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5/29 13:32:54
Name SaiNT
Subject [일반] 해봐, 실수해도 좋아.


보고 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보고 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넌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 해봐

해봐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본 노래. 이 만화를 볼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나는 중1 영심이 누나의 이야기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도 커서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항상 스스로를 큰 사람 취급했고,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했다.
실패가 부끄러운 것인줄 알았고 그래서 내가 잘 모르고 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늘 위축되었던 기억이 난다.

하니의 인간승리 스토리와는 달리 영심이는 늘 소심하고 자신이 없었고, 나서기 부담스러워하고 망신당할까 두려워하고 놀림받는 존재였다.
그렇지만 그 마음 속에도 사춘기 소녀로써 하고 싶은 소소한 일들이 많고, 깊고 진지한 고민들이 있다.
영심이는 말 그대로 평범한 환경에서 평범하게 억눌리며 자란 대다수 학생들의 표상이 아니었는지.

나는 학생 때 무언가를 하는 경우 철없이 넘치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거나, 아니면 꼭 해내겠다는 그런 비장함으로 했던 것 같다.
일견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전자는 아이의 마음이고, 후자는 어른의 마음이다. 이건 삶에서 가끔 마주치는 특별한 상황이다.
보편적으로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어른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있다.
그게 대한민국 교육 환경에서 자란 보통의 청소년이고, 나 역시 더 많은 상황에서 그런 마음을 가졌고, 하고 싶으나 하지 못했다.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넌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 말을 정말로 해주고 싶다.

"어른이고 싶은 아이"의 머뭇거림과 걱정을 대하는 우리의 행동이
["넌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거나
["넌 해내야 해"]라고 집중시키는 것으로 너무 과하게 양극화된 것은 아닐까.

때론 아이를 다루듯, 때론 어른을 다루듯.

하지만 패기 넘치는 아이같은 자신감이 아니어도, 꼭 이뤄내야 한다는 어른같은 비장함과 책임감이 아니어도 좋지 않나.
단지 "어른이고 싶은 아이"라는 그 중간 상태를 인정하고 "그래도 해봐. 실수해도 괜찮아."라며 그 의미를 가볍게 만들어주고
억눌림을 풀어주는 것이 오히려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굳이 진지하고 싶다면 했던것을 리뷰하는 정도면 될테고.

어차피, [할 수 있기에 하는 것도 아니요 해내야 하기에 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대부분인 우리의 삶 아닌가.]
나도 때론 어른이 아니고 싶다.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일들을 그런 마음으로 대하고 싶다.
진지충으로 사는 것이 내 스타일이지만 매번 그러는 것은 때론 괴로우니까.

여튼 밝은 노래지만, 가사가 마음을 크게 울린다.





ps.
아래 곡은 극중에서 영심이 테마곡으로 나오는 것인데요 이게 애니메이션 삽입곡 가사라니 퀄리티가 후덜덜.
너무 어릴 때 이 만화를 봐서 이런 좋은 노래의 의미를 모르고 자랐나봅니다.



새벽은 왔다가 어디 가는지
어둠은 밀려서 어딜 가는지
알고 싶어요 난 알고 싶어요
알고픈건 하늘 그리고 땅 만큼인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아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5/29 13:36
수정 아이콘
하나면 하나지 둘은아니야 셋이면 셋이지 넷은 아니야~

요새 아이들에게도 영심이 같은 청춘만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돌이켜보면 제 사춘기시절이라던지.. 성장기에 많은 영향을 받은것 같은데....
Darwin4078
15/05/29 13:59
수정 아이콘
안녕, 자두야가 있습니다. 조금 핀트가 다르긴 한데 놓지마, 정신줄도 있구요.

생각해보니 제 사춘기 시절은 절반은 제타건담의 강미유씨, 나머지는 쌍팔년도 헤비메탈...
건조하구나, 건조해.
솔로10년차
15/05/29 14:16
수정 아이콘
안녕자두야가 요즘도 나오나요?
ohmylove
15/05/29 13:37
수정 아이콘
[할 수 있기에 하는 것도 아니요 해내야 하기에 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 대부분인 우리의 삶 아닌가.]

공감갑니다.
15/05/29 13:40
수정 아이콘
KBS 애니메이션인 까치/둘리/영심이가 제작진이 삽입곡에 혼을 실은 애니메이션이죠. 이 이후로는 대부분 타이틀이랑 엔딩 위주...
라젠카는 혼을 싣긴 했는데 제작자가 아니라 가수가...
지니팅커벨여행
15/05/29 19:07
수정 아이콘
니가 흘린 눈물이 마법의 주문이 되어
너의 여린 마음을 자라나게 할거야
남들이 뭐래도 니가 믿는 것들을
포기하려 하거나 움츠려들지마

소년아, 저기 저 별들은 너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란다.
세상을 알게 된 두려움에 흘린 저 눈물이 이 다음에 올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지...

해철이형 보고 싶네요 ㅠㅠ
15/05/29 13:45
수정 아이콘
영심이 짝짝맞아 영심이~
영심이 메롱~ 영심이

영심이 주제가는 이거 아닌가요? 크크
너무 어릴 때 봐서 그런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HYBRID 500H
15/05/29 13:48
수정 아이콘
쎄쎄쎄 하는거 아닌가요?크크
바밥밥바
15/05/29 13:54
수정 아이콘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이겠느냐~
셋이면 셋이지 넷은아니야~
넷이면 넷이지 다섯아니야~
랄라랄라랄라랄라~ 랄랄라~
랄라랄라랄라랄라~ 랄랄라~

이게 주제가죠 크크크
HYBRID 500H
15/05/29 14:42
수정 아이콘
끝나지않는노래..
15/05/29 13:56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쎄쎄쎄 노래네요 크크
비기면 짝짝맞아고 이기면 메롱이고 지면.. 뭐지..? 크
15/05/29 13:59
수정 아이콘
영심이 실수
15/05/29 14:02
수정 아이콘
오 감사합니다 크크크
15/05/29 13:56
수정 아이콘
연필굴리기로 시험 백점맞고
찍기로 퀴즈대회 우승하는 찍신의 이야기입니다
강원스톼일
15/05/29 18:16
수정 아이콘
찍지도 않았죠
처음부터 끝까지 가만히 있다가
마지막 문제 몰라요 한마디해서 우승
토다기
15/05/29 13:50
수정 아이콘
하나면 하나지 둘이 아니야 노래 운동회 때 백칠십까지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들이 뭐하는 짓이냐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영심이를 별로 예뻐해주고 싶지 않네요. 왕경태와의 일들을 보면... 뭐 그래서 더 현실감 있는 거기도 하겠죠.
15/05/29 13:52
수정 아이콘
"니들이 경태일거라곤 상상도 못했겠지???" 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아카펠라
15/05/29 13:51
수정 아이콘
tv에서 해주는것도 재밌었는데
개인적으로 만화책으로 보던게 왠지 더 재미있더군요. tv에 안나오는 내용도 있고..

영심이 장학퀴즈 나갔는데 가만히 있다가 우승하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네요.
15/05/29 13:54
수정 아이콘
만화책 엔딩 영심이 미모가 그렇게 쩐다면서요
원시제
15/05/29 14:13
수정 아이콘
장학퀴즈에서는 정확히는 막판에 한문제 맞추죠.
'몰라요' 라고 대답했는데, 정답이 '작자미상' 이던가 해서...
정용현
15/05/29 14:31
수정 아이콘
사회자 : 어금니가 영어로 무엇일까요?
영심이 : (남들은 퀴즈를 많이 맞췄는데 나는 하나도 못맞췄어.. 너무 초초해.. 일단 누르고보자!!) 흑흑... 몰라요..
사회자 : 정답입니다~
영심이 : ?
원시제
15/05/29 14:41
수정 아이콘
이게 아니라 아마 무슨 시조를 들려주고 작가를 물어보는 문제였을겁니다.
'작자미상'을 '몰라요'로 인정해준게 기억이 나네요 큿큿
정용현
15/05/29 14:43
수정 아이콘
크 맞네요. 제가 잘못알고 있었어요.
15/05/29 15:26
수정 아이콘
전 춘향전 작가가 누구냐고 물어본 걸로 기억하는데 아닌가보네여
공안9과
15/05/29 15:05
수정 아이콘
답을 말했는데 틀리면 점수를 깎는 룰이어서, 다른 참가자들은 오답 남발로 점수가 0점, - 이러는 와중에,
끝까지 가만히 있다가, 위엣분들의 설명대로 엉겁결에 마지막 문제를 맞춰 우승하게 되죠.
TV판 영심이는 너무 예뻐서 오히려 몰입이 안되더군요. 크크...
히라사와 유이
15/05/29 13:52
수정 아이콘
이거야 말로 여중생 일상물이죠 크크크
그나저나 영심이 77년생일텐데.. 어이쿠 누님...
15/05/29 13:59
수정 아이콘
와 제목 보자마자 이노래 생각나서 댓글달려고 했는데 이노래 영상이 걸려있다니 소름 크크
손연재
15/05/29 14:04
수정 아이콘
영심이 나이 먹고 보니 다르게 다가오더라구요 크크
자우림
15/05/29 14:05
수정 아이콘
동심돋네요 잘보고갑니다
제리드
15/05/29 14:22
수정 아이콘
영심이!!
왕경태를 모두 안경태로 불렀었죠
Shandris
15/05/29 14:24
수정 아이콘
이 노래 정말 오랫만에 듣네요...
정용현
15/05/29 14:3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지금생각해보니 가사가 참 좋네요
15/05/29 15:17
수정 아이콘
어른이어도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일을 잘 할수는 없으니까요. 또 그럴 필요도 없구요
버그사자렝가
15/05/29 16:30
수정 아이콘
좋은 내용입니다만 현실은 한끗 실패하면 인생나락행 사회라서...
ArcanumToss
15/05/29 16:52
수정 아이콘
해봐, 실수해도 좋아.
제목이 제가 늘 하는 말이랑 비슷해서 클릭해봤습니다.
다만 저 말을 20대부터 40대까지 들려준다는 게 다르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실수해도 좋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살아야죠.
저는 대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현실이 어떻네 하면서 거세된 삶을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그 흔한 취미 활동 역시 하고 싶으면서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말들을 하며 현실에 굴종하는 것을 보면 그건 현실이 문제가 아니라 거세된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고 그것을 어떻게든 극복해내고 말겠다는 의지 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을 보면 다들 하고싶다는 생각만 있지 행동으로들 옮기질 않으니 안타깝더군요.

걱정을 하든 안 하든 결과가 똑같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듯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결과가 같으니 하고픈 건 다 해보고 죽어야지요.
하고픈 걸 하지 않고 억누르거나 겁내거나 미루거나 하면서 결국 하지 않는 게 똑같다면 하고프다고 생각하는 것이 낭비죠.
그러니 하고픈 걸 하면서 살아야죠.
그게 진짜 삶이고요.
빵pro점쟁이
15/05/29 17:03
수정 아이콘
제목 보는 순간 영심이 생각나서 들어왔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좀 딴 얘기지만..
어렸을 때 영심이 만화책 -> TV -> 제갈공두 테크 타면서 배금택 작가님 정말 좋아했는데 고딩때 짱구가 수입되면서 표절인 걸 알게 되어 몹시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강원스톼일
15/05/29 18:20
수정 아이콘
이런 일상물을 만들수 있었던 시대가 부럽네요
정작 애니메이션은 해봐 실수해도 좋아가.적용안됨
임시닉네임
15/05/30 21:19
수정 아이콘
영심이는 정말 명작입니다
단순한 개그만화가 아니라
깊이가 있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574 [일반] 부산에 내려가고 있습니다 [13] 마티치5502 15/05/29 5502 15
58573 [일반] (나의) 영화 비평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48] 마스터충달6556 15/05/29 6556 8
58572 [일반] 로봇이 내 직업을 대체할 확률은? [78] Dj KOZE7362 15/05/29 7362 0
58571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강정호 시즌 3호 3점 홈런,시즌 17타점) [17] 김치찌개4552 15/05/29 4552 0
58570 [일반] 전 세계에서 재산이 가장 많은 유대인 Top10 [10] 김치찌개5132 15/05/29 5132 0
58569 [일반] 글쟁이가 글을 쓰는 이유 [24] 스타슈터4375 15/05/29 4375 25
58568 [일반] 음력 달력 이야기 [16] swordfish-72만세8379 15/05/29 8379 11
58567 [일반] Pitch Perfect 2를 보고 왔습니다. [11] 60초후에6006 15/05/29 6006 0
58566 [일반] 육군 병장출신 공군하사전역 해군소위가 임관하였습니다. [17] Secundo8428 15/05/29 8428 0
58565 [일반] 해봐, 실수해도 좋아. [38] SaiNT8657 15/05/29 8657 8
58564 [일반] 아니? 화성 표면에 웬 인공 구조물이...?? [16] Neandertal8973 15/05/29 8973 15
58563 [일반] 행사의 관점에서 보는 걸그룹 이야기 [44] 좋아요17512 15/05/29 17512 13
58562 [일반] [해외축구] 이런저런 루머+팩트 [42] V.serum6036 15/05/29 6036 0
58561 [일반] 메르스 감염 확진환자 총 9명으로 늘었습니다. [80] 동지9645 15/05/29 9645 1
58560 [일반] 전 세계에서 외국인직접투자 순유입액이 가장 높은 국가 Top10 김치찌개2957 15/05/29 2957 1
58559 [일반] 아시아에서 글로벌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 Top10 [5] 김치찌개3143 15/05/29 3143 1
58558 [일반] <무뢰한> - 질척한 하드보일드 멜로 [31] 마스터충달4938 15/05/29 4938 5
58557 [일반] 조선왕도 500년에 대한 강연요약입니다. [61] 7109 15/05/29 7109 16
58556 [일반] 메르스 의심환자 중국 출장 - 우리는 저항할 수 있는가 - [41] SG18597175 15/05/29 7175 10
58555 [일반] [역사] 18-19세기 러시아와 아편전쟁이 일본에 준 충격 [15] aurelius5507 15/05/29 5507 2
58554 [일반]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별것도 아닌 일인데 말이죠. [37] 루비아이5818 15/05/29 5818 5
58553 [일반] [역사] 에도 시대 일본의 경제 활성화 [22] aurelius7231 15/05/29 7231 9
58552 [일반] [야구] KBO 징계의 형평성 논란 [20] vanilalmond4268 15/05/29 426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