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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26 12:05:51
Name 김연아이유
Subject [일반] 늦은나이에 연애를 해서 결혼한 이야기
그냥 저의 이야기입니다.
덧글달기에는 너무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저의 경우는..

나이 서른까지 무던히도 소개팅도 하고, 지근거리 처자들에게 작업도 하고 해봤지만 평생 연애한번 못해봤습니다.
아마 친가,외가 친척까지 합쳐도 또래의 여자친척이 없고,
남중,남고에 학원도 안다녀, 교회도 안가니.. 대학갈때까지 여자경험 전무
여성의 심리를 모르기 때문에, 아니 책이나 대화등의 간접경험을 통해 배워, 머리로는 알아도 실제로 경험하진 않았기때문에
여자사람과 잘 지내는 법을 몸으로 체득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그당시
서른살이 가기 전에 연애 못하면, 그냥 포기하고, 부모님이 찍어준 사람이든 혹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하든, 소위 말해 선 봐서 걍 결혼할거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서른살 거진 다 지나가던 10월말에.. 이젠 거의 포기하고 연말까지 잡혀 있는 기회도 몇개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중  소개팅을 통해 그녀를 만났습니다.

~~팅 경험이 두자리수 이상 쌓여나가면, 소개팅 시장에서 진지한 마음으로 나오는 여성분의 대체적인 수준에 대한 감이 생깁니다.
내가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대체로 그 수준을 넘어가는 처자분은 금방 소개팅시장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몇달후에 소식을 들어보면 거의 다 짝이 생깁니다.

그녀를 보고 느낀것은 외모를 떠나서, 일단 이정도면 소개팅시장에서 흔히 볼수있는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정도면  외모와 인상이 마음에 들고 대체로 이런 대화가 통하면 가치관트러블도 크지 않을것이란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언제나처럼 문제는 내가 마음에 든다 해도 그녀가 마음에 들란법 없다는 점이죠.

그런데 그당시 저는 이제 한달남짓만 지나면 서른은 바이바이..
이제는 맞선시장으로 나가야할처지입니다.  등떠밀렸지만 미뤄놓은 선자리도 몇개 있었구요..

이번에 못사귀면..  
그냥 이제 내인생에 연애란 없는거다. 이후론 오로지 결혼상대자만 있을뿐.

그런 생각으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자존심 다 버리고 올인했습니다.

남녀사이에는 밀고당기기가 중요하다??
그런거 없습니다.

연애의 기술?? 상대의 심리를 읽는 테크닉??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무조건 처음만나서 마음에 들고
두번째만나서 마음굳히고,
세번째 만났을때 이벤트와 함께 고백
지금껏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본 사람중에서 너가 제일 예쁘다
착하고 똑똑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라는 말도안되는 말

제 성격이 소심하고 따지기를 좋아하는편이고,, 또 상처받기 싫은 심리도 있기때문에,
예전에는 소개팅 처자가 상당히 맘에들어도.. 떠보기도하고, 무슨 전화하는 타이밍도 생각하는등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당시는 정말 암생각도 안했습니다.

그래 실패하더라도 후회는 말자.
남자평생에 연애는 못해도, 제대로 "대쉬"한번는 해봐야 할것 아닌가?
그러고 실패하면.. 연애없는 인생이 되도 좀 덜후회할것 같다.. 이런 생각에

그냥.. 무작정 니가 최고로 이쁘고, 난 너 진짜 좋아하고, 이런맘 처음이고.. 등등등..

제가 사실 연애경험이 없다보니, 여자심리를 몰라서 생긴 어려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자존심 버린 진정성으로 모든걸 다 카바한 것 같습니다.

그후..

정신을 차려보니 ,연애를 하고 있고,

또  정신을 차려보니 나보다 더 날 사랑하는 여친이 생겨버렸고, ( 그냥 언제부턴가 그런 느낌을 받더군요. 하지만 지금도 공식적으론 아닙니다.  그녀는 내가 자길 훨씬 더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또 한참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있고

이제는 집에가면
세상에 이럴수가 싶은...
마누라 보다 이쁜 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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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切唯心造
11/05/26 12:10
수정 아이콘
진심은 통해요 ^^ [m]
바카스
11/05/26 12:14
수정 아이콘
그렇죠. 세상에 태어났으면 분명 신이 정해주신 짝은 어딘가 있기 마련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하고 좋아하고 사랑해야겠죠.


글에서 행복감이 무럭무럭 넘치네요. 행복한 결혼생활 하세요^^
11/05/26 12:15
수정 아이콘
지금 나이 서른이 많다고 하는건가요? ㅠ.ㅠ
으랏차차
11/05/26 12:16
수정 아이콘
Hoov 님// 연애 하기에는 조금 많은거죠.
카싱가지
11/05/26 12:36
수정 아이콘
저랑 웬지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저도 30살을 앞둔 29살 11월에 첫 여자친구를 얻었는데.
저도 '이제는 선봐서 결혼해야 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에 짝사랑 했던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서 한 4번쯤 보다가 '진짜 태어나서 한번은 고백이라도 해봐야 할것 아니냐!' 하는
생각에 고백하고 생애 첫 연애 시작했네요. 연애 기술이고 뭐고 하나도 없고 말재주도 없었는데
정신없이 빠져들다보니 지금은 온갖 느끼한 말을 술술 쏟아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김연아이유님의 마지막 문단의 과정이 저에게도 빨리 오면 좋겠네요.^^
닉넴을뭘로하지
11/05/26 12:42
수정 아이콘
마누라보다 이쁜 딸.. 진심으로 동감하고 싶지만... 저는 아들만 둘이죠...

남편보다 멋진 아들이랍니다...ㅠㅠ
목캔디
11/05/26 12:57
수정 아이콘
하핫. 부럽습니다. 연애는 얼마나 하신건가요?
저도 스물 아홉 9월에 생애 첫 여자친구를 만나 600일가량 만나고 있네요 ..
저도 김연아이유님처럼 후딱 결혼에 골인하면 좋겠네요 ^^
11/05/26 12:58
수정 아이콘
역시 중요한건 밀당이니 테크닉이니 그런게 아니라 상대를 향한 진심이겠죠.

근데 왜 전 아직...
맥주귀신
11/05/26 13:07
수정 아이콘
나이 서른하나
연애는 곧잘하는거같긴한데 전 왠지 결혼은 못할것같아요
외적인 부분이나 내적인 부분이나
11/05/26 13:12
수정 아이콘
와 진짜 부럽네요ㅠ
올해 22살인 제가 아직 30살 되기까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막장인가요??ㅠ 이런 식으로 안도하고 있으면 안되는데 휴
뺑덕어멈
11/05/26 13:27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저는 27인데 모태솔로입니다.
요번 일요일에 생애 첫 소개팅 나갑니다.
제가 진심을 가질 수 있는 여자분이 나오셨으면 좋겠네요.
버디홀리
11/05/26 14:52
수정 아이콘
한 남자의 결혼 성공담이로군요. ^^
노력하면 되는 거였군요.

하지만, 난 안될거야. 아마....
김연아이유
11/05/26 15:23
수정 아이콘
결혼하고 나서 집사람이,
" 이사람이 날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언제 들었는지 이야기해준적이 있습니다.

내가 여친을 위해서 아주 작은 이벤트 같은걸 준비했었는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되서 망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연애 초기라 서로 하하웃으며 즐겁게 지나간거라 지금은 전 기억도 잘 안나는데..
와이프말로는 그때 내 눈빛에서 준비한대로 안되서 정말 엄청나게 상심한 표정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갔답니다.
그걸보고 내가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구나 라는걸 느꼈답니다..

연애생활을 지나면서 느낀건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사람의 감정,감수성을 캐치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서
남자들이 생각치도 않는 아주 작은 단서에서도 사람의 본심을 포착해내는것 같습니다.

그런걸 역이용해서 의도적으로 여자들의 착각을 만들어낼수있으면 수많은 여자들을 울리는 카사노바가 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남성들은 여성과 종특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여자의 마음을 열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우리같은 보통사람은 그냥 진심을 담는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시조131267M
11/05/26 15:53
수정 아이콘
지금껏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본 사람중에서 너가 제일 예쁘다
착하고 똑똑한데 예쁘기까지 하다..
라는 말도안되는 말

마눌님께서 닉네임과 위의 글을 보셔야 할텐데...

자게에서 떠내려가기 전에 에게로 보냅시다. 언젠간 마눌님께서 보시겠죠. 추천!!!
선봉엠피
11/05/26 16:49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시네요...
2008년 33세까지 모태솔로였다가.....만난 지금의 와이프와 34세에 결혼했습니다...^^

7살 차이인데....나이차이가 조금 나니까....
오히려 득이 되는 케이스였습니다...
11/05/26 18:58
수정 아이콘
근 30까지 연애와 인연이 없으셨다니 참 안됐었다고 생각이 드는 한편, 그 시간 동안 좌절하거나 비뚤어지지(?) 않으셨다는 점에 참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역시 될 사람은 언제고 된다니까. 글쓴분은 그저 때를 기다려 왔던 것 뿐이죠. 정말로 잘 이겨내셨습니다... 글쓴님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최고의 해피엔딩을 맞으신 걸 보니 저까지 진심 흐뭇해집니다.
Minkypapa
11/05/27 01:55
수정 아이콘
나이가 찬 남자는 좋아할수 있는 여자를 만났을때 꼭 대쉬해야죠.
기다리고 지켜보다가 나를 좋아하는것 같으면 바로 고백할텐데... 하는건 시간 많은 분들이나 하는 기술입니다.
축하드리고, 행복하세요.

어제 집에갔떠니 딸아이가 저에게 밀당 스킬을 시전하고 있습니다. 후훗...
"아빠, 나하고 안놀아주면 이제부터 엄마랑만 논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죠. 밍키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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