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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13 16:36:59
Name Cand
Subject [일반] 오네사마? 이거 뭐 어떻게 번역하죠?
 


오늘은 에. 꽤나 예전에 돌던 떡밥입니다만, 그래도 당대를 풍미한 떡밥답게 지금도 여전히 답이 없는 그 떡밥 이야기.




일단 일본어와 한국어는 구조적으로도 활용적으로도 거의 1:1 매칭이 되는 은혜로운 언어이기 때문에

번역 및 독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인이 만지기에 꽤나 쉬운편에 속하는 녀석입니다. (물론 한자는 기본으로 깔고)



다만 조금의 에로애로 사항이 있다면 신조어와 1:1 매칭이 안되는 몇몇 단어는 어떻게 해도 답이 안나온다는 점인데요.
(물론 세상 모든 언어가 그렇겠습니다만 갑자기 1:1로 잘 써먹던 애가 앙탈 부리는거라 좀 까다롭습니다)
이거야 물론 풀어서 써주거나 센스있는 의역을 써먹으면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뉘앙스라는 측면에서 약간 감점을 먹게 되지요.
물론 그런 감점은 번역에 있어서 굉장히 좋지 않은 일이므로 신조어 및 대치가 힘든 단어의 경우 여러가지로 고민하게 됩니다.

한 예로, 신조어 중 유명한 츤데레의 경우 예전엔 여러가지 고안을 하다가 - 새침부끄, 튕김내숭, 새침데기, 아예 생략 [...] 등-
최근의 번역 매체에선 약간의 주석과 함께 그냥 '츤데레'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듯이 말이지요.
(근데 요즘은 아예 츤데레에 대한 주석도 안붙이고 그냥 툭 츤데레만 바로 붙여서 나옵...)

어쨌든 이거야 고유명사에 대한 존중이라는 플랜카드 붙여서 써먹으면 못봐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고유명사같은건 무시한 번역품이 (대표적으로 슬램덩크의 캐릭터 이름 같이)가 더 좋은 평을 받는 경우도 있구요.
네. 그런 식으로 신조어는 적당히 메꾸던가, 아니면 번역자의 센스를 풀 가동한 의역으로 해결하면 됩니다.


그리고 본론은 여기부터인데. 기존에 있던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매치가 안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어 특유의 보쿠僕 오레俺 와따시私 등의 다양한 1인칭의 인칭대명사와 글 제목인 오네사마お姉(ねえ)さま 라는 녀석 같이요.

전자인 1인칭 대명사의 경우는 그냥 처음에 써먹던게 변화가 없으면 쭉 쓰면 되는데
갑자기 주인공이 미친다거나또 하나의 나를 깨닫는다거나 해서 1인칭 대명사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신조어처럼 주석을 달아주어서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거나 아니면 또 나몰라라 하고 무시한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죠 (...)

그런데 후자인 오네사마 같은 경우는 일상생활에선 쓰지도 못하는 단어 주제에 꽤 애매합니다.
물론 신조어가 아닌 만큼 한국어로 치환할 수도 있고 실제 치환하라고 있는 단어도 있습니다. 근데 그렇게 써버리면 느낌이 달라져요.

이야기를 돌려서, 기본적으로 오네사마라는 단어는 오네상(언니)에서 한층 더 존대를 붙인 표현입니다.
언니를 더 존대하는데에 쓰는 표현. 여러분은 어떤 단어가 생각나시나요?

일단 처음엔 약간 망설이다 생각나는 단어는 언니님- 정도겠죠?
근데 형에는 님을 붙이면 형님이란 단어가 되는데 언니+님은 존재하지가 않는 단어입니다. 오라버니는 있는데 누나버니는 없듯이 (야)

음. 그럼 누님은 어때요?
...적당한 순정만화를 하나 그려봅시다. 어여쁜 처자가 옆의 존경하는 언니를 오네사마라고 불러요.
근데 그걸 누님이라고 번역했다면 현지화에 실패한겁니다. 순정물에서 처자의 대사칸 안에 "누님 뭐하세요?" ...조폭물이 아니잖아요.

왜 형+님은 있는데 언니+님은 없는가에 대한 어원적인 문제는 나중에 다루고, 네. 당장 방법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번역을 할때 저런 표현이 여성->여성의 상황에서 쓰인다면 번역하기에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나만 알고 말아야지 하고 그냥 '언니'로 번역해버리거나 국어 파괴에 한몫할 각오 하고 언니님 같은 단어가 아닌 단어를 써야하지요.


물론 앞 경우에도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뒷 경우에도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겨도 X신 져도 X신이라면 차라리 승리한 X신이 되겠어! 라고도 못하는 상황 쯤?


그렇다고 오네사마 그대로 붙이면?

...안됩니다. 레알로 번역을 못한거에요 그건. 애초에 그건 번역이 아닙니다. 그냥 옮겨오는거지.







그.래.서.




예전의 마리미떼(마리아님이 보고계셔) 열풍이 불었을때 관련물을 번역하는 분들은 참 고초를 겪었습니다. 라는 훈훈한 결말 (야)






* 결론이 저런건 애초에 해결불가인 문제 + 여러분이 지금 고민하셔도 별 의의가 없는 문제...임과 동시에
 
 그냥 심심해서 세상엔 이런 것도 있다는 정도를 알려주는 측면에서 한번 써본 글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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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파이
11/05/13 16:38
수정 아이콘
언님.
............ 은 이상하겠죠?
그렁너
11/05/13 16:43
수정 아이콘
누님이 조폭 언어인가요? 그냥 일반적으로 쓰지않나요
Cazellnu
11/05/13 16:43
수정 아이콘
여성들 끼리도 "형님" 하잖아요
지니쏠
11/05/13 16:43
수정 아이콘
존경하는 언니!
11/05/13 16:44
수정 아이콘
형님이 맞을걸요. 굳이 맞게 번역한다면............
그렁너
11/05/13 16:49
수정 아이콘
그런데 형님이란 표현도 손윗관계를 따질때 쓰는것으로 여성미가 배제된 표현이기 때문에 오네사마에서는 느껴지는 여성미를 형님이란 단어로 번역하는건 무리가 있어보이는데요

애초부터 오네사마라는게 그의 대상이 비교적 교양있고 지적이면서도 여성미가 있는 여성이 대상이 되고 있는데 형님이란
표현을 쓴다면 전혀 그 표현에서 교양있고 지적인 여성의 향기가 느껴지지않네요
honnysun
11/05/13 16:52
수정 아이콘
왕언니~ 그냥 언니~ 하면 안되는건가요?
11/05/13 16:52
수정 아이콘
이것도 그렇지만 ~쨔응 이것도 번역하기 참 힘들지 않나요?
가끔 애니나 일드를 보면 저 표현에 대해서 번역하는게 각각이던데...
11/05/13 16:54
수정 아이콘
언니라고 번역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의 단어 '언니'와는 좀 어감이 다르지만, 그런 다른 어감은 단어 외에서 최대한 표현해 주고요.
존댓말을 과하게 쓰는 방법등이 있겠지요.
11/05/13 16:59
수정 아이콘
이건 그냥 언니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대신 말투를 최대한 여성스러운 존대로 하죠
방과후티타임
11/05/13 17:01
수정 아이콘
그래서 필요한게 초월번역입니다....오경화씨가 필요합니다......(우쒸!)
11/05/13 17:16
수정 아이콘
마리미떼를 보지는 않았지만... 저라면 일단 '언니'로 번역한 다음에 상황에 따라 '오네사마'가 엄청난 존경+굽신의 의미가 되는 때에만
회장님, 선배님, 대선배님, 대xxx(이름)님 등으로 적절히 번역할 것 같네요.

...라고 말이야 쉽게 써놨지만, 번역은 제2의 창작이 맞군요.
사랑헌신믿음
11/05/13 18:04
수정 아이콘
전 일본에서 한국어->일본어 로 번역을 하는 일을 계속 했었는데, 원어의 의미를 100% 살리고자 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입니다. 번역시험에서도 원어의 느낌을 살린다기보단, 한국어로 봤을 때 얼마나 자연스럽고, 문학적으로 깊이가 있는가에 점수를 주죠.
그래서 실제 프로 번역가들의 번역을 봐도, 아예 다른 표현으로 바꿔버리는 경우가 많죠. 쉬워보이지만, "거침없이 하이킥"만 하더라도 일본어로 번역하기 까다롭죠. 한국에 번역된 만화제목들만 봐도, 안타까운 경우가 꽤 있어요. 데스노트의 라이토는 정의의 "right"와 빛의 "light"가 발음이 같은 걸 이용한 일본식 영어이죠. 그리고 신의 물방울은 물방울이란 뜻의 일본어"시즈쿠"가 주인공의 이름(시즈쿠)인 것을 이중으로 활용한 제목이죠. 특히나 개인적으로 일본 오와라이를 아주 좋아하는데, 만자이의 경우 한국말로 번역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죠.(하려면 거의 주석으로 도배되어야 하는...)
그리고 일본어와 한글이 1:1로 대응이 가장 잘되는 언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때문에 고수로 가면 갈수록 일본어가 더 어려워지게 된다는 단점이 있죠.
11/05/14 13:26
수정 아이콘
저도 일어공부하던 시절 참 많이 고민했던 문제 같습니다. 그런데 번역이 아니라 그저 언어의 습득에 있어서는 고민은 사실 필요없고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 되죠. 그 문화의 이해라는 것이 실제로 살아보지 않고서는 굉장히 습득하기 어려운데, 그래서 특히나 그런 문화습득경험이 없는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해주는 번역은 한층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인간관계를 고민하던 어떤 일본 남성이 써서 유명했던 문구가 떠오르네요.

"언제 어떤 타이밍에 와따시가 보꾸가 되는
것이고, 보꾸에서 오레가 되는 것일까..."

문화를 모르면 이해하기 쉽지 않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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