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La Nuit Etoilee)'1889. 73.7х92.1㎝ 캔버스에 유채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호. 이 형제는 어찌하여 서로를 그리도 사랑했나.
본래 형제란 그런 걸까. 평생 홀로 지낸 시간이 반절인 무뚝뚝이 외동아들 입장에는 그저 갈피를 잡지 못할 일 입니다.
그 37년 남짓의 생애에서, '세상'은 물론, 아버지도. 그리고 어머니도.
'시엔'이라는 미혼모 매춘부를 제외하고는 온전히 여인의 사랑 한 번 받아본 일이 없는 그 화가는, 그래서 불행을 입에 담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지독한 가난과 정신병을 앓아가며, 내일을 기약하지 못할 삶에서도 자살을 결심한 그 날까지 끝내 붓을 꺾지 않은 화가.
설령 삶이 자신을 외면하더라도 평생을 마음으로나마 함께한 네 살 터울의 동생에 기대어 비참한 나날을 이겨가지 않았을까.
해바라기란 그렇게 탄생한 모양입니다.
빈센트 형에게
형의 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형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몰라.
전에는 다행히도, 오래 가지 않아 회복 되었으니 이번에도 그저 어서 쾌유하기를 바랄 뿐이야.
형만 건강하다면 나는 아무 것도 걱정할 게 없어.
사랑하는 형, 집사람이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잘 생긴 아들을 낳았어. 아이가 많이 울어대지만
아주 건강해.
조(테오의 아내)가 몸이 회복될 때 쯤 형이 와서 우리 아들을 보리라 생각하면 얼마나 기쁜지 몰라.
전에 말 한 대로, 아이는 형의 이름을 따서 빈센트라 부를 생각이야.
아이가 역시 형 처럼 강직하며 용감한 사내로 자라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어.
1890. 1. 31.
내 동생, 테오 에게
편지와 동봉한 50프랑 수표, 고맙게 받는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그럴 생각이 사라져 버렸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저 그림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내가 미치도록 사랑했으며, 존경하던 화가들 처럼 멋진 작품을 그리고자 노력하고 있어.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있으면 요즈음 화가들이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
이제 화가 공동체 결성의 유용함을 화가들에게 설득할 기회한 사라진 것일까. 하기야, 공동체가 결성 되더라도 다른 화가들이 파멸
한다면 공동체 역시 파멸하게 될 테지.
어쩌면, 너는 몇몇 화상들이 인상파 화가들의 편에 서리라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마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개인의 노력이란 별로 소용이 없는 것 같아.
게다가 이미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정말 이 모든 것들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걸까.
고갱이 브류타뉴 지방에서 그린 작품을 보았는데,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그 친구가 거기서 그린 다른 그림들 역시 마찬가지리라 생각한다.
도미니의 정원을 소재로 그린 작품을 다시 스케치 해서 동봉한다.
내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 중 하나야.
이엉을 인 지붕과 비온 뒤의 광대한 밀밭의 정경을 30호 크기 그림 두 점 정도 대략 스케치했다.
1890. 7. 24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 전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
테오 반 고흐는 형 빈센트가 자살한 뒤, 고작 6개월 만에 따라가듯 세상을 떠났다.
이 두 형제는, 현재 프랑스 오베르의 한 공동묘지에 나란히 안치되어 있다.』
Dana winner - Vin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