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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19 17:32
저희는 대놓고 팼습니다. ㅠㅠ
99년 군번인데.. 운전병이었죠.. 야전차부터 버스까지 운전을 했었는데 저희 고참 하나는 무슨일 터지면 치약 뚜껑을 손에 가득 들고 애들 모은후 바닥에 뿌리고 나서 거기에 밖아(??)시키고 한 10분정도 노가리를 시전 ㅠㅠ... 뒤집어 진거 걸리기 싫어서 너도나도 먼저 밖던 기억이...ㅡㅡ 5ton 야전트럭 본네트 100회 여닫기, 버스 복도에서 두명 밖아 시키고 앞은 뒤에게 잡히면 운동장 두바퀴... 뒤는 못잡으면 두바퀴... 등등 주로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갈굼들이...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이네요 ^^
09/10/19 17:32
갈굼의 기본은 갈굼당할놈 바로 윗군번을 갈구는 거지요....
이등병이 어리버리하면 일병 선임이나 성병 초봉정도 슬쩍 갈궈주면... 나머진 뭐 지들이 알아서 합니다. 흐흐 -_-;
09/10/19 17:32
오후 18시-20시 근무때 해가 뉘엇 뉘엇 넘어갈때쯤, 신병세워두고 모기잡기 놀이는 해봤네요....
팔,얼굴, 목,에 엄청나게 달려드는 모기들.. 나무판때기로 만든 근무일지에 몇마리인지 확인차 붙이는데,백마리는 우습죠..
09/10/19 17:36
제일짜증났던 가혹행위로는
뭐 병뚜껑에 머리 박고 10미터 전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별거 아니다 싶지만 한번 해보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09/10/19 17:39
뻘질문.
남자분들은 군대의 해악에 치를 떠시는 분들이 많은데, '나 후임병 이렇게 괴롭혔다'가 진정 즐거운 추억이 되는 것이 가능합니까. 진심으로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저는 제 인생의 쓰라리고 괴로운 기억은 아주 친한 사람들과의 술자리 안주거리밖에 안되거든요. 위에서 당해와서 아래로도 그것이 전파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일종의 가학적인 취미도 용납되는 곳이 군대인건지, 경험해보지 않은 자의 얕은 시선으로 봤을 때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패배 좀 해 주실 분.
09/10/19 17:39
저희는 주특기 교육때 선착순....
하루 종일 한적도 있습니다.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는게 어떤건지 이때 알았죠. 선착순 시작하면 담배도 많이피는 사람들이 어찌 그리 빨리 뛰던지..ㅠㅠ 제가 96년 군번인데 저희때도 구타가 거의 없었는데 그후에도 아직까지도 안없어졌나 보네요.
09/10/19 17:46
퍼플레인님// 저도 막 이런 댓글 쓰려는 참이었습니다. 이런 부조리와 폭력을 이렇게 즐겁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제게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09/10/19 17:47
제가 95군번인데...저희때도 구타는......별로 없었습니다....만,
대신 다른 방법으로 갈굼은 있어왔지요... 하지만, 갠적으로는 군대는 위계질서가 우선이라 생각되어지기에... 어느정도의 말빨이 설 정도의 갈굼(?)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해봅니다. 꼭, 제가 후임병들을 갈구지 않아서 제대로 말발이 안 먹혀서 그런건 아닙니다만....(쿨럭)
09/10/19 17:51
퍼플레인님//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남자들 기억속에서...
본인은 대단히 착한 고참이였고, 내가 후임병들에게 한 행위는 군대에서 해야하는 최소한의 사랑의 매(?)같은거고... 또 좋은 추억이고... 내가 이등병때 고참은 때려죽일 놈이고, 내가 받은 얼차려는 지독한 가혹행위고... 뭐 그런 겁니다.... 참고로 전 정말 착한 고참이였습니다만....아마 안 믿으시겠죠...
09/10/19 17:51
퍼플레인님// 제가 패배하자면 일종의 이런 것 아닐까요? 어린시절 여자애들 고무줄 끊고 노는데 방해하는게 그땐 여자애들이 남자친구들의
행동에 치를 떨었겠지만 시간이 흐른 후 웃으면 애기할 수 있는거 ... 군대도 마찬가지 후임병들에게 좋게 말하면 얼차려죠. 빡시게 얼차려 주고도 얼차려 주고 나서 그래 수고 했다 한마디에 또 얼차려 받을때 악에 받친 맘이 눈 녹듯 녹는 그런 남자만의 세계가 있긴 있는거 같아요.
09/10/19 17:51
퍼플레인님/저에게 군대란 그런 곳인것 같네요. 뭐랄까....당할때는 '저녀석 사회에서 만나면 죽여버릴꺼야' 라고 생각 했지만 막상 나가서 보면 그냥 웃음이 나오는 추억 이랄까요??
09/10/19 17:53
여담이지만 아무리 욕먹고 가혹행위를 당해도 담배피면서 혹은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잘해 임마!' 한마디에 다 잊어버리는 그것...이랄까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긴합니다
09/10/19 18:01
말로 설명드리기 참 애매해요. WraPPin님이 쓰신 말이 딱 와 닿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적힌 전 저 짓을 중대장에게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육사 출신 간부라면 아주 이를 갈죠 -_- 고참이 저랬으면 나중에 추억으로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그 대위가 몰던 차를 보면 가끔 욱합니다.
09/10/19 18:02
취침시간 자리에 누워서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자면 안됩니다. 주기적으로 이름을 부를때 한번에 안일어나면 그다음은 ...
09/10/19 18:02
바알키리님// WraPPin님// 그런 게 과연 바람직한 걸까요? 그런 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09/10/19 18:05
저같은 경우는 잠고문이 가장 힘들더군요..
행정병이었는데 부대병력 반은 유격이라 빠지고 나머지 병력가지고 5대기, 매복, 위병소근무까지 돌리는데 마침 검열기간이라 유격 간 행정병 두명에 제 것까지 3명 분의 검열준비와 저녁 근무와, 새벽 근무까지.. 하루에 3시간만 자고 나머지 21시간을 일했습니다... 4일째 되는 날, 중대장님한테 검열준비야 그렇다 치고 근무를 일반병력과 똑같이 돌리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대들었습니다.. 일반병력은 근무 두번이면 하루 일과 끝이었거든요.. 저땜에 다른사람 근무 늘어날까봐 참고 또 참다가 너무 힘들어서 터진거지요.. 중대장님이 마음만 먹으면 저 바로 영창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불쌍하게 봐주셔서 겨우 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이 잠을 못자면 미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09/10/19 18:09
소인배님// 어느정도의 얼차려는 군대에서 필요합니다.
2년동안 자유가 없는 생활에서 마치 학생때의 선배,후배정도로 생활한다면 그조직이 유지가 될까요? 단, 구타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9/10/19 18:09
퍼플레인님// 단순히 괴롭힌 것에 대한 이야기도 될 수 있지만,
후임이 뭔가 잘못은 했고... 부대특성상(또는 비폭력자라서??) 때릴 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후임을 혼내긴 해야죠 ^^;; 전 TV에 SES,핑클,베이비복스가 나왔을 때 PX심부름 시켰습니다 -_-+ (99년 군번인데 이때 이 세그룹이 최고였죠 덜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유치했네요 크크
09/10/19 18:09
퍼플레인님// 근데 위에 누가 "나 후임병 이렇게 괴롭혔다"가 진정 즐거운 추억이라고 이야기 하거나, 뉘앙스를 풍겼나요? 약간 확대 해석하시는 것 같은데, 누구도 괴롭히는 걸 즐거운 추억이랍시게 혼자 낄낄 거리며 즐기지 않습니다. 사이코패스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죠.
09/10/19 18:09
퍼플레인님// 어느정도의 갈굼이 필수적이기는 합니다. 괴롭히면서 즐거워 하는 쓰레기들도 가끔 있습니다만, 사실 좋게 좋게 해서 제대로 돌아가는 부대는 없거든요. (구타는 물론 안됩니다.)또 글에 나와 있는 정도는 무슨 엄청난 모욕을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물론 정말 자기는 갈구지 않았던 사람이야 있겠지만, 대신 누군가가 그 일을 했을 겁니다.-_-; 또 생활하다보면 사람이란 적응하기 마련이라, 소변기에 손넣고 찌끄레기들을 주워담던 일 같은걸로는 선임에게 딱히 화가 난다거나...그런 생각도 들지 않더군요. 그냥 잘 때만 되도 잊죠.
아 전 진짜 엄청 착한 선임이었습니다?
09/10/19 18:12
WhyYouKickMyDoG님// 글쓰신분께 드린 말씀이었습니다. 뭔가 방긋방긋 웃으시면서 '우리 서로 후임병 갈구었던 경험을 나누어보아요' 라고 쓰신 것으로 저에게는 읽혀서 말이지요. 글만 보기에는 후임병 갈구는 것이 즐거운 추억이었던 것 같기도 하지 말입니다. 근데 정작 본인이 그걸 이등병때 당하셨다고 하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09/10/19 18:12
내가 하면 추억, 내가 당하면 악몽이지만 그래도 무용담으로 써먹을 때는 그럴싸한 추억.
퍼플레인님// 보통 어떤 개념이 일반화되면 일반화될 수록 보수적 온정주의의 틀에 갇히기 쉬운데(실상 옳은 것이 아닌데도, 그럴 만하다, 할만 하다, 정도로 귀결되는 거죠. 위에서 몇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초코파이 몇개에 감동하는 건... 글쎄요. 그 경우는 [1984]의 고문 방식을 떠올리면 적당합니다. 실상 이런 교화방식을 묘사한 고전이죠. 고참이 별 것 아닌 일에도 엄청 패다가, 어느 순간 용서해 주면 그 사람이 엄청 착해 보이는 거죠.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물론 군 내부에서는 그런 긴장감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그 방식을 그대로 옹호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이 나라에서 군대는 국민의 절반 가량이 체득한 공간이니까요. 국가가 전반적으로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이 그 비극에 스스로의 수준을 맞추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폭력이 일상화되면 그 폭력이 당연시되는 것처럼, 공감대 형성이 이러한 정서의 근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폭력적 기제의 재생산이라는 측면을 따져 본다면... 친한 또래들끼리 술자리에서 할 얘기 이상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09/10/19 18:15
퍼플레인님// 자랑할 건 아니죠...
근데 전 이미 민방위 4년차라 제 때는 그냥 구타가 흔했습니다만, 이등병 때 맞고 병장 때 때리고 그렇게 그냥 보냈죠. 인간답게 안때리고 군대를 제대하면 좋겠지만, 그 사람도 좋은 고참 소리는 못듣는게 군대랍니다. 전 저 때린 고참도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원망하지도 않고요. 나도 그랬으니, 그냥 치열하게 열심히 산거죠. 지금은 그러면 안되는 시대지만,, 그리고 맞은 이야기 하면 서글프잖아요..그래서 때린 이야기들 하는게 아닐까요?
09/10/19 18:18
폭력적 기억을 추억으로 체화해야 하는 것인지, 혹은 고백과 반성의 영역으로 있어야 하는 것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군대에 가면 그런 폭력이 당연시되는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지만... 실상 군대에서 벗어난 이후에는 그 공간에서 체득한 특수성은 그 공간에 버려두고 와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게 그렇게 쉽지 않아서, 한번 몸에 익힌 특정 생활 방식은 잘 잊혀지지 않죠. 나의 기억들이 너무 무비판적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통일이 되든, 뭐가 되는 간에 모병제 국가가 되었으면 합니다.
09/10/19 18:19
퍼플레인님// 저도 재후임을 상습-_-폭행해서 영창간 적이 있습니다. 잘 갔다왔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했으면 벌 받아야죠.
고참한테 맞기도 많이 맞았지만.. 제가 맞은 거랑 제가 누구를 폭행한 거랑은 명백히 별개의 상황이죠. 제 인성의 진정한 바닥을 본 순간이라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씁쓸합니다.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_-
09/10/19 18:23
소인배님// 문제가 많죠. 사실 군대에서도 얼차려 방법에 대한 지침은 있는데 사실상 이게 지켜지지않죠.
다만 조금씩이긴 하지만 변화가 되고 있는것만은 틀림없습니다.
09/10/19 18:32
퍼플레인님// 음.. 코시 3차전을 보면서 글을 읽다가 몇 자 적습니다.
군대에서도 각기 개인의 임무가 있고, 그것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에는 질책을 받게 됩니다. 그 정도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질책이 어떤 방법을 통해야 효과적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책의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우리 군에서 폭력이 동원되었던 적이 있었구요. 저 개인적으로는 군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후임병을 때려본 적이 없음을 다행스럽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흔한 얼차려 한 번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가 후임병들에 비해 상당히 늦은 나이에 군에 갔었던지라, 후임병들이 제가 굳이 크게 얼차려를 주거나, 폭언을 통한 인격모독을 하지 않아도 저를 잘 따라주었었거든요. 후임병이 잘못했을 때... 선임병이 쿨하게 한 번 지적했을 때 받아들여 준다면, 정말 정신머리가 이상하게 박히지 않은 이라면 그런 후임병에게 자기도 귀찮게 굳이 얼차려 주고, 폭언을 하고, 때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군대라는 공간은 그러한 논리가 통하기 상당히 어려운 공간입니다. 자원을 해서 온 것도 아니고.. 강제로 낯선 공간에 끌려들어와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하는 후임병이나, 똑같은 입장에서 그런 후임병들을 다루어야 하는 선임병이나... 서로 쿨하게 지적 한번, 그리고 바로 그에 따라 행동을 수정하는 것은.. 솔직히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지,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문에 이런저런 얼차려 방법들이 나오고, 그걸 했었던 혹은 당했던 기억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격을 모독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warppin님의 방법 정도는 농담조로 이야기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쿨하게 한 두번 지적했을 때 따라주지 않는 후임병들을 제재할 방법 정도로 그렇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추신. 젠장. 덧글쓰는 동안에 구톰슨 벌써 2실점 째군요 -_-;;;
09/10/19 18:35
뭐 사실 이런 건 case by case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댓글에서 밑힌자님께서는 사람이란게 그런 생활방식을 잊는게 쉽지 않다고 말씀하셨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적응력이 빨라 군대를 제대하고 난 이후 다른 사회적 환경에 쉽게 적응합니다. 군대에서는 군대에서의 방식에 맞추었다면 학교로 돌아가서는 학교 생활방식에, 또 다시 취업을 하게 되면 그에 맞는 적절한 생활방식에 익숙해지죠. 세살 버릇 여든간다는 말도 맞지만 사람은 어떻게 보면 뒤돌아서면 까먹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09/10/19 18:40
바알키리님// 크... 그렇죠. 금방 다들 회복하려고 노력하니까요...
그런데 군대식으로 재편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마초적인 학생회 문화나, 운동권 문화, 직장생활 문화를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런 것들이 바로 사라지는지는 의문입니다.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어느 순간 내면화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활방식 자체는 아닐지언정, 당시의 상황들을 긍정하는 기제들이 남아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09/10/19 18:44
퍼플레인님// 일부 사람들에 한해서이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후임 갈구기라는 게 무슨 자랑처럼 이야기될 수 있다는 게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게다가 그 일부 사람들 때문에 윗사람한테는 당하기 싫으면서 아랫사람은 괴롭히는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군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로 이어진다는 게 참 뭐같은 거죠. -_- 군대에서 체득된 경험 때문에 그러한 문화에 대해서 대다수의 사람이 반발하고 사회에서 아웃사이더가 되기보다 그냥 수긍하는게 편하다고 생각하고 묵인하는 것도 있고요.
09/10/19 18:47
퍼플레인님, 소인배님// 군대의 갈굼이라는 것이 참 그 성격 자체가 웃깁니다. 갈굼 당하는 상황에서는 정말 고참을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기분이 들지만 갈굼이 끝나고 같이 밥 먹거나 조용히 이야기하고, 축구나 족구라도 한 판 한다면 또 그런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논리적으로는 분명 말이 안되는데 경험하면 그렇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군대는 가봐야만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아무리 이가 부득부득 갈리는 갈굼을 당하더라도 결국엔 술안주 삼아서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갈굼을 본인이 한 경우도 마찬가지겠고요.(물론 정말 살인충동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잊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갈굼은 정말 좋지 못한 행위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딱히 그 갈굼을 대신해서 후임병이나 신병들에게 개념을 찰지게 심어줄 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사라져야만 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겠죠.(구타는 최근 전역한 사촌동생의 말을 들으니 거의 사라졌다기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09/10/19 18:53
음..... 저도 후임병들을 많이 갈궜는데요.
아마 절 많이 미워하겠죠.ㅠ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소주나 한잔 사주면서 다 풀고싶네요. 사실 제가 미워해서, 아니면 이유없이 갈군건 아니었는데.... 그때상황이 그런거였을 뿐인데. 저는 사실 절 갈궜던 고참들을 나중에 다 이해했었거든요.-_-; 무튼 참... 갈굼이란건 참 뭐랄까 안좋긴한데 어쩔수 없이 군대에 존재할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긴 한거 같아요
09/10/19 18:59
사실좀괜찮은밑힌자님// 마초적인게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남성적인 기질이라고 볼 때 남성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마초적 기질이 무슨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성이라면 남성적 기질을 가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윗글에서 마초적이란 뜻이 어떤 뜻으로 쓰였는지는 대충 알 것 같습니다.
09/10/19 19:03
퍼플레인님// 남자만 겪을수 있는 경험이겠지요. 그리고 참 웃긴게 저렇게 후임들을 갈궜다 하여 그 사람을 생똘아이인가? 할수도 없는게 그 사람은 분명 후임시절에 더한걸 당했기 때문이지요. 전 후임들을 때리진 않았습니다만 군대라는 곳의 특성상 갈구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그것도 그렇게 심하게 갈구진 않았습니다. 욕을 2주일에 한번정도? 했습니다. 참고로 저 이등병땐 일주일에 3회정도 맞았습니다. 맞은 자리가 피멍이 들정도로 말이죠.
09/10/19 19:03
징병제의 대안 뭐니뭐니해도 모병제겠죠. 원하는 사람만 군대 간다고 할때 필요한 군인이 40만이라고 할때 월 150정도만 되도 갈만 하다고 생각하다고 보면 150만 * 40만 = 일단 급료는 6천억 드는군요. 대충 4대보험이랑 이것저것 따져서 3배라 해도 2조만 있음 해결되는 문제인데
4대강 예산 좀 줄이고 어떻게 해결 안되나요??
09/10/19 19:04
저도 퍼플레인님 글 읽고 생각하게 되네요.
선임되어서 무지하게 애들 괴롭혔는지라 솔직히 지금도 후임들 만날까봐 좀 조심하게 되는게 있습니다. 제가 잘한게 하나 없으니까요. 남들에게도 군대에서 사람괴롭힌건 말을 못합니다. 같이 훈련, 작업하면서 고생한게 웃으면서 말할수있을지 몰라도 괴롭힘 당한거나 괴롭힌거나 웃으면서 말할 것이 못되죠. 말도 안되겠지만 후임들이 저보고 반가워서 아는 척해도 모른 척할 것이고, 물론 후임들도 아는 척하지 않겠지만요. 사람 괴롭힌게 자랑이 될수있다면 그게 웃긴거죠. 잘못했으면 부끄러운줄 알아야 하는데, 부끄러운줄 모른다면 조두순 사건의 조두순과 다를바 없는거라는 극단적 생각도 듭니다. 자기가 잘못하고도 잘못도 못느끼고 부끄러운줄도 모르면서 남이 잘못하면 난리치는건 모순이죠. 그럴수도 있지 뭐~하면서 반박하실 분이 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언 한마디 하겠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09/10/19 19:09
저는 아무리 군대라는 특수 상황이라고 해도 고통을 준 경험을 나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랑거리도 아니거니와 단순히 갈굼 정도가 아닌 구타 및 가혹행위 수준이라면....말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야 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09/10/19 19:10
퍼플레인님// 군대에서 가장 힘든 갈굼은 바로 원칙대로 하는 것입니다. 병영생활지침뿐 아니라 분대장 교육을 봐도 정확하게 선임과 후임의 일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가장 힘든일이 바로 윈칙대로 군생활 하는 것입니다. 고참들이 갈구는 이유중에는 후임들이 해야할 많은 전투교육과 병영 생활을 일부 자유롭게 해주는 대신 제발 말쫌 잘듣고 이상한짓 하지 말라는 의미로 혼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이주정도 완전 FM으로 적용 시켜서 생활하니깐 밑에서 제발 예전 생활로 돌아가자고 하던 군요. 솔직히 말하면 갈굼을 했던 사람도 갈굼을 받았던 사람도 다 추억입니다. 도를 넘지 않는다면 충분히 둘이서 웃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군생활의 모토는 나만 편하면 된다 였습니다. 애들 무척이나 많이 갈구었습니다. 훈련연습할때 후임병보고 초소에서 군장 대신싸게도하고 식당가기 싫어서 식판에 밥퍼온나 시키고 다시 가져다 놓으라 시키고 불침번 서는 후임에게 세탁기 빨래 돌려서 건조장에 널어 놓으라고 시키기도 하고 일하 싫어서 야근 할꺼 뻔히 알면서 같이 족구 하기도 하였습니다. 청소 안하면 후임들 혼나는거 뻔히 알지만 귀찬타고 하지 말라고도 했으면 종교활동 강제로 내 보내기 등등(일부 강한 내용은 자삭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선임들에게 갈굼을 조금 당했지만 암튼 전 선임들 이상으로 악랄하게 갈구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후임병에는 군대에서 처음 만난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가 있습니다. 전역할때 나가면 한번 붙자고 하더니 실제로 후임병이 전역하고 나서 술한잔하면서 서로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형이 너무 했느니 왜 내만 특히 심하게 갈궜냐고 하면서 잘지내고 있습니다. 갈굼을 통해서 자살의 경우 도를 넘어서 그렇지 도를 넘지 않는 갈굼의 경우에는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정도라는 것이 어느 수위인지 개인에 따라 다르고 생각합니다.
09/10/19 19:10
글쓴이의 갈굼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나 감정에 치우쳐 벌어진 일이라면 누구에게 말도 못하겠죠. 하지만 그 갈굼의 이유가 있다면 추억으로 말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사유였다면 그 누구라도 부끄러움에 타인에게 말 못하겠지만, 남에게 나 누구 갈궜어 뭐뭐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건 자신에게 그에 따른 타탕한 이유가 있고 그걸 타인이 이해하길 바라는 입장에서 애기하는 거라고 봅니다.
나 이렇게 후임을 갈궜는데 정당하지 ?? 이렇게 되묻는게 아닐까요??
09/10/19 19:16
바알키리님// 음... 마초적이라는 이야기는 일단 더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그냥 제외하고서라도(일단 저는, 또래집단이 '남성적' 기질을 재생산할 수는 있더라도 남성이 '남성적' 기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남성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남녀가 모두 모이는 곳에서 '남성적' 기질이 발휘되니 문제가 되지 않나 합니다. 대학 초년에 들어선 여성분들은 종종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비단 여성 뿐 아니라, 보통 이러한 특정 방식이 강요되는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타자화하고 고립되게 하니까요. 저는 일단 또래집단은 사적 영역의 일부로 보고, 이러한 것들이 공유되더라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의 공적 영역으로 나아갈 경우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일방적으로 '이건 잘못된 거야!'라는 게 아니라, '이것이 당연한 건가?'정도의 의문이 필요하다는 거죠.
09/10/19 19:17
거 참 이상하네요.. 전 98년 군번인데요.. 군대에서 딱 한번 사람 때려봤습니다. 위에분들이 말씀하신대로, 군대문화란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전 이 얘기를 피지알에서 지금 꺼내기 전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하고 술자리에서 조용히 얘기한 거 빼고는 어디가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부끄러우니까요. 군대가 어쩔 수 없는 것과, 이제 과거일이니까 아무데서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봅니다. 자신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맞아도 보고 때려도 봤습니다만, 때리는 자는 때렸기 때문에 비인간화 되고, 맞은 자는 맞았기 때문에 비인간화됩니다. 그게 아무데서나 크크거리면서 말할 정도로 정상적이고 재미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니 얘기해도 되고 안되는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그럼 광주에서 사람을 죽인 군인도 그 때는 시키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녀도 되는건가요? 그 부대원에겐 전시상황과 같았고, 상관의 명령이었다 해도 그 부대원이 자랑스러워해서는 안되는거죠.
09/10/19 19:21
사실 군 내부에 존재하는 어떤 갈굼의 필요성, 같은 것은 죽은곰님의 말씀이 좋은 사례일 듯 합니다. 실제로, 모든 것을 다 군법대로 처리하면 다 영창 가고 진급누락되고 휴가 짤리고 죽어나가겠죠... 징계회의 한번 하는 것도 일인데, 여기 매달리느라고 군 훈련도 못할 겁니다. 간부도 가뜩이나 모자라는데, 간부들 징계 먹기 시작하면 이것도 처리하기 힘들고... 어떻게 이 조직을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 생겨난 진공상태 같은 게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고 '자살 안가는 정도면 적당' 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군 외부에서도 재생산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그렇다고 은폐할 수도 없는 이야기들이고... 모름지기 이런 이야기들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겠죠.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것이 '후일담'인지, 아니면 '자기고백'인지 하는 차이 말입니다.
09/10/19 19:27
예비역 선배들과 술자리를 나눌때마다 가장 의아했고 소름끼쳤던 것이 이 것입니다.
어떻게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한 기억을 '자랑삼아' '재미삼아'이야기 할 수 있는냐는 겁니다. 그 폭력이 설령 당시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었다는 말이 폭력의 경험을 자랑스럽게 이야가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아니죠. 또한 신기했던 건 군대 제대 후 하나같이 군대 다시 가는 꿈을 꾸며 가위 한번씩 눌린다고 하더군요. 그 정도까지 가면 거의 트라우마 수준인데, 웬만한 사람들은 재밌기도 했다, 한번쯤은 가볼만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는 겁니다. 뭐 저야 공익이라 결코 갈일이 없겠다만은..--;;
09/10/19 19:45
상단 타기? (손은 역깍지 끼우고 엎드려 뻗친 상태에서 관물대에 다리 올려놓는 얼차려)
뭐 98군번인데 곡괭이 자루로 얻어맞는 것 보다 상단 2시간이 더 힘들더군요. (소대원 땀이 한 주전자가 나올때까지 하죠) 물론 제가 고참일 때 타게 한 적은 없습니다. 스포츠로 한 적은 있지만... 후임병 갈궈야 할 때는 주로 먹을거로 갈궜죠. 사실 이게 제일 찌질합니다만 정도는 제일 약했으니...
09/10/19 19:47
군대라는게 원래 사람죽이는법을 가르치는곳이니 어쩔수없지요
하지만 그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것은 곧 그사람의 품격을 말해주는것이라고 생각하네요
09/10/19 19:51
쩝...제가 듣기에는 대만은 징병제인데 병사 월급이 50만원이라고 하네요
남자는 군대로 징병되고 여자는 대체복무를 하는데 여자가 회사에서 일하면 월급이 80만원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월급 중 50만원을 군 복무 중인 남자 병사한테 주고 30만원은 여자가 하는거라고...하더군요... 그러면... 군대 갔다오면 천만원... 천만원... ...
09/10/19 19:55
제가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땐, 구타가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배치 받기 얼마 전 즈음해서 전 군에 구타 금지령이 하달되었나 보더군요. 하지만...차라리 속 시원히 맞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심정 아시나요? 구타가 없어지니, 구타보다 더한 갈굼과 치욕, 능멸(?)... 정말 입으로 사람도 죽일 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을 그 때 첨했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못 들어본 별의별 전국팔도 사투리 욕을 군대에서 다 들었으니까요. 평생 들어도 다 못들을 그 욕과 자존심을 구기는 말들...구타가 없어져도 자살하는 병사들은 별로 줄지 않는 이유가 아닐런지...
09/10/19 20:17
자신이 괴롭힘 '당했던'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몇몇 봤지만 '괴롭혔던'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분은 온, 오프라인 통틀어 처음 보네요.;
09/10/19 20:43
소인배님// 혹시 아직 군대를 안다녀오셨나요?다녀 오셨다면 대충은 아실텐데요.
군대라는 곳의 특수성이란 것은 사실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자"는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군대의 실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죠. (실제론 어떤면에선 더하고 어떤 면에선 덜합니다.) 아직 군대를 안다녀 오셨으면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군대라는 곳의 상식은 사회와는 많이 틀립니다. 비효율적인 작업을 군대라는 이유만으로 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왜냐하면 상관이 그렇게 하라고 시키기 떄문입니다. 실제로 제 분대장 차고 있을 당시 간부가 그러더군요. 애들 군기가 엉망이라고 똑바로 안하냐고... 하루는 술먹고 와서 하는 소리가 때려도 상부에 보고만 안가게 하라고 하더군요.
09/10/19 21:38
소인배님// 그게 뭐 저도 가기전까지 이해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고 나니 그런 부조리와 비효율이 자동적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흔히 말하는 말이 군대가기전에 나는 후임들한테 잘할거야. 나는 선임이 뭐라고 해도 그른 일은 하지 않겠어. 하지만 정작 가면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자"의 주인공이 달라지는것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런지 모르겠네요.
09/10/19 21:52
소인배님// 저도 가기 전에 소인배님과 같은 생각이었지요..
그러나 사람이란게 힘들면 그런 부조리와 불합리, 비효율은 정말 그'따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일을 해야하고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들( 물론 나라 지킨다고 생각한다면 이득이 아예없는 것은 아니지요)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원활한 업무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단 한 가지 입니다. 한 가지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가장 빠르고 쉽죠. 군대에선 빠르고 쉬운 길이 곧 정답입니다. 나 한 사람이 변한다고 해서 조직과 그 구성원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정말 미미합니다. 저도 성격이 다혈질인 면이 있고 매사 일처리는 성실한 사람이라 정말 군대에서 힘들었습니다. 사회에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일 무시하면 되지만 군대에서는 무시할 수도 없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미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제가 군에서 분대장 13개월하면서 후임들에게 욕도 많이 하고 정말 열받아서 뺨을 때린 적도 있었지요..물론 화가 풀리는 즉시 사과하고 달래줬었지만요.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그저 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누군가에게 폭언을 하고 화를 내고 모욕을 주고.. 하지만 다행인것은 제 분대원으로 군생활 한 후임들 모두 아직도 제 싸이 방명록에 들려서 인사를 하고 부대에 전화하면 앞다투어 받으려 하는 것을 보면 제가 그렇게 죽일놈은 아니었나 봅니다..
09/10/19 21:58
소인배님//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가 본 사람만이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지만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곳이 군대입니다. 보통 '군대는 가 본 사람만이 안다.'라고 하면 가지 않은 사람들에겐 마초의 극으로 치부되면서 꼴통 예비역으로 취급받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 말 이외에는 도저히 군대를 설명할 길도 없고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걸요...
09/10/19 22:00
소인배님// 갈굼이라는 것이 나쁘다 라고 전제를 하신다면 어떠한 말을 해도 나쁜일로 받아 들이시게 됩니다. 군대라는 조직 머라고 정의하기 힘든 조직인것은 사실인 만큼 규칙또한 간부라고 해도 다 알지 못할 만큼 다양하고 짜증날 정도로 상세하게 만든 것 같으면서도 무척이나 빈틈이 많습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것 이상으로 많은 규칙으로 짜여진게 군대조직입니다. 안가셨다면 말로 설명해도 이해하기 힘들실꺼라고 생각합니다. 윗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군대의 규칙대로 생활하기는 불가능 합니다. 후임병이 잘못했다고 할때마 공식 절차를 통해서 징계를 건의하고 군기교육 또는 영창으로 보내야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잘못을 했는데 사회처럼은 관대하게 용서를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군대라는 조직자체가 붕괴 됩니다. 우리나라 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직업인 다른 나라와 달리 정해진 시간내에 일정한 수준의 군사력을 갖춰야 합니다. 사람의 육체적 능력과 암기력을 가장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갈굼(강제적 주입)입니다. 자살이라는 문구는 단순히 자살만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지속되는 상처정도로 이해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09/10/19 22:04
럭스님// EndLEss_MAy님// 루크레티아님// 그런 상황 자체가 좋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걸 왜 받아들여야 하냐는 겁니다.
죽은곰님// 어느 정도의 갈굼은 필요하겠죠. 근데 그게 부적절한 상황에 부적절한 강도로 가해지는 게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군대가 그냥 그렇다고 해서 뜯어고칠 생각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해가 안 되네요.
09/10/19 22:17
소인배님//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고친다는 거. 불합리한 것을 바꾼다는 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다.
왜 내가 타인에게 고통을 주고 타인은 왜 내게 고통을 주는지. 문제가 훤히 보이는데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윗선에 앉은 사람들이 먼저 바꾸면 됩니다. 그러나 그들도 똑같습니다. 윗사람이 갈구면 밑에 와서 화풀이하고.. 돈받으면서 군생활하는 사람들도 그러할진대 주급 2만원씩 받고 생활하는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서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버팁니까. 가보시면 알게 될겁니다. 소인배님께서 고참이 되어 후임들에게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고 안좋은 모습보여도 별 잔소리 안하고 넘어갔을 때.. 어마어마한 책임과 결과물이 소인배님의 앞에 와 있을지도 모르지요..
09/10/19 22:17
소인배님// 혹시 소년탐정 김전일을 보셨나요? 그 만화에서 보면 칼네아데스의 판자라는 말이 나옵니다.이게 무슨 말인지는 소인배님도 잘 아실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 군대라는 사회의 특성이 바로 그렇다는 거죠. 여기서 이 칼네아데스의 판자가 적용된게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나온상황이라고 칩시다.(20여명이 구명보트에 타 있는데 한 사람이 구원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한사람을 더 태우면 배는 가라 앉기때문에 이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거죠.)군대라는 조직은 이와 비슷한 원리를 가집니다. 군대의 기강및 계급사회 유지를 20여명의 목숨이라고 보고, 그를 위해 한명의 구조요청자를 모른척 하는게 군대의 부조리란 겁니다. 사실 이렇게 설명해도 가기 전까지 이해하시기 힘드실 겁니다.
09/10/19 22:20
EndLEss_MAy님// 럭스님// 무슨 말씀 하시는지는 잘 알겠습니다만, 과연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없느냐 하는 겁니다. 좀더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예요. 예를 들어 외국 군대는 어떨까요?
09/10/19 22:22
소인배님// 제 친구가 지금 군복무 중인데, 사실 이 녀석이 군대 가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서는 잘 하는데 조직생활(고등학교)에 적응 못하고 겉도는 듯한 녀석이었거든요. 다행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회관병(군에서 운영하는 콘도. 같은 겁니다.)으로 들어가서 강원도 원통이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도 선임들의 갈굼이나 여러가지 부조리한 일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선임이었던 병장이 고기 빼돌려 구워먹다 영창을 갔다던가...) 아무리 힘들어도 약한 소리 안하던 녀석인데 이등병때 정말 죽을거 같다고.. 힘들다고 면회 한번만 와달라고 간청을 할 정도였거든요. 일병 달고 상병 쯤 넘어가면서부터는 괜찮았나 봅니다. 소위 짬이 된거지요. 지금 이 녀석이 최고 선임인데 면회 몇번 가본 제가 봤을때 구타라던가 가혹행위는 없는 듯합니다. 부대 특성상 그럴 수도 있지만 자기한테 내려오던 갈굼이나 구타행위를 단절시켜버린거지요. 남한테 싫은 소리 안하는 녀석이기도 하거니와 자기가 짬이 되면 그런거 다 없에겠다고 한 말을 지킨겁니다.
뭐 이건 예외적인 상황이구요... 제 위에 있는 예비역 선배들이나 의무소방으로 간 친구, 전방으로 간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말씀하신 부조리에 저항을 못 합니다. 두렵거든요. 개인이 그것도 자유를 봉쇄당하고 권리보다는 의무를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자기 몸을 사리게 되지요. 의무소방 간 녀석은 선임이 저희 학교 다른과 선배(학번만 빠르고 나이는 같은)사람인데 엄청 갈군다고 나가면 가만 안둔다고 벼르기도 하더군요. 공익으로 다녀와서 친구들 고생할때 나름 편하게 생활했지만 고작 4주 혼련소에서 느끼는 군대라는 곳은 정말 사회와는 다르다고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군대가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조리함을 고치는 행동을 하기 보다 적응하는 것이 편하고 불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네요. 네오님//저는 소집해재 하고 나서 저 담당하던 사람이 차에 태워서 일하는 곳으로 끌고 가는 무서운 꿈을 꾸곤 합니다 ㅜㅜ
09/10/19 22:25
소인배님// 외국군대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국군대라고 해서 그런 부조리가 없을거라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어떤 면으로는 더욱더 엄격한 곳이 외국의 군대입니다. 특히 미국의 계급에 따른 차이는 어마어마 하다더군요. 자이툰 부대에서 근무했던 제 후임의 말로는 미군들의 상명하복은 우리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라고 합니다.그리고 문제의식을 가진다 해도 힘듭니다.군대라는 곳의 특성은 우리같은 사병들의 의식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사병들의 의식 자체도 바뀌기 힘들고요.징병제와 모병제의 가장 큰 차이는 군인의 의식문제인데, 모병제의 군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식의 정신이 많이 가미된 한편 우리나라의 징병제는 빨리 아무일 없이 2년 빨리 지나가서 무사히 전역해야 하는곳이라는 거죠.
09/10/19 22:27
럭스님// 그야 그렇습니다만... 상명하복과 비합리적인 갈굼은 또 따로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흠, 뭐 사병들의 의식 문제는 사실 사회 전체에 있어서의 시민의식 문제와 유사한 점이 많아 보이는데요(물론 양상이 좀 다르겠지만요), 하긴 요원한 일이긴 하네요... 하지만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아무리 힘이 없어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라고 봅니다.
09/10/19 22:36
소인배님// 비합리적인 갈굼이라는데에 별달리 이견은 없습니다만 이게 군대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니 그게 또 미칠 노릇이지요. 일례로 제가 이등병 시절 일주일에 약 3회 정도의 구타를 당했습니다. 이 와중에 전 정말 못 견딜거 같아서 당시 선임에게 상담을 요청했지만 선임의 입장에서도 해줄수 있는게 별거 없었죠. 저를 구타한 선임이 더 선임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다 저를 구타한 선임의 입장에서는 또 상관(간부)에게 저를 잘 교육시키라는(말이 교육이지 갈구라는 거죠.) 명을 받은 상태입니다. 이게 안돼면 상관이 그 선임을 갈구죠. (저는 분대장때 똑같은 상관에게 후임들 관리를 똑바로 못시킨다고 전중대원 보는 앞에서 탄띠로 머리를 맞았습니다.)그런데 웃긴게 이 간부를 부조리 하다고 올린 병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됐냐고요? 복무부적응으로 다른부대로 전출갔습니다.어느새 상급부대에는 복무부적응인 병사로 보고가 됐고요. 전 병사가 다 달라지면 되지 않겠느냐고요? 당장 자신이 있는 부대에서도 내가 먼저 시작하자 하다가 내가 다른 부대로 전출가고 끝날텐데, 소인배님이라면 선뜻 하실수 있겠습니까?
09/10/19 22:36
소인배님//말씀중에 맞는 부분이 많긴 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인식만 해도 많은 부분을 고칠 수 있지요.
저 같은 경우는 계급별로 해도 되고 안되는 것을 많이 없애긴 했습니다. 당시 '통신중대 애들 왜 저러냐?' 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요. 그런데 처음 바꿔준 것, '누구나 자유시간에 피곤하고 힘들면, 아니면 눕고 싶으면 누워라' 라는 것 하나 바꾸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죠. 제일 계급이 낮은 후임병들의 몸사리기, 그 윗 계급들의 보상심리, 저와 계급이 비슷한 녀석들의 심리..많이 힘들었습니다만 결국에는 모 연대 통신중대는 누구나 보고 후에 PX를 자유이용 할 수 있었고 내무생활 임무분담제를 실현할 수 있었으며 누구나 시간이 남으면 사지방을 썼고 도서관을 썼으며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작 해야 저희 중대원은 20명도 안 되었는데, 그걸 바꾸는 데 대여섯달이 걸렸으니 중대원들이 맣으면 많을 수록 어렵겠죠. 아무튼 바꿔나가야 한다는 말씀에는 정말 공감합니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보다, 안 그런 사람이 더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문제의식 없이 사는 게 더 편하니까요.
09/10/19 22:38
럭스님// 힘들죠. 하지만 안팎에서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EndLEss_MAy님// 가끔 사람에게 이타성을 반강제적으로 가지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더군요.
09/10/19 22:39
럭스님// 그런 간부가 있다니 정말 끔찍하군요..
저 있던 부대에도 큰소리 많이 치고 그런 간부들은 있었습니다만 나름 인간적인 정도 있었고 이유없이 원칙없이 뻘소리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먹을 것이라도 더 챙겨주려 그러고 보급이라도 하나 더 해주려 그랬던 간부들이 많았었는데요. 제가 참 좋은 간부들 만나서 군생활 했었군요..
09/10/19 22:43
소인배님/ 군대 뿐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어느 조직에서나 그 조직에 내재되어 있는 불합리한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약자이기 때문에 그런 불합리를 받아들일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삼성이나 엘지 대기업에 가고 싶어하죠. 하지만 그런 대기업에도 군대와 마찬가지로 소인배님이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점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불합리한 점들이 고쳐나가야 할 사항이건 당연하지만 실제 약자인 우리가 손될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도 하지요.
불합리한점이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불합리한점을 극복해 나가면서 살아가야 할 존재들이 바로 약자인 '우리'가 아니겠습니까?
09/10/19 22:54
EndLEss_MAy님// 그래서 그런지 전역하고 나면 저 괴롭힌 선임은 한번쯤 만나고 싶어도 간부는 진짜 죽어도 만나기 싫더군요.
저희 소대에서 전역한 사람이 나중에 면회올땐 꼭 그 간부가 당직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하고 면회 왔습니다. 탄띠로 머리 맞을 당시 상황이 그 당시 제가 분대장 (병장 2호봉)이었는데 소대 후임중에 일병 한명이랑 이등병 2명이 하계군장을 싸는데 포단이랑 모포를 침낭커버에다 넣어서 동계군장처럼 쌌다는 이유였죠.
09/10/19 23:14
위에 어느분께서 FM 대로하는게 제일 힘들고,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서로서로 눈치보면서 살게끔 갈구는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100% 공감입니다. 군대에서는 FM 대로 하면 됩니다. 되는데- 글쎄요. 물리적으로는 가능한데 현실적으로(혹은 인간적으로) 가능하다고 입증된 걸 보지 못해서 가능하다고 감히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갈구는건데, 또 소인배님 말씀처럼 사람이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안 갈구면 사건이 터집니다.
09/10/19 23:26
저보다 10년 정도 높은 연배의 군대 얘기 들으면 거의 죽음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무시무시한 폭력과 무자비한 얼차려에 인간의 한계를 넘는 산악 훈련 등등. 그 분들도 군대 갔다와서는 이렇게 얘기했었죠. 그래도 그렇게 엄격했기 때문에 군대가 유지될 수 있었던 거다.
제가 다닐때는 무자비한 구타와 폭력은 비교적 없었지만 그래도 심심찮게 구타와 폭력이 있었습니다. 구타가 문제가 된다는 생각조차 못하던 시절이니까요. 제 또래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렇게 두드려 패고 하니까 군대가 돌아가지 안그러면 dog판됐을거라고 요즘 군대에선 구타는 금지된 것 같더군요. 그래도 노골적인 구타만 없을 뿐 알게 모르게 비인간적인 가혹행위는 계속 있는 걸로 압니다. 지금도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하는군요. 그렇게 갈구지 않으면 군대 엉망된다고. 군대 가보면 안다고. 제 선배들의 군대에 비하면 지금 군대는 군대도 아닙니다(사실 제가 다니던 군대에 비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선배들의 기준대로라면 지금의 군대는 완전 엉망진창이 되어 심심하면 사고 터지고 사람 죽어 나가고 해야 될 겁니다. 하지만 구타가 금지되고 군대가 보다 합리적으로 변한 지금 예전보다 사고가 더 늘어났다는 어떤 자료도 없습니다. 그냥 자신의 야만을 합리화하는 말일 뿐입니다. 의식적인 합리화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합리화인 것이죠. 야만에 저절로 동화되어 그 야만이 합리적인 것이었다고 생각할 뿐 실제로 그 야만이 존재해야 할 근거는 없습니다. 인간은 폭력과 협박에 의해 훨씬 더 잘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전혀 근거없는 것입니다.
09/10/19 23:39
소인배님//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생각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 때는 다 뜯어고쳐야지 다짐하고도 결국 병장 되면 편안함에 혹은 무신경함에 그냥 가던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저의 경우도 최소한 저의 행동은 똑바로 하려 노력했고 병사들 사이에서의 약간의 지위(?)를 이용해서 몇 가지 제도도 확 바꿔봤습니다.(물론 많은 부분에서 초심일 잃었지만요) 후임병들에게 약간 나은 방향으로 바꿔봤죠. 나름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부작용이 없지는 않았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인배님의 말씀처럼 전체적인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개선의 방향이냐? 아니면 현상 유지냐?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 상황을 현상유지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겁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해도 본전인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또한 중요한 것은 세상에 원래 그런건 없다는겁니다. 즉, 군대는 원래 그렇다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것은 그냥 쉽게 가겠다는거죠. 혹시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면 저는 갈굼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많이 갈궈봤고 단순히 기분이 나빠서 갈구거나 잘못이 없음에도 갈군 적도 있습니다. 당연히 좋은 말로 했을리는 없겠죠?^^ 어쨌든 어디에나 책망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도를 넘어선 수준에서 단지 4개의 계급으로 안에서 아랫사람을 막 다루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사회 내에서도 기득권 세력이 그렇지 않은 세력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침해하는 것이 과연 이와 무관한 일일까요? 군대에서의 작은 기득권도 못버리는 사람들이 과연 부와 명예라는 사회 내에서 기득권을 어떻게 버릴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좀 더 나아가 솔직한 말씀으로 나름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사이트에서 비록 일부 일지라도 이런 자신의 작은 권력으로 남을 괴롭힌 경험이 아무 반성없이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네요.
09/10/20 00:26
군대라는 조직에서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용어에 대한 개념은 일반 사회에서와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즉, 군대라는 곳은 사회생활과 달리 전쟁을 위한 집단이라는 거죠. 물론 그 궁극적인 목적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튼튼한 국방을 통해 전쟁을 미연방하는 역할도 맞습니다만.. 어쨌든 전쟁을 대비한 조직이라는 것에는 변함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때 '비합리성'의 대표적인 행동인, 쉽게 말해 '갈굼'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자면... 평시상황이 아닌 전시상황에서 어떠한 의의를 갖느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겁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적과 대치중인 상황에서 소대장이 "전방 앞으로!!"를 외쳤을 때 평시에 '합리성'만을 강조한 채 '갈굼'이 아닌 논리적인 이해와 설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어떤 소대가 있다면 어느 누가 총알이 빗발치는 전방으로 뛰어갈 것인가 하는 겁니다. 제가 교육기관에 있을때에 받았던 교육에는 戰史나 주요 전투에 대한 전술 등의 과목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6.25부터 시작해서 베트남전, 가까이로는 강릉 대침투 사건 에서도 드러나듯이 아군 피해의 30퍼센트 이상이 fragicide - 팀킬이었는데 그 대상 대부분이 소대장이나 분대장급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지휘자의 지휘에 '합리성'만으로 판단한 조직이 가져다 준 결과였습니다. 물론 댓글들이 이 외 거시적인 차원에서 군대라는 조직이 내포하고 있는 비효율성과 오류, 문제점들에 대해 대부분 언급하고 계시지만.. 그러나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합리성'만을 추구하기에는 제한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몇 자 적어봅니다.
09/10/20 00:48
윗분들 댓글 다 읽어봤는데..
군대가 다 그런데다..가 논점이 아니라 후임병을 괴롭힌 행위를 한번 나누어 보아요~ 이런 글쓴이분의 글이 조금 그렇네요 군대가 합리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어려운 곳이다..라는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좋은 일 하신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공개적 게시판에 떳떳하게 쓰실 이유가 있으셨는지요? 그냥 친구분들과 술자리에서나 나눌 얘기를 즐겁게? 쓰신 것이 문제가 된 듯 하네요
09/10/20 01:15
군대에서 후임 갈군거 자랑하려했는데, 리플 읽어보니 그럴 분위기는 아니군요
제 경우는 밥안될때 당한게 억울해서 후임들에게 배로 갚아준 편이긴 한데, 이유는 전역하면 만날일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현실에선 소심한 사람이 인터넷에선 성격이 180도 변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상에서 서로 에티켓 갖추고 관리가 잘되는 PGR같은 사이트가 있는가하면 서로 괴롭히고 막말하고 피해주는것을 즐기는 통제가 안되는 사이트들도 많지요. 도가 지나치면 경찰서에 끌려가겠지만, 그건 군대도 마찬가지구요. 남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요즘 군대에선 조금씩 어느정도 통제가 되는거 같긴 합니다만 똑같은 사람들이 사는 군대인데 과연 잘될지는 모르겠습니다.
09/10/20 09:44
징병제 군대는 우리나라 사회문제의 50% 이상을 생산한다고 생각합니다.
갈굼과 소위 유도리라고 불리는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일처리는 군대 문화를 겪은 대한민국의 남성에게 불법과 편법에 대한 불감증을 체득시키고 있죠. 군대가 원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신분이 있는데 공감은 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원칙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원칙이 적용되는 곳이어야 할텐데 아무도 그런 부분에는 신경쓰지 않죠. 어짜피 간부들이야 2년 이상을 썪는 비자발적인 일반 사병을 부려야 하고 일반 사병은 자신의 몸만 무사히 보존해서 제대해야 하는 현실에서 합리적인 원칙과 그 원칙이 지켜지는 조직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러나 꼭 해야만 하고 그렇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이 그만큼 더뎌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09/10/20 12:36
세상에나...PGR에서 이런 글을 보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후임병들 괴롭힌 이야기를 서로 공유하자는 글이라니요;;; 안 갈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다녀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누가 무슨 권리로, 차이가 나봐야 고작 1,2년 군대 더 빨리 들어온 사람들에게 절 괴롭힐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가는 사람입니다.군대라는 곳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개인의 인권이 전혀 보호받을 수 없는 사회입니다.TV에 나오는 수십년간 노예 생활을 했다는 할아버지의 인권 문제는 그렇게나 다들 떠들어대면서 어떻게 본인이 군대에서 후임들에게 했던 말도 안되는 행동들은 이렇게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인지요.욕을 먹어도 좋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대다수의 현명하신 PGR유저분들에게 기분나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PGR눈팅만 7년째 해온 입장에서 볼 때 PGR 글쓰기 수준이 참 많이 낮아졌구나 하는 것입니다.
09/10/20 13:20
그냥 그런일이 있었지..하는순간 쓴웃음과함께 담배에 손이 가는군요...01이니...제대하고 6년이네요 아직 얼마안된듯한데..쓰읍..
09/10/22 11:50
바알키리님// 설마 정말로 제가 PGR 게시판 수준 전체가 낮아졌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신건가요? 다른 글은 안 읽어본다는 둥 비꼬시기 전에 문맥 속에 숨은 의도를 먼저 파악하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만... 정 궁금하시다면 대답해드리지요. 필력이 부족해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자게에 올라오는 글들은 대부분 정독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드리자면, PGR 자게에 올라올 만한 글 수준이 아니라는 의도였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언제나 그런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시나봐요? 이 질문과 님의 마지막 멘트가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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