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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09 02:26:08
Name 헤븐리
Subject [일반] 왜 난 김태원 멘티들에게 열광하는걸까.
위대한 탄생. 기대만큼의 연출, 음향은 아니였지만 슈스케를 한번도 안 본 제 입장에선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첫 생방.
첫방부터 본방 사수를 하지 못했지만 멘토 정하기편부터 착실하게 봐온 저로선 어찌 보면 이해가 가면서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김태원 멘티들에 대한 기대입니다. 사실 노래를 제법 골고루 듣는 사람으로써 이런 편향된 기대(?)에 대해 스스로 잘 납득이 가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방송. 특히 8~90년 컨셉으로 치뤄진 생방에서 제가 왜 그들에게 기대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 중,고등학교때였나요. 노래방에 한창 유행하던 병이 있었습니다. 네. 고음병입니다. 무슨 소린가 하면 그때 당시엔 고음을 아주 시원하고 자연스럽게 부르는 보컬들이 넘쳐났었지요. 고음만이 아니라 표현력까지 갖춘 일명 정통파 락 보컬들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기라성같은 보컬들이 넘쳤다고 생각합니다. 김경호, 최재훈, k2, 박완규, 박상민, 고유진, 주니퍼, 임창정, 김명기, 더 크로스의 김혁건 등등.. 하나하나 쓰기가 힘들 정도의 보컬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였습니다. 고음병이 생긴 이유이자, 고음 안 올라가면 노래방에서 찬밥 취급 받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여하튼 한때 노래를 잘한다. 라는 기준이 고음을 깔끔하게 잘 올린다였지요. 물론 이 고음 유행와중에도 나오면 꾸역꾸역 1등 드셨던 감성 보컬들도 많았습니다. 다만 그때는 가수들 모두가 고음을 너무 잘 올려버려서.. -_-;;

시대가 지나면서 정통파 락 보컬들은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론 아이돌의 등장, 그리고 미디움 템포 노래의 유행, 랩 음악의 강세는 그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었지요.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신인들중 눈에 띄게 락보컬들이 적었던 것도 한몫 했구요.(미디움 템포가 유행할땐 정말 이쪽으로 괴물 신인들이 참 많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수 한명이서 어떻게든 그 계보를 잘 이어갔지만 그는 이미 너무 큰 강을 건너버려서..(정말 애증의 상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_-;)

사실상 지금 남아있는 정통파 락보컬 신인은 솔직히 전무하다고 봐도 됩니다. 잘하는 신인이 락을 하는 경우가 두엇있긴 하지만 정통파란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지요.

나가수의 윤도현씨의 무대. 그리고 오늘 8~90년도의 노래들을 부르는 이태권 멘티들의 무대를 보면서 전 갑자기 이런 기대를 해보았습니다.

" 다시 락발라드. 나아가서 락의 전성시대가 오지 않을까?! "

사실 너무 큰 기대란건 알고 있지만 그들의 무대는 저에게 누구보다 감동을 주었습니다. 손진영씨 무대 점수 보고 의아해하다가 시청자 투표 1위인걸 보고 저만 그런게 아니였다는 사실은 더 큰 기대감을 주어버렸습니다.

벌써부터 이른 것 같지만 2011년의 음악 트렌드는 " 예전으로 돌아가자. " 로 어느정도 맞춰진 듯 합니다. 그 선두에는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이 앞장 서고 있구요. 그렇다면 예전에 유행했던 음악중엔 락이 있지 않은가. 짧은 전성기였지만 화려하게 불태웠던.. 이란 생각이 불현듯 스쳐가버리더군요.

미디움 템포 음악으로 저의 노래방 생활은 사실 매우 좋아졌습니다. 잘 못하는 고음 억지로 낼 필요도 없고 그들의 노래는 충분히 재밌었으니까요. 아이돌 노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래도 좋고 흥도 난다는 면은 사실 어떤 장르도 못 따라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인이라 락발라드를 좋아한다고 한다면 좀 큰 확대해석일까요? 표현력 좋은 락발라드 보컬의 고음엔 민족 정서인 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노래를 들으면서 소름을 끼치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감성이 말입니다.

이런 저의 기대는 사실 허황된 꿈일 가능성이 높기도 합니다. 다만 이대로 김태원 멘티들이 잘 성장해준다면.. 만약 그들중 한명이 락을 불러 우승을 한다면.. 그리고 다음 음원 발매를 락으로 하여 1위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절대 락 싫어할 사람들 아닙니다. 실제로 학교 축제나 노래방 가면 가장 신나서 부르는 노래들은 죄다 락 장르인걸요. 다시 한번 락이 부활하기를.. 아니 하다 못해 락발라드만이라도 부활하기를..

그런 의미해서 김태원 멘티들. 화이팅입니다. 오늘 3분 다 좋은 무대로 생존해주셔서 감사드리며 기왕 가는 거 결승간 다음 결승무대에서 시원하게 질러주셔서 우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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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론
11/04/09 02:34
수정 아이콘
글에 공감합니다. 김태원 멘티들 모두 너무좋아요. 1,2,3위 모두 그들에게 주고싶네요.
이건 권리세씨가 탈락해서 그런게 절대아닙니다.
Inception
11/04/09 02:37
수정 아이콘
한번 실패를 맛본 마초(?)들의 표가 김태원 멘티들한테로 몰리나요 크크
잠잘까
11/04/09 02:40
수정 아이콘
중간에 '락'단어가 보여서 써봅니다 ^^
저는 그냥 제 개인적인 이유로 위대한 탄생을 잘 보지 않습니다만, 김윤아씨와 김태원씨가 저기에 있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반가워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은 그냥 접어두고, 반가운 마음은 아직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래도 락음악이 인정받고는 있구나 라는 감정입니다.
김태원씨야 말할 것도 없고, 김윤아씨는 우리나라 90년 중반 락음악 침체시에 인디계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본좌라 불리는 여신님(아..내 이상형)이라서 더 그러한 감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슈퍼스타 K 시즌3'에서 밴드음악의 강조성을 윤종신, 이승철씨가 이야기 하셨더라구요. 머 옆나라 일본에 비하면 갈길이 구만리나 멀지만, 기다리다 보면 어쩌면 대중들이 락음악을 환호를 해줄 시대가 곧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긍정적인건, 과거 락음악이 주류에서 밀려나고 나니까 현재 인디계는 매년 좋은 락밴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모던락 열풍이라서(제가 좋아하는 헤비메탈은 ㅠㅠ) 아쉽기도 하지만, 락밴드는 다 환영입니다.

부활하라~~~
100원의기적
11/04/09 02:47
수정 아이콘
저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손진영씨가 시청자투표 1위했다는건 어디에 나와있나요?
다른 어디서도 본적이 없어서요..
abrasax_:JW
11/04/09 03:05
수정 아이콘
노래방의 무지막지한 반주와 에코에서는 고음이 최고입니다. 애초에 소리 자체가 잘 들리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락을 싫어합니다(...) 특히 메탈은 절대 안 들어요.

세 명에게는 확실한 실력이 있고, 특히 손진영과 백청강에게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우승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히 높이 올라갈 겁니다.
Paloalto
11/04/09 03:24
수정 아이콘
미디엄템포로 전향으로의 한 획을 그은건 브라운아이즈의 벌써일년으로 기억나네요 그 이후 sg워너비의 timeless까지..
한때 멋모르던 중학교시절쯤..저도 rtown21과 같은-_-; 사이트에 돌아다니며 발성 어쩌구 하면서
중고딩시절 고음병에 사무쳐 지내기도 하긴했네요 크크;
근데 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그당시보다 그 이후가 노래방에서 노래잘부르긴 더 어려워진거 같아요
발성과 악-_-;으로 고음만 내면 잘한다 소리 듣던 그때보다 지금은 보이스칼라와 음정에 좀더 노래들이 초점을 맞춰지고
브라운아이즈(나-_-얼)과 바이브 같은 노래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물론 무거운 보이스칼라를 지닌 sg워너비같은 가수가 한때 더 득세하기도했지만요..당연히 나얼,바이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르긴 좀 더 수월했죠;)
노래방에서 좌절을 느낄땐 그때보다 그 이후가 훨씬 심한거 같아요...
보이스가 워낙 안 좋은 저로썬 정말..ㅠ 노래방에서 좋아하는 노래 부르고 싶은데 겁이납니다요. 흑...
11/04/09 06:4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요즘에 씨엔블루가 1등하지 않습니까. 밴드음악 좋아합니다. 십센치를 스케치북에 봤는데 너무 좋아서 벅스에서 다운 받았습니다. 그래도 나이가 30이라 포미닛음악 듣고 엠넷컴백무대 보니 너무 좋습니다. 한국관 나이트 온것 같은 분위기 적당히 술먹고 춤추면서 스테이지 앞에서 보면 최고겠습니다.
마이너리티
11/04/09 11:30
수정 아이콘
글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김태원의 멘티들이 각광받고 주목 받는 건 아무래도 스토리텔링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 까 싶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를 듣고 마음이 움직이는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아무래도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단순히 노래의 감동뿐만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주는 매력도 포함이 되게 마련이라고 생각하기에
김태원의 멘티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 , 관심을 받는 거 같습니다.

박진영씨도 언젠가 말했던 거 같은데..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가창력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그 사람 자체가 가진 매력의 문제라고 하더군요. 많이 공감했었습니다.
몽키.D.루피
11/04/09 12:56
수정 아이콘
김태원씨가 정말 머리가 좋은 겁니다. 손진영씨에게 미라클맨이라는 별명과 부활이라는 스토리를 부여하죠. 시청자 입장에서 손진영씨가 떨어진다면 그건 기적이 끝나는 겁니다. 손진영씨 노래가 비록 전문가들이 듣기에는 미숙한 점이 많더라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그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스토리에 몰입되어 있기 때문이죠.(모든 시청자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문자투표에서 보여줬듯이 많은 시청자들이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손진영씨 뿐만 아니라 다른 두명의 멘티들에게도 각각 스토리를 부여합니다. 물론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손진영씨에게 가장 극적인 스토리를 주고요.(이 부분도 김태원씨의 머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태권씨나 백청강씨는 기본 포텐이 있기 때문에 약간 어필할 수 있을 정도의 스토리가 주어집니다. 이태권씨는 외모에 대한 스토리, 백청강씨는 아버지에 대한 스토리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래에 대한 포텐을 떠나서 스타로서의 자질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김태원씨의 멘티들에게 시청자들이 더 몰입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스승이 지난 17년간 외인구단의 생활을 몸소 해오신 김태원씨라서 더 그런 거 같구요.
이쥴레이
11/04/09 14:42
수정 아이콘
이태권, 손진영, 백청강

정말 좋습니다. 처음 손진영씨 별로라고 생각 했는데
그 위대한캠프 듀엣곡 이후부터 폭풍감동을 주면서 울먹이게 하더니 멘토스쿨에서 탈락때도 정말 최고였죠..
그렇게 패자부활전을 통해 1위로 올라왔을때 기적이라는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손진영씨 노래 부르는거 보고 우와~ 심금을 울린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정말 잘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의뢰로 점수가 짠것을 보고..

투표할 생각이 없던 저에게 문자투표하게 만들었습니다.

.......ㅠㅠ

다들 위기의식을 느끼고 투표한것이 아닐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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