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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0 16:47:09
Name 티티
Subject [일반] [ZM] 맨체스터 더비의 6가지 포인트



전형적인 경기였다. (퇴장으로 인해 경기 양상이 뻔해진 것을 말하는 듯)


1.

만치니는 데용을 아래에 두고, 나스리와 밀너를 약간 위에 둔 삼각형 형태로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이건 평소 시티의 모습과는 약간 다른데, 평소에 시티는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고 1명의 창의적인 선수를 꼭지점으로 하는 역삼각형 형태의 전형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야야 투레와, 가레스 배리의 결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치니는 데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혼자 있을 때 다른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선택은 시티의 압박이 느슨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밀너와 나스리는 전방으로 자주 가담했고, 2명의 윙어들과 좋은 조합을 보여줬지만 그들 뒤에 큰 공간을 남겨둠으로써 데용만이 포백을 보호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그는 전반에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는데 루니는 데용을 완벽히 속이고 공간을 만들어 첫골을 넣었고, 데용은 루니가 도대체 어디서 플레이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데용은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홀로 그 많은 공간을 커버하는 것은 무리였다. 배리와 반 봄멜이 클럽과 국대에서 각각 그를 도와줬지만, 그 날 경기에서 그는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2.

맨유는 전반 초반에 압도당하는 것 같았으나, 경기의 주도권을 찾아오기 위해 분투했다. 캐릭과 긱스는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지만, 효과적으로 포백을 보호했고, 시티가 패스할 각을 줄여나가며, 공을 인터셉트해갔다. 그리고 그들이 공을 잡으면 공은 빠르게 전방으로 배급되었다.

긱스는 이 역할을 정말 잘했다. 그는 루즈볼을 센터에서 잡아 빠르게 루니에게 연결했고, 루니는 이를 첫골로 만들어냈다. 콤파니의 퇴장을 만들어낸 나니의 돌파도 긱스의 인터셉트부터 나온 것이다. 맨유가 확실하게 리드를 잡게 만든 두 사건에 모두 관여한 것이다.

시티가 점유율에서는 우세했지만, 긱스와 캐릭은 뉴캐슬전보다 훨씬 안정감 있었다. 뉴캐슬전에서 그들은 자꾸 수세에 몰렸고, 피지컬을 앞세워 공을 향해 경합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었다.


3.

퍼디난드와 스몰링은 좋은 센터백 조합같지는 않다. 둘은 매우 유사하고 스몰링은 퍼디난드의 짝꿍보다는 대체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둘 모두 좀더 피지컬이 좋은 센터백과 함께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둘 모두 파트너로 비디치가 제격이고 비디치가 못 나오는 경우에는 필 존스가 더 많은 경험을 갖추고 공중볼 경합에 노하우가 생기면 적당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두 센터백은 아게로를 잘 막아냈다. 만약 맨유에게 상대 공격수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면, 맨유는 피지컬 좋은 상대 공격수보다는 영리하고 움직임 좋은 상대 공격수를 선택하고 싶어할 것이다. (물론, 너무 당연하게도 맨유가 정말로 선택한다면 아게로 같이 뛰어난 선수는 선택하지 않을테지만..) 클래식 넘버 나인 형태의 선수에게 둘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4.

수비라인에서 문제가 됬던 건 퍼디난드의 위치선정이었다. 뉴캐슬전과 마찬가지로 그는 너무 뒤로 물러나 있는 경향이 강했다. 좋은 예가 92분에 리차즈에게 파울을 범한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퍼디난드는 너무 뒤로 물러난 나머지 카메라 시야에서 사라졌다.

퍼디난드는 더 이상 주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이 때문에 자꾸 뒤로 물러난다. 비디치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때문에 비디치가 복귀한다고 해도 둘이 예전처럼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줄 것 같지는 않다. 이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고, 이 경기를 볼 때 퍼디난드가 더 이상 믿을만한 커버맨이 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해진 것 같다.





5.

만치니의 하프타임 전술 변화는 대단했다. 그는 3-4-1-1로 전환해 상대 공격수보다 1명 많은 수비수의 우위를 두되 미드필드에서는 같은 숫자를 두고, 전방에서 아게로를 이용해 맨유의 수비를 흔들게 했다.

윙백들의 넘치는 에너지는 수적 열세를 커버할만 했다. 또한 종종 보이는 센터백 1명의 공격 가담도 훌륭했다. 첫골이 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은 센터백이었던 리차즈의 오버래핑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6.

맨유는 볼을 소유하며 리드를 지키기보다는 후반 시작과 함께 복수를 위해 더 거세게 몰아붙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시티가 수비시에는 5백으로 임했기 때문에 맨유가 템포를 죽이는 것은 굉장히 쉬웠지만, 그들은 너무 공격하려고 하던 나머지 자꾸 시티에게 공을 넘겨줬고, 시티는 공격할 시간과 더불어 휴식 시간까지 벌었다.

그리고 이것이 아마 스콜스가 정상적인 매치핏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빨리 투입된 이유 같다. 스콜스는 두번째 실점의 빌미가 되긴 했지만, 이후 맨유의 템포 조절에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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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의심장
12/01/10 16:54
수정 아이콘
미들자원은 충분하다고 중원영입은 없다고 하고선 긱스-스콜스가 아직 뛸줄이야 크크크
영감님 제발 고집좀 버립시다... 비싼돈 들이긴 싫다면 벡스도 있는데 참...
웃으며안녕
12/01/10 16:56
수정 아이콘
이런 경기에 박지성이 안나온게 다행이라고 생각..
Darkmental
12/01/10 17:1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이적시장에 게임을풀어나가는 능력있는 선수가 없죠
겨울이적시장은 매우 한정적이고 좁기 때문에 딱히 대체자를 구하기 힘들테고
스네이더야 오버페이가 확실하니 복귀해도 쏠쏠한 활약을 해줄 스콜스를 복귀 시킨듯하네요
12/01/10 17:12
수정 아이콘
그렇죠. 퍼기는 미들이 충분하다고 한게 아니라 당장 겨울에 데려올 만한 선수가 없다. 어설픈 선수 데려와서 다 부상복귀하면 서브에 앉히느니 영입 안하겠다는 입장이죠.
슬러거
12/01/10 17:22
수정 아이콘
콤파니가 퇴장을 비교적 일찍 당했는데도 만치니가 전술로 유연하게 잘 대처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차가 너무 커서 석패한 모습이였죠.
스콜스의 투입 이유는 글에서 아주 잘 설명한 것 같구요

뭐 다른 어떤것보다 퍼디난드가 주력에 자신감을 잃으면서 더이상 좋은 커버를 하는 중앙 수비수가 아니게 되었다는 점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애초부터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에게 더 약했는데 강점이던 부분에서 주로 차지하는 능력인 주력이 떨어지면서 그마저도 애매해지고있죠. 원래는 뎀바 바 같은 형에게 조금 약했는데 이제는 아게로나 토레스 같은 형태의 공격수한테도 크게 메리트가 없어졌다고나할까...

아마 필 존스가 훌륭히 다음시즌 정도부터는 커버할 듯 보이는데 앞으로 이번 시즌에 중앙 수비진을 어떻게 꾸려가려나 모르겠네요.
스나이퍼nz
12/01/10 17:33
수정 아이콘
루니 두골 와우~ 1080억 제시할만하네요
12/01/10 18:07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후반전 맨유는 퍼거슨감독도 인정했듯이 선수들이 너무 느슨하게 했다고 하던데
굳이 맨시티전 뿐만아니라 다른경기에서도 그래서 이런건 고쳤으면 하네요..
12/01/10 18:43
수정 아이콘
밀릴 뻔한 분위기에서 템포 죽이려 스콜스를 일찍 투입한건 정말 퍼거슨 다웠습니다. 만시니의 하프타임 변화는 놀랍군요. 투톱 + 윙이 살아있는 맨유에게 3백만 남기기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ZM글은 보면 항상 전술을 재미있게 이해하게 됩니다. 번역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12/01/10 19:29
수정 아이콘
스콜스도 돌아왔고 앙리도 복귀해서 골 넣었는데... 같은 곳에 있는 베컴이라고 안될꺼 있겠습니까? 베컴까지 가는겁니다!

라곤 하지만...퍼거슨경이 절대 안그러겠죠 ㅠㅠ
All Zero
12/01/10 19:36
수정 아이콘
번역글 고맙습니다. 한명이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맨유에겐 꽤 힘든 경기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스콜스는 오랜만에 나와서 뛰기엔 몸이 완벽하지도 않고 롱패스도 자제하더군요. 패스 미스도 범하고..
클레버리가 유리몸이라면 플레이메이커형 미드필더 영입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캐릭은 폼이 너무 떨어졌고, 긱스랑 박지성은 밸런스 유지는 좋지만 킬패서도 아니고 피지컬 좋은 수미도 아니고
너무 어정쩡해요.
사티레브
12/01/10 20:14
수정 아이콘
티티님 항상 감사해요 :)
호느님
12/01/10 20:16
수정 아이콘
퍼디난드가 진짜 주력이 너무 떨어졌어요..
예전에는 빨랐는데 요새는 본인 속도에 자신이 없는게 정말 눈에 보임 ㅠ.ㅠ
프리템포
12/01/10 21:47
수정 아이콘
맨유 팬이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콤파니 퇴장 오심에 의해 운이 많이 따른 측면이 강했구요.
그나마 루니의 헤딩골과 웰백의 발리슛이 봐줄만했고, 나머지 흐름은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듯 여전히 답답했습니다.
오히려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차출과 퇴장으로 인한 공백에도 불구하고 2골이나 만회한 시티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스콜스가 복귀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실점 장면 이후에 조율을 잘 해주더라구요.
낭만토스
12/01/10 23:2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fm의 무서움이...

2010 인가부터 퍼디난드가 거의 첫시즌부터 피지컬이 무지막지하게 떨어지거든요.

물론 나이 30살을 기점으로 피지컬 떨어지는건 기정사실이지만

퍼디난드는 나이감안해도 다른 선수에 비해 그 폭이 굉장히 심해서

첫시즌 반만 지나도 주전으로는 못쓸정도에

두번째시즌정도만 되어도 튜터링용으로 전락해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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