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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7 00:20:34
Name LowTemplar
Subject [일반]  [K리그] 10R. 포항 3-2 전북. 클래식 매치의 탄생. (하이라이트)


9라운드까지 리그 1위이던 전북(승점19)과 2위 포항(승점18)이 10라운드에서 마주쳤습니다.
10라운드에서는 성남과 수원의 마계대전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선 저 두 팀의 포스가 무시무시하죠.
당연히 경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는 매치업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북은 약간 불안정한 수비를 미드필드와 무시무시한 공격력으로 메우는 색깔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이를 두고 올해는 닥치고 공격하니까 '닥공축구'라고 명명했지요.

부산에서 친정으로 돌아와 감독직을 시작한 황선홍 감독은 파리아스 축구의 색깔을 유지하는 대신
공수밸런스를 중시하여 횡패스를 더하는 균형축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 경기 시작 전.

양 감독은 이미 경기전 인터뷰에서 닥치고 공격! 무승부는 없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포항을 만들고 스틸야드를 만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떴다는 것.
그가 뜨자 포항, 축협 관계자들 총출동하여 의전하느라 쩔쩔맸고, 팀은 필승의 의지(ㅠㅠ)를 다졌지요.
최강희 감독은 "이건 반칙이다. 상무팀 경기에 장군 100명이 뜬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다" 하며 툴툴댔지요.


2. 전반. 포항의 아이들이 스틸야드 심장에 비수

양팀 다 공격적 포백 형태로 시작, 일진일퇴의 경기를 보이다 전북이 우세를 잡았습니다.
이런 팽팽한 경기일수록 생각지 못한 일로 균형이 깨지기 마련인데요.

전반 37분, 스틸야드의 아이돌 이동국이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
그게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첫 골이 터집니다.
포항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스틸러스에 입단한 이동국은 팀의 전설 황선홍 감독을 만나 인상적인 인사를 했네요.
대신 화려한 세리머니는 하지 않고 홈팬에게 예의를 갖춥니다.

전반 42분, 역시 포항 유스인 짭지성.. 박원재가 멋진 두 번째 골을 터뜨립니다.
포항에서 태어난 그 역시 담담한 세리머니로 마무리했지만, 경기장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집니다.
이렇게 전반은 포항 0-2 전북으로 마무리. 올시즌 포항의 홈 무패가 이대로 깨지는 걸까요?


3. 후반. 노병준, 슈바의 투입이 경기를 바꾸다.

후반이 시작되자 전반을 지배한 이동국이 정성훈과 교체되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강희 감독은 가벼운 허벅지 통증 때문에 선수보호를 위해 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코뼈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온 신형민이 투혼을 보입니다.
후반 11분, 신형민이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 추격골을 쏩니다. (아프겠다 ㅠㅠ)

이에 황선홍 감독은 승부수로 노병준과 슈바를 투입했고, 이는 곧 효과를 봅니다.
미들을 휘젓는 노병준을 막기 위해 전북 수비형 미들의 핵심인 정훈이 무리한 파울을 했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
경기의 흐름은 순식간에 알 수 없는 곳으로 흐릅니다.

바로 후반 27분, 전남에서 이적 후 잉여잉여 취급을 받던 슈바가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 추격골과 흡사하게 동점골을 성공시킵니다.
슈바는 전날 전북의 에닝요에게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해 흰 장갑을 끼고 마이클 잭슨 세리머니..를 하는데 좀 어설퍼졌지만 ㅡ.ㅜ
여튼 드디어 잉여잉여 열매를 벗고 이 경기의 영웅이 됩니다.


4. 운명의 여신은 이렇게 장난을. 식사마의 뼈아픈 실책.

왜 명승부는 이렇게 작은 데서 갈리는 걸까요?
후반 33분, 포항의 크로스가 높이 떠서 그것을 걷어내려던 전북의 김상식은 공을 놓쳤는지
그 공이 팔에 맞고 맙니다. (아아 김선빈급 플라이 처리인가..). 곧바로 페널티킥.
화룡점정을 하듯 슈바는 이 PK를 성공시키고, 3-2 역전에 성공합니다.

추가시간이 되고, 전북은 전면 공격 벽치기에 나섭니다. 어어 에닝요의 프리킥을 정성훈이 헤딩골로 성공시킵니다.
아, 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합니다.

경기 종료.

2011 K리그 10라운드
포항 3-2 전북



포항이 승점 21점으로 다시 리그 1위 자리를 탈환합니다.


축구가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보여준, 내용과 결과, 경기 내적/외적으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리그의 클래식이라 할 만한 매치가 탄생하였습니다.

이 경기를 직관은 못하였지만 생방으로 볼 수 있었다는 걸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흑 가서 보신 분들이 부러워요 ㅠㅠ


읽을 만한 기사들 첨부합니다.

경기전 인터뷰- 서호정 [두서있는 인터뷰] 황선홍vs최강희, “무승부는 절대 안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260&aid=0000000358

리뷰: 서호정 - [풋볼리스트] 포항과 전북이 만든 또 하나의 K리그 클래식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260&article_id=0000000359

리뷰: 김현회 - 있어야 할 건 다 있던 명승부, 포항-전북전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516n03867?mid=s1000

뒷이야기: 서호정 - [풋볼리스트] ‘명품 매치, 명품 에피소드’ 포항-전북 뒷이야기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260&article_id=0000000360



ps1.
성남-수원의 마계대전, 하강진과 정성룡이 서로 골키퍼 자리를 바꾼 매치로도 흥미를 주었는데,
성남 샤샤의 PK골로 끝나는 줄 알았던 경기였으나, 후반 막판에 우즈베키스탄의 게인리히의 멋진 논스톱 발리로 동점
경기 내용은 조금 아쉬웠으나 그 치열함은 역시 명불허전 마계대전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ps2.
이 경기 끝나고 기아-롯데 경기를 보는데 미칠듯한 명승부의 끝은 김선빈의 실책..
식사마의 핸드볼이 순간 딱! 겹치더군요.

ps3.
인천 골키퍼였던 고 윤기원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신영록 선수는 어서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축구해야죠 영록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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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_MAy
11/05/17 00:26
수정 아이콘
마계대전 경기내용 많이 아쉬웠습니다 크크..
전북팬인데 포항 원정 못가서 집에서 다음팟으로 우리 경기 보고 핸드폰 디엠비로 마계대전 보는데 수원은 정말 답이 없더군요.
저번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공격은 좀 아니어도 수비에서는 공수간격 엄청나게 좁히면서 제대로 된 압박축구(그러나 공격은 안되는 압박...)
를 보여주었는데
어제 경기 정말 공수간격 안드로메다로 가고 선수들 포지셔닝이 안되어서 패스미스 계속 나오고...
바르셀로나 축구한다면서요 윤성효 감독님...크크크
11/05/17 00:27
수정 아이콘
포항팬 입장에서 정말 신나는 경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세 골을 만들어낸(PK상황도 코너킥 이후)게 대단한 것 같네요.
전반전을 보며 포항에 니들에게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비수를 꽂나- 이동국, 박원재의 골과 조성환의 밀착마크- 했는데 후반전에만 세 골을 몰아치다니!!!!
실버벨
11/05/17 00:42
수정 아이콘
해병대의 응원 버프 또한 장난 아니죠.. 크크.
라울리스타
11/05/17 00:54
수정 아이콘
올 시즌 두 팀은 공격적인 운영을 하면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박수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AFC 챔스를 병행하면서 나름 두마리 토끼를 잘 잡고 계시는 최강희 감독의 스쿼드 운용은....역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했던가요?

황 감독도 포항가서 부산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만의 지도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시는 모습!
11/05/17 00:56
수정 아이콘
포항팬으로서 정말 즐거운 경기였습니다. 스틸야드와 던전드래곤을 지은 박전회장님의 등장에 오늘 포항은 절대 패배하면 안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나저나 전북에서의 이동국 선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슈팅도 슈팅이지만 수비가 모일 때 주변으로 펼쳐주는 플레이는 정말 일품이더군요. 사실 정훈 선수의 퇴장보다 이동국 선수의 부상이 경기에 훨씬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2주짜리 부상이라는데 전북 팬들은 근심이 크겠습니다. [m]
지옥천사
11/05/17 01:17
수정 아이콘
포항에서 자란 포항팬이자 박원재 선수 친구인데, 어제 경기는 여러모로 참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크크..
하늘보리차
11/05/17 03:21
수정 아이콘
김상식 선수는 왜.........
handrake
11/05/17 09:16
수정 아이콘
에구 전반전 끝날때까지만 하더라도 오늘도 5:0이 나오나 했는데 역전을 당하다니 많이 아쉽더군요.
전북이 정상급 팀치고는 수비가 너무 약해서 문제인데 리그야 한두경기 져도 나머지 이기면 되지만 아챔은 토너먼트인데 걱정이 됩니다.
Sesta-MIBI
11/05/17 09:43
수정 아이콘
텐진전대비해서 동국선수 뺀줄 알았더니
부상 ㅠㅠ
그리고 정훈선수 퇴장후 폭풍 동점후
식사마의 몸개그 ㅠㅠ
리모컨 부셔질뻔했어요..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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