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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3 22:41:10
Name 플랜맨
Subject [일반] 작은 소모임 운영하는데 참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현재 저는 스터디 소모임을 이끌어나가는 모임장입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 5개월정도 됐네요..

처음에는 제가 직접 스터디모임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방식의 모임은 없었습니다. 스터디를 가장한 친목이 대부분이거나 , 특정 공부만을 하는 등 제 입맛에 맞는 모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걸 해본 적이 없는 제가 큰 결심을 하고 만들었습니다. 만들고 인원이 조금 모인 뒤에 정모를 가졌는데 그때 제가 나이가 제일 어렸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기에 어리숙한 저를 우습게 보는 모임원들도 있었습니다. 후에 제 의견을 무시한다거나 술자리를 자주 만들고 공부의 목적을 변질시킨 분과 대판 싸우고 나가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 때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인데다 그나마 활발하신 분이 나가시니 모임이 확 죽는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아있던 모임원 중 한분이 다른 스터디에 계셨던 분들 6명을 데려오셨습니다. 그분들은 이미 스터디 모임을 해보신 분들이라 열정적이시고 성격들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생각으로 인원을 모으는데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장소 설정을 안해놓은 것이였습니다. 중간을 잡으려고해도 인천도 있고 노원구도 있고 경기도 화성시 사람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또 한번 모임운영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결국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아예 새로운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특정 지역 몇군데를 정해놓고  그쪽 관할 운영진을 두었습니다. 또, 저번 모임의 실패를 교훈삼아 많은 양의 규정을 남아있는 모임원, 운영진과 상의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되니 정리가 딱 되고 스터디 장소도 지역끼리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였습니다. 물론 가깝지 않은 분들이 또 우르르 나가셨지만 겪어야할 과정이라 생각했기에 오히려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모임 만들고 1달 정도 지내면서 모임원들과 자주 만나고 또, 노력하니 결국 50명까지 인원이 생겼습니다(물론 유령이 꼭 있는건 함정)

그래서 저번주까지 매주 3~4회 이상 + 주말에 1~2회 스터디 모임을 열면서 얼굴도 익히고 나름 친해지고 잘 나간다고 베프 친구들한테 자랑 아닌 자랑을 하고 다녔습니다. 흐흐..

근데 딱 저번주에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주말을 기점으로 운영진과 회의 끝에 유령회원 정리를 선포했고 상의한 기준에 따라 뽑아보니 15명 남짓한 인원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영진 한명이 이런 일을 모임원들에게 어떤 근거에서 한건지 말하지않고 독단적으로 진행하냐고 저를 다그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니 무슨 유령회원 정리같은 것까지 운영진도 아닌 모임원들하고 상의를 하냐"고 되물었고 그 운영진은 이전의 비슷한 사례를 들면서 저한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모임장의 권한이라는 생각으로 입장차만 제대로 확인했습니다.

나름 초창기 멤버로 모임원 중에서 저와 가장 친했고 많은 의견들을 공유하면서 여태까지 같이 이끌어 왔는데 모임이 커지면서 제가 의견을 강하게 내니 입장차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결국 저한테 간섭하지 않겠다고 운영진을 포기했습니다.  모임에서 나가는게 낫다고 생각했만 지역 관할 운영진이라 그분이 하는 지역쪽 사람들이 있고 현재 친해진 사람들이 많아 시간을 두고 나가겠다고하네요.

근데 중요한건 서로 단톡방에서 너무 어색하네요.. 속사정을 잘 모르는 모임원들은 왜 운영진 안하냐고 물어보고 그럼 저희는 이것저것 변명으로 둘러대야하고... 다른 운영진은 모임 운영하다보면 당연히 생기는 일이라고 위로해주지만 요즘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했나 생각도 듭니다. 운영하면서 느꼈던 뿌듯함도 많이 사라지네요. 가끔은 인터넷에서 다른 모임들을 찾아보면서 정말 수많은 모임들이 운영되는걸 보면 내가 뭘 잘못하고있나? 다른 곳은 어떻게 하나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지금은 좀 답답한 상황입니다..

쓰고보니 결론은 그냥 [모임운영은 참 어렵다] 밖에 없네요.  흑흑 그래도 운영하면서 뭔가 배우는게 많아 계속할 생각이긴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스터디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혼자 집에서나 밖에서 공부 안되시는 분들을 위한 스터디라고 생각하시면되요. 만나서 각자하기도 할 공부 하기도하고 비슷한 공부를 같이 하시는 분이라면 서로 시간, 장소 정해서 그룹스터디 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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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3 22:44
수정 아이콘
회원 정리 같은 것은 어느 모임에서나 운영진들이 모여 회의하면서 하는거 아닌가요??
brothers
15/04/13 22:45
수정 아이콘
회원 정리를 단독 처리 하신것은 굉장히 큰 실수라고 봅니다. 독재입니다.
libertas
15/04/13 22:46
수정 아이콘
유령회원 정리가 사소한일은 아니지요..
아무튼 화이팅하세요!
15/04/13 22:47
수정 아이콘
여기서도 입장차는 좀 드러나네요. 유령회원 정리가 온라인상에서는 사소한 일인데 오프라인에서는 쉬운일은 아닌거같고,,근데 모임이 스터디를 위함이라면 그것도 사전에 정해야할거같고, 애매~하네요
그대가부네요
15/04/13 22:47
수정 아이콘
소속감있는 학과에서 학번대표도 참 어려운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없이 새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안되네요
다만 즐거우려고 시작하신 일이니만큼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마시고
모임의 규정에 맞게 운영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정착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뭐든 처음이 참 힘든것 같아요 힘을내요 슈퍼파월
Rorschach
15/04/13 22:48
수정 아이콘
아무리 유령회원이라지만 회원정리가 사소한것은 아니죠...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도 진행한 것이지만 그걸 사소한것이라고 하신 것 또한 제 기준에서는 큰 실수로 보입니다.
붉은벽돌
15/04/13 22:48
수정 아이콘
일단은 무슨 스터디이길래 50명이나 되는 인원이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하는지 궁금하네요.(이건 진짜 궁금해서 쓴 내용입니다. 혹 공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네요.)

회원 정리는 전혀 사소한 문제가 아닌거 같습니다. 전체 회원, 최소한 운영진 간에는 합의 후에 진행했어야 하는 사안이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 "동기"들끼리 스터디를 하는데도 리더 역할을 하는 친구는 사소한 사안까지 의견 수렴해가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스터디만을 위해 모인 사람들 안에서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하시는데 아무런 트러블이 없기를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입니다.
세계구조
15/04/13 22:49
수정 아이콘
유령이건 어쨌건 명부에 있는 회원인데 독단으로 자르신거네요... 모임이 크지도 않은데.
플랜맨
15/04/13 22:50
수정 아이콘
아 제가 잘못쓴거 같은데 유령회원 정리는 [운영진과는 상의하고 회의끝에 정리했습니다] 공지사항도 올려서 모임원들이 확인까지 했구요. 계속 하실분들은 글까지 남기라고 상세히 적어놨었습니다. [아직 한번도 참여 안하신 분들 중에 계속 하실분들은 3일내에 글을 남겨주세요] 가 공지였습니다.
다만 모임원들과 어떤 이유로 정리하게 된건지 상의를 안한것 뿐입니다.. 유령회원 정리이유는 대충은 알거라고 생각해서 였는데.. 그게 문제였다면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잘못했네요.
15/04/13 22:50
수정 아이콘
50명중 15명을 정리하는건 사실 사소한 일은 아닌거 같네요.
남아있는 회원과 유령회원의 관계도 쉽게 생각할 것은 아니구요.
플랜맨
15/04/13 22:52
수정 아이콘
음.. 유령회원 기준이 모임에 한번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였습니다. 그래서 기존 회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긴했었죠..
껀후이
15/04/13 22:52
수정 아이콘
이미 심적으로 힘드신 분께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도
심적인 부담만 가중시키는것 같네요
저도 스터디모임 여러 번 경험하면서 느낀건
다시는 하지 말자...였네요
그정도로 지치고 힘들고 돌아오는건 극히 적었어요
50명 가까이 키우신것도 대단하고 훌륭하십니다
그 훌륭한 능력으로 이번 일도 슬기롭게 헤쳐나가시길
소와소나무
15/04/13 22:55
수정 아이콘
정말 모임 관리한다는게 미치게 만들죠. 정말 일하자는 것도 아니고 술먹자 놀자라고 해도 제대로 모인적이 있나 싶을정도니. 대체 그 갑작스런 일정은 매번 생기고 대체 전부터 잡아뒀다던 약속은 왜 미리 말 안해주는건지. 그리고 꼭 늦게 오는 인간은 정해져 있죠. 그나마 친구사이는 시간 지나면 버려버리면 그만인데 어정쩡한 관계면 어휴.
리듬파워근성
15/04/13 22:58
수정 아이콘
저는 대충 이해가 가요.
안건을 내밀었을때 그자리에서 바로 '어이 이봐 이건 이렇게 해야지' 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으면 결국 시각에 따라 독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마음 속에 꾹 담아두었다가 도화선이 붙으면 한꺼번에 털어놓는 사람도 있지요.
일상생활에서 독단적이다 싶은 사람은 따지고 보면 주변에서 만든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공대장 분들은 다들 아실듯.
그러니 우리는 건의게시판을 자주 이용합시다??
랜드로드
15/04/13 23:04
수정 아이콘
유령 회원 처리가 사소한 일이 아니긴 한데... 근데 무슨 스터디를 하시길래 50명이나 가입해서 하는건지 ; 신기하네요
플랜맨
15/04/13 23:06
수정 아이콘
그냥 지역별로 나눠서 인원이 많구요. 스터디는 각자 하기도 하고 비슷한 분야끼리 모여서 하기도해서 많은거 같아요.
김촉수
15/04/13 23:15
수정 아이콘
이해못하고 헛소리하는걸수도 있지만 공부를 위해 모으신 스터디인데 정작 공부보다 스터디 자체에 너무 매진하시게 되시는듯 ㅜㅜ 소모임으로 짜시는게..
김촉수
15/04/13 23:17
수정 아이콘
아 물론 전 스터디같은거 한두번 해보고 팀플에 쓰는시간이 아깝다고 던져버렸..
Jon Snow
15/04/13 23:22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매우 공감이 됩니다.
일개 회원일때는 뭐이리 빡빡하게 굴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장이 되고 나니까 모두의 말을 듣다보면 제대로 굴러가는 일이 하나도 없어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하하호호 하면서 하는건 정말 유토피아에요

요즘 역사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고 해서 정치쪽으로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하는데
오히려 인간사회에 있어서 합리적인 통치체계는 독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글쓴분이 독재란 뜻은 아닙니다)
불판배달러
15/04/14 12:29
수정 아이콘
역시 괜히 플라톤이 철인정치를 주장한게 아니죠 흐흐
야릇한아이
15/04/13 23:25
수정 아이콘
정말 궁금하긴 하네요.
정확히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스터디 그룹을 만드시길래 50명이나 모이는지 신기합니다.
그리고 인원이 이렇게 되면 "스터디"모임 인지 스터디"모임" 인지 헷갈릴 것 같기도 하고..
(위에 분 말마따나 공격적으로 들리 실 수 있는데 정말 순수한 질문 입니다.)

그 인원 자체를 모을 수 있다는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네요..
15/04/14 00:12
수정 아이콘
궁금해서 여쭤본건데 다시 보니까 뭔가 공격적인 리플이 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15/04/14 06:44
수정 아이콘
150명 가까이되는 회원들이 소속된 비영리 사단법인 운영을 임시로 맡고 있습니다.
말이 150명이지 코어멤버는 60명이구요
행사는 드믄드믄하고.정모는 ㅣ달에 ㅣ번 합니다.
별별인간들이 다 있죠 흐흐
그런데도 큰 잡음없이 5년 굴러왔습니다.
이유는.회칙이 아주 구체적으로 만들어져서
그 회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인원정리에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회칙을 만들어 놓고 그기준에 미달되는 즉시 경고.그리고 정리 가 가장 좋습니다.
그걸로 딴지 걸거나.반발하는 사람한테 회칙을 들이대버리면 불만이 있을지언정 수긍할수밖에 없습니다.

임시운영한지 ㅣ년반동안 느낀건 하나였습니다

자율적 운영 은 다섯글자로 된 문자 일뿐이다

모임중에 가장 중요한 건 뒷마무리의 룰을 정하는거라고 배우고.느꼈습니다.
귀찮더라도 회원가입탈퇴정리 에대한 회칙을 아주 구체적으로 만드시고.회원분들한테 인준 받으셔서.앞으로는 그 회칙대로 운영하시면 될듯합니다.

사람마다 다 달라서.나에게 맞는 사람.아닌사람.편한사람.불편한 사람등.모임에서의 관계가 천차만별일겁니다.하지만 규칙만 바로 세워진다면.큰 무리없이 이끌어 나가실겁니다.

다 데리고 갈 순 없어도.규칙안에 다 모이게 할순 있을겁니다.

아직은 과도기이신거 같습니다.
하나하나 부딪쳐가면서 만드시기 바랍니다
15/04/14 06:53
수정 아이콘
하나 덧붙이자면.정회원 준회원 제도를 기준을 잡고 만드시고.총회한번 열어서 기준회칙을 설명하고.
인준을 받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으실겁니다.

인간이란.한 울타리에 있다는 느낌을 넘어.어디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더 적극적이 되고.룰도 잘 지키려 노력합니다.

앞으로 꾸준히 하실 예정이시라면.게시판 공지보다는
정모겸 해서 총인원들 한번 모이게 해서.구체적으로 만든 회칙을 의결제청 순으로 인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사티레브
15/04/14 07:39
수정 아이콘
결정도 사후처리도 실수하셨고 그걸 잘못없다고 생각하니 일반과의 괴리때문에 힘드시다고 생각되는것같이보이네요
똥눌때의간절함을
15/04/14 09:59
수정 아이콘
글만 읽어도 힘 빠지네요
오빠나추워
15/04/15 01:23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앞으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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