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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26 22:35:32
Name 매콤한맛
Subject [일반] 어제 새벽에 있었던 일입니다.
A,B 모두 50대 초중반정도로 짐작되는 아자씨들. 술에 잔뜩 쩔어서 길에 나와 귀가준비중.
두 아자씨들께서 언성을 높이면서 변기에 앉아 변비와 한시간동안 씨름하던 제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A: 행님 이제 차비 주이소
B: 차비는 와?
A: 행님이 차비 주기로 안했심니꺼?
B: 내가 술 샀는데 차비까지 달라고? 니돈내고 가라
A: 그라믄 말을 글케 하지를 말던가예
B: 내가 머라캤는데?
A: 차비준다 안했심니꺼?
B: 내가 언제?
A: 아까 전화해가지고 차비 내가 줄테니까 와서 술좀 묵으라 했다 아임니꺼?
B: 얌마! 술을 내가 샀는데 차비는 니돈내고 가야지 맞는거 아이가?
A: 그라믄 그렇게 말을 하지 말았어야지예
B: 내가 뭐라캤는데?
A: 차비 준다 안했심니꺼?
B: 마, 니도 답답하다. 술을 내가 샀다 아이가? 그라믄 차비는 니돈내고 가야지
A: 그라믄 말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지예
B: 내가 뭐라캤는데?

이렇게 20분정도 반복. 계속 똑같은 말 무한루프...
그리고 잠시후...

A: 그라믄 말을 그렇지 하지 말았어야지예. 차비준다고 했다 아입니까?
B: 니 꼴랑 돈 오천원때문에 내한테 이라는기가?
A: 그게 아니라 안캅니까!
B: 그게 아니면 뭐~언~데? (언성 더 높아짐)
A: 처음부터 차비준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지예
B: 그라니까 돈 오천원때문에 이카는거 맞다 아이가?
A: 돈때문이 아입니더 행님
B: 돈때문이 아니면 뭔데? 뭐때매 이라는데?
A: 아~ 진짜 행님이 말을 그렇게 했다 아입니까?
B: 그카이까 니 지금 돈 오천원때문에 이라는거 맞네!!
A: 돈때문이 아니라고예!! (이분도 언성 더 높임)
B: 시끄럽다. 내 다시 니하고는 상종 안한다.
A: 말은 행님이 잘못해놓고 뭘 상종을 안합니까!
B: 니 진짜 죽고싶나? 아놔 이 @!#$!%#!@$

이때 술집 아줌마가 와서 말림
아줌마 덕분에 잠시 조용해지고...

B: 아나 내 3만원 줄테이까네 고마 꺼지라
A: (잠시 머뭇거리다) 필요없심더. 내 돈때문에 이라는거 같심니꺼?
B: 그라믄 뭔데? 뭐때매 이라는데?
A: 행님이 말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지예
B: 그라니까 돈땜에 이라는거 맞다아이가!
A: 돈땜에 그라는거 아입니더!!
B: 마 됐고 3만원 줄테니까 꺼지라고


결국 3만원을 받고 A는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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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6 22:39
수정 아이콘
그리고 매콤한맛님은 치질에 걸렸습니다..
lotte_giants
11/05/26 22:39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말싸움은 무한루프 아니면 과거들추기로 흘러가죠.
김롯데
11/05/26 22:39
수정 아이콘
돈 때문이면서 아닌 척 하네요 흐
라이크
11/05/26 22:39
수정 아이콘
그놈의 술 ㅡ.ㅡ
알카즈네
11/05/26 22:42
수정 아이콘
그 동생분 왠지 때려주고 싶네요..;;
크흠..
11/05/26 22:43
수정 아이콘
아..아부지?
크크크크 아부지란 말은 농담이구요 저도 경상도 살아서 그런지 귀에 착착 감기네요..응!?

연세 지긋한 술 한잔 하신 어르신들이 저런 모습 간혹 보이시더라구요.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동네 시끄럽게 하지말고 빨리 집에가시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크크크크
11/05/26 22:46
수정 아이콘
5천원이 3만원 됐으니 말싸움할 만 하네요
크크
11/05/26 22:53
수정 아이콘
비록 돈 때문이더라도 돈 때문이라는 걸 인정하는 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 A분 입장도 이해합니다.
물론 저라면 술까지 얻어먹은 마당에 수중에 돈이 없으면 달라고 하기보단 그냥 걸어서라도 갔겠지만요. [m]
마이너리티
11/05/26 22:54
수정 아이콘
둘다 술마셔서 무한루프지만...
제 생각으론 A라는 분이 좀 이상한듯요..

이렇게 술 마시고 융통성 없는 분의 이야길 들으니,
예전에 피지알에 올라왔던 글 중에 직장상사?가 음주운전하려고 하길래 말리려다 안되서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놓치니까 그분 집주소까지 알려줬다던 분이 떠오르네요.
11/05/26 23:00
수정 아이콘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B,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걸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는 B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 걸 사과하지 않는 B

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저뿐인가요...

A가 돈이 있건 없건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은데 말이죠...

아 물론 제가 A면...저렇게 무한 루프를 돌지 않고 쿨하게 집으로 돌아갔을 겁니다만...
Dew Rain
11/05/26 23:02
수정 아이콘
유게로!!
마산갈매기
11/05/26 23:08
수정 아이콘
그들은 좋은 형,동생 사이였습니다.
11/05/26 23:10
수정 아이콘
20분동안 화장실에..??
11/05/26 23:20
수정 아이콘
음; 기본적으로는 차비주겠다고 한 형님이 잘못한 것 아닐까요. 동생도 솔직하게 돈이 없는데 빌려달라고 하셨으면 모양이 좋았을텐데요 흐 [m]
_ωφη_
11/05/26 23:33
수정 아이콘
이거 완전 웃긴데요..
저는 B가 짜증나네요
다행히 제 주변에는 저런친구들은 없어서
그냥 우리는 애들모이면 그냥 돈있는애가 내고
없는애는 다음에 만나서 걔가 내고
그냥 한명이 1차내면 한명이 2차내고 머 그냥그런식인데
술 얻어먹으면 차비달라는 소리는 절대 못할거같은데.
굽네시대
11/05/26 23:39
수정 아이콘
B는 차비주겠다고 했는데 안 준 잘못(결국 줬지만)
A는 술까지 얻어먹고 차비 기어코 받아야겠다고 우기는 거지근성이 문제
둘 다 잘못이지만 A같은 친구는 별로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죠.
사악군
11/05/26 23:48
수정 아이콘
사실은 B가 차비를 준다고 했다는 것도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죠..-_-; 다들 돈 때문에 그러는 거 맞는데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 많아서 답답하게 하죠. 돈 때문에 그러는 게 뭐 잘못이라고 자꾸 돈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11/05/27 00:15
수정 아이콘
최대한 열린 자세로 상대의 뜻을 악하게 만들지 않고 냉정하고 균형있게 늙어야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술 마시면 진짜 별거 아닌걸로 서로 말 꼬투리 물고 늘어지는 친한 친구 하나 있는데

저 스스로 노력해서 그런 상황이 되지 않게 해야 하겠고 만약 그 상황이 오더라도

만취 중 자존심 대결만큼 허무한 게 없는 만큼 별 탈 없이 지거나 비기는 쪽으로

상황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 하네요. 정말 곱게 나이 먹고 싶네요.
Nowitzki
11/05/27 00:19
수정 아이콘
근데 만약에 A가 진짜 돈이 없었다면.. 전 그게 더 짜증날것 같습니다
아무리 형되는 사람이 차비준다고 했더라도 술얻어 먹었으면 양심상 집에는 알아서 가던가.. 혹은
차비준다고 해서 차비얻어갈 생각이었다면 술값이라도 좀 보탤 생각을 하던가..

솔직히 같이 술자리하고 형님들이 알아서 택시태워 주는거면 몰라도..
가끔가다 보면 형들이랑 마시면 당연히 형들이 다 챙겨주는 줄 아는 동생들이 있어서 좀 그렇더군요..
11/05/27 00:32
수정 아이콘
B분이 돈이없다면 사실대로 말하면될꺼가지고 괜한 자존심 때문에 언쟁만 붉어졌네요 저같아도 그런동생있으면 등짝 후려갈기고 돈주고 보낼꺼같습니다. [m]
다리기
11/05/27 00:34
수정 아이콘
댓글 첫 부분이 A 쪽이 정말 돈 때문에 찌질하게 구는 것 같은 분위기로 흘러가길래 당황했네요.
전 B도 이상한데-_-; 뭐.. 따지고 보면 둘 다 잘한거 없긴 하지만요..
11/05/27 00:43
수정 아이콘
반전은 글쓴이는 변비를 앓고있다는 사실~!! (농담)
11/05/27 00:46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이 돈때문에 찌질하게군 A가 나쁜다고 하시니까 조금 당황스럽네요.
물론 위 내용만으론 차비를 준다는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B가 먼저 말한 이상 그걸 지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든요.
11/05/27 00:56
수정 아이콘
많은 회원들께서 진지하게 상식적인 토론을 하고 계시지만, 현실이 A,B 둘 다 술깨면 다시 친하게 지낼 확률이 높다는 것;;(술 마시고 다투어서 상종 안한겠다 선언하는 사람치고 정말 상종 안하는 사람 거의 못봤습니다;;) 그 다음 그들은 또 술자리를 가지고 다시 술주정으로 다투고... 무한루프에 빠지겠죠.
화이트푸
11/05/27 02:26
수정 아이콘
술 사주고 차비 준다고 말해놓고(부탁해서 와줬더니)
술 마셨다고 "양심적으로 차비는 너 돈으로 가야지"라고 말하는군요.
"뒷간 에 갈 적 마음 다르고 나올 적 마음 다르다"는 속담에 이럴 때 쓰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로 돈이 없었다면 A분 정말 속상할 것 같습니다. 돈때문에 자존심 아닌 자존심 내세웠다가 결국은 자존심을 굽혔잖아요.
집에돌아가면 비참함을 느끼진 않았을까 하는 기우도 듭니다.

끝으로 약속 지키지 못할 빠엔 말하지 말았으면 하네요. 양심이라뇨;;;;;
클레멘타인
11/05/27 04:36
수정 아이콘
크하하하하 진짜 웃깁니다. 크크크 돈 때문에 그라는 거 아입니더~
11/05/27 08:25
수정 아이콘
형님이라는 분 입장에서는, 차비는 내주지만 술값은 조금은 보탤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술값 계산할 때 지켜만 보고 있으니 혼자 계산하고...

차비는 주기 싫은 그런 거였을지도...
켈로그김
11/05/27 09:23
수정 아이콘
A를 이상하게 보자면, 그래도 술자리에 나오면서 기본적으로 챙기지 않고 [정말 얻어먹으려고 했다는] 점을 꼬집을 수 있겠고..
B를 이상하게 보자면, 아무리 동생이고 자기가 술값을 냈다고 해도 신의없이 사람을 대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고..

여튼.. 둘 모두 서로에게 무지 섭섭했겠습니다.

오늘의 교훈 : 원정갈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차비는 잘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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