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상당히 당혹스러운 리플을 보았습니다. pgr에서 보리라 예상치 못한 관점의 리플들이었죠.

뭐,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출산이 도덕적 의무이고 출산을 하지 않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 내용이었다는 정도로만 말해 두겠습니다. 별 관계도 없는 군대 문제로 꼬투리를 잡는 분이 있어 얘기가 많이 흐려지긴 했습니다만, 그 분들께서 주장하시는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네요.

1. 출산은 여성에게 부과된 도덕적 의무이다.

2. 의도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저출산에 대해 얘기할 권리가 없다.

3. 아이를 의도적으로 갖지 않는 것은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위이며, 바람직하지 않다.

4. 출산을 안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만들어 낸 사회적 가치와 이익을 날로 먹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뭐 '여성들이 반발하겠지만 출산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면 좋겠다'는 분도 계셨지만 너무나 과격한 주장이라 굳이 언급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또 저 분들은 출산을 안 하는 행동을 '최소한의 의무마저 저버리는' 행위라고 하기도 하고,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을 '정신 나간 여자'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솔직히, 우습다고 할지, 무섭다고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민주 국가에서 볼 만한 내용의 리플은 아닌 것 같은데, 그걸 pgr에서 보게 되니 좀 답답하네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게 뭐가 나쁩니까? 인간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이득 되는 행동을 하며 살려고 합니다. 공동체를 의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리플은 회사를 위해 희생하라는 악덕 기업에서나 할 얘기죠. 파쇼 냄새가 나도 너무 나서 역겨울 지경이네요.

굳이 이 자리에서 저 주장에 대해 꼬치꼬치 반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럴 필요 또한 전혀 없구요. 도저히 현대 한국에서 사는 교양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특별히 논평할 생각도 의욕도 없습니다.

그냥 푸념이었습니다. 답답하네요.

*추가: 제가 필력이 짧아 글의 목적이 잘못 전달될까 하여 추가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딱히 특정인을 비난하는 데 목적이 있지는 않고, 일부는 푸념이며, 나머지는 pgr에서 저런 주장이 있었음을 알리고 또한 가능하다면 자게에 계시는 많은 분들의 논의를 통해 성숙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