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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0 12:26:02
Name LucidDream
Subject [일반] 루시드드림의 술 이야기 - 막걸리
글을 쓰기에 앞서, 어제 있었던 글에 대해 짧게 말씀드릴 것이 있어 적고자 합니다.
어제 제가 좀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마음으로 풀어가기 위해서, 싸움이 나는 것을 좀 방지하고자
~스킵 이란 말을 제목에 썼었습니다. 별 다른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무시하거나 귀를 닫겠다는 건 아니었고
저와 비슷한 성향? 내지는 그런 관점을 가지신 분들과 한 번 얘기나 해보자...라는 게 제 생각이었고
'그쪽과 토론 따위 하기 싫은데요' 라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이해 되시겠지요?

따라서 어제 제가 막판에 불손한 태도로 단 마지막 댓글의 뉘앙스 자체에 대해서는 사과 드립니다.


이상이구요, 오늘은 좀 가벼운 주제를, 가볍게? 써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개인적인 일 때문에 술에 대해 조사를 좀 하면서 이것저것 마셔보기도 하고 지방도 다니고...그랬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막걸리라는 술에 대한 장점? 매력? 이었죠.

사실 막걸리는 원래 막걸리만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술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전통술은 본래
'청주'인데, 이 청주를 거르고 난 나머지, 즉 탁주가 막걸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변해서, 지금은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술을 제조하죠.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까요?

막걸리하면 많은 분들이 아직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독한 숙취'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막걸리를 드셔보신 분이라면 아마 이 주장에 공감하기 힘드실 거라 생각 되는데요
요즘 나오는 막걸리는 숙취 현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예전에는 (일제강점기와 그 이후) 막걸리를 '밀'로만 만들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막걸리의 맛이 떨어져서
여러가지 맛을 내기 위한 첨가제를 섞었죠. 흔히들 '카바이트 막걸리' 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 막걸리입니다. 먹으면
인사불성이 되고, 속에서 가스가 차오르며 다음날까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하지만 최근에는 좋은 쌀과 좋은 물, 그리고 위에 적었던 첨가제들을 넣지않은 막걸리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친환경쌀로 만들어진, 일명 문근영 막걸리라고 하죠? 참살이탁주라던가
전남 태인에서 '죽력고'명인으로도 유명하신 송명섭 장인의 태인 막걸리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만 만드시기 때문에
1년 출하량이 얼마 안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부터 일본에도 '생 막걸리'를 수출하기 시작한 포천 이동주조의 막걸리...

*생 막걸리와 그냥 막걸리는 좀 다릅니다. 흔히 살균탁주라고 하는 막걸리 들이 그냥 막걸리인데, 이 막걸리는 말 그대로
살균을 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꽤 깁니다. 1년 가까이 돼죠. 하지만 생 막걸리는 발효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유통 기한이 좀 짧습니다. 하지만 살균이 안되었기 때문에 유산균 등 몸에 좋은 효소가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죠. 영양적인
측면에서는 생막걸리가 더 낫습니다. 서울 장수 생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이 대표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 막걸리죠.

이런 막걸리들은 젊은 세대의 입맛에 잘 맞는데다가, 기본적으로 어지간한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독하지 않아 여성분들도 쉽게 마실 수 있고, 윗술을 마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숙취 걱정은 줄어듭니다.

*윗술이라 함은 막걸리를 가라앉히고 위에 떠오른 맑은 술을 말합니다. 보통 막걸리는 뿌옇죠? 우유같지만 4,5일 가라앉히면
밑에 하얀 것들이 가라앉고 맑은 술이 뜨게 됩니다. 이 술은 영양적으로보면 밑술보다 낮지만, 숙취가 훨씬 덜하기 때문에
전주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가게가 이 윗술 막걸리를 취급하죠. 4,5일씩 어떻게 기다려! 하시는 분들도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게
시중에는 탁한 막걸리와 가라앉힌 막걸리를 아예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육안으로도 쉽게 구분이 가능하죠. 다만 구입할 때
흔들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거...

살균 탁주 중에서도 이런 윗술 막걸리를 파는 막걸리가 있습니다. 대포 막걸리가 대표적이죠.

최근에 정말 많은 막걸리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기도 높구요. 소주 사랑을 외치는 제 동생도, 막걸리에 한 번 맛을 들이더니
(윗술만 마시지만) 소주를 많이 줄였더군요 다행인건지 아닌건지...


좀 두서없는 글이긴 한데, 술이라는게 워낙 방대하고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라
중구난방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음은 희석식 소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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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초의똥꾸멍
10/06/10 12:30
수정 아이콘
비올 땐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죠..
10/06/10 12:48
수정 아이콘
수업 땡땡이 치고 소나무그늘 아래서 산성막걸리 먹을 때가 제일 좋았어요.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지를 못해 다시 자체휴강.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 어른들이 탁주(막걸리랑 다른건가요?)를 많이 드셨고 면에 양조장도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막걸리 찾으시는 분 보기 힘들고 맥주를 드시죠. 양조장도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규모가 상당히 축소 되었습니다.
일하다가 목 마를 때 마시는 사이다 탄 막걸리와 김치도 일품입니다. 메이커가 있는 막걸리는 잘 먹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유행은 와인-사케-막걸리 이렇게 가고 있는건가요 크크
소인배
10/06/10 12:51
수정 아이콘
희석식 소주... 전 사람들이 희석식 소주를 소주라고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멀쩡한 소주 놔두고 소주도 아닌 걸 소주라고 부르니 말이죠.

더불어 박정희에 대한 적개심이 올라가더군요 -_-;
자유와정의
10/06/10 13:0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대형주조회사 제품보다 지방막걸리가 더 좋더군요. 충북 각비역 출장을다니면서 사다먹어보니
1. 노무현대통령시절에 즐겨마셨다는 단양대강막걸리
2. 진천 덕산에있는 식객에 배경으로 나온 세욍주조 덕산막갈리 등이 입맛레 맞더군요 ⓑ
10/06/10 13:23
수정 아이콘
우워우워웡~ 지금 이 막걸리 때문에 울 회사가 위험하단 말입니다!!! 으크크크.
적은 참xx 뿐만이 아니었어...막걸리 돌풍 무서워요 흑..
(저는 가평 잣막걸리가 쇼킹하게 맛있었스빈다. 근데 구할수가 없어요 흑)
10/06/10 15:01
수정 아이콘
이런 류의 글을 접할 땐 참 즐겁고 반가워요..
최근엔 Arata님이 차에 관한 해박한 선물을 주시더니..
암튼 희석식 소주도 기대됩니다.^^
고래밥
10/06/10 15:08
수정 아이콘
서울 쌀막걸리... 원츄요 흐흐.. 츄르릅~!
주먹이뜨거워
10/06/10 18:08
수정 아이콘
술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 잘 읽고 갑니다.
뻘댓글이긴 하지만 저는 막걸리는 잘 못 마십니다. 술도 그리 센 편도 아니구요.
하지만 술을 빌미(?)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건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각종 술을 마시고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나도 술 마시지 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이끌림
10/06/10 21:29
수정 아이콘
직장 상사분께서 막걸리를 무척 좋아하셔서 회식 자리는 100% 막걸리 아니면 동동주인지라
막걸리라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클릭했어요. ;;;;;;;;;;;;;;;;;;;;;;;
덕분에 각 지방의 막걸리는 골고루 마셔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익숙치가 않더라구요.
이래서야 소주가 그리워질 지경이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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