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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31 11:25:25
Name Hypocrite.12414.
Subject [일반] [예능이야기] 스물두번째. 대한민국 토크쇼의 살아있는 역사 -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0. 글을 시작하며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가 8월 2일 방송분이 나가면 300회를 맞습니다. 그간 놀러와는 주말, 금요일 그리고 월요일까지 자리를 옮기며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왔고, 메인MC 한번 바꾸지 않고 7년째 롱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예능이야기를 쓰면서 놀러와가 가진 특징에 대해 짧게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무적의 투탑라인

놀러와는 다음주 8월 2일 방송분이 300회 입니다. 과거 잘나갔던 토크쇼는 기껏해야 100회를 간신히 넘겼는데 300회나 방송을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겠죠. 오히려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짝짝짝.

대한민국 토크쇼를 보면 과거에는 자니윤쇼, 서세원쇼, 이홍렬쇼, 김혜수의 플러스 유 등등 원탑 MC 체제였습니다. 또한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도 MC들이 하는 역할을 보면 한명에만 치중되는 경우가 많죠. 해피투게더와 같은 경우 4MC 이지만 실질적인 진행자는 유재석 1명. 승승장구도 5MC 이지만, 애초부터 김승우라는 메인MC를 밀어주기 위한 4명의 존재일뿐이고(이번에 그 4명의 MC가 전원 교체된다고 하죠. 이걸 반영하는겁니다.), 무릎팍도사, 강심장 등등등 거의 모든 토크쇼에는 메인 원탑 MC라는게 존재합니다. (여기에서 예외인건 라디오스타 정도 있겠네요.) 반면 놀러와는 시작부터 유재석-김원희라는 투탑체제로 갔습니다. 7년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메인 MC 교체 한번 없었습니다. 참 드문일이죠. 이 두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놀러와의 2MC 유재석, 김원희. 실제로 둘은 동갑내기 친구다.


바로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방송분량을 위해서 무리수를 던지거나 억지웃음을 짓는 MC가 아니라는 거죠. 또한 게스트를 편안하게 다룰줄 아는 것도 이 두사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원더걸스가 놀러와와 승승장구에 동시에 출연했을때의 반응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절대적인 이유는 MC의 역량입니다. 토크쇼는, 확실히 예능꾼이 아닌 게스트들이 많이 나옵니다. 방송을 끌어내려면 절대적으로 게스트를 편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 역할을 유재석과 김원희는 잘합니다. 그러면서 동갑내기 친구 2MC는 서로 아웅다웅 하기도 합니다. 물러터진것 같은 2MC가 날카로울 땐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도 하지요. 물론 이런 질문은 편안함이 먼저 수반된 가운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는사람의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이 괜히 놀러와가 아니겠지요. 이러한 분위기는 놀러와만 가지는 특징입니다. 강심장과 승승장구, 무릎팍도사나 라디오스타에선 이런분위기 느끼기 힘듭니다.

2MC중 유재석에 대한 건 많은 분들이 아실테고, 반면 김원희라는 MC가 빛을 못받는 느낌이 있어서 과거 예능이야기중 썼던 부분이 있습니다. 김원희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것으로 갈음합니다.

열번째 예능이야기. 패밀리가 떴다2의 이유있는 추락. #3 > 1. 고독한 김원희 - 그리고 그녀의 모습에서 보이는 이효리의 역할




#2. 기획력으로 게스트의 부재를 극복한 놀러와

토크쇼는 원래 게스트에 따라 시청률이 확연히 갈립니다. 지금 승승장구와 강심장의 시청률 차이 역시 이러한 이유에 기반한 것 이겠죠. 물론 그 사이사이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요. 놀러와라고 해서 지금처럼 꾸준하게 사랑받지는 못합니다. 이른바 말하는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 프로그램이기도 하지요. 한때 시청률이 한자리에 머무른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갈것이 있는데요. 천하의 유재석이라도 말아먹은 프로그램이 여러개입니다. 결국 프로그램을 살리고 죽이는건 MC 역량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때 프로그램의 수명이 결정되는데요. 놀러와는 그러한 위기를 기획력으로 극복한 좋은 케이스입니다.




놀러와의 아이템중 하나였던 토크 홈런왕


한때 놀러와가 토크 홈런왕 이라는 컨셉을 쓴적이 있었습니다. 과거 서세원쇼의 토크박스와 비슷한 식이었죠. 시청률도 썩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폐지되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나중에 놀러와 PD가 밝힌 이유는 '정체성 확립' 이었습니다. 토크 홈런왕 컨셉으로 계속 끌고가다간 놀러와의 정체성이 무너진다는 것이었죠. 그냥 아류 서세원쇼, 가십거리가 철철 넘치는 그저 그런 토크쇼 밖에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놀러와 작곡가 특집 - 가요의 아버지들


가십거리는 내지 않으면서, 이야기거리는 끌어내야하고, 오래하다 보니 나올만한 게스트는 다 나왔고, 단순히 홍보만 하면 놀러와에서만 꺼내는 소재가 없고.. 제작진은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게 기획섭외 입니다.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말을 끌어낼 수 있는 게스트를 여러명 섭외하는 것이죠. 시작은 힙합 특집 이었습니다. 당시 힙합 특집은 한 그룹이 아니지만,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에 진지하면서도 더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힙합 특집 이후로 혈액형 특집, 주당 특집 등등 여러 기획섭외가 이루어지고 방송이 이루어집니다. 사실 너무 끼워맞추기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결국 그러한 기획섭외는 시청자로 하여금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기획섭외가 아닌, 토크 홈런왕을 계속 끌고 갔다면... 놀러와는 강심장의 모습을 하고 있겠죠.



#3. 진지함과 유쾌함을 모두 가져가라.


놀러와라는 큰 틀에 두가지 코너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스타 in 커버스토리 이고 다른 하나는 골방 토크 인데요. 이러한 것에도 제작진의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세트에서 녹화가 이루어지는 스타 in 커버스토리 같은 경우는 보통 이야깃거리 두세개를 풀면서 웃음을 이끈다면, 가운데 음식이 차려져 있고, 사랑방을 보는듯한 세트에 둘러 앉아 녹화가 이루어지는 골방 토크에서는 게스트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커버스토리는 좀 화려한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로 녹화가 이루어지고, 골방토크 같은 경우는 MC와 게스트들, 고정패널들이 둘러 앉아 수다를 떨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로 녹화가 이루어집니다. 커버스토리와 골방토크라는 전혀 다른 두가지의 코너로, 전혀 다른 두가지의 이야기를 끌어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먹혔을까요. 요즘 놀러와는 시청률이 잘나옵니다.



사랑방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컨셉인 '골방 토크'


하지만 커버스토리와 골방토크의 경계가 확실한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나도 경계가 확실해서 두 토크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반토막난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가령 커버스토리에서 보여주는 것은 다른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게 없어서 매력이 없지만, 골방 토크는 놀러와만의 냄새가 나기 때문에 너무 좋다. 그래서 커버스토리는 안본다. 라는 식의 반응이 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러한 두 코너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요즘 골방 토크의 고정 패널인 길과 이하늘이 커버스토리 코너에도 나오는 이유도 이러한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대한민국 토크쇼를 이끄는 그대. 놀러와.




300회를 맞은 놀러와. MC 유재석과 김원희의 모습


대한민국에서 토크쇼가 7년이라는 수명을 갖고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놀러와가 7년간 MBC 전파를 잡아먹던 시기에, 옆동네 '버라이어티'는 너무나도 바뀌었죠. 놀러와가 시작할 무렵은 '연애편지와 X맨'이 주류였는데, 어느덧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잘나가는 쇼 프로그램이 3~4년을 못버티는 나라에서 토크쇼라는 제한적인 컨텐츠로 7년을 버텼다는 것은, 메인 MC의 공도 있고 제작진의 공도 있고, 끊임없는 의견을 제시한 시청자들의 공도 있었을 겁니다. 7년을 버텼다는 것은 고비란 고비는 이미 겪을만큼 겪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300회 게스트가 전국 노래자랑의 송해, 우정의 무대의 이상용, 아침마당의 이상벽 이라는 것은, 놀러와가 대한민국 토크쇼에서 가진 위상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놀러와의 행보는 곧 대한민국 토크쇼의 역사가 될 것이고, 놀러와의 수명이 곧 대한민국 토크쇼 수명의 한계점이 될 것이니까요. 300회 게스트 섭외는 놀러와 제작진의 의지를 보여주는것이라 풀이할 수도 있겠네요.




놀러와의 끊임없는 행진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저 역시 궁금하기도 하네요. 놀러와가 300회를 맞았다고 해서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로 예능이야기 22번째!! 글을 써보았습니다. 다음 예능이야기를 쓸때까지 저는 또 보통 롯데빠로 남아있겠습니다.

다음 예능이야기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걸그룹 버라이어티' -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 입니다.



첫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와 김종민, 그리고 무한도전과 1박 2일.
두번째 예능이야기. 청춘불패와 천하무적야구단..
세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上
네번째 예능이야기. 강심장과 승승장구 - 下
다섯번째 예능이야기. 세바퀴 vs 스타골든벨
여섯번째 예능이야기. 하하의 복귀.. 그러나 부족한 2%에 대하여.
일곱번째 예능이야기. 만만한게 예능인지라..
여덟번째 예능이야기. 클래스는 영원하다.
아홉번째 예능이야기. 위기는 곧 기회다. - 1박 2일 코리안루트 리뷰
열번째 예능이야기. 패밀리가 떴다2의 이유있는 추락.
열한번째 예능이야기. 이제 웃어봅시다.
열두번째 예능이야기. 열두번째. 당신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하하몽쇼 리뷰.
열세번째 예능이야기. 황금어장의 10분짜리 메인코너(?) - 라디오스타
열네번째 예능이야기. 열네번째. 정든 그대여 떠나라. 내가 보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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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번째 예능이야기. 무한도전의 사회적 메시지.
열일곱번째 예능이야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열여덟번째 예능이야기. 반쪽찾기를 가장한 미녀들의 버라이어티. 러브스위치.
열아홉번째 예능이야기. 일상의 재미를 찾아서.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스무번째 예능이야기. 한국의 래리킹쇼를 꿈꾼다.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스물한번째 예능이야기. 아류였으나 아류에 그치지 않았던 프로그램. 무한걸스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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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31 11:38
수정 아이콘
22!!! 대구에도 제발 놀러와 본방 해줬으면 좋겠슴다... ㅠㅠ
샨티엔아메이
10/07/31 11:41
수정 아이콘
평소에는 전혀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장수한 프로네요. 7년이라...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성출연이 뻔할지라도 테마가 있는 섭외는 크게 거부감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10/07/31 11:41
수정 아이콘
진리에 22
89197728843
10/07/31 11:45
수정 아이콘
벌써 7년이나 되었다니...와우~
300회 특집은 정말 특집다운 특집이군요...
드라마나 영화나 음반 홍보때문에 게스트가 나오면 안봅니다...
비소:D
10/07/31 12:03
수정 아이콘
놀러와는 안정적인 투엠씨에 제작진이 지속적으로 개선노력을 하니 시청률이나 분위기나 물흐리지않고 지루할만하면 크지않게 변신하니 안정적인것같네요
위에 쓰신 가요계의 아버지들편 재밌엇죠 흐흐
최근 본것중 가장 재미없었던건 볼수록 애교만점편이었습니다.
정말 홍보를 위해 나온데다 서로 전혀 친하질 않아서 보는사람을 참 불편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출연자 한분의 믿으라고 하는가 싶을정도의 허세라던가....
10/07/31 12:05
수정 아이콘
놀러와가 아쉬운것이 본방시간에 제대로 안틀어주는 지역이 꽤 많다는겁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토크쇼라고 생각하거든요.
10/07/31 15:42
수정 아이콘
놀러와는 옛날이 더 재밌었는데...
박명수 호통 전성기 , 조혜련이 박명수 상대로 맞받아쳐주고 , 노홍철이 떠들고 크크크
켈로그김
10/07/31 16:40
수정 아이콘
양지의 놀러와 음지의 라스. 둘만 믿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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