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동계올림픽 관련 글을 보고 써봅니다.

몇몇 분들이 지난 2002월드컵이나 이번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신듯 한데,
제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대형 스포츠 이벤트(월드컵, 올림픽, 세계 육상 선수권, F1) 등의 경우에, 사실 눈에 보이는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마련입니다.
정말 성공한 대회가 아니면요.

지난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대회를 볼까요?


2002 월드컵을 많은 분들이 손해본 대회라고 기억하시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대회로 인해 우리나라는 무려 월드컵 준!결!승! 에 올라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으며(G20과 비교하는 짓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죠)
전국에 세계적 시설의 축구장이 들어섰으며 월드컵 잉여금은 고스란히 유소년 육성에 투자되어 오늘날 한국축구의 뉴 제너레이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아시안컵의 아름다운 축구. 다들 보셨죠? 90년대의 축구선수들 자원으로는 죽었다 깨나도 못할 축구였습니다.
이게 다 유소년때부터 육성되어온 어린선수들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불과 6개월여 만에 국가대표팀의 스타일을 확 바꿀 수 있는
팀은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카운터 어택에서 점유율을 중시하는 숏패스 축구로는요.

지금의 열악한 장애인 체육시설과 이제는 각종 행사장이 된 올림픽 경기장들 역시 지난날의 88올림픽이 있었으니 가능했습니다. (그나마)

국제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는 전주 빙상경기장은 97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경기장입니다. 지방에 이런 규모의 빙상장은 단 한곳도 없습니다. 조금만 영리한 설계가 이루어졌다면 세계적인 시설의 링크장이 되었겠지요. 이 경기장은 지방 빙상저변 확대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암F1경기장. 지금은 말이 많지만 우리나라 카레이싱의 발전을 위해 두고 두고 쓰일 것입니다. 다이나믹한 코너와 긴 직선주로는 레이서들의 실력을 향상 시키는 데 적합하지요.




단기적으로는 스포츠 이벤트가 손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나라의 체육 발전과 여가 생활 선용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마 평창에 최신식 오벌 링크(스피드 스케이팅을 할 수 있는 400미터 규격의 링크를 흔히 오벌이라 부릅니다.)가 들어서면 세계 각지의 선수들이 전지훈련하러 올거고, 봅슬레이 경기장이 들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선수들이 지역에 머물며 쓰고 가는 돈만해도 장난이 아니죠.

지금 그렇게들 원하시는 야구장이요? WBC 한번 유치하면 다 지어집니다. 다만 WBC가 파급력과 권위 측면에서 아직은 형편없는 대회이기 때문에 유치 움직임이 없는 것 뿐입니다.

저는 강원도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이지만, 왜 동계올림픽 유치 시도를 하냐는 말씀을 들으면 답답해집니다.
당장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쓸모없는 대회가 아닙니다. 현대사회에서의 스포츠는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G20같은 1박 2일 행사하고 비교하시는 걸 보니 빙상인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불쾌해 야심한 밤에 두서없는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