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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뻬파입니다. PGR 자게에는 모처럼 글을 남겨보네요. 사실 그동안 PGR은 뭔가 말하기
무척 힘들었습니다. 겁도 나고, 욱! 했다가도 아니다 이런건 너무 정제되지 않았다라면서 그만두기도 했구요.
덕분에 평탄했습니다. 저를 기억하시는 분은 없었겠지만 되도록 평탄했고 평안했고 관망자로서의 생활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에서 참 안어울리는 말이기도 하고 잉? 지금 하고 있는건 뭐야? 라고 할 정도로
사실 저는 커뮤니티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트위터 하나 정도 계속해서 돌리고 있네요.
2010년 1월 10일에 처음 글을 썼으니 어느덧 4년이 넘었습니다.
오늘은 그 트위터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걱정마십쇼 SNS에서 펼쳐지는 사상/지역/트렌드/정치 충돌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류 이야깁니다. 뭐야 이러고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보고 지나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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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이폰3GS 사고 트위터란걸 처음 해보게 됩니다. 그 뭐라고 해야하나 막 한국에서 SNS 열풍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
시점에 어쩌다보니 트위터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다행히도 블로그질 하던게 있어서 아는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우도 하고
유명인도 구독해가면서 놀았습니다. 꽤 괜찮았습니다. 140자라는 것도 꽤 적절하게 가벼운 감상을 남기기 좋았고
부담이 없었으며, 어차피 볼 사람이나 볼테고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친목질의 극치같은 곳이니까요.
그려러니 하면서 지냅니다. 알티될 일도 없고, 알티할 일도 없는 그런 글들이 소복히 쌓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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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짓이란게 꾸준히 하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보고 듣다보면 늘어가는 것도 생기고 그러게 마련입니다.
별 생각없이 쓴 글들이 뭐랄까 알티를 타게 됩니다.(Retweet - 타인이 쓴 글을 자신이 퍼서 자신의 팔로워에게도 보여지게 함)
그러게요 왜 그런 글들을 퍼가시는건지 잘은 모르겠지만서도 여튼 널리 퍼져나가는게 나쁜 기분은 아니였습니다.
누구를 비하한것도 아니고 공격한것도 아니고 이정도면 나름 괜찮은 유머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잘살고 있었습니다. 누굴 공격하거나 비방하거나 지나치게 짜증내지 않거나, 욕설을 그닥 쓰지 않는게
저의 트위터 생활에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건 실제 생활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러다보니 이런 일도 벌어집니다.
좀 놀랐습니다. 히익... 뭐가 이리 퍼져나가냐. 스스로도 좀 놀랐어요. 사람들에게 에반게리온의 기억이 이리도 선명히 남았나 했죠
유머사이트란 사이트선 다 올라오더라구요 아무래도 그런 곳의 특성상 어느 한곳에 게시되면 더 퍼지기 마련이니까요.
좀 놀랐습니다. 뭐 그려러니 했죠. 근데 이젠 제가 트위터에 남겼던 각종 드립들이 유머 사이트서 퍼지더라구요.
이게 한화팬들이 자신의 팀으로 변환해서 가지고 노시고 그러더라구요. 흔한 원본 주장이긴 합니다.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껄껄
근데 이번엔 시사인에서 제 트윗을 인용해도 되겠냐고 연락이 옵니다. 별 생각없이 그러라 그랬죠.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8619
... 진중권 교수님이랑 같이 인용되었더라구요. 아이구 깜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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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뭐 살아가는게 재미난게 많고 특별난게 많겠습니까. 소소한거 하나 잡아내서 잘 정리해서
쓰고 그런거죠. 피지알에서도 많이 얻고 가고 그랬습니다. 파팟하고 오는 그런 번뜩이는 센스들이 참 부럽더라구요.
물론 어떤 사건에 분개해서 쓴 글도 많습니다.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솔직히 울컥했습니다.
솔직히 화났어요 털린건 털린거고 사태는 사탠데 고작 고기방패로 내세운 사람들을 가지고 언플이나 하는 저 사람들에게
분노했습니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화 안내고 잘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되도록이면 재미나게 지내려고 노력중이고 개그거리 하나 더 얻으려고
영국인 친구에게 이런저런거 빌붙고 그러고 삽니다. 일명 영국놈 시리즈인데요. 저랑 같이 근무중인 영국인 엔지니어의 소소한
드립들을 옮겨놓은 겁니다. 이런 것들이죠.
참 부러운 센스입니다. 이길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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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에게도 멘션받고 그래봤습니다. 뭐 자랑이겠냐만서도 이런 경험 흔하지 않기에 기념비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아 서유리씨도 계시네요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잘 놀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위터 인생의 낭비는 분명한데 즐겁게 낭비하기에도 괜찮은 매체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