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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30 23:06:52
Name ㅇㅇ/
Subject [일반] 과외 짤리는 것에 관하여
1. 오늘 하던 중3 수학과외를 소위 짤렸습니다 3달동안 무난히 가르치고 있었는데
어머님께서 전화하시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내심 불만이 많으시더라구요.
학원에서 하던것에 비하면 너무 공부를 안하는것 같다. 선생님이 많이 챙겨주실줄 알았는데 무성의한거 같았다.
그래서 잠시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것 같다고 하십니다. 전화로 이야기하는게 죄송하다고 하시네요.
사실 과외 짤리는건 전화가 속편합니다. 얼굴맞대고 안좋은이야기 하는거보단 낫죠.

사실 제 잘못도 분명히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은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셨는데
저는 제 교육방침을 학부모님들이 잘 이해하고 계시니 믿고 맞겨주신거라 생각해서
이래저래 눈치를 주시는데 (마치 남녀가 밀땅하듯) 저는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었더군요.
(참... 연애나 과외나 밀땅은 참 중요한가 봅니다. 이래서 여태 여친이 없지;;;)
그점에 대해선 몇번이고 죄송하게 생각이 듭니다. 참 무심한 남자네요 하핫

과외를 처음 시작한게 2003년 여름이니 벌써 8년째입니다. 그동안 교과과정은 수시로 바껴서
내용을 달달 외우는 쪽집개 강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철학이 있게 가르치고 있죠.
과외는 짤릴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처음 고3을 맡았을때는 그냥 옆에 앉아있는 선생님 역할만 하다 짤리고,
여고생 과외는 길게하기 어렵더라구요. 한 학생은 반에서 꼴등하던걸 한달만에 20등으로 올려놓으니 바로 짤렸습니다.
고3되고 짤리는건 뭐 그러려니합니다. 개인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좀 당황스럽네요.
어머님께서 충분히 제 방식을 이해하고 계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학원과는 너무 다른 모습은 익숙치 않으셨나 봅니다.



2. 주로 수학과 과학과외를 전문으로 했습니다.
사실 제 학력 커리어는 자랑할만 하지만, 막상 제가 공부했던 과거를 훑어 보면 과외하면 안되는 성적이지요.
중학교때 까지는 머리빨로 문제를 달달 외워가며 기계적으로 풀다가 고등학교가서는 공부에 완전 흥미를 잃었습니다.
나는 한다고 하는데 성적은 죽어라 오르지 않더군요. 대학에 어떻게 갔는지 신기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나이를 들고 내 배운걸 남에게 가르치다 보니 내가 왜 그런 실패를 겪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가더군요.
만약 학창시절에 그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의 제 교육방침이 없었을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맡은 학생들이 저의 중학교때와 비슷하더라구요. 게다가 저보다 더 덜렁대기까지 합니다.
제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 싫더라구요. 학원에서 겪었던 무수한 체벌과 압박들도 다시 겪게 하기 싫었구요.
그래서 제가 겪었던 경험들과는 다르게 저만의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도해봤습니다.
하지만 뭐.... 사교육 시장에서 공부의 본질이 중요한건 아닌거 같습니다. 그냥 성실한 선생님이 필요했었나봐요.



3. 수학과외의 방침은 철저하게 '문제의 분석'에 기초에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수학까지는 문제의 조건이 복합적이지 않기 때문에 읽으면 그냥 풀리지만
고등학교 수학부터는 문제의 조건들이 담고있는 의미가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그 수학적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면
문제의 풀이에 접근을 못하기 때문에, 그 풀이 접근을 위해 수학적 용어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그 속에서 풀이법을 찾자는 거였죠.
그래서 문제풀이는 일단 뒤로 밀어두고 수학적 개념들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정의해 나가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집합'과 '명제'부터 매 과목별 기초 개념들의 정리, 그 개념들이 문제속에서 어떻게 발현이 되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문제를 읽을때도 그 개념을 찾아가면서 문제를 읽으라는 교육을 펼쳤죠

그리고 중등교육 교과과정의 범위는 이미 교육부에서 다 정해준거 쪽집개니 유형이니 이런거 전혀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정리도 왠만한 시중 문제집들이 다 유사하니 학생들이 직접 선택하게 하고, 문제집도 마찬가지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이 뒤에부분을 선행한다고 앞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는 구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행도 너무 앞서가지 않고, 중3이었기 때문에 수학10정도만 1년 앞서서 배우는 진도를 나갔습니다.
대신에 학생들이 문제를 풀때 쓰는 안좋은 습관(문제를 외워서 풀기, 문제 안읽고 펜부터 들기, 복잡한 계산 정리하지 않고 풀기 등)
등을 고치는데 중점을 두고 교육을 했습니다. 숙제도 적당히 내주고(공부로 스트레스 받으면 질려버릴까봐) 밀려도 혼내지 않았죠.

그런데 이게 학부모님들은 불만이셨던겁니다.
학원가면 다 쪽집개로 파일 정리해서 문제집 주고 내용정리집 주고
숙제 안해오면 혼내가면서 애들 공부시키고, 그러니 집에와서는 방에서 숙제만 하겠죠.
그런모습만 보아오시다가 저의 공부방침을 보니, 문제집도 안정해주고, 자료도 따로 안뽑아주고, 숙제도 조금내주고, 혼내지도 않고
아이들을 너무 풀어주는거 아닌가 하는 불만이 있으시더라구요.
차분히 설명을 드렸고 학부모님들도 다 이해하신다고 말하셨지만, 그래도 내심 아쉬우신거 같더라구요.
저도 뭐 취업준비도 하는 관계로 조금 생각 후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보는게 어떻겠냐고 하며 그만 하기로 하였습니다.




4. 저는 소위 영재코스를 밟아오며 20년동안 공부말고는 다른것은 손도 못대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학 졸업을 목전에 앞두고 이제와서 인생을 둘러보니 공부가 단 한순간도 재미있었던 적이 없더군요.
열심히 한적도 있고 신나서 한적도 있었지만, 학교 교과서를 즐겁게 보던 시절은 언제였나 기억이 까마득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일반 취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원도 많이다니고 과외도 많이 받았지만 그런 일반적인 사교육의 공부방식이
정말로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을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삼각함수를 가르치는데 정작 중요한 sin cos tan의 개념은 물으면 답은 못하면서
문제는 척척 풀어내는 애들을 보고 한숨만 푹푹 나오더라구요.
유형이라는 굴레안에 수능을 옭아 매어놓고 학부모들에게 선전을 하는 수많은 수학교육 방식들
그 와중에 신유형이라고 나오는 새로운 유형들을 이야기 하는 또다른 사람들
정작 대학교에서 수학을 배울때는 그 수많은 유형을 단 한곳에서도 발견되지 않더군요.
수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언어, 외국어, 과탐, 사탐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수능에 나오지 않는 그 수많은 과목들은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하지만 이런 고민들이 정작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얼마나 투영되고 있는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그려지더군요.

학부모들도 단지 그런 현실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5. 종종 과외는 하지 않더라도 물어물어 저를 알게되신 가정에 방문하여
무료교육상담도 종종 하곤 합니다.
오늘도 한 집에 연락을 받아 학생과 한시간정도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들에 대해 조언을 조금 해주었습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는 뭐 언제나 비슷합니다만,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학생들의 눈빛은 신기해 합니다.
학교에서 내신문제를 신유형으로 많이 내서 고득점이 힘들다는 학생에게
신유형이라 불리는 문제 하나를 아무거나 찝어서 즉석에서 문제 분석만으로 풀이법을 제시했더니
자기가 부족했던 부분이 이거였구나 하며 좋아하더군요. 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과학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공부방식이 각자 다른데 그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친구들이 거의 없더군요.
상동염색체를 가르치는데 2n=5가 되면 어떡하냐고 묻는 학생에게 해줄말이 없었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생식세포를 그려놓고 2n=8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 선생님들은 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현실이 척박하니까요.
콩나물 학급은 여전하고, 학교업무는 넘치고, 교육과정은 너무 많고, 점수에 민감한 학생들은 불안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현실을 이용하여 괴상한교육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을 속이는 일부의(사실 대다수의) 사교육의 모습을 볼때마다
이래저래 참 답답할때가 많습니다.
과외할때마다 학부모님들께 농담처럼 말하고 다닙니다.
"저는 과외 목표가 과외 짤리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칠게 없을 정도로 스스로 이 과목을 이해하고 공부법을 파악한다면 제가 짤리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짤리는건 원치 않았는데 조금 아쉽게 됬네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다시 그 학생과 만나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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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asax_:JW
11/04/30 23:13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공부법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절대다수 사람들은 문제 많이 푸는 게 장땡이라고 생각하지요.
11/04/30 23:17
수정 아이콘
냅두세요...백날 말해줘도 못 알아보는 사람은 진짜 가치를 모르죠... [m]
11/04/30 23:23
수정 아이콘
어차피 입시공부는 기초만 열심히 다져줘도 나중에 혼자서 할 수 있는 난이도인데 그걸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엄마,아빠 사랑해요
11/04/30 23:24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이분 같이 학생들에게 가르칠때 철저하게 원리, 개념위주로 가르치면서 대부분의 유형풀이에 시간을 할애하는게 아니라
나중에 문제 풀이 할때 혹시나 계산실수로 틀리지 않을까 해서 계산력을 기르는 문제위주로 가르치고, 그렇게 숙제를 내줍니다.
그리고 문제 풀이에 있어서도 한 문제를 2~3가지 방법으로 접근을 하면서 수학은 풀이가 정해진게 아니니 여러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다는걸 설명해주면서 가르칩니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방법이라며 귀를 틀어막고 배우려 하지 않고, 또 어떤 학생은 해답지에 그렇게 안풀었다고, 그게 맞는 풀이법이냐며 반문을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다행인데...
오늘 한 학생이 중간고사 끝나고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항상 상위권에 위치해 있던 학생이였고, 이번 수학도 100점을 맞았습니다. 근데 학부모님은 아이가 집에와서 숙제를 별로 하지 않는것 같다. 아이를 너무 못잡는거 아니냐, 선생이 학생을 잡지 못하면 그게 어디 선생이냐 라며 더 엄격한 스파르타식 학원에 등록한다고 하더군요.
참 씁쓸하더군요.
열심히 가르치던 학생, 수업도 잘 듣고 성적도 좋아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학생이였는데.
얼굴 보지도 않고 그냥 아무말 없이 안나오고 전화 한통화로 통보를 받았는데...비오는 날 기분이 참 그렇더라구요.
11/04/3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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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육의 목표는 문제해결상황에서의 수학적 사고능력을 학습하는 것이죠.

제 생각은 글쓴이님처럼 가르치는것 또한 이상적이긴 해도, 학생들이나 수학적 학습수준이 낮은 학부모들은
그 심오한 뜻을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학교육은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위한 '문제이해-계획수립-실행-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 제 생각엔 기초 개념을 터득했다면 개념에 매달리지 말고,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쉬운문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여 그 동안 쌓인 많은 기출문제를 접해보고 개념이 어떻게 표현되는가 문제풀이의 패턴은 무엇인가를 터득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러한 패턴을 습득하고 유형을 접하는 연습을 하게되면 글쓴이님이 말씀하시는 문제를 분석하는 경지에 오를꺼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그러한 분석적 사고는 힘들다고 생각되게 제 생각입니다..
계란말이
11/04/3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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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는 정말 불안하더군요. 선불제라서 짤리면 막막할 때도 있고~또한 잘 맞아서 성적 올려놓으면 올랐다고 짤리고..
성적 떨어지면 당연히 또 짤리고..그대로면 그대로라서 짤리고 크크.
시간당 수입으로 본다면 꽤나 짭짤하지만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너무 많네요 정말.
알카드
11/04/30 23:31
수정 아이콘
저도 나중에 과외를 해보고 싶은 현 고3으로써 글쓴이님과 생각이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미래의 대학생활중 방학때 과외욕심도 조금 있고, 대학 이후로도 취업을 준비할때 해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나도 정확하여 일반인의 인식과 맞지 않는 탓에 저런일도 생기는군요... 항상 원리에 집중하고 완벽히 이해하여 응용이 가능한 수준이 이르를정도가 아니면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로썬 저런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네요;;
11/04/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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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고/카이스트 나오신 분으로 추정되네요
내 아이를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하면 혹은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하면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사정상 대학원 다니다가 쉬고 과외를 좀 하는데 생각한 것 보다 힘드네요
못하는 애는 못하는 애대로 잘하는 애는 잘하는 애 대로 .
거의 전업으로 과외를 하실 것 같은데 열명 내외의 학생 및 학부모를 다 신경쓰기도 쉽지 않으실테고
결국은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편이 마음 편하지 않나 싶네요..
고1짜리가 객관식 문제 찍는 법을 학원에서 배웠다고 자랑스럽게 저한테 설명할때면 참 답답합니다
강남 교육은 사교육 공교육 할 것 없이 정말 많이 왜곡되어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옛날에 스타강사로 유명하던 분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교육 시장을 나가신적이 있었죠
허세 떨고 자빠졌네 가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만 사교육을 십년 하면 그런 마음이 들 것 같다고 이해가 되는 요즘입니다
구국강철대오
11/04/30 23:50
수정 아이콘
과외를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야자가 빡세던 시절이라 사교육은 받을 시간이 없었는데 그래도 수학이 완전 바닥권이라 과외를 받았더랬습니다. 교재는 수학교과서 딱 하나. 1과 증명부터 그냥 3년간 교과과정에 나오는 수학개념 대한 증명과 이해만 했습니다.

수능 수리1에서 성적이 세배로 오르더군요.(그럼 그 전에 점수는 얼마였다는.....) 3개월만에요.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은, 그래고 대학입시 시험은 분명히 교과서에 충실하면 다 풀 수 있는 문제들인데 말이지요.
관리지
11/04/30 23:53
수정 아이콘
제가 지향하는 공부법이죠..개념파악 비슷한
문제는 한결같은데 해결법은 다양하거늘 늘 같은 답변만을 원하는 교육의 문제점이죠

제가 수학이 싫어진건 어릴때 공문수학덕이죠(지금의 눈높이수학)전혀 눈높이가 아닌 수학의 정을 뚝 떨어지게하는 무한반복학습
자기주도학습이 아닌 엄마몰래 답안지보고 몰아서 적기만강요

원리를 알려주면 좋았으련만 물론 효과보신분도계시겠지만 케바케로 전 완전 실패

차라리 만화로 보는 세계사 한국사로 사탐만점받은게 자랑이겠군요.
무협지많이 읽고 소설책 많이 읽어서 언어한개틀린것도 자랑할만한가요?

원리를 알려주고 해결법을 알려줬으면 더 쉽게 배울텐데 마냥 인수분해공식만외워서 마냥 하라고하니..
Mcintosh
11/04/30 23:56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수학이 뭔가 거창한것을 배우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학가서 수학을 제대로배워야만 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어떻게 가르치든 점수 잘나오는게 장땡이라고봅니다.
저는 대치동살고 있는데 알게 모르게 수능전에 찍기 고액과외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찍기 성공해서 sky간 학생 부모들이 다른 예비 고3부모들에게 그걸 소개시켜주고 그런 시스템이죠...
사실 제가봐도 찍기 과외라는게 과연 효율성이 있나 의문이 들지만... sky갔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서주현
11/04/30 23:58
수정 아이콘
그 정도는 약과입니다... 애 서강대 보냈다고 과외 짤려보셨나요. 그것도 친척동생 과외였는데ㅠ
11/04/30 23:59
수정 아이콘
죄송하지만 sin cos tan 의 정의가 뭐죠??
11/05/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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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때려치고 사교육 몸담고 지금도 배운다는 자세로 여러 강사 선배님들과 공유하고 밤마다 애들 생각하며 술잔을 기울이지만...
제 생각은 학생들마다 다르다...입니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기본 유형은 스스로 해내니 어려운 문제들에 막히는 경험을 직접 느끼게 해주고 왜 개념이 중요하고 문제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더군요. 물론 내신심화냐, 특목경시냐 에 따라 미세하게 다르겠지만.
그런데 말이죠. 학교 성적 중하위권은 우선 공부하는 거 자체를 싫어합니다. 억지로 과외하고 억지로 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많죠.
성적이 쉽게 오르고 싶고...수학이라는 과목에 거부감, 주눅이 들어있는 친구들.
그런 친구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개념을 설득시키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우선 간단히 개념을 설명후 바로 쉬운 문제부터 들어가는거죠. 점차적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올려가면서...
그런 친구들 개념 설명만 주구장창 한다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별로 없을걸요.
중3 학생들이 인수분해를 왜 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알고 들어갈까요. 그냥 이게 인수분해라는 작업이다. 기술은 이러이러한 것들이 있다.
마치 초1,초2가 구구단을 왜 외우는지 모르고 그냥 노래부르듯이 우선 외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그렇지만 점점 커갈수록 구구단이 필요했던 이유를 스스로 깨달아갑니다. 그렇게 나중에라도 깨닫고 생각없이 외웠던 것들을 잘 써먹을
수 있도록이라도 우선 암기라도 필요한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합니다.
사실 고등부도 마찬가지죠. 개념을 완벽히 이해했다고 풀어낼 수 있는 문제는 내신에 나오지 않아요.
개념을 알고...유형도 경험하고...고등학생들에게는 암기식은 큰 효용이 없되, 개념만으로도, 유형암기식으로도 어느 한가지만으로는 안됩니다.
두가지 다 필요하고 범위는 너무 많아요.
하루라는 시간을 잘 쪼개어서 그 모든것을 소화했을 때...인정할 만한 대학을 갈 수 있습니다. 모두 그런 사회에서 경쟁하고 있고...

뭐 결론은 케바케...가 되겠네요.
문제풀이 방법의 암기식에 염증을 느낀 친구들에게는 확 뚫리도록 이해시켜주고 개념을 잡아주면 되겠고...
개념만 확실하면 된단다~! 에 배신감을 느낀 친구들에게는 문제풀이 스킬을 적절히 던져주는 것이 필요하겠고...
자유의지
11/05/01 00:2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지금 과외구하고 있는데...진짜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알려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나중에 쪽지로 교수법이나 가르치는 방법 그런거 상세하게 여쭤봐도 될까요?
Angel Di Maria
11/05/01 00:24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 한 두번 해봤어요...

수학 공식을 적을 때는 첫째가 글씨 크게 두번째가 깔끔하게 세번째가 줄임 금지 였거든요.
위의 세가지가 체득 되면, 문제를 풀 때 절대로 실수를 하지 않고
틀렸을 때, 자신이 어느 부분에서 막혔는지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단점이라고 하면 저게 익숙해 지기 전에는 정말 짜증이 난다는 점이고,
실력이 오르기 전에는 다소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 때문에 많은 트러블을 겪곤 했네요.
죄짓지마라
11/05/01 00:30
수정 아이콘
어설프게 문제풀이법만 외워서는 절대로 고득점이 나올수 없습니다

수능문제가 그렇게 만만하게 나오지는 않거든요
물론 08년도는 예외지만요..

문제풀이는 어디까지나 개념을 더 명확하게 정립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이죠
더 빨리 푸는 스킬이라든가 요령은 그 다음이고요

학생들 보면서 느끼는게 기호의 의미를 잘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요
=는 양변의 값이 같다는 뜻. dx면 x에 관한 적분, 미분이라든가

수학도 언어와 같은것이라
기호하나하나를 엄밀히 생각해서 의미를 종합하고 해석해야 하는데
학생들 보면 기호 여러개를 통으로 묶어서 외워두기만 하는듯..
11/05/01 00:33
수정 아이콘
음.. 비슷한 생각이긴 했지만 제가 가르쳤던것은 많이 모자랐었군요.
과외를 2~3년째 안하고 있지만 다시할 기회가 온다면 이 글과 많은 코멘트들을 참고해야겠습니다.
11/05/01 00:44
수정 아이콘
예전에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유시민씨가 수학 공부할 때 타과목에 비해 수학이 유독 약해서 급한 마음에 정석, 개념원리 풀이집을 통채로
외워버렸다고... 근데 대학별 고사 응용문제들이 다 풀리더라는...외우다 보니 이해되어 버린 거겠죠 아마 ;;;

공부의 신 드라마 때에도 차기봉 솩샘이 유승호군에게 시키는 공부방법이 있었죠.
교재 답지를 통채로 옮겨적기. 전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봅니다. 사람이 뭔가를 노트에 적고 있으면서 그 내용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것 자체가 초능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왜 그럴까...라는 의문은 인간의 당연한 호기심 아닐까 라는...흐흐
11/05/01 00:51
수정 아이콘
저도 과외 7~8년 하면서 나름 안다 했는데 학교 나와보니 또 그게 아니더군요.
칼잡이질럿
11/05/01 03:14
수정 아이콘
물론 원리위주로 가르친다...이상적이지만

과외 받는 애들 대부분이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고

일주일 2번정도 수업하는 걸로 저렇게 가르치기엔 시간도 별로 없고 애들도 힘들어합니다

차라리 쉬운 기본 문제들 풀게하면서 조금씩 원리를 설명해주는 게 낫죠

그리고 글 쓰신 분은 숙제관리는 신경 안쓰시는 거 같던데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숙제 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업 할 때야 애가 다 알아듣고 하는 것 같지만 1주일도 안돼서 다 까먹죠

과외받는 애들 대부분이 평소 공부 열심히 하는 타입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복습시켜주는게 중요합니다
11/05/01 05:02
수정 아이콘
중고등학교 수학을 외워서 한다는건 참 안타까운 일 같네요.
미적분부터는 개념이 어렵고 외우는게 필요할때가 많지만 적어도 중고등학교 수학은 외워서하면 안됩니다.
필요없어
11/05/01 08:02
수정 아이콘
아직 더 경험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글쓴이분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정말 이상적인 수학 공부 방법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흥미를 가지고 개념부터 이해하고 풀 수 있는 하위권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문제가 좀 풀려야, 성적이 좀 나와야 '수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저도 참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당장 성적 향상 -> 수학 관심 증대 -> 다시 복습을 통해 왜 이렇게 풀었는지, 개념 완성 주입 시작 순으로 접근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정공법으로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은 당연히 정공법으로 갑니다. 가장 이상적인 아이들이죠.
하지만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풀이법은 저는 절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깊이 있는 사고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를 봐도 쉽게 풀 수 있는 방법 없나 고민하더군요. 결국 독이됩니다. 내신까지는 득이 됐을지 몰라도...
필요없어
11/05/01 08:05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과제가 무지무지무지(X10000000000) 중요합니다. 2시간 수업이면 1시간은 과제 점검 & 지난 시간 복습 하셔야 할겁니다. 안그러면 지난 시간 리셋이 되면서 수업 진도에 큰 차질이 생기고 효과도 없습니다. 학원이야 남겨서 시키면 장땡이지만 과외 특성상 불가능하니까요.
11/05/01 08:20
수정 아이콘
학교 다닐때, 과외로 밥 벌어 먹고 살았는데
그때 저는 그 학생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 -> 그리고 다소간의 개념정리 -> 숙제
이렇게 3단계로 압박(?)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때는 줄
"니가 공부 말고 딴거를 잘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미치도록 좋아한다면, 공부 때려치고 그거 열심히 하자."
-> "근데 그게 아니고 단순하게 공부가 싫은거라면 일단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동기 부여(?) 했었지요.

형태가 어찌 되었든 학생에게 공부를 해야하는 필요성과 습관(숙제를 통해서) 잡아주는 거를 최 우선으로 했었습니다.

꽤나 잘해서 4학년때는 취직하지 말고 과외로 쭉 가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이 했는데,
직장 생활 짜증날때마다 그때 프리하게 과외할껄... 하는 후회도 몇 번 했었네요.
정시레
11/05/01 11:16
수정 아이콘
저도 04년부터 과외를 했는데요. 저도 문제와 개념의 이해에 주력하는 스타일 이었습니다.
전 그렇게 하면 응용문제 잘 풀었었거든요.
근데 과외를 많이 하다보니 정말 다양한 학생이 있더라구요.
왜냐면 아무리 개념을 이해시켜도 정작 문제에 적용을 못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뭐 제가 못가르쳐서 그런것도 있겠죠.
이번에 초등학생을 가르치며 정말 반복학습과 주구장창 문제풀이 시키는 이유가 뭔지 깨달았습니다.
공부잘하는 초등학생들은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가르치는 아이는 기억을 못합니다.
장기적인 기억력이 문제가 아니라,
방금 가르친 내용을 자 이제 문제 풀어보자~ 라고 하면 전혀 딴소리를 합니다.
자기가 원래 알고 있던 어떤 내용을 대입하려하지 방금전 가르친건 적용을 못하고,
기억을 못해서 같은 내용을 정말 여러번 수업해야 합니다. 그렇게 수업몇번 하다 대안을 깨달은게
문제풀이였습니다.
쉬운문제 반복문제를 계속 풀게하면 일단 그 내용에 대해선 숙지를 어느 정도 합니다.
그러고 다시 개념을 가르치던가 하는거죠.

후...
솔직히 많이 답답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이란 참 예민하고 순수해서 옆에 있는 제가 약간의 짜증이라도 생겼다 치면 바로 알아내고,
무언가 반응을 합니다(긴장으로 머리굳기, 말없어지기 등등이요)
이 작고 귀여운 아이를 때릴수도 짜증을 낼수도 없으니
어떻게든 가르치려고 머리를 굴리지만 많이 힘드네요..

딴소리가 길어졌는데요.
주구장창 문제풀이가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소위 머리좋은, 공부 잘할 아이들에겐 그런식의 깨달음이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공부못하는 아이들은 일단 문제부터 풀게해야해요.
왜냐면 개념만 이해시키려 하다가 결국 아무문제도 풀지못하고 도태될수도 있습니다.
학교선생님도 아니고 , 과외강사가 아이의 인생을 책임질수 없으니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먹히지 않으면 차선책이라도 써야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정시레
11/05/01 11:17
수정 아이콘
아 그래서 이것도 여담인데,
진짜 가정교사 같은거 한번 해보고 싶어요....
하루 종일 애 붙잡고 놀아주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계속 공부시키고, 문제푸는거 봐주고 그러고 싶습니다.
대신,
돈은 좀 많이 주었으면 좋겠네요....^^;;; 이재용씨 아들 공부 잘하나요??
댁이 그닥 맘에 들진 않지만 한달에 천만원만 주면 아들을 영재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눔차래
11/05/01 14:11
수정 아이콘
몇년만에 로그인 하게 되네요~
글쓴님께서 화두를 던지셨고 많은 분들의 주옥같은 멘트를 진지하게 보았습니다.
저는 학력도 미천하고 지식도 부족하지만 사교육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참고로 강사는 아닙니다^^)
학부모와 학생 상대를 할때 도움이 많이 될거 같네요~
마지막에 정시레 님// 진리는망내 님// 덕분에 크게 한 번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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