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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5/16 17:33:16
Name The Siria
Subject WEG 2005 시즌2 열여섯 꽃에 대한 테제(4) - 미나리아제비,Wizard 매튜 앤더슨


미나리아제비(Butter Cup) - 천진난만
 
과명   미나리아제비과
학명   Ranunoutus japonicus THUNB
개화기    6 월
높이   30 ~ 60 cm
특징   여러해살이 풀로 유독성이며 노란색 꽃이 핀다.  염료식물로 이용 되기도 한다.
용도   식용, 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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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잔혹하고, 잔인하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누군가 상대의 목을 노린다.
 특히, 이른바 승부의 세계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그렇다.
 순진한 모습으로 상대가 속아주겠거니 하는 생각은 그저 착각일 따름이다.
 상대는 방심하지 않는다. 모두 야수의 눈을 가지고, 상대의 허점을 노리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
 그것은 곧바로 자신의 끝없는 나락 속으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 빠지면 영원히 잊혀지고 마는 망각의 늪 속으로. 그런 늪 속으로 빠지는 사람에게 불행히도 미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늪에서 헤어 나오는 동안, 세상은 더욱 강해져서, 도전하는 사람들의 그 패기를 억누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그것이 생존을 위한 강자들의 세계에서는 더욱 견고하고, 강해지는 어떤 법칙이랄까.
 순간의 방심은 패배를 부른다.
 이 것은 고수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것이다.
 고수들은 단 한 순간, 승부의 세계를 망각한 순진한 생각, 천진하게 내가 상대보다 더 우월하니까 라는 마음을 갖는 바로 그 순간, 그대로 무너진다. 그것은 그들이 많은 경험 속에서 얻은 지혜를 순간 망각했음에 틀림없다. 아니면, 잠시 다른 곳을 승부의 세계로 착각을 했다던가, 그들의 패배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미나리아제비꽃은 상대를 천진난만하게 만든다.
 노랗게 피는 꽃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6월 더위에 작고 이쁘게 핀 노란 꽃을 상상해 보라.
 마음 한 구석에 떠오르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주변과 어울리는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귀여움, 드높이 올라가는 마음 한 조각까지. 바라보는 사람이 그 꽃에 취한다면, 세상은 분명 다르게 보인다.
 절대 망각하지 말아야 할 세상의 본질을, 승부의 세계의 본질을 망각해 버리는 그 순간이기도 하다.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 꽃을 가까이 하고, 몸 속 깊이 그 꽃을 새기려는 순간, 전사는 죽는다.
 아름다움에 취해 죽는 것이 아니다.
 꽃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그 무서운 독에 죽는다.
 독도 모르고, 꽃의 아름다움만 취하는 자는 그렇게 당한다.
 철저하게, 꽃은 복수를 맛본다. 마치 예전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져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처럼, 그렇게 자신을 내던져 자신을 달성한다. 복수, 승리, 영광, 획득, 어느 것이라도 좋다. 명제가 무엇이던, 여하튼 그가 얻어낸 것이야말로 노란 꽃 속에 숨겨진 독 기운으로 얻어 낸 성취이리라.
 
 그러나 천진난만함은 때로는 자신을 망친다.
 미나리아제비의 천진난만함을 아는 사람은, 그리고 그 속의 숨겨진 독 또한 아는 사람은 절대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뒤에서 그 천진함을 희롱할지언정, 그 꽃을 온몸으로 안아 그 독까지 안으려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꽃대를 꺾으면, 꽃은 씨도 남기지 못하고 죽는다.
 그리고, 그렇게 꺾인 꽃을 희롱하다가, 그래서 그 천진함을 마음껏 즐기다가 버리면, 땅 한구석에 처박혀 조용히 사라지면, 그제야 차라리 이름 없는 풀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이다. 꽃이 다 진후, 다 꺾인 후에 그런 후회를 해 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다. 이미 져 버린 꽃이 다시 필 수는 없으니까. 모양은 여전히 천진해도, 죽은 꽃은, 생기 없는 꽃은 꽃이 아니다.
 
 정석적이라는 말. 그래, 꽃은 본래 사람을 편하게 한다. 그래서 세상은 꽃에다가 꽃말을 붙일 때, 이 꽃을 보고 천진함을 느끼고, 그 꽃이 사람을 편하게 한다고 보아서 이렇게 붙였나 보다. 너무도 정석적인 것이 아닐까. 인간의 관점에서 꽃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정석적인 감정들은.
 그래서일까. BWI에서 허무하게 16강에서 탈락한 사람과 ACON4의 우승자가 모두 동일 인물이라는 점은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다. 아마도 철저하게 정석적으로 잘 운영하는 모습과, 허망하게 그 정석이 뚫려 버려 손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이 같다는 것은 어딘가 모르게 꽃이 지닌 숙명, 특히 미나리아제비의 숙명이 자꾸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천진함, 순진함.
 그것은 상대를 읽어내는 것이 단순하다는 것일지도 모르고, 자신만 충실하게 경기를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일지도 모른다. 전자로 이어지면, 허망한 패배의 연속이고, 후자로 이어진다면, 탄탄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다.
 다만, 우리가 보고, 그가 몸담은 전장은 철저한 승부의 전장이다. 단 한 순간의 허점을 노려서 완전한 패배를 맛보게 하는 그런 야수들의 전장이다. 순진한 꽃망울이 야수의 발톱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순진함은 순진함이 아닐 것이다. 미나리아제비 속의 독처럼, 상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상대를 죽일 수 있다는 그런 자신감, 그 유혹의 자태는 아닐지.
 순진함과 자신감, 그리고 탄탄한 어느 센티널, 천진난만함, 매튜 앤더슨 mTw-Wi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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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05/16 18:39
수정 아이콘
4위인 스카이 선수를 더 먼저 써주실 줄 알았는데^^; 잘 읽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선수라 더 흥미롭네요. 미나리아재비, 정말 예쁘죠. 정말 저런 꽃에 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 독은 천연 살충제로 사용될 정도… 하여간 기대됩니다. 그런 꽃을 닮은 선수라니 말이죠.
05/05/17 10:17
수정 아이콘
스카이 weg출전안한다고 들엇는데..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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