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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1 10:55:42
Name 더미
Subject [일반] 부처님 오신 날 선거운동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예전부터 독실한 불교신자이신 어머니께서 평소에는 무심하더라도 오늘같은 날은 절에 가서 향 좀 피우고 오라는 말씀을 종종 하셨지요.
급한 일도 없겠다, 스스로도 일단은 종교를 불교로 분류하는 바라 모든 중생의 구제를 노리지는 못하고 가족의 건강이나마 바라자 싶어
향하나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멀리서부터 여러 노랫소리가 울리더군요. 뭐가 이리 시끄러운가 했더니 길가에 선거차량 석 대가 서서 마구 스피커를 울려대고
있더군요. 절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명함을 나눠주는 분들이 있었는데 일렬로 서있는 게 아니라 지그재그로 서 있는지라 명함을 받지 않고
통과하기는 힘들었지요. 살짝 눈살이 찌푸려지긴 했습니다만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에겐 사람모이는 곳에 가는 게 당연하기도 하고
오늘의 테마가 자비인만큼 다시 마음을 평안히 하고 절로 들어갔습니다.
절도 좀 하고 향도 피운 뒤 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선거운동원이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왜 하필 부처님은 선거철에 태어나서는..."
이 얘기를 듣고는 속으로 '헐~'이라는 헛웃음이 절로 나오더군요.

나라의 발전을 위해 선거는 중요하죠. 그렇기에 참된 일꾼을 뽑기 위해 유권자의 자세도 중요하겠고 자신이 뽑히기 위해 홍보하는
후보자들의 열의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에는, 특히 그 행사에 들어가 홍보하려는 생각을 가졌다면
행사참여자들에 대한 배려도 중요합니다.
절 앞에서는 스피커를 줄이거나 꺼서 주변 아파트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저 절은 왜 저리 시끄러워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한다던가,
한쪽 길가로 일렬로 서서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보행에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던가 하는 배려 말이죠.

왜 그들이 오늘 절 주변에서 홍보를 하는지 제대로 생각한다면 왜 하필 선거철에 부처님 오신날이 있냐냐는 말따위는 하지 않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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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0/05/21 11:13
수정 아이콘
사실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교육의원 같은 경우에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과 기간이 정말 제한적이라서 절박할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합니다.
ChojjAReacH
10/05/21 11:23
수정 아이콘
절박하긴 한데 생각이 없네요. 그러면서 뽑히길 바라는 생각만 하나요.
METALLICA
10/05/21 13:08
수정 아이콘
지금 절에 갔다왔는데 선거운동원들이 많이 와있더군요.
어차피 눈길은 주지 않았지만 찍어주고싶은 곳도 있고 투표는 꼬박꼬박 참여를 하니까..
조용히 할일 하다 가세요하고 왔습니다
나누는 마음
10/05/21 13:53
수정 아이콘
자발적 봉사자들이 선거운동을 해주는 후보가 있는가하면
돈을 뿌려야 돌아가는 선거조직도 있지요.
후자의 운동원들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the hive
10/05/21 14:47
수정 아이콘
주객이 전도됐네요
부처님이 선거철에 태어난게 아니라
선거철을 부처님 태어난 날 주변에 잡은거죠
어진나라
10/05/21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산책로에서 선거운동하시는 분들을 봤었는데요, 절 셔틀버스(라기엔 좀 작은 승합차)가 서는 곳에 정확히 대기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사람들이 내리면 열심히 선거운동...;; 내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피할 길이 없어보입니다.

덤으로 내일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 콘서트가 창원 공설운동장에 있는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다고 하더군요. 윤도현밴드를 비롯한 인디 계열 가수분들이 참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나라야
10/05/22 01:39
수정 아이콘
너그럽게 생각하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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