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잘까입니다. 리그 10경기를 마치고 K리그 클래식 팀 전부 휴식기를 가진 시점에서 간략하게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다 본게 아니라서 틀린 사실이 있을 수 있어요. 어떤 팀은 좀 오래전에 경기본 걸로 리뷰하는 것 같기도 하고..ㅠㅠ
1. 전북
전북팬인 제가 봐도 요즘 무섭긴 합니다. '전북 천하' 이 말 하나로 요약될 만큼, 전북의 기세는 등등합니다. 넘쳐나는 공격자원과 안정적인 수비자원, 그리고 몇몇 전술 등이 궤도에 오르면서 이제는 '누가 이 팀을 잡을까'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2위와 8점 차 1위, 아챔은 16강에 진출하면서 '바이에른 전북'으로 불리고 있지요. 1무는 인천, 1패는 전남인데, 이 말을 뒤집어서 말하면 강팀인 울산, 서울, 포항, 수원, 제주 등을 모두 이겼다는 뜻도 됩니다.
그동안 어거지로 이긴 경기도 많았으나, 최근 울산전은 전북이 '그동안 이긴 경기가 운만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할 정도로 중원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최근 2~3경기에서 최보경이 보여준 플레이는 그동안 계속 뚫려왔던 전북의 중원에 한 줄기 빛이 되었고, 여기에 다소 부진을 했던 이재성도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초호화 군단 전북의 약점은 없을까?
전남전 1:2 패배, 가시와전 2:3 패배 등 전북이 그간 패했던 경기들은 스피드한 역습으로 털린 경기가 많습니다. 물론 단순한 역습은 아니었고, 상대팀이 수비라인을 내린 후에 수비형 미들 + 센터백의 2차압박을 뚫고서 얻어낸 골들입니다. 전북의 수비가 중원에서 결집하는 형태가 있기 때문에 이걸 뚫으면 그 밑은 허허벌판이 될 경우가 많아요. 이 점을 가시와가 잘 캐치한 듯 싶습니다. 또 공격성향을 가진 자원들이 많아 좌우 풀백이 전부 전진된 형태고, 이를 위해 센터백들의 활동반경이 넓습니다. 그래서 이걸 잘 공략하면 되긴 할 거 같은데... 제가 전술알못이고, 감독들이 더 잘 알겠지요.
어쨌든 앞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선수들 체력이 떨어질테니 이러한 구도는 오래가지 않으리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냉정하게 저도 언제 그 시점이 다가올진 모르겠습니다. 09년부터 전북은 여름에 성적이 제일 좋습니다.
2. 수원
전북만큼은 아니나 수원도 아챔과 리그에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광주 경기에서는 올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까지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순항하고 있지요.
염기훈의 연이은 공격 포인트. 그동안 염름발이, 염의족, 왼발의 맙소사 등 왼발과 관련된 무수한 수식어를 가진 염기훈이 올해는 왼발의 달인으로 '인정'을 해야 할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격 포인트가 벌써 11개. (5골 6도움) 기존 K리그 몇몇 선수들이 어쩌다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고 있는 데 반해, 이 선수는 매 경기가 날카롭습니다. 전북 전에 침묵하면서 공격 포인트 행진이 끊겼으나, 바로 그다음 광주 경기에서 만회하는 모습을 보면 당분간 염기훈 선수의 상승세는 오래갈 듯 보입니다.
그리고 서정원 감독의 로테이션 및 포변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수원은 과거와 다르게 선수단 숫자가 32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스쿼드를 보유 중입니다. 그 선수들 사이에서도 몇몇은 신인들이라서 시즌 전에 전북이나 서울에 비하면 아챔과 동시에 운영하는게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원은 필수 자원 몇몇을 제외한 1.5군에 해당하는 로테이션 자원을 선발/교체 가리지 않고 계속 출전시키면서 조직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포지션은 이상호의 중원 기용, 양상민 센터백 기용 등 포지션 변경을 통해 메꾸고 있고요. 만약 팀별 18명의 출전시간의 합을 구해본다면 수원이 1위를 할 겁니다. 그만큼 스쿼드의 깊이는 얇으나 효율적인 돌려막기를 통해 그 부족함을 채우고 있습니다.
다만 이 18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벤치를 지킬 때가 많습니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부상자도 생기고 몇몇 인원 부진으로 이들을 활용할 때가 올텐데, 이 시점 전에 이들 경기감각을 살려놓아 좋은 흐름이 유지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지훈, 백지훈 등의 자원)
3. 제주
표면적으론 작년과 엇비슷한 성적이나 팀컬러가 바뀌면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했습니다. 작년 송진형-윤빛가람-장은규 등 중원에 특화된 팀컬러가 로페즈-강수일-배기종 등이 포진된 앞선 자원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최소 홈에선 극강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포항에서 전성기를 맞은 강수일은 작년보다 더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지션 가리지 않고 능수능란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로페즈와 호흡이 아주 잘 맞습니다. 경기를 보면 둘이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탈 압박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걸로 작년에 힘들어했던 원톱 자원의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복이... 기복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오반석, 송진형, 정다휜, 까랑까), 홈/원정 차이(홈 4승 1무, 원정 2무 3패)가 제일 문제이고, 화려한 공격에 비해 생각보다 골이 자주 나오진 않고 있네요. 승점을 무조건 쌓았어야 할 인천 원정에서 0:1로 패한 것도 이 팀이 아직은 과도기인 걸 나타내는 듯합니다.
4. 울산
현재 분위기가 정말 안 좋죠. 제3의 전성기(?) 양동현의 부활, 하성민의 재발견 등 이번 시즌 많은 반등요소가 있었음에도 3월 이후로 계속 무승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2연패. 저는 4월의 부진이 이젠 매번 겪는 연례행사(김호곤, 조민국 감독 시절에도 4월은 악몽의 달)로 생각해서 5월에는 팀 분위기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그 시점이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무승 패턴은 똑같습니다. 선제골 이후 실점. 몇몇 K리그 클래식 팀들의 선제골 후 무승부 혹은 패배 횟수는 많아야 2회인데, 울산은 그 2배인 4회일 정도로 이 패턴이 굳어졌는데요, 그마저도 얼마 전 전북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패배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윤정환 감독은 경기 막판 선수들의 집중력을 질타하긴 했는데 최근 2연패를 해서 썩 효과를 보진 못했네요.
작년 조민국 감독의 엄청난 삽질로 팀을 또 한 번 갈아엎었던 울산이기에 아직은 포기할 단계도, 마냥 주저앉을 시점도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이제 리그 한 바퀴를 돈 시점이라 슬슬 공격패턴이 읽혔다는 점을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트윈타워(양동현-김신욱)이 외의 자원들 연계플레이, 제파로프의 백업 활용 등이 변수 일 듯하네요.
5. 포항
어떤 의미로는 분위기가 안 좋고, 어떤 의미로는 마냥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수비집중력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성남전 2:0->2:2 스코어는 고무열 퇴장으로 인한 나비효과긴 했으나 박선주->이재원 풀백 교체로 인해 실점했다는 점이 크고, 3경기 연속 실점 중인데 이 실점이 세트피스 실점(인천), 역습 2번으로 2골 실점(부산), 후반전 추가시간 2골 실점(성남) 등 질이(?) 좋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부상이 길어지고 있는 김광석이 복귀하는 것이나 시즌을 길게 바라볼 땐 어떻게든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겠지요.
모리츠와 라자르는 개인능력은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융합이 덜 된 것도 숙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근데 포항의 최근 2경기(1무 1패)를 보면 '살아있네?'라고 팍팍 느껴요. 경기내용은 좋았거든요.
이광혁의 눈부신 성장(이제 고졸 2년 차)과 외인 3인방 중 유일하게 신뢰감을 보이는 티아고 등 측면 자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빠진 김승대와 중앙에 손준호, 그리고 유망주 꼬리표를 떼도 무방한 문창진까지 생각하면 가공할 만한 파괴력은 무리가 있으나 매 경기 1~2골 정도는 충분히 적립시킬 자원들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이런 혼돈(?)의 시간이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참 고민이겠네요. 얼마 전 황감독 인터뷰에서 길게 보고 있다고 이야기하니 아직은 기다려볼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담으로 작년 이광혁 선수의 몸을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왜소한데?'라는 걸 많이 느끼셨을 텐데 올해 이광혁은 벌크업(?)을 했는지 옹골찹니다? 저는 영 플레이어 후보로 이재성과 손준호가 아닌 이광혁이 받지 않을까... 내심 밀어봅니다.
6. 전남
작년 활화산 같은 팀컬러가 올 시즌은 휴화산처럼 변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수비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절대 1강이라 불리는 전북을 유일하게 잡은 K리그 클래식 팀, 지긋지긋한 인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점 등은 호재이고, 거기에 올해 영입된 알짜자원들인 정석민, 이창민, 김평래 등의 자원이 무난하게 안정감을 더해주곤 있는데... 작년 이승희-송창호 라인 만큼의 파괴력은 또 아닙니다. 너무 안정적으로 변해서 기세를 확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네요. 이걸 고치니 이게 문제고... 저걸 고치니 이게 문제고...
더 큰 문제는 스테보의 영향력 아래 부산물을 받아먹을 측면라인 부진. 작년엔 이게 통해서 스테보의 공격 포인트가 적어도 안용우, 이종호가 몰아쳐서 득점을 따내는 데 능했는데 올 시즌은 영 아닌 듯합니다. 오르샤는 이적 초기니 그럴 수 있겠으나 안용우는 2년 차 징크스에 빠진 것인지 힘겨워 보이고, 이종호는 첫 골 이후 상승세를 타다가 인대부상으로 얻어 당분간은 보기 어렵습니다.
최근 1무 1패의 대상이 강팀이 아닌 광주와 대전이라는 게 뼈아픕니다. 좀 시급한 상황.
7. 성남
최초의 시민구단 ACL팀으로 무난하게 순항(?) 중입니다.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으나 한 달간 11경기 정도를 치러야 하는 아챔팀의 숙명상 적은 스쿼드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네요.
이런 좋은 흐름을 가져온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황의조. 최근엔 국대 후보까지 거론될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성남 선수들 경기력이 좋지 않아 우려를 샀는데, 이를 계속 멱살 잡고 끌어올렸던 선수기도 하죠. 유게에도 올라온 ACL 조예선 골 모음 베스트 10에서 2장면을 올릴 만큼 임팩트도 좋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감바 오사카전에서 부상을 ㅠㅠ
최근에 좋아진 건 이적 후, 보이지 않다가 얼마 전부터 연속 출전하고 있는 남준재 선수입니다. 인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다가 작년에 부침을 겪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최근 들어 살아나기 시작했더군요. 거기에 왼쪽 풀백에는 전 소속팀에서도 한솥밥을 먹던 박태민 선수가 있어서 측면라인을 든든하게 유지 중입니다.
이와 별개로 너무 얇은 스쿼드라 체력적인 한계가 염려되는데요, 아챔 출전 4팀의 주전 출전시간을 매겨보면 전북은 이재성, 에두, 수원은 염기훈, 조성진, 김은선, 서울은 고명진, 오스마르, 이웅희 등으로 압축되는데 성남은 너무 많아요. 박태민-임채민-윤영선과 김철호는 거의 풀타임 출전, 그 외 상당수의 자원도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 중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빼자니 조직력과 경기력에 문제가 드러나서 쉽게 건드리지 못하고요. 최근 남준재가 살아나는 케이스에서 보이듯, 대체자원들의 활약이 절실합니다.
정말 다행인 건 포항전에서 외국인 선수 3인방(조르징요, 루카스, 히카르도)가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이네요.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 활약을 한다면 수비진 부담도 덜면서 앞으로 아챔 16강 병행을 함에 있어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8. 인천
사실 저는 강등 1순위까지 생각할 정도로 비관적으로 봤는데... 엄청납니다. 색깔 있는 팀. 신인 김도훈 감독이 말하는 늑대 축구가 눈으로 보일 정도로 끈기가 녹아있습니다. 그만큼 이기긴 쉽지 않으나, 지지도 않는 팀이죠. 주전들 상당수가 축구 선수로서 나름대로 아픔이 있는 선수들인데, 김도훈 감독이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시킨 것 같습니다.
가장 매력적인 자원은 케빈도 진성욱도 이천수도 아닌 조수철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역습할 때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고, 수비력도 좋습니다. 이와 함께 전술 자체도 '늑대'라는 동물을 연상시킬 정도로 에워싸는 거친 수비, 그 후 발빠른 역습이 주가 되기 때문에 조수철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고요.
작년 시즌이 끝나고 가장 유출이 심했던 포백라인도 요니치가 들어가면서 요즘 몇 년간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 역사를 끝내는 활약을, 측면은 이적생 권완규, 박대한과 유스 김용환 선수가 잘 메꿔주고 있습니다.
이제 늑대처럼 목덜미만 잡으면 되는데...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인천은 역습을 바탕으로 하는 팀이라 김인성의 스피드를 활용한 빌드업과 이천수의 크로스가 필요한데, 이들과 케빈과의 연계가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이를 메꿀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 진성욱인데 긴 부상에서 돌아와서 그런지 최근 폼이 좋지 않네요. 최근 2승 3무에서 얻은 5골 중에 4골이 전부 세트피스와 중원자원에서 만들어진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천 기세가 좋으므로 앞으로가 기대가 되긴 하나, 더 분발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인천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도 골이 너무 적어요.
9. 광주
저는 인천이 강등 1순위라고 판단했다면, 광주는 0순위였습니다. K리그 챌린지 시절, 남기일 감독 축구를 몇 번 보긴 했지만, 플옵때나 인상적이었지, 리그에서는 다소 지지부진한 터라 어렵다고 봤거든요. 그러한 패스 플레이가 아시아에서 압박이 최고라 불리는 K리그 클래식에 통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전 축알못이더군요. 성적과 경기내용 모두를 가져오면서 최고의 다크호스 팀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대전과 다르게 선수유출이 적은(물론 영입도 적...)게 더 큰 장점으로 돌아와 조직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호남, 임선영, 조용태 등이 정말 잘해주고 있으나 가장 매력적인 건 전술. 작년 포항이 PK지역 내에서 활발한 패스를 통해 승리를 가져갔다고 한다면, 올해 광주는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는 탈 압박을 많이 보여줍니다. 측면을 뚫을 때도, 몰려있는 중원을 벗겨낼 때도, 2:1 월패스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며, 크로스가 올라올 때 부족한 공격자원은 2선에서 달려오는 오버래핑으로 메꾸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만큼 배가 돼서 돌아오는 약점들이 많습니다. 다른 구단들과 다르게 광주는 라인을 상당히 올리는 편인데, 선수들 개인능력이 다소 떨어져서 위기 상황을 맞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신기할 정도로 압박을 잘 뚫어냄과 동시에 또 신기할 정도로 맥없이 먹히는 골이 많습니다. (전북전, 전남전, 수원전 키퍼 실수)
분명 한계는 있습니다. 근데 재미있어요.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데는 조금 회의적입니다만, 그래도 잔류나 호감도서 앞으로의 행보는 충분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10. 서울
안 좋은 의미로 올해 K리그 클래식 주인공이라 할 수 있죠.
국내 축구를 잘 보시지 않는 분들이라면 조금 생소할 수 있겠으나 조금만 기사 보면 눈에 띄는 단어 '디지털 축구', 거기에 박주영의 복귀로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엔 최용수 감독의 입지도 약해져 팬들의 경질의견이 거셉니다. 하나하나 짚어보면,
서울은 리그에서 1골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아챔도 2경기를 제외하면 전부 1골 혹은 0골. 2년 전 데몰리션 콤비가 해체되면서 팀의 공격력 방향을 잡긴 했으나, 그게 아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정조국과 박주영은 모두 동반 부진, 최근 주장인 고명진은 주장 완장을 차두리에게 넘겨줄 정도로 팀 내 분위기도 썩 좋다고 할 수 없고요.
원인이야 여러 가지 있겠으나, 가장 필요한 건 팀 전술을 확고히 다지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팬들은 부정하시겠지만, 전 작년 서울의 쓰리백 시스템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기내용은 좀 그럴 수 있으나 어쨌거나 좋은 자원이 없기에 기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판단을 최용수 감독이 했다고 보고 있고요. 근데 올해 최용수 감독이 공격축구를 한다고 나서면서 포백으로 회귀합니다. 아직도 왜 이런 무리수를 폈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여튼 그러한 결과 속에 서울은 쓰리백과 포백을 넘어 수비&공격 축구라는 이분법에 빠져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거기에 작년 중반부터 중고신인을 기용하면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습니다만, 이런 기용을 오래 지속하지 못해서 결국 한계를 들어내기도 했고요.
매년 못해도 중박은 친다고 이야기하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었던 게 제 솔직한 평가인데, 그래도 순위싸움을 할만큼의 승점은 쌓았습니다. 여기에 몰리나 최근 폼이 굉장히 좋고, 기적적으로 아챔 16강도 진출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려우나, 그와 별개로 지금은 최용수 감독의 강단이 필요합니다.
11. 부산
한때 K리그 이슈제조기, K리그 설계자란 소리까지 들었던 효멘이 심각한 부진에 빠졌습니다. 포항을 잡으면서 기사회생하긴 했으나 서울에 다시 패배하면서 경질론이 수면 위까지 올라갔네요.
작년 막판 엄청난 활약을 한 주세종이 올 시즌도 변함없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세종이 없다면 팀이 굴러가지 않을 정도. 신인인 김진규, 김종혁도 나름 괜찮고, 몇몇 공격자원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뛰지만...
결국, 이러한 노력이 허사가 될 만큼 주세종과 나머지 자원들의 시너지가 없습니다. 주세종은 하프라인 아래에서 파워풀한 수비를 즐기고 킥력이 좋아 질 좋은 패스를 넣어줍니다. 그래서 간혹 프리킥 골과 역습을 통한 골(포항전)도 나오긴 하나, 문제는 팀의 주 전술이 쓰리백인데 후반 30분 이후 실점이 가장 많습니다. (8골) 이러다 보니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노장들인 이원영, 장학영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현재는 방출) 여기에 몇몇 팀과 다르게 부산은 쓰리백이 메인전술임에도 윙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크고요.
리그 10위 서울과 4점 차로 벌어지고 리그 12위 대전과는 3점 차로 가까워졌습니다. 여기서 더 벌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팬들이 이해할 만한 소기의 성과라도 보여야 할 때입니다.
12. 대전
시즌 전에 몇몇 팀들을 살펴보면서 대전이 사고를 치겠구나 싶었는데... 제 예상이 완전히 엇나갔네요. 저는 앞선 광주와 비교해서 오히려 대전이 승승장구할 것으로 봤습니다. 선수도 선수겠지만, 대전은 작년 K리그 챌린지에서 수비력이 가장 좋은 팀입니다. 메인 전술이 역습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 역습형태가 하도 다양해서 (수비수에서 아드리아노로 공이 연결 될 때의 중간과정이 현란합니다) 상대팀들이 전혀 대처하지 못했고요. 그래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는데 결국 정석민 이적(현 전남)과 포백라인 3명의 유출이 대전을 더욱 힘들게 하는 듯합니다. 1, 2라운드에서 유효슈팅도 기록못할 정도로 참패, 이후 계속된 부진으로 조진호 감독의 신뢰도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수원이 인정하는 유일한 라이벌팀이라 그럴까요, 라이벌 수원을 이기면서 무승을 탈출했습니다. 그 이후 FA컵에서 광주를 꺾었고요. 최근 4경기 2승 1무 1패. 시즌 초반에 유효슈팅도 못 날렸던 경기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좋은 성적표입니다. 초반 팀플레이에서 어려움을 겪던 아드리아노가 이제는 혼자 제 몫을 다할 정도로 좋아졌으니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데, 하필 다음 상대가 전북이네요.
시즌 초에 전북, 포항은 우승권 수원, 울산은 우승 위협 다크호스, 서울, 제주, 전남의 중위권, 나머지 하위로 예상했는데 역시나 보기 좋게 빗나갔네요. ㅠㅠ 1강 9중 2약 혹은 1강 11중으로 평가받는 K리그 클래식입니다. 2위와 10위 승점 차가 5점차.
작년과 다르게 좀 바빠서 모든 경기를 챙겨보진 못하지만, 전북 경기는 종종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응원하는 팀(전북) 성적이 워낙 좋아서 비판도 하고 응원도 하면서 재미있게 즐겨 보네요. 다가오는 전반기 휴식 기간 전에 꼭 아챔 8강에 진출해서 좋은 흐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P.s 막판에 쓸말이 없네요. 용두사미 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