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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5 00:33:23
Name 빼꼼후다닥
Subject [일반] 자경단 이야기
*읽으시기 이전에, 제 블로그 글이기 때문에 존칭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요즘 수퍼 히어로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 마블에서 준비 중인 어벤져스 때문에 영화 '아이언맨' 등에서 고관련된 장면이 자주 나오기도 하고, 어두운 분위기와 장르의 틀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다크나이트'가 도움이 된 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는 '왓치맨'이란 영화다.

아마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진 못했을 것이다. 포스터와는 영 딴판인 내용과 다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일 수도 있는 장면 때문에 가족, 연인 단위에서 관람하기에는 그리 썩 좋은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이 영화가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영화에 대해서 길게 설명할 생각은 없고 빨리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혹시 자경단을 아는가? 재난이나 화재, 범죄 등을 대비해서 민간인들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단체다. 그리고 수퍼 히어로는 자경단의 연장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그들은 특별한 초능력이나 엄청난 장비를 가지고 있을 뿐,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배트맨이나 아이언맨처럼 갑부일 순 있겠지만 말이다.(그러나 둘 모두 사회의 치안을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진 않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흔히 '네티즌 수사대'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리우는 누리꾼들이 떠올랐다. 둘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전자는 쫄쫄이 옷을 입고 범죄자들과 싸우며, 후자는 자판과 마우스로 사회의 물의를 빚은 사람들을 캐내고 비난한다. 어쩌면 인터넷 사회에서 이런 누리꾼들과 수퍼 히어로는 비슷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자신을 숨기고 활동하니까.

그러나 '왓치맨'에서처럼 이 일부 누리꾼들의 활동이 결코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에서 벗어난, 당하는 사람의 인권 따위는 생각하지도, 존중하지도 않는 행동은 결코 사회에서 곱게 인정 받을 수 없는 행동일테며, 그들 또한 당당하게 자신들이 정당한 행동을 했음을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가끔, 아니 대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대상들의 행동 또한 눈살이 잔뜩 찌푸리게 만드는 것들이며, 법 등으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나도 분개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단지 개인의 분노가 개인의 심판의 정당화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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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uslee
10/09/15 00:51
수정 아이콘
와치맨
DVD에 들어있는 스페셜 피쳐중에 자경단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참 좋더군요.

영화만 보신분들이라면 이 영화가 참 별로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원작인 WATCHMAN을 본 분들은 이 감독이 정말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었다라고 합니다.

전 와치맨 케릭터중에 가장 자경단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케릭터로 '로어세크'를 꼽습니다.
그만큼 매력있는 케릭터이고, 사실상 와치맨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이지요.
작가인 앨런무어도 로어세크를 통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해나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개미먹이
10/09/15 00:48
수정 아이콘
워치맨은 super hero 와 vigilante의 경계선, 그리고 정의의 문제를 적절히 제기하는 좋은 그래픽 노블이죠.
그런데 글쓴이의 주장에서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은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가"입니다.
법에서 벗어난 행동은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집시법 개정 전 야간 집회 같은 경우에 말이죠.
워치맨도 보시면 알겠지만 시민들이 자경단들에 대해 들고 일어나죠. 자경단을 폐지하는 법도 만들어지고요.
아무튼 재밌는 책입니다. (번역은 좀 아쉽습니다.)
10/09/15 01:23
수정 아이콘
경찰서 자경대 생각했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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