 알겠더군요. 화장실에서 우는 모습도 어찌 그리 이쁜지..
이도는 왜 나이를 거꾸로 먹나요?
12/01/06 11:56
수정 아이콘
가끔 질게에 영화의 명장면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다림이가 사진관에 돌던지는 장면을 뽑습니다.
허진호 감독의 코멘트리와 같이 보시는 것도 추천...
혹시나... 일본 리메이크 판은 절대로 보지마시길...
12/01/06 15:40
수정 아이콘
저도 두고두고 생각 날때마다 한번식 봤습니다. 일본판도 봤는데 왠걸... 스토리만 그대로 따라 했더군요.
허진호 감독 영화들은 죄다 좋아하는데 딱 하나.. 봄날은 간다는 좀 별로 였습니다. 여자 주인공 성격이 진짜..;
라니안
12/01/07 00:38
수정 아이콘
제 인생최고의 영화입니다
몹시 한국적이고 편안한 영화지요
슬프지만 슬픔을강요하지않는..
절제된 아름다움과 순수함이있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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