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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6 10:51:54
Name 스웨트
Subject [일반] (잡담)우유도둑! 걸려들었어 후기
전 내용은 계속된 우유강탈에 참지못하고, 도둑에게 미끼를 물게 하여 그 범행현장을 잡으려고 하는 훈훈한 내용이었습니다.
..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범인을 잡기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두었습니다.
첫번째는 우유의 위치입니다. 우유가 안쪽에 위치하게 된다면, 범인이 안쪽으로 몸을 집어넣어야 하기에 그 장면을 찍는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물건을 꺼내는 중이었다 라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게 되어집니다. 그렇기때문에 우유의 위치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미끼를 두는 첫번째 위치를 냉장고의 문 가장자리에 위치하게 두었습니다. cctv의 위치상 문을 열게 되었을때 확인이 가능한 곳은 그 위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우유의 위치에 다른 물건이 없어야 했습니다. 위와 마찬가지의 이유로 자신의 물건을 꺼냈다 라는 말을 피하기 위해 위치하는 곳에는 우유외에는 다른 물건이 존재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위치선정또한 치밀하게 정하였고, 첫번째와 두번째 조건을 충족한 자리에 cctv에 잘 보이도록 위치해 두었습니다.

도둑님을 잡기 위해서 저와 룸메는 미끼투척을 장장 2주간 작업을 하였으며 도둑님은 그 미끼를 3번 무셨습니다. 심지어 글을 올린 그날도 미끼를 물었더군요. 역시 미끼는 뭐든 크고 아름다워야...(음?)

의기양양한 걸음으로 기숙사 사무실의 문을 열고 마주친 조교는 저희의 얼굴을 보자 외쳤습니다.
"잡은거야!?"
그때 저희가 했던 행동은  마치 죽무때의 연아느님의 미소를 보여주었고, 사무실사람들도 입가에 미소를 띄웠습니다.
저번주 범인을 잡기위해 계획과 작전을 나누었던 조교와 사무실사람들은 스스로도 뭔가 흥미진진한 상황에서 범인을 잡았다는 희열감에 대한 공감을 저희와 같이 나누었던 것입니다!

길지않은 시간, cctv 판독을 주의깊게 살피면서 빨리 나타나라는 조바심과 잡히지 않으면 어떻하나 라는 걱정감, 그리고 조만간 범인이 튀어나온다는 희열감과 녀석이 발뺌했을때 어떻게 해줘야 할까라는 정의감이 구슬아이스크림 레인보우 맛이 녹아 서로의 색이 마블링되듯 머리속에서 조화롭게 위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나타난 어디서 많이 봤던 실루엣, 그 모습은 저번주 cctv에서 우리의 우유를 어깨로 스크린을 친 후에 스틸했던 그녀석의 모습과 동일했습니다!
"저..저녀석! 그때 그녀석이야! 조교누나 그때 손혈관 체크했었죠!"
" 그래 녀석의 신상은 이미 파악한 후다!"
녀석은 냉장고 안의 자신의 물품이었던 종이봉투를 꺼내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 모습은 저번주의 행동과 마찬가지의 행동이었습니다. 마치 냉장고 자신의 물건을 꺼내는듯 훼이크를 주던 그모습, 그러나 그녀석은 실수 했습니다. 그녀석은 이전의 미끼와 다르다는 것을 판단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유는 크고 아름다웠으며, 손쉽게 꺼내가던 기존의 200ml의 우유보다 큰 손동작과 행동이 필요했다는 것을요! 녀석의 손목이 살짝 꺽이면서 우유를 위치해 두었던 그 곳을 향해 거총하던 그모습이 cctv에 선명하게 찍혀버린 것입니다!
'물었다!'
동일범의 소행임에 동시에 훔쳐가는 장면을 정확하게 포착한 cctv, 게다가 자신의 우유라고 발뺌할 수 조차 없는 이유는 1시에 자리에 위치해 두었던 그 장면또한 정확하게 찍어놓았다는 것이지요. 위치했던 우유는 그 크기가 컸기에 cctv에서도 흐릿하지 않고 정확하게 판독이 가능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사라졌을때 냉장고의 문에는 전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단지 녀석의 입맛을 돋구기 위해 사용했던 우유의 크기가 이런식으로도 도움이 될줄이야!
게다가 이후의 미끼또한 녀석의 행동, 총 저희의 미끼를 3번을 문 도둑의 모습이 모두 동일범이었다는 것입니다!

범인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알게된 슬픈 사실은 우리에게 그 범인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럴수가.. 기껏 범인을 잡았거늘 그 처부를 사법부에 맞겨야 한단 말인가!! 녀석에게 인생의 쓴맛과 4월의 차가운 밤바람을 맞게 하려 했거늘... 하긴 막상 우리가 결정했다 하면 녀석을 선처해주는 쪽으로 갔을지도 모르긴 합니다만.. (룸메는 겨우 우유로 범인을 퇴사시키는건 너무 심한게 아닌가 하더군요..)

하지만 여기서 선처한다면 이후의 재발방지와 피해를 입을 기숙사 학우들의 그 상처와 슬픔을 감당할수 없었습니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물건을 훔쳤으면 그에 대한 risk를 감당할 생각이 있으니까 한게 아닌가! 잘못해놓고선 용서해달라고 다 용서해주면 이 세상은 옳게 돌아가지 않아! 이 정의감에 넘치는 의지를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 기숙사 규칙은 어떻게 됩니까?"
"물건 절도시에 퇴사!"
"퇴사!?"
"퇴사!!"

사무실장님의 대답은 짧고 간결하였고, 강인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말씀에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제 사건은 저희의 손에서 떠났습니다. 범인은 기숙사의 법에 따라 조치가 취해질 것이고, 조만간 퇴사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겠죠. 좀 불쌍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미 도둑질을 시작했을 때 부터 녀석은 그에 대한 벌을 받을 준비를 해 두었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그렇게 마음대로 훔쳐놓고 편하게 넘어갈줄알았더냐 인생은 실전이야 xx야.

ps. 근데 저희 미끼는 어디서 보상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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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切唯心造
11/04/26 10:54
수정 아이콘
퇴사군요.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댔으니 응당 처벌을 받아야죠.
그냥 봐주면 소도둑이 될지도 모릅니다!
11/04/26 10:54
수정 아이콘
야아. 결국 멀리 가네요. 공동생활에서 저런 분들은 좀 사라져도 나쁠건 없긴 하죠. 여튼 모두가 행복해져서 다행입니다. (?)
11/04/26 10:55
수정 아이콘
'사법부'에 맡기신후에 '니가 먹은건 다 토해내야지?'하셔야죠. 크크크.
자세한건 아마도 은별님이 답변을 하실겁니다....
하여튼 잡아서 다행입니다~ 같은일을 저도 몇번 당해본터라 남일 같지가 않네요~
11/04/26 10:56
수정 아이콘
실명 공개까지는 안바라더라도 범인의 간단한 신상정보(잉?) 정도는 궁금했었는데 ㅠ
감전주의
11/04/26 11:00
수정 아이콘
형사소승은 승소하셨으니 이제는 민사소승을 거셔야겠네요..
11/04/26 11:24
수정 아이콘
범인을 직접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군요...
parallelline
11/04/26 11:45
수정 아이콘
당연히 퇴사되야됩니다. 절도, 사기와같은 작은범죄의 경우 제정신인 사람들도 그냥 툭툭 하는범죄(특히나 사기는 지극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라 죄질이 더 더럽죠..)이기 때문에 이것들도 상당히 무겁게 처벌을 할 필요가있다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하늘의왕자
11/04/26 11:55
수정 아이콘
음..미끼에 대한 보상건은
그 미끼가 "우유속에 모카가 가득한 그녀석" (전편 참조~)이라고 간접광고를 해주셨으니
해당 업체에서 협찬받으심이??? (응??)
11/04/26 12:12
수정 아이콘
역시 머든 크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좋은 교훈을 얻고 갑니다(?)큭큭
범인 잡으셔서 다행이네요. 그 범인은 스웨트님이나 룸메분이 입을 열지 않아도.. 소문이 다 날텐데..군대나 가야 겠네요
완행인간
11/04/26 12:14
수정 아이콘
이런것도 반사회적 인격장애 같은 쪽이겠죠?
한두번도 아니고 수차례 자기가 갖고가면서 매번 우유가 다시 놓여있다는걸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 떠올리는건가...
싸이코패스처럼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다 보니까 매번 도둑맞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떠올릴 수 조차 없어서 계속 가져갈 수 있는건지..
아니면 상대방이 호구라서 매일 우유갖다 놓는다고 생각하는걸까요.
그냥 단순히 멍청한걸지도...
11/04/26 12:22
수정 아이콘
전 사실 고양이 같은(??) 이미지를 생각하며 들어왔는데 사람이라니!!
무엇을 훔쳤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훔쳤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거 같습니다!
라이크
11/04/26 12:27
수정 아이콘
오호, 쌤통이네요
F.Lampard
11/04/26 12:33
수정 아이콘
크크크 민사소송한표요.
집주소로 내용증명을 탁. 소액심판청구를 탁. 부모님이 그걸 보시고 탁.
11/04/26 13:13
수정 아이콘
범인과 대화할수도 없는 상황입겁니까아
사법부(?)의 손을 거치기 전에 일단 미끼손해배상을 먼저 받으시고...
그다음에 합의절차를...
11/04/26 14:07
수정 아이콘
크크...통쾌하네요.
王天君
11/04/26 14:08
수정 아이콘
아주 흥미진진하군요. 크고 아름다운 걸로 시원하게 한방 멕이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저런 거지같은 놈들은 응당 쫓겨나야지요. 어디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멀쩡히 살기를 바랍니까?
소문이 멀리멀리 퍼져서 몇개월은 얼굴도 못들고 다니게 만들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1/04/26 14:40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장이 압권이네요 크크크

여튼, 잡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영원한초보
11/04/27 01:39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남의 집 우유 빼먹던 주인공들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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