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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24 15:47:11
Name 상상력사전
Subject [일반] 산타클로스를 믿어보자~
뭔가 드립을 날리고 싶었는데 제목이 약하네요

산타를 언제까지 믿으셨나요

요즘 애들은 5살 까지라고 하고 제 동창들도 유치원때 알았다는 둥 이러던데

저는 6학년을 넘어 중 1 올라가는 겨울까지 믿었어요.

4학년때 아침 조회 훈화말씀을 듣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산타는 없다고 하셔서 (왜 교장선생님이 이 얘기를 했는지는  미지수)

어린 맘에 너무 충격을 받아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집에 와서 엄마에게

"교장선생님이 그러는데 산타가 없대!"라고 울먹거린 적이 있습니다.

엄마는 산타는 믿는 사람에게만 온다고 얘기해주셨고

산타에게 받은 인형이 맘에 안든다는 나를 데리고 길건너편 장난감 가게 같이 가서

"이거 산타가 준 선물인데 여기서 바꿀 수 있나요"를 시전하시죠.

가게 직원분은 "산타가 준 선물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바꿀 수 있다"라고 얘기해주시고요.

예전에 교과서에 나왔던 버찌 두알로 과자 산 소년 얘기가 떠오르네요 크크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 초현실적 존재가 내게 선물을 주고 가는 그 기분.

정말 황홀했어요.

하지만 6학년을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는데도 제가 산타클로스를 너무나도 (?)
굳건히 믿자 엄마는 중학생이 되면 산타클로스가 오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시고

그래도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부정안하자
사실은 내가 산타다를 밝히십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더니 그때의 충격이란!!

그래서 그 이후에는 엄마랑 같이 동생들 산타역할을 같이 해나갔는데
마음속에 남아있는 허전함은 지울 수가 없었어요.

이 세상에 산타가 없다니..
의미없는 나날들이었죠.

하지만 좀더 커서 알게 됩니다.

우리집에  세입자로 살던 아이들이
"우리집엔 산타가 한번도 안왔어"라고 말하던 그 상황을.

그리고 산타가 안찾아오는 집의 아이들이 우는 아이들도
아니고  나쁜 아이들도 아니라는 사실을.

산타가 찾아오는 아이들과 안찾아오는 아이들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저러나 그래도 저는 매년 24일 밤이 되면 산타를 왠지 상상하게 됩니다.

네네. 크리스마스를 연인의 날로 보낸 적이 없어서 그래욧!!!!

사람들에게 줄 선물이나 만들어야겠습니다. (돈이 많지 않으니 선물을 만들고 있다는.)

작년에는 실연당한 바로 다음날이 24일이라

"메리크리스마스"라는 말이 비수처럼 느껴졌습니다.

올해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저는 올해는 메리까지는 아니어도

감사한 크리스마스를 보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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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24 15:50
수정 아이콘
I'm your santa...

가게직원분이 센스있네요.
저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믿었던거 같아요. 레고받았을때의 기쁨이 평생 받은 선물 중 최고인거 같네요.
겨울삼각형
14/12/24 15:50
수정 아이콘
산타가 뭐에요?
수준으로 국민학교에 입학했습니다.
14/12/24 15:57
수정 아이콘
유치원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물을 받았는데 친구가 받은 휴대용 게임기가 그렇게 부러웠던 기었이 나네요
지금은 아들놈이 그러고 있더군요.. -_-
저 신경쓰여요
14/12/24 15:59
수정 아이콘
와 정말 순수하셨군요.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어머니랑 직원 분이 훈훈하시네요.
은하관제
14/12/24 16:11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한 저학년 때 쯤이였나... 밤에 잠이 깨서 거실에 나갔다가 엄마가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때 기분은 참 묘하더군요 흐흐... 편지내용을 보고 나니 긴가민가 했던 생각이 확신이 들었죠 크크.. 하지만 선물을 받았으니 어쨌든 된걸로(..?)
단호박
14/12/24 16:18
수정 아이콘
훈훈한 산타스토리 너무 귀엽네요.
저는 반대로 처음부터 산타같은건 믿어본적이 없었는데요.
부모님이 크리스마스되면 선물 뭐받고 싶냐는 식으로 물어보셨기 때문에....
산타는 그냥 그림책에만 나오거나 외국인;;이라서 우리나라에는 오지 않는다...
뭐 그런 식으로 생각했었던거같아요.
그런데 6살때 동네 문구점에 진짜 제가 너무너무너무너무 가지고 싶어했던
미미인형이 있었는데요. 몇달간 매일 쇼윈도 밖에서 하염없이 쳐다봤었는데 상당한 가격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린마음에도 저거 사달라고 하는건 무리 같아서 부모님은 커녕
친구나 언니에게도 말도 못하고 매일 애타는 눈으로 지나가며 쳐다만 봤었네요.
그런데 유치원 생일파티에서 산타로 변장한 선생님이 주신 선물이 바로
그인형이었습니다!!!
아무에게도 가지고 싶다고 말한적 없는데 주다니....! 아마도 저 산타는 진짜 산타인지도
모른다!! 라고 산타의 존재를 한동안 믿게됐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침을 질질 흘리며 그걸 봤길래 말도 안했는데
부모님이 알아차리셨나 싶습니다. 크크... 그리고 부모님이 그 걸 알아차릴 정도로
관심과 사랑을 쏟으셨고 비싼 인형 사느라 고생하셨을 거 생각하면 지금도
막 눈물이 고여요.....6살짜리 딸이 갖고 싶단 말도 못하고 매일매일 침흘리며
쳐다보는걸 보면 무리해서라도 사주고 싶으셨겠죠. 부모님의 사랑은 깊고 깊습니다!!
생각쟁이
14/12/24 16:21
수정 아이콘
뭐라고요? 이 세상에 산타가 없다고요?? 거짓말이죠???
상상력사전
14/12/24 17:25
수정 아이콘
네 거짓말이에요. 산타는 믿는 사람에게만 옵니다
엘시캣
14/12/24 16:22
수정 아이콘
7살 크리스마스에, 누나(9살)가 귀신같은 추리력으로 "이 카드 글씨 엄마 글씨랑 똑같은데????" 라고 해서 깨졌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선물은 주셨네요. 흐
azurespace
14/12/24 16:24
수정 아이콘
사실 원래 그 선물을 그 가게에서 사신 거 아닐까요 크크
공안9과
14/12/24 16:39
수정 아이콘
받고 싶은 선물이 장난감에서 게임팩으로 바뀔 나이가 되자 산타가 커밍아웃을 하더군요. 크크
상상력사전
14/12/24 17:24
수정 아이콘
네. 저희 어머니도 애가 자꾸 나이들어도 선물바라니까 커밍아웃 하신 듯 ;;
14/12/24 16:46
수정 아이콘
저도 꽤 오랫동안 믿었던 듯 싶긴 한데...
받은 선물은 크리스마스날 장롱에서 어머니께서 꺼내주었던 연필통이었죠.
그때 진짜로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이 지금도 아련하게 제 기억속에 왜곡되어 남아 있는 걸 보면 그때가 최절정이지 싶네요.
그 이후엔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는지조차 기억에 없는 걸 보면 그 이후로 산타를 믿지 않게 되었나 봅니다.
그리드세이버
14/12/24 17:14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안믿었던거 같아요
14/12/24 17:23
수정 아이콘
전 10살까진가 믿었습니다. 할머니 선물도 산타가 주셨는데 이미 좀 의심하던 상황에서 어머니께서 할머니께서 선물 포장을 뜯기 전에 "아우 이건 뭐니?" 라고 말씀하시자마자 내용물을 답변하시는 걸 듣고...
솔로10년차
14/12/24 17:47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부터 안믿었습니다...라고 해야하나 '산타'에 대한 개념이 달랐습니다.
제게 산타라는 건 연말이 되면 어떤 사람들이 하는 직업같은 거였습니다.
산타'할아버지'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죠.

제 유치원 일화로, 유치원 원장선생님이 산타분장을 하고서 애들에게 선물을 나눠줄 때 옆의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다'라고 말하자 제가 '야, 원장선생님이잖아. 할아버지 아니야.'라고 말해서 뒤에 다른 부모님들과 함께 모여있던 어머니를 매우 당황시켰던 일화가 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 어머니가 제가 그 말을 한 아이의 어머니에게 사과까지 했다고 하시더군요.
초보롱미
14/12/24 18:12
수정 아이콘
중간에 가슴을 찌르는 문장이 있네요.
추천드립니다.
14/12/24 18:13
수정 아이콘
산타는 부모님이라고 열심히 알리고 다닙니다.
동심파괴해야죠 흐흐..
집에 굴뚝이 없어지면서 사라졌다고 말해줍니다..

저도 어릴때 그냥 안믿었숩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죠.
이유는 너무 가난해서 선물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티란데
14/12/24 18:16
수정 아이콘
ㅜㅜ...공감대 형성
프리다이빙
14/12/25 05:22
수정 아이콘
미투..
yangjyess
14/12/24 19:17
수정 아이콘
14/12/24 19:40
수정 아이콘
좋네요. 믿어볼게요~

선물 하나 주시려나
코우사카 호노카
14/12/24 20:01
수정 아이콘
우리집은 불교라서 산타가 안온다고 배웠죠
시무룩..
F.Nietzsche
14/12/24 20:02
수정 아이콘
저도 꽤 오랫동안 산타를 믿었습니다. 믿는 동안 선물을 받으니 믿는 것이 이드기여~~
다나까
14/12/24 21:01
수정 아이콘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부모님이 모르게 하느라 고심이 많았습니다
14/12/25 01:21
수정 아이콘
+1
西木野真姫
14/12/24 21:07
수정 아이콘
제 개인은 너무 빨리 환상이 깨졌지만...
닉네임은 고1인데도 아직도 믿고 있는 순수한 상황이니...
아슈레이
14/12/24 21:40
수정 아이콘
산타를 믿은 기억이 없네요..6살때 도시로 올라왔는데...
짝사랑
14/12/25 01:07
수정 아이콘
크리스마스때만 되면 너무 우울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곤 사탕밖에 받아본적이 없어서..
게다가 그 사탕은 그 전날밤 아버지가 노래방 카운터에서 집어오신 사탕이었죠..
프리다이빙
14/12/25 05:22
수정 아이콘
안습,,,,ㅜ.ㅜ
14/12/25 01:27
수정 아이콘
매해 크리스마스는 남들의 잔치일뿐 저하곤 상관이 없는 날이라..

앞으로도 그럴 것 같네요....
14/12/25 23:13
수정 아이콘
우리집에 세입자로 살던 아이들이
"우리집엔 산타가 한번도 안왔어"라고 말하던 그 상황을.

그리고 산타가 안찾아오는 집의 아이들이 우는 아이들도
아니고 나쁜 아이들도 아니라는 사실을.

산타가 찾아오는 아이들과 안찾아오는 아이들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을.

--

추천 다섯 번 누르고 싶을 정도입니다.
글 쓴 분의 따뜻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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