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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2/05 20:56:40
Name 물의 정령 운디
Subject [일반] 관우가 형주 및 형남 3군을 지키는 것이 가능했다고 보십니까?
사실 형주를 지키는 것은 지리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았나 생각하네요. 위로는 양양을 거점으로 형주의 북부를 차지하고 있었던 조조가 있었고 동쪽으로는 형주 및 형남 3군을 노리고 있던 손권이 있었는데, 사실 이런 상황에서 관우 혼자서 형주를 지키기에는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을 겁니다.

사실, 촉으로 입촉한 유비의 입장에서도 서촉 지역은 험준한 산세로 둘러쌓여 있어서 침공하기에도 어렵지만 반대로 나가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죠. 중원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형주를 관리하고 있던 관우 쪽이 아무래도 더 수월했는데, 이를 뒤집어 놓고 보면, 서촉에서 형주로 원조를 해주기에는 상당히 입장이 난처하고 애매했습니다. 즉, 관우는 촉에게서 쉽게 원조를 받기 어려운 나머지, 자신 혼자서 형주를 굳건히 지켜야하는 입장이었죠.

상당히 아이러니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유비는 형남 3군을 손권에세 내준것도 모자라서 관우에게 조조를 치라고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입니다. 즉, 관우가 형주에서 쭉 수비를 하고 있었으면 손권의 명을 하달받은 여몽이 어찌할 수 없었을 겁니다, 관우의 주력 병력이 형주에 다 남아있는 상황에서 수비에만 전념한다면 여몽의 기습도 무서울 것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에서 미방과 부사인이 관우에게 미움을 단단히 산 존재였고 이들도 관우를 진심으로 따르지 않고 충성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들이 관우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이었다면 관우에게 처한 상황이 조금을 달라질 수 있었는데, 이들이 여몽에게 항복함으로서 관우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은 형주를 뺴앗기고 죽음을 맞이했죠,

사실, 유비 입장에서 한중의 수비를 공고히 하고 중원으로 진출하고 싶었다면 자신이 직접 출병을 했어도 되었을 겁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요. 무엇보다도 중원 진출의 교두보인 형주를 빼앗기지 않는것이 중요했고 그런 중원 진출의 발판인 형주를 지키라는 명령을 내리기는 커녕 관우에게 조조를 치라는 출병 명령을 내렸고 관우는 5만의 군사를 이끌고 파죽지세로 북진하며 양양을 함락하고 번성을 포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관우 혼자서 이런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죠.

당시 번성을 지키고 있던 조인의 대놓고 버티기 작전에 번성을 포위하고 있었던 관우의 입장에서도 다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끌리면 끌릴수록 조조의 원병이 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조조는 서황에게 군사 5만을 주어 번성을 돕게 했고, 서황의 군사 5만이 도착하자 관우는 아무래도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황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에 미방과 부사인이 오에 투항하고 형주가 완전히 점령된 상태에서 관우의 군사들은 갈 곳이 없고 완전히 포위된 형국이 되었죠. 결국 주력 병력을 이끌고 북진에 나섰던 관우로서는 끝내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 유비가 입촉한 상황에서 과연 관우가 형주를 뺴앗기지 않고 형남 3군까지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가능했을까입니다. 유비의 군사들 중 상당수는 서촉으로 입촉을 한 상태였고 나머지는 관우에게 형주를 맡기면서 방비를 부탁했지만, 오는 형주 침공의 야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형주를 지키는 것이 가능했느냐는 겁니다. 손권은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형주를 침공하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고 관우가 손권의 혼담 제의를 수락했어도 형주 침공이 약간 늦어질 지언정 결코 형주 침공의 야망을 포기하지 않았겠죠.

관우가 온전히 형주의 수비에만 매달려도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유비는 출병 명령을 내렸습니다. 손권의 형주 침공의 야망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빈말이 아니라 형남 3군의 문제도 어찌보면 유비 쪽에서 좀더 공세적으로 대응했어도 쉽게 빠앗기지 않고 오히려 지킬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참 그렇네요. 유비도 한중을 조조로부터 지켜내면서 서촉과 한중의 안정을 위해서 관우를 출병시켰을 텐데, 결과론적으로 관우를 잃고 형주를 몽땅 뺴앗겼으니 말입니다. 차라리 형남 3군 문제도 강력히 대응하고 중원으로 진출하는 것도 유비가 직접 했으면 형주라는 교두보도 있겠다, 어찌보면 더 쉬었을지도 모릅니다. 관우가 5만의 군사를 이끌고 북진을 한 것이 정사의 기록에서는 천지를 진동시키며 조조를 떨게 만들었고 수도까지 옮길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으니 어찌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5만의 군사를 가지고요. 하지만, 조조의 입장에서도 관우의 5만 군사를 전혀 못 막을 수준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 기세가 대단하더라도 수비하고 농성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읉 테니까요.

참 아쉽습니다. 차라리 관우가 출병하면서 북진하지 않고 그대로 형주를 지키고 있으면서 유비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중에라도 직접 중원 진출을 노려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텐데요. 관우의 북진, 꼭 그렇게 했어야만 하고 형주와 형남 3군을 지킬 방법은 없었을까요?

관우의 북진은 관우 인생에 있어서 가장 불타올랐던 시기였지만 그의 죽음을 불러온 사건이기도 하단 점이 어찌 보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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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기억해줘요
11/02/05 21:08
수정 아이콘
당시 정세로 볼 때 관우가 형주를 빼았긴 건 불가항력적이었다고 봅니다.
관우 옆에 제갈량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11/02/05 21:11
수정 아이콘
뻘플이지만 이게 다 손권때문입니다.
아오 이것들을 진짜 어떡해야할까요...
아우구스투스
11/02/05 21:17
수정 아이콘
사실 거의 불가항력이었죠. 제 생각에 유비 그리고 공명의 의도는 관우의 기세로 인해서 조조가 허창-낙양 라인에 집중하는 사이에 장안을 급습하고 이후에 마초를 이용해서 옹주-양주를 지배해서 일약 삼국시대 No.2로 발돋음 한 뒤에 한판 붙는 거였다고 봅니다.

마초를 데리고 있는 촉한이 옹주-양주를 지배했다면 거기의 물자, 군사를 데려오기 수월했을테니까 이후 물자 부족으로 인해서 공명이 힘을 빼고 고생하는 장면은 안나오겠죠. 거기다가 그 후 남만까지 정벌할 시에는 그야말로 전선이 긴 위와 거의 비등한 수준의 대결도 가능하게 될테니까요. 조금 적지만요. 실제로 공명의 북벌에서 보면 물자 부족으로 인한게 아주 처절하죠.

뭐 이런 것이 영웅 삼국지에서는 적나라하게 나오죠. 한중 정복-위나라로 치면 국지전, 촉한은 국력을 모두 소모하는 전면전이니까 차이가 크죠-이후에 조금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탄 성급함이 무기인 전략이죠.
아카펠라
11/02/05 21:41
수정 아이콘
관우의 죽음에 공헌한 2명의 인물이 있죠.

첫번째는 당연히 손씨고, 두번째는 방통입니다.
사실 뭐 방통이 관우를 죽이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그가 죽음으로 인해 공명이 서촉으로 가야했으므로...
공명만 있었어도 형주는 유비가 계속 가지고 있었겠죠.

촉의 입장에서는 방통의 죽음이 정말 뼈아플 겁니다.

저도 유비가 왜 관우에게 북벌을 지시했는지 좀 의아한데, 그것보다 더 이해가 안가는게
왜 관우를 혼자 냅뒀느냐 하는 겁니다.

공명이 형주로는 가지 못하더라도, 하다못해 장비나 조운을 형주로 보낼수는 있었을텐데요.

둘 중 하나만 형주로 가서 관우의 북벌시 형주를 지켰더라면, 아무리 손권이 뒷치기를 했어도 형주는 빼앗기지 않았을것 같네요.
도달자
11/02/05 22:22
수정 아이콘
삼국지를 볼때마다 궁금한게 인물이 정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형주군만으로 북벌을 하면서 손권의 뒤치기를 막았을수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당시 유비,관우의 나이가 이미 전성기를 훌쩍지난 나이라 조급함이 있지않았을까 생각되네요.
50쯤으로 아는데... 언제 훅가도 모를 나이 아닐까요?(자세히는 모르겠네요.ㅠ)
마프리프
11/02/05 22:24
수정 아이콘
아니 유비가 관우에게 명령을 내려 조조공략명을 내린건 맞는대 그게 유비가 관우로하여금 조조 박살내라고 명령한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장군 가절월로 삼으면서 명령을 내렸는대 제생각엔 오호대장군 폼나게 삼았으니 어느정도 오호장군위세좀 올리게 적당히 두들겨라
이거였던거같은대 관우가 너무 판을 크게벌린걸로 생각해요 설마 양양떨구고 우금7군털고 조조 천도드립나오고 손권이 안되겠다 뒤치기 하자고 할정도로 대단한 공적을 만들동안 유비측의 움직임이 사서에 전혀~없어요 진짜 옹주로 출병을하려했다더니 장안으로 갈꺼였을거야 하며
if떡밥은 많은대 어쨌든 사서에는 한줄도 안나옵니다
마프리프
11/02/05 22:34
수정 아이콘
그리고 가장큰문제는 역시 손권입니다 이미 형주는 유비 촉먹었을때 노숙한테 한번털렸었죠
이덕분에 유비가 공안까지나오고 관우는 3만가지고 남진 익양에서 전면전 벌일뻔했는대
노숙이 폭풍간지로 단도만가지고 관우랑 얼굴맞대고 만나서 형남분할이끌어내죠 관우혼자선 조조는 커녕 손권도 막기힘들다는건
이미 익양때 나온결론인대 유비가 바보도아니고 관우보고 조조와 전면전버리라고 했다고 하기엔 좀이상하죠
거기에 손권의 뒤치기를 대비안한것도 아니고 관우는 조조치러갈때 뒤에 손권을 대비해 군대남기고 갑니다
여몽에 낚여서 빼긴하지만.... 어쨌든 손권의 위협을 충분히 느끼고있는 상황에서 조조와 전면전하라고 유비가 명령을 내린거면
다른 장수들이 반대할텐대 그런 기록도없어요 찬성했다는 기록도없고 거참....
11/02/05 22:43
수정 아이콘
유비측과 손권측의 정세변화에 그 원인이 있었다고 봅니다.
우선 유비측은 한중공방전을 하고 있었는데 제갈량은 내정만 담당하였고, 전략은 법정이 담당했습니다.
그로 인해 손권에 우호적인 제갈량의 의견이 유비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가 없었죠.
관우 자체도 손권에 우호적이지 못했구요.

그리고 손권 쪽에서도 유비에 우호적이었던 노숙이 죽은 이후 내부의 실권자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유비에 대해 강경했던 장소의 의견이 절대적이었을 것입니다.
여몽이나 육손은 당시 노숙과 같은 발언력이 없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장소의 영향력에 따라 움직였을 것입니다.

당시 제갈량이나 법정 같은 유비측 최고의 모사들은 한중공방전에 메달려 있느라 정보수집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손권 측의 입장이 돌변한 것에 대한 정보를 늦게 받았고 그로 인해 관우의 잘못된 공격이 성사된 것이었죠.
SCVgoodtogosir
11/02/05 22:50
수정 아이콘
손제리가 뒷치기만 안했어도......
11/02/05 23:05
수정 아이콘
손제리는 한중공방전에 정반대에 위치한 합비쪽에 기스도 못낸건 정말 두고두고 까여야합니다.
아무리 명장 장료가 막았다고 하더라도 오나라 전체 국력을 기울여서라도 뺏었어야죠.
당시 오나라가 중앙집권국가보다는 호족체제라 모든 호족들이 손권의 말을 안들었다고도 하던데 그런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요.
SoSoHypo
11/02/05 23:26
수정 아이콘
삼국지 이야기는 항상 재밌네요. 많은 식견을 가진 분들이 쓰신 글과 댓글만 봐도 막 흥분됩니다.
이 글 덕분에 집에 있는 60권짜리 만화책을 봐야겠어요!
삼국지 이야기 나올때마다 느끼지만 손제리는 까야 제맛 이군요 크크
To Be A Psychologist
11/02/05 23:35
수정 아이콘
쿨타임 됐습니다.

병장기 태워먹은 주제에 관우한테 혼나고 친형이 촉 제1공신인데 냉큼 배반하고 강릉 털어먹히고 관우 죽게하고 친형 열받아서 죽게해서
집안 말아먹은 다음에 자기는 오나라에서 잘먹고 잘산 미방깝시다.
미하라
11/02/05 23:36
수정 아이콘
손제리가 장료를 못이긴건 손제리가 개인의 무능함보다는 오나라의 호족 시스템의 문제가 더 큽니다.

오나라가 방위전에 강한건 손권이 수성의 달인이라서가 아니라 호족 시스템의 특성 때문이라고 봐야죠. 아무리 호족들이라도 지켜내지 못하면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하니 방어시에는 필사적으로 싸우더라도 공격시에는 아무래도 호족들 각기가 다 자기 병사 하나라도 안 잃으려고 하는 성향이 강할테니까요. 장료가 대단해서라기도 뭣한게 그 이전에 이미 손책만 해도 진등에게 털린 기록이 있으며 이후 합비전투나 유수구전투 이후에도 손권, 제갈각등이 모두 회남쪽으로 출병했으나 단 한번도 위나라 상대로 이긴적이 없었습니다.
상상초월
11/02/05 23:39
수정 아이콘
저 역시도 삼국지 이야기는 봐도 봐도 재미있습니다.
죽은 인물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을 몽땅 만나 봤으면 좋겠어요.
주유, 공명, 방통, 사마의 이 인간들을 책과 만화로만 만나는 것이 많이 많이 아쉽습니다~
미하라
11/02/05 23:43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제갈량이 익주에 남은건 방통 죽음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당시 익주는 유비가 통치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땅이었고 그러므로 오히려 제갈량의 정치력이 더욱 필요한 지역은 형주가 아니라 익주였으니까요. 그리고 유비나 제갈량이 대응하기에는 형주에서의 상황 전개가 너무도 스피디했습니다. 관우가 위나라의 명장 우금이 이끄는 위의 칠군을 박살내고 번성을 함락직전까지 몰고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끼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죠. 그만큼 여몽의 기습이 신속하기도 했고 미방-부사인 배신크리 때문에 형주땅이 순식간에 통째로 날아가서 사실상 유비가 있던 익주 본토에 소식이 전달되었을때는 사실상 어떤 대처를 하기가 늦은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11/02/06 00:00
수정 아이콘
제 생각을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손권과 유비의 천하를 향한 생각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관우가 죽임을 당했다고 봅니다.
손권은 자체가 군주가 되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자신의 형 손책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죠.
그랬기에 손권은 천하를 마음에 두기보다는 강동을 수성하는데 더 마음을 두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비는 천하통일을 언제나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손권보다 더 공격적이었던 것이고
한중공방전 이후 조조의 세력이 약해졌다 생각하고 관우에게 과감히 조조를 공격하라 명을 내렸던 것이겠죠.

하지만 손권은 조조를 쳐봤자 길게갈게 뻔하다는 생각에 빠른 판단. 즉 형주를 취함으로서 강동의 지배를 공고히 하는
그러한 움직임을 보였고, 조조는 거기에 발 맞추어준 것이겠죠.
비록 지금 형주를 버리더라도 유비의 예봉을 피하자는 마음으로 말이죠.
나이트해머
11/02/06 00:11
수정 아이콘
유비가 익주를 먹어치운 시점에서 이미 유비와 손권의 세력비는 대등해졌습니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 익양대치죠.
조조가 그때 한중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손권은 형남 3군은 물론이고 강하까지 뜯겼을 겁니다.
한중전투로 조조를 대파하고 상용까지 장악하며 한중왕을 칭한 시점에선 세력비 역전이죠. 유비가 손권을 앞섭니다.
유비가 손권을 치지않을 것이란 것은 유비가 단순히 자기세력 확충이란 목표가 아닌 조조와 중국 전체를 놓고 겨룬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번 격퇴했다고는 하나 최대최강 세력인 조조와의 대결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다른데 힘을 낭비할 이유가 없죠.

문제는 손권이 유비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은듯 보인다는 점입니다. 중국 천하의 대권을 노리는 것이라면 관우 공격은 하등 가치없는 짓입니다. 엄연히 존재하는 최대의 적을 놔두고 동맹의 한쪽 팔을 꺾겠다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자기 세력 확충이라는 좁은 목표를 가지고 국가를 이끌어간다면 유비의 나머지 형주땅을 가져가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장강을 온전히 영유하게 되니까요.
나이트해머
11/02/06 00:28
수정 아이콘
그리고 방통의 죽음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이미 방통이 죽기 전에 제갈량은 입촉군 2진을 이끌고 전진하고 있었으며, 입촉 이후에도 후방 다지기를 위해서는 제갈량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법정또한 마찬가집니다. 방통, 법정을 대체할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법정과 함께 한중전투의 군사작전계획을 짠 황권이 존재하거든요. 실제로 유비는 이릉대전당시 황권과 함께 전략을 구상했고 강북 일대의 부대를 황권에게 맡기며 지속적으로 보조를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관우가 형주를 지킬 수 있었는가, 라는 문제는 일단 중간 과정부터가 불분명해서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애초에 관우의 북벌 자체가 미스테리합니다. 유비가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린 것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으며, 심지어는 관우가 선공을 편것인지 아니면 조인에게 우금이 합류하면서 증강된 병력에 위협을 느끼고 선제적 방어에 나선 것인지도 파악하기 애매합니다.(우금의 병력 충원은 후음의 난으로 인해 조인이 지휘하던 병력이 많이 상했기 때문이란게 가능성 높은 추측이나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관우의 북벌 목표가 형북 장악인지 아니면 형북을 너머 중원 일대를 찌르는 것인지 또한 알수 없습니다.

그러나 굳이 개인적인 판단을 내리자면, 상용의 유봉&맹달이 제대로 지원을 했다면 관우가 후방의 병력을 빼서 전방에 충원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상용은 그 위치 특성상 관우의 북진을 당연히 도와야 합니다. 관우가 북벌을 계획했다면 다른것보다도 상용의 점거를 보고 그런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북벌시 지원이 있다는 소리니까요. 하다못해 포로만이라도 수용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은 적지 않아보입니다.) 손권이 배신하고 관우의 후방을 가격하지 않았다면 형주를 지켜내는 것은 가능했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방이 앞장서서 항복해버리지 않았다면 관우의 죽음이라는 최악의 결말로 끝나지는 않았지 않나 싶습니다.
루크레티아
11/02/06 00:56
수정 아이콘
그냥 미방을 까야죠.
서주때부터 온갖 고락을 함께 하고, 자신의 누이가 주군의 부인이었으며, 형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벼슬을 하고 있는 나라를 배신할 것이라고는 관우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11/02/06 16:30
수정 아이콘
제가 어딤가에서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글은, 제갈량VS관우 구도더군요. 제갈량은 안 그래도 콧대 높고 뒤늦게 들어온 자신의 명을 100%받아들이지 않는 관우와 늘 갈등이 있었고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본(..) 공명은 일부러 관우를 그 곳에 배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써놓은걸 보니 터무니없어보이는데(;) 굉장히 논리정연하고 그럴 가능성도 있겠구나 싶은 글이었습니다. 혹시 보신 분 안 계신지...^^;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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