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1/31 04:05:09
Name 햇살같은미소
File #1 2008090300685_0.jpg (109.4 KB), Download : 71
Subject [일반] 사람의 죽음에 대한 몇가지 애기들....


보통 사람들이 언급하기 꺼려하고, 별 호응도 못하는 주제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주위에 한두번쯤은 죽음에 대해서 겪기 마련입니다

몇년전에 저희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가 기억납니다.....
사람들의 울음과 통곡이 수그러갈 3일날째....을긋블긋 화려한 꽃상여를 봤을때의
그 충격이란.....왜 그렇게 상여가 화사하고 아름다운지 몰랐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라고 합니다...제 주변에도 암으로 인해
고통받고 투병생활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젊은 나이에 위암 걸린 친구,
폐암때문에 수술을 받은 분, 췌장암으로 인해 죽다 살아난 저희 친적...
가끔 일원동에 있는 삼성의료원 암센타에 문병을 가곤 하는데, 갈때마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냄새와 필요이상으로 깔끔한 모습은 정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암이 무서운 것은, 사망률도 그렇지만 그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통증입니다..
온몸을 뒤틀리고 영혼을 파괴할만큼 무서운 통증에 싸우다 보면 어느새 빨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만 든다고 합니다...마약성 진통제로도 조절되지 않을때가 오면 그 건장한 체구가 어느새 뼈만 남게 되고, 그 가는 팔에는 수많은 주사자국들로 흔적조차 찾기가 힘들어 집니다...더구나 아는 사람만 아는 그 지독한 항암제의 고통이란.....식사는 커녕 음식만 봐도 몇시간 동안 토하고 몸의 털이란 털은 모조리 빠져버리는 건 차라리 사소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럼 한국인의 사망원인 2, 3위를 각각 차지하는 뇌질환과 심장질환은 어떨까요....차라리 이러한 죽음은 순간적으로 급사하는 경우가 많아, 그나마 환자의 고통과 주변인의 고생이 덜한 편입니다..
다만 노인들의 경우, 중풍으로 인해 반신불수가 되어 자리에 드러눕게 되면 정말 그를 돌보는 간병인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대소변을 계속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2시간 마다 일어나서 가래를 빼야하고 욕창이 생기지 않게 체위를 바꿔드려야 합니다.... 게다가 이런 경우 치매까지 가이 오는 경우가 많아 정말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게 될 정도로 극악한 고통의 시간이 기다리고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사망원인 6위는 그이름도 생소한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입니다..폐렴이나 호흡기 질환 같은 경우는, 나중에 숨을 못쉬게 되어 죽게 되는데 아무리 숨을 쉬어도 숨이 쉬어지지 않은 그 고통은, 아무리 평소에 품위있고 단정한 사람이라도 고통에 못이겨 빨리 죽여달라고 소리칠만큼 무시무시합니다....단 한모금의 공기라도 호흡하기 위하여 헐떡헐떡거리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란....

한국인의 사망원인 뜻밖에 5위는 자살입니다....혼자사는 독거노인의 경우 평균자살률이 5배이상입니다....자살의 경우 그 당부를 떠나, 그 모습을 본 사람들에게는 정말 평생 지워지지 않을 끔찍한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제가 나중에 죽는 방법을 선택할수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날까지 아무 병이나 고통없이 살다가 잠을 자다가 편안히 가는 것입니다....꿈꾸듯이, 아무런 고통이나 예고도 없이 그렇게 조용히 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1/31 04:17
수정 아이콘
전, 돌아가신분이 화장한후 한줌의 재가되어 나올때 그렇게 슬프더군요.
가까운분들의 죽음을 딱히 많이 경험해본것은 아니지만, 몇년, 몇십년이 지나도 그때의 기억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고통없이 죽는것이 정말 복받은것입니다.... 잘죽기 위해 좋은일 많이 해야죠...
햇살같은미소
10/01/31 04:27
수정 아이콘
旼님/ 네...저도 화장을 하면서, 그 건강한 사람이 한줌의 재로 나올때가 참 허무하고 슬프더군요...그 허무한 느낌이란.....정말 삶도 죽음도 무었일까 곰곰히 생각해보곤 합니다
촉호파이
10/01/31 04:46
수정 아이콘
음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글이군요..
가족들 모두 큰 병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못느끼고 살때가 많은데, 진짜 건강이 최고인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 죽음을 생각하기엔 이른 나이 잖아요
그저 열심히 성실하게 재밌게 살아봅시다~!
인생 뭐 있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220 [일반] 마재윤 이야기...그리고 나의 이야기.. [11] ringring4920 10/01/31 4920 1
19219 [일반] 무한도전 그리고 복싱 (플짤 포함) [20] Xell0ss7450 10/01/31 7450 1
19218 [일반] 무한도전 보셨나요..?? [10] 하루를산다6655 10/01/31 6655 0
19217 [일반] 좋아하는 사람을 무작정 기다려 본적이 있나요? [7] 제시카와치토3851 10/01/31 3851 0
19216 [일반] 사람의 죽음에 대한 몇가지 애기들.... [3] 햇살같은미소3692 10/01/31 3692 0
19215 [일반] [펌글] 아이티 사태와 관련해서 대사관 서기관의 글이 올라왔네요, [23] Frostbite.5236 10/01/31 5236 2
19214 [일반] 작품 [3] 엔뚜루3012 10/01/30 3012 0
19213 [일반] 만화가 길창덕 화백께서 별세하셨습니다. [11] 내일은3848 10/01/30 3848 0
19211 [일반] 소녀시대 컴백무대입니다! [60] 도시의미학7673 10/01/30 7673 0
19210 [일반] 이번 아이티 보도관련 사건을 보면서... [27] 부평의K3446 10/01/30 3446 2
19206 [일반] 카라의 First Showcase in JAPAN 2010 까지의 기록 [13] 쉐보4474 10/01/30 4474 0
19205 [일반] [펌] 아이티에 직접 간 119 대원의 글입니다. [40] kikira5204 10/01/30 5204 0
19204 [일반] 제갈량빠의 심금을 울리는 글. [13] sungsik5976 10/01/30 5976 0
19203 [일반] 연아도 아는군요... 팬들의 마음을... [11] ThinkD4renT5396 10/01/30 5396 0
19200 [일반] 패왕상후권의 추억 [18] 락하워드5181 10/01/30 5181 0
19198 [일반] MBC 기자의 화려한 복수극은 대 성공 [53] GrayEnemy9350 10/01/30 9350 3
19196 [일반] 마하트마 명박 - 인도 방문 편 [20] 뭉개뭉개4423 10/01/30 4423 0
19195 [일반] 능력대로 교육을 받으라는 선언 [22] 루크레티아4977 10/01/30 4977 0
19194 [일반] [세상사는 이야기]이혼... 재혼... 싱글파파.... 그리고... [12] 방구벌레4458 10/01/29 4458 2
19193 [일반] 아이티 구조대원 과 대사관 관련. (진실은?? ) [37] 유명한그분4719 10/01/29 4719 3
19192 [일반] 요새 피쟐 왜이러나요 [13] 살찐개미5440 10/01/29 5440 0
19191 [일반] 여러분의 학교 등록금은 어떠신가요? [34] SkyHigh3531 10/01/29 3531 0
19190 [일반] [인증해피] 하얀피부, 긴생머리 청순함! 그걸 닮은 신발 이야기입니다. [12] 해피5065 10/01/29 506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