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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21 11:56:10
Name 유니콘스
Subject [일반] 쌍방울레이더스 9년사 - 5. 멈추어버린 돌격
1998년과 1999년을 다룹니다.

절취선----------------------------------------------------------------------------------------------------------------------

1997년, IMF사태가 우리나라를 강타했고 쌍방울은 그만 10월 15일에 부도가 나버렸습니다.

그나마 모기업의 지원마저 끊겨버린 쌍방울레이더스는 팀의 존립에 심각한 위기를 맞아버렸고 결국 1차지명한 조진호를 보스턴 레드삭스로 보냈으며 1998년 시즌전, 현대유니콘스에서 9억과 이근엽, 김형남을 받는대신 주전 포수 박경완을 보냅니다.

쌍방울 : 박경완 <-> 이근엽, 김형남 + 9억 : 현대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시즌 중반이던 7월 31일에는 주전 마무리이자 구원투수 조규제마저 현대유니콘스에 보내고 맙니다.

쌍방울 : 조규제 <-> 박정현, 가내영 + 6억 : 현대

박정현이 왔지만 이미 심각한 허리부상을 앓고있었던 박정현은 예전 태평양돌핀스시절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박경완, 조규제라는 주축기둥을 팔아 구단을 운영할정도로 빈곤했던 쌍방울.

그래도 시즌 중반에 다시 합류한 김현욱, 마무리와 계투진을 오가며 활약한 김원형과 김기덕, 성영재가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김현욱은 68경기에 등판하며 129.1이닝을 던졌고 평균 자책점 3.34에 13승을 올리며 핵심 계투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반짝활약" 이라고 평가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김원형은 시즌 중반, 현대유니콘스로 간 조규제 대신에 마무리투수로 활약합니다.

1998 김원형 : 51등판, 11선발, 150이닝, ERA : 2.52, 12승(4선발승, 8구원승) 7패 13세이브, 109K

김기덕도 12승을 올리며 활약합니다.

타선에서는 작년의 수위타자 김기태가 타율 0.309, 홈런 30개, 90타점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을 이끌었고 조원우가 선두타자로 나서며 전경기에 출장, 타율 0.311, 12홈런, 80득점, 23도루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음을 과시합니다.

최태원은 이 해에도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88을 기록했고 김실, 삼성 - 롯데를 거쳐 쌍방울에 온 이동수도 타선에 힘을 보탭니다.

그리고 심성보. 타율은 0.269로 평범했으나 홈런을 24개 때려내며 중심타선의 묵직함을 배가시켰고 우익수로서의 수비도 뛰어났습니다. 특히, 특유의 강한 송구력을 바탕으로 외야수로서 단일시즌 최다 보살기록인 20보살을 기록합니다. -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

박경완과 조규제가 빠졌지만 김현욱, 김원형, 김기덕의 마운드와 김기태, 조원우, 최태원, 심성보가 버틴 타선의 힘으로 쌍방울은 58승 66패 2무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1999년, 상황은 더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이제 재정난은 안그래도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쌍방울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갔고 결국 쌍방울은 극단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팀의 주포 김기태와 주축투수 김현욱을 삼성라이온즈에 트레이드한 것입니다.

쌍방울 : 김기태, 김현욱 <-> 이계성, 양용모 + 20억 : 삼성

이계성과 양용모를 받아왔지만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이 돈으로 팀을 운영해야 했던 쌍방울은 원정경기에서는 당일 이동, 숙소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도 최대한 저렴하게 사용했고 식비마저도 최대한 깎아서 사용했습니다.

송구홍, 박재용, 이민호, 동봉철, 김광림등이 줄줄이 쌍방울에 입단했지만 이미 이들은 선수생활의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용병마저도 앤더슨, 비아노등 타 팀에서 퇴출당한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쌍방울레이더스라는 팀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리그제가 처음으로 시행되었던 1999년, 쌍방울은 한화이글스, 삼성라이온즈, LG트윈스와 함께 매직리그에 속했지만...... 그 사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1999년, 쌍방울의 투수들은 타 팀의 타자들에게 안타와 홈런을 줄기차게 허용하며 리그 전체의 평균 자책점을 높여나갔고 반대로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돌렸습니다.

그나마 용병으로 데리고 온 앤더슨과 비아노는 6, 7점대 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평균 자책점을 높이는데 한 몫 거들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쌍방울이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즌 초반, 박정현이 연승가도를 달렸고 조원우를 필두로 한 타선은 살벌한 기세를 내뿜었습니다.

하지만, 조원우의 부상과 한화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장종훈의 타구를 얼굴에 얻어맞으며 시즌 아웃된 김원형등 악재가 겹쳐나갔고 쌍방울은 헤어나올 수 없는 연패의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홈 구장인 전주구장은 연고지팀의 참혹한 상황을 차마 직접 볼 수 없다는듯 비어있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역대 최소 관중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99년 8월 25일부터 10월 17일까지는 질기고 질긴 17연패를 당하며 삼미슈퍼스타즈가 1985년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당했던 18연패에 이은 연패기록 2위를 달성합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재기에 성공한 박정현은 37경기에 등판, 14번 선발투수로 나서며 124이닝을 던져 평균 자책점 3.92를 기록합니다. - 승수도 성영재와 함께 팀내 최다승인 5승을 기록합니다. -

조원우는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상당하기전까지 47경기에 출장, 타율 0.314와 도루 11개를 기록했고 작년에 쌍방울로 온 이동수도 불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1999 이동수 : 86경기 출장, 타율 0.320, 출루율 0.431, 장타율 0.595, OPS : 1.025, 357타석 291타수, 93안타, 19홈런, 68타점

그러나 쌍방울의 꼴찌란 애초부터 정해져 있던 상황.

28승 97패 7무에 승률은 0.224. 승률은 1982년 삼미슈퍼스타즈에 이은 최소 승률 2위, 단일시즌 최다패 1위 - 나중에 롯데자이언츠가 2002년에 35승 97패 1무를 기록하며 단일시즌 최다패 공동 1위에 오릅니다. -

그리고 쌍방울은 퇴출선언을 받습니다.

쌍방울 대신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기업은 SK. 쌍방울은 SK가 자신들을 인수하기를 바랬지만 SK는 쌍방울과의 협상은 철저히 배제한 채 KBO와 협상을 했고 쌍방울의 해체 후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하기를 원했습니다.

결국 2000년 초, 8번째 프로야구 구단으로 창단된 쌍방울레이더스는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고 선수들은 전원 웨이버로 공시됩니다. 그리고 9번째 구단으로 SK와이번스가 창단되었으며 SK는 쌍방울에 소속되었던 선수들을 자유계약 형태로 받아들였으며 전북이 아닌 현대유니콘스가 떠난 인천, 경기, 강원권역을 연고지로 삼게 됩니다.

쌍방울레이더스가 떠난 전북은 2003년에 기아타이거즈에게 반환됩니다.

이렇게 쌍방울레이더스는 철저히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비록, 쌍방울을 응원하지는 않았더라도 조금이라도 그들을 기억해주는 것이 우리가 그들을 조금이라도 위해주는 일이 아닐까요?

이제, 한국 프로야구 27년의 마지막 구단으로 해태타이거즈의 이야기를 서술합니다.

무적함대, 전설의 왕조. 하지만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뉴욕 양키스와는 달리 맨주먹속에서 일구어낸 그들만의 신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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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덩이
09/10/21 12:12
수정 아이콘
에휴.. 쌍방울..

최근에 히어로즈에 대해 나오는 기사를 읽으면서 쌍방울이 떠오르는 건 너무 앞서나간 생각일까요.
오늘도 글 잘 읽고 갑니다.
09/10/21 12:14
수정 아이콘
짠하네요. 잘 보고 갑니다.

이제 해태군요!
SNIPER-SOUND
09/10/21 12:39
수정 아이콘
슬러거 쌍방울 덱 과 해태댁을 하는데;

하악 ~

쌍방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해태보다 좋아했던 쌍방울 인데.

제발 타팀이 그대로 인수하길 바랬었는데.

그냥 역사속에 사라져 버려 너무너무 아쉬운 팀입니다.
후니저그
09/10/21 13:15
수정 아이콘
드디어 나오는군요.. 어린시절 절 야구에 빠지게 만든 팀.. 과자도 해태 아니면 안먹었던 그 시절의 팀 기대됩니다 ^ ^
나두미키
09/10/21 14:38
수정 아이콘
드디어 해태군요!!!!!!!
growinow
09/10/21 16:03
수정 아이콘
20년쯤 전에 목소리 그윽한 성우분들이 새벽 에이엠 라디오를 통해 서울명소이야기를 해주는 프로그램에서 느껴졌던, 요새는 너무 희귀해진 뭉툭한 따듯함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여자예비역
09/10/21 16:14
수정 아이콘
으헝헝..ㅠㅠ 눈물이 나네요...ㅠㅠ
09/10/21 20:13
수정 아이콘
삼성팬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해태군요.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아. 눈물이..
은솔아빠
09/10/21 22:09
수정 아이콘
해태..막강한 전력이기는 했으나 선수층이 얇아 주전이 어떡해든 경기에 나가야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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