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라타입니다.
1탄의 게임 소개 글에 힘입어(?), 2탄 관련 경험담을 얘기해 봅니다.
저번 글은 정말 단순히 그 세가지 게임에 대한 룰만 적어보려 했던 것이어서, 제 경험이나 뒷얘기 등등은 뺐습니다.
전혀 그런 것들을 궁금해 하시지 않으실 줄 알았거든요.
지금은 그냥 제 소소한 경험담을 얘기해 드리죠.
1. 우리나라 불법 카지노에서 딜러 해 본 이야기
- 때는 바야흐로 2006년 11월.
연예인 신모씨(네, 맞습니다. 지금 사건의 중심, 그 신모씨)의 불법 카지노 도박사건으로 온 검경이 사설 카지노와 전쟁을 치룰 시점이었고,
또한 온 나라가 사설 카지노 붐이 일었던 때였죠.
당시 저는 서울소재 s대학교 카지노스쿨을 다니고 있던 시절이었고
당시 카지노 딜링을 교육받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카지노 딜러라는 직업이 그렇게 각광을 받지도 못한 시절이었기도 하며
아주 생소한, 그러나 일반인들에겐 멋있게 비쳐지는 딜러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관광공사에서 세븐럭이라는 카지노를 막 시작할 단계였으며,
저희 선배님들은 전원 세븐럭에 합격하여 교육을 받고 있었죠.
그러던 중, 겨울 방학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어느날 교수님께서 우리들을 불러놓고 조용히 말씀을 하시더군요.
'현재 불법 카지노로 인해 사설 카지노 학원들이 많이 생겨났고, 교육 과정의 질이야 어떻든 그네들 또한 너희와 같이
카지노를 꿈꾸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사설 카지노에서의 수요로 인해 생겨나긴 했지만,
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반 다른 직업을 꿈꾸지는 않을 것이다.
근데 문제는, 만약 정식 카지노 입사시험에서 실기테스트를 한다면 사설 카지노에 나가지 않는 너희들보다
경험상으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 교수들의 회의결과 원하는 자들에겐 허락하기로 했다' 는 겁니다.
당시엔 사설카지노법이 없어서 딜러들을 처벌 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엄연히 따지면 불법이 아니었던 겁니다.
근데 걸리는게 뭐냐면, 불법이 아니라도 혹시라도 적발을 당했을 때,
경찰에게 이런일로 조사를 받았던 적이 기록으로 남아 정규 카지노 면접을 볼 때 불리하게 작용되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었죠.
아무튼 저는 당시 어찌어찌하여 분당 서현역에 있는 어느 번화가 빌딩에 소개를 받아 친구와 함께 찾아가게 됩니다.
어느 한 분이 서현역까지 마중을 나오셨더군요. 삼성프라자..였던가요. 그 곳에.
강남 선릉역 바로옆에 살았던 저는 선릉에서 분당선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어 너무 편했습니다.
그 분의 인도로, 빌딩을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서 간판이 BAR인 곳에 들어갔습니다.
겉에서 보면 일반 BAR입니다. 또한 들어가보면 정말 BAR가 맞습니다.
근데 BAR라고 하기엔 상당히 어설픕니다. 테이블도 몇 개 없고, 조명이 화려하지도 않고, 한 눈에 보기에도
인테리어를 하다만 곳이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실제 술을 마시러 BAR를 찾는 손님이 오면 쫓아냅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 어떤 나무로 된 거대한 문을 지나고 들어가니,
카지노에 있는 미니바카라 테이블 네 개가 놓여있습니다.
그 안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완벽한 인테리어를 해 놓았더군요.
아직 장사를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작하기 전 직원을 뽑기위한 면접을 오늘 보게 된 것이죠.
바지사장격 되는 어떤 젊은 남자에게 자세히 설명을 듣습니다.
('바지사장'이라 함은 만약 단속이 떠서 적발이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실제 사장이 남의 이름의 명의를 도용해서 가게를 얻습니다.
아무나 도용하는 건 아니고, 한 식구(?)겠지요. 그리고 얼마만큼의 지분을 주던가 월급을 주던가 합니다.)
우리는 어떤 어떤 목적으로 사업을 하며, 뒤를 받쳐주는 분(경찰, 형사)들도 다 있고,
걱정할 것 아무것도 없이 그냥 맘 편하게 가족같은 분위기로 일하면 된답니다.
(실제 단속 뜰때면 미리 경찰에게 전화가 옵니다..;; 그럼 문 잠그로 불끄고 조용히 있다가 다시 전화가 오면 불을 킵니다.
근데 왜 단속에 걸리느냐.
어떤 손님이 한 가게서 게임을 하다가 돈을 심하게 잃습니다. 그럼 잃은 사람은 억울해서 엿먹어 보라는 식으로
관할 파출소 112가 아닌 검찰 민원실이나 합동단속이 가능한 어떤 기관에 신고를 합니다.
한 두어번 전화로 해서는 단속을 안나갈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럼 직접 찾아가서 나 이곳에서 불법게임 해서 얼마 잃었소.
근데 사기당한 것 같으니 해결해 주시오. 하면 검찰에서 합동단속을 불시에 나옵니다.
이런 경우엔 신고한 사람도 게임을 했기 때문에 조사를 받긴 합니다.
암튼 검찰은 관할 파출소나 경찰서와의 연관을 알고, 관할에 알리지 않고 불시에 나갑니다.
그럼 빼도 박도 못하고 문 부수고 들어옵니다. 뭐 그렇습니다....)
월급은 하루에 10만원, 2주마다 결재해주고 게임도중 나오는 팁은 다 모아서 같은 비율로 갈라 나누고,
하루하루 실적이 좋으면 보너스를 더 준다는 조건에 합의(가 아니라 그냥 고맙게 승낙)하고 바로 다음날 부터
출근을 하라는 겁니다.
저희들은 선불을 원했지만 그건 거절당했습니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곳이기에 선불을 받아 마땅하지만,
교육생 주제에 후불이라고해서 거절 할 만한 조건이 아니었기에 말 그대로 고맙게 승낙을 했죠.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손님이 없으면 더 빨리 마칩니다.
저는 선릉행 지하철이 끊기면 어차피 집에갈 수 없었기에 5시까지는 있어야 했죠.
이게 웬 횡재냐! 친구와 함께 얼떨떨하여 바로 술 한잔 하러 갔죠.
술술 잘 넘어가더군요. 걱정도 되었습니다.
실제 목표는 그게 아니었는데, 이건 그냥 실습한다 생각하고 출근하자 말하는데도,
진짜 걸려서 감방가면 어쩌냐는 둥 고민도 많았습니다.
다음날 출근.
사설카지노는 유니폼이 따로 없습니다. (있는 곳도 있어요. 근데 딜러가 거부하죠)
유니폼을 입으면 혹시나 단속이 떴을 때 손님인 척 가장하기가 어렵고 쉽게 도망을 못가기 때문에,
딜러들은 사설 유니폼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당시 아무것도 모른 우리들은 사설이 준비한 바텐더 조끼같은 보라색 조끼를 입고,
하얀 와이셔츠와 정장바지를 입고 딜링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네요.
같이 일하는 딜러가 두 명 더 있어서 총 4명이었는데, 이 둘 또한 어디 학원에서 교육받다가 들어온 초짜들이었습니다.
이 네 명만 그 사설 안에서 아, 관련 직원들이구나.를 알 수 있는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관리하는 분 중 나이 지긋하신 남성분이 한 분 계셨는데,
알고보니 서울 W호텔 카지노에서 부장진급이 안되 차장에서 퇴임한 분이더군요.
W호텔 P카지노에 차장이라면 적어도 연봉이 1억(팁 포함)은 됩니다.
그런 분이 이런 사설에 고용 되었다면 아마 한 달에 2천만원 이상의 조건으로 오지 않았을까 싶군요.
그 분은 손님들 눈빛만 봐도, 카드 셔플하는 모습만 보고도 그날 그날의 승리를 점치는 굉장한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우리같은 초짜를 보니, 얼마나 웃음이 나왔겠습니까만은, 우리는 마치 정규카지노 차장을 모시듯
깎듯이 모셨습니다.
얼마 시간이 지나니, 우선 손님으로 사장의 친구라는 분들이 개업 축하 게임을 하러 옵니다.
'여기가 니 가게냐, 누구누구는 어제 얼마 땄다더라. 너도 돈 많이따라. 내 건 말고.'
한마디씩 개업을 축하하며 우리 초짜 딜러들을 알아보고 흥! 코웃음을 치면서 테이블로 옵니다.
초짜딜러들은 테이블에서 한번 큰소리 빵빵 쳐주면 바로 기가 죽어버립니다.
그 뒤론 게임도 잘 안풀리죠. 그걸 이 차장님이 가장 싫어하시더군요.
또 굉장한 미신 신봉자였기도 하구요.
(그 분은 담배 KOOL을 안피면 그 날 딜러들 게임이 너무 안풀린답니다..)
게임은 바카라 밖에 없습니다.
우선 제가 첫 셔플을 합니다. 카지노에서 가장 즐겨쓰는 'BEE'카드. 꿀벌카드죠. 미제(?)입니다.
실제 카드 이름이 'BEE'입니다.
종이로 만들어 겉에 코팅을 했는데, 실제 이 카드는 전 세계 정규카지노에서 가장 많이 쓰는 카드입니다.
강원랜드를 가면 카드마다 강원랜드 마크가 다 찍혀 있는데, 그 카드도 비카드라고 알고 있어요.
한 '덱'에 3-4천원정도 합니다.
처음 비카드를 열면 조커가 들어있고 또 뭐 한장이 더 들어있습니다.
카드가 다 맞다는 품질인증서같은 같은 사이즈의 한 장을 제외한 여섯덱을 테이블에 놓고 셔플을 합니다.
이 카드를 처음 사용하면 어찌나 미끄러운지, 초짜 딜러들은 셔플 하다가 손에서 팅기는 현상이 굉장히 심합니다.
교육을 받을 때도 비카드를 쓰는데, 코팅이 조금 벗겨지면 어느정도 저항이 생겨 미끄럽지 않아서 깔끔한 동작들이 가능한데,
이 새카드는 마치 카드 사이사이마다 약간의 공기가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어찌나 미끄러운지 신경을 엄청 곤두세우고 셔플을 합니다.
차장님이 시키는 대로 서플을 마치고 카드를 '슈'에 넣습니다.
(카드를 넣어 놓는 검은색 통을 슈(SHOE)라고 합니다. 신발처럼 생겼다 해서 슈라고 부르죠.)
카드에 넣기 전 셔플을 다 마치면, 앞에 있는 손님에게 컷팅을 부탁합니다.
그러면 빨간색 '인디케이터 카드'를 손님이 집어들고 원하는 곳에 꽂습니다.
손님이 원하지 않을 때에는 딜러가 카드의 중간부분에 꽂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중심으로 카드 위 아래를 바꿉니다.
그리곤 그 인디케이터 카드를 다시 딜러가 집어서 총 여섯덱의 카드중 마지막 한 덱정도를 남겨두고 그 사이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곤 카드를 들어 슈 안에 집어 넣지요.
플레이 도중 이 인디케이터 카드가 나오면 이 슈의 마지막 게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마지막 한덱을 남겨두는 변수를 만들죠.
이 룰은 전세계 카지노가 동일합니다. 인디케이터 카드가 나오면 딜러는 '라스트 게임'을 외칩니다.
블랙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그 사장친구가 호탕하게 웃으며,
야, 어디서 이런 애들을 델꼬 왔냐고 이래가지고 장사할 수 있냐고 사장을 놀립니다.
이건 모두 딜러 기죽이기 과정이죠.
말이 친구지, 내일 당장 원수가 될 수 있는 비즈니스상 안면있는 사람일 뿐인 겁니다.
게임 시작 전 오픈 카드를 하고, 외칩니다. BET, DOWN PLEASE!
한국 사람이지만, 테이블 앞에선 한국어가 아닌 배운대로 외칩니다.
(나중에 저절로 한국어가 나오면서 친구처럼 말하며, 베팅하세요 사장님~ 으로 됩니다..)
초짜 티를 팍팍내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칩스는 오천원, 만원, 십만원, 오십만원, 백만원짜리 이렇게 색깔별로 있고, 슈퍼식스 테이블입니다.
처음 손님을 상대로 실제 돈을 놔두고 딜링을 합니다.
목소리는 떨리고 손은 부들부들 거립니다.
만원 칩스를 십만원짜리로 오해하기도 하고, 손님이 졌는데도 PAY를 하여 차장님이 옆에서 소리도 지릅니다.
사장친구는 완전 경찰이 도둑놈 심문하는 눈으로 저를 봅니다.
완전 사기충전되어 저절로 돈이 들어오는 기분일 겁니다...
삼십만원씩 꼬박 대던 이 친구분이 어느새 약 300만원을 따버렸습니다.
저는 슈를 약 반정도 진행하고 친구와 교체됩니다.
이 녀석은 더 가관입니다...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처음에 이 녀석이 웃음도 많고 사교성도 좋아서 절대 손님들 앞에서는 안떨고 자신있게 잘 할지 알았습니다.
근데, 이녀석 한마디도 못합니다.
얼굴을 웃고 있는데,손은 부들부들 떨립니다. 옆에서 떨지 말고 침착하게 천천히 하라면, 자기는 지금 안떤다고 합니다.
근데 손은 부들부들 마치 카드를 저 멀리 던져버릴 것 같습니다.
옆에서 이걸 지켜보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그 녀석도 저를 자꾸 쳐다봅니다.
게임이 될리가 있겠습니까.
결국 이 녀석은 한 세 게임하고 다시 다른 딜러돠 교체됩니다.
차장님이 친구에게 외칩니다.
'야, 넌 가서 커피한 잔 하고 와!'
푸하하하하하~~
이 중요한 과정을 우리는 사설 카지노에서 처음 겪게 된 것에 대해 나름대로 정말 감사히 여겼습니다.
만약 입사시험 실기테스트 때 너무나 떨려서 세 게임도 못하고 쫓겨 나거나 콜링도 못하고 칩계산도 제대로 못하였다면
어떡할 뻔 했습니까.
실제 이렇게 손님을 대하면서 딜링스킬이나 마음을 가다듬는 일은 우리같은 초짜 딜러에겐 굉장히 값진 수업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내가 잃는 돈이 내 돈도 아닌데, 돈을 받으며 이런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만약 학교에서 이런 취업에 제재를 가해 아무도 실제실기연습을 못했다면,
학교 차원에서는 학교 명예에 먹칠할 일도 없겠지만 교육생들에겐 억울할 일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저의 첫 출근 첫 영업 첫 딜링은 실패였습니다.
그 날 우리 하우스측은 약 1500만원정도를 잃었습니다. 근데 사장이 괜찮답니다.
어제 그 친구분이 하는 사설에 가서 2000만원정도를 땄다는군요.
아무튼 분당에서의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경험담 하나.
어느 날은, 아주 젊은 여자애들 4명이 들어옵니다.
문지기를 하는 형님이 술 안파니까 나가라고 하니까, 우리 게임하러 왔는데요?라고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곤 수표 3장 300만원을 칩스 교환하는 구석 테이블에서 교환합니다.
꽤나 예뻤습니다. 아마 주변 어느 가라오케 일하는 텐프로 아가씨들인가 봅니다.
실제 딜 하면서 물어보니 맞답니다. 푸훗.
차장님에게 저요저요를 외치며 친구와 함께 한 테이블을 맡아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나이를 물어보니, 모두 25살 아래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25살 위라고만 얘기해 줬습니다.
친구는 옆에서 옵저버하고, 저는 딜링을 하며 재밌게 농담따먹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약 30분정도 진행을 했습니다. 느낌상 슈가 이제 거의 끝나 갑니다.
그 애들이 자꾸만 돈을 잃더군요. 200만원을 잃었습니다.
손님이 돈을 잃고 있는 과정에선 '설사'가 아닌 이상 딜러를 교체하지 않습니다. 사설의 규칙 중 가장 강력한 규칙이죠.
돈을 따는 녀석은 잃을 때까지 딜 시키기.
이제 몇 판 안남았고 얘네들 돈도 얼마 안남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다지 예쁘지도 않은 애가 날 부릅니다. "딜러오빠?!?!"
그리곤 조용~히 다음에 나올 걸 묻습니다. "담에.. 뭐나와?"
제 생각에는 뱅커가 나올 것 같기도 했고, 모르면 쉬어라 아니면 뱅커가라 확률이 좀 더 높다 라고 얘기하니,
뱅커에 떡하니 가진돈 전부인 100만원을 가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곤 큰 소리로 말합니다. "뱅커 가라 했으니, 안나오면 책임져!!! 지면 다시는 안올거야!!!"
'그래, 너만 오지마라.........'
참 내.... 이럴 때 난감합니다.
물론 안나와도 책임은 못지지만, 책임질 필요도 없지만, 초짜들에겐 여간 부담되는게 아니죠.
웃으며 나올겁니다~ 하면서 카드는 빼지만, 내심 안나오면 머라하나...
또 100만원 잃으면 얘네들 불쌍한 생각도 들고 해서 뱅커에 내츄럴 9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진행을 합니다..
카드를 한 장 한 장 뺍니다. 플레이어부터 한 장씩 받습니다.
플레이어 한 장, 뱅커 한 장, 다시 플레이어 한 장, 뱅커 한 장.
플레이어부터 카드를 뒤집습니다.
윗 장(받을 땐 밑에 깔린 부분)에서 이니셜 Q가 나옵니다.
윗장을 밀쳐내고 아랫장을 보니 숫자 8이 나옵니다.
콜을 합니다. "플레이어 내츄럴 8"
(참고로 바카라는 처음 두 장을 받았을 때 합이 8과 9가 나오면 앞에 내츄럴이라는 말을 붙입니다)
얘네들 얼굴이 굳어갑니다. 덩달아 제 얼굴도 굳고 순간 주변은 제 콜링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들립니다.
뱅커 카드를 뒤집습니다. 윗 장에 숫자 4가 나옵니다. 그닥 안좋습니다. 8이나 9가 나올 것이지.......
윗 장을 손가락으로 옆으로 밀며 아랫장을 바라봅니다.
순간 함성이 터져나옵니다. 여자들 특유의 '꺄아아~~'
밑에 깔린 카드에서 5가 나옵니다. 플레이어 때 보다 크게 콜링 합니다.
"뱅커 내츄럴 나인, 뱅커 윈"
얼마나 다행이던지, 가장 이쁜 애만 쳐다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차장님 입장에선 젊은 것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게임하는게 그리 탐탁치는 않았겠지만,
어쨌든 아직 100만원 이기고 있으니 별 말씀 안하십니다.
근데, 옆에 있던 친구가 (미친건 아닌지) 또 뱅커 나올거에요~ 라고 말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나 다를까. 이번엔 200만원을 또 뱅커에 다 갑니다.
저는 순간 굳은 얼굴로 친구를 쳐다봅니다.
손 떨려서 카드도 못 뽑는게, 입만 살아서 여자만 보면 나불나불대냐! 를 눈빛으로 전해줍니다.
친구가 대답합니다. "내가할까?"
미친x. 니가 하면 뱅커나올게 플레이어 나오냐? 꺼지라는 눈빛을 다시 날려주고, 게임을 합니다.
다시 카드를 뽑습니다.
한 장, 한 장... 또 한 장, 한 장.....
플레이어를 뒤집습니다. 윗 장에 다시 이니셜 Q가 나옵니다. 아랫장에 또 이니셜 Q가 나옵니다.
"플레이어 제로"
여자 애들 안도의 표정과 함께 마치 장동건을 본마냥 저를 쳐다 봅니다.
뱅커를 뒤집습니다. 윗 장에 3이 나옵니다. 아랫장 다시 3이 나옵니다.
"뱅커 식스"
우선은 여자애들 안심을 합니다. " 야 이건 100% 이겼어~" 지들끼리 마치 게임이 끝난냥 재잘댑니다.
그리곤 6으로 이겼을 때 절반만 가져감을 아쉬워 합니다. 슈퍼식스 테이블이니까요.
(전 세계가 동일한)바카라 룰에 의해 플레이어는 뱅커가 내츄럴이 아닌 이상 처음 두 장의 합이 0-5까지이면
무조건 카드를 한 장 더 받습니다.
또한 (전 세계가 동일한)바카라 룰에 의해, 만약 플레이어가 카드를 한 장 더 받는 상황에서 뱅커의 합이 6일 때,
플레이어의 그 세번째 카드가 6 혹은 7이 나오면 뱅커는 한 장의 카드를 더 받습니다.
세번째 카드가 6이나 7이 아닐 경우에는 뱅커는 한 장을 더 안받고 플레이어의 최종 합의 결과에 따라 게임이 끝납니다.
우선 숫자 10카드와 온갖 이니셜 카드가 훨씬 많은 이 바카라에서 이런 상황이 오면 뱅커가 질 확률은 극히 적습니다.
여기서 지면 오늘 운이 안좋은 것이죠.
7, 8, 9가 나올 확률은 그 외 카드가 나올 확률보다 훨씩 적으니까요.
어쨌든, 계속 게임을 진행합니다.
저 역시 뱅커의 윈을 점치며 의미없다고 생각되는 카드를 한 장 더 뽑습니다.
"ONE MORE CARD FOR PLAYER~!"
세번째 카드는 뽑는 동시에 손에서 카드를 폅니다.
앗!! 이게 웬일입니까. 숫자 6이 나오는게 아닙니까!
콜이 바뀝니다. "플레이어 식스~"
동점입니다. 이제 룰에 의해 뱅커가 한 장 더 받게 됩니다.
근데 얘네들은 룰에 익숙치 않아, 순간 타이인 줄 알고 베팅한 금액에 손을 대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잠깐만요~를 외치며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려줍니다.
예네들은 자기들이 질 생각은 안하고 최소 타이이겠거니...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곤 타이에 베팅하지 않은 자신들에 대해 아쉬워합니다.
카드를 빼려고 슈를 보니, 빨간색 인디케이터카드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카드를 빼서 보여주며 이 게임이 마지막 게임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만약 바카라에서 마지막 게임 때 타이가 나오면 한 게임을 더 합니다.
그러나 타이가 연달아 세번 나오면 거기서 이 슈 게임은 끝납니다.
그럴 일은 극히 드물죠. 실제 나온 적은 있습니다.)
동시에 저는 콜을 합니다. "ONE MORE CARD FOR BANKER~!"
역시 뽑는 동시에 카드를 폅니다.
또 한 번 터져 나오는 함성. "꺄아아~~~"
에이스가 나온 겁니다. 그것도 멋진 에이스 스페이드.
나오기 어려운 에이스 카드가 이 때 나오면서 뱅커가 최종으로 이기게 된 겁니다.
"뱅커 세븐, 뱅커 윈"
차장님이 멀리서 저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큰 게임을 졌다는 죄책감에 눈을 마추지기가 힘듭니다.
마음은 얘네들이 이겨서 무겁지는 않은데, 다른 한 편으론 큰 게임을 졌다는 생각 때문에 오늘 운빨이 안좋나...싶습니다.
옆에앉은 친구녀석.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걔네들한테 팁 달라고 조릅니다. 답답한 놈.
이렇게 얘네들은 30분간 잃던 돈을 약 1분만에 100만원을 오히려 따게 됩니다. 교묘하게 슈퍼식스도 피하면서..
이 두 게임은 마음을 조리며 했습니다.
내가 손님 입장이 되어 게임을 했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손님의 올인 상황에선 저도 긴장이 되기 때문이고,
또한 100만원, 200만원이라는 나름대로 우리 사설에선 거금 플레이를 맡아서 했기 때문입니다.
이 마지막 게임이 끝나고 잠깐의 휴식 시간이 다가옵니다.
카드를 바꿔서 셔플 할 시간이죠.
근데, 얘네들이 집에 갈 채비를 하네요.
결국 얘네들은 돈 100만원을 따고 우리 업장을 나섭니다.
마찬가지로 구석에 어두운 곳에 자리잡은 돈을 관리하는 형님에게 칩스를 주며 수표 4장을 받습니다.
어쨌든 제가 한 슈를 맡아 게임을 했는데, 졌습니다.
차장님은 수고했다고만 말씀 하시는데, 괜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딜 하게 해달라고 했다가 100만원 깨먹었으니...
그래도 젊은 애들이랑 해서 재미는 있었습니다. 하핫~
여담이지만,
며칠 뒤에 한 새벽 3시에 문을 닫을 일이 있어, 저와 제 친구는 서현역 근처 어느 민속주점에 들러
파전이랑 소주 한 잔 하고 있는데, 얘네들 중 두 명이 들어오면서 저희와 눈을 마주쳐
합석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뭐 뜻하지 않게 같이 얘기하면서 오빠 동생 되었는데요.
걔네들이 혹시 뭐 짜고 하는거 아니냐고, 그거 다 게임 속이는거 안냐고 막 묻습니다.
그럼 니네들이 100만원 딴건 뭐냐고 맞받아치니 뭐 그건 마지막 게임이라 그랬는 둥 하는데,
제가 일하는 분당 그 가게에서는 짜고한 건 없었습니다..
사설에 오는 손님들 입장에선 충분히 의심할 수 있죠.
또 실제로 짜고 하는데가 수도 없이 많구요.
여하튼 그 주점에 있던 테이블 방명록에다가 우리 네 명 이름적어놓고 만나서 반갑다는 얘기 제가 적어 놨는데,
아직 잘 있나 모르겠네요~
그 100만원의 여파로 그 날 술값은 여자애들이 냈습니다.
우리가 15000원짜리 파전 두 개나 시켰는데..하하
친구녀석은 전화번호를 따서 그 뒤로도 몇 번 만나더군요. 그게 자랑이라고 제게 자랑을 합니다...(^^;)
저는 게임하면서만 만났구요. 사실입니다. 흠.
여기서 얘기를 끝낼께요.
음.
밤이 깊었습니다.
여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카지노는 절대 레져로만 즐기시길 부탁합니다.
현재는 사설불법 카지노 도박장은 90%가 사라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10%조차도 설 자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구요.
하지만 있긴 있습니다.
블랙딜러(속이는 기술을 가진 딜러)를 쓰는 곳이죠.
절대 가시면 안되고, 강원랜드로 가셔서 그야말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최선은 가지 않는 것이구요.
여하튼,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PS. 이 얘기 또한 대부분 제가 쓴 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제 글을 제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