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가 들어가고, 인스톨이 시작된다.
롯데의 역전승 뉴스와 PGR 유머들을 보며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새 다 깔렸다.
오프닝을 보고 나서, 주저없이 튜토리얼을 클릭한다.
랜덤 영웅은 오다 노부나가.
'에잉...마음에 안들지만 일단 하자. 부시도? 특기 좋네. 사무라이? 괜찮은데?'
더 이상 뭘 시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질리도록 한 문명4를 뒤로 하고,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면서
문명5를 진행한다.
'음...튜토리얼이라 그런지 쉽군. 행복도 개념은 참신하네. 다음 도시는 여기, 그 다음 도시는 저기...'
'아니 콸라룸푸르는 왜 개기는거야? 비엔나하고는 도로를 연결하고, 콸라룸푸르를 공격하기 위해 캐터펄트를 뽑아야겠다.'
지금 이 순간, 내 머리속엔 주말 여친과의 데이트 일정 고민도, 다음주 업데이트를 위한 회사 업무에 대한 고민도 사라져있다.
다만 나를 거슬리게 하는 콸라룸푸르를 점령하기 위해 병력을 충원하는 오다 노부나가의 심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 오전 9시.
이빨만 닦고 집을 뛰쳐나가서 간신히 회사 지각은 면했다.
P.S. 진정 악마의 게임입니다. 목이 좀 말라서 옆에 빨대를 꼽고 준비해놓은 팩 베지밀이 꽉 찬 채로 그냥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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