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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7 21:36:50
Name I.O.S_Lucy
Subject [일반] 먹는 이야기 좀 해볼까요. 우울한 건 잠시 접어두고.
네. 제목 그대로입니다.
솔직히 많이 우울하고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복합적으로 터지긴 했습니다만 (게다가 내일은 5월 18일이죠)
가볍게... 네. 가볍게 먹는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월요일에 항상 수업이 빨리 끝나서 집에 오면 여러 가지를 지지고 볶고 해서 먹습니다.
물론 그때마다 설거지는 제가 해야 하고(하긴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습니다만 솔직히 귀찮긴 하죠)
집은 음식 냄새 및 연기(프라이팬...)가 진동해서 꿀밤을 두 대씩 맞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막상 요리할 때 되면 또 뒷일은 잘 생각을 안 하게 되더군요-

실험대상은 일단 저(...애도)와 제 동생(......지못미 ▶◀)입니다.


오늘의 토픽이라면... 계란입니다. 토스트 계란.



다들 계란말이 한두번 씩은 해서 드셔봤을겁니다. 특히 혼자서 살고 계시거나 자취하시는 분들요.
계란, 이거 참 중요하죠. 소금을 얼마나 적절하게 치느냐도 중요하고.
그냥 먹으면 밋밋해서 맛이 없고, 그렇다고 소금을 잘못해서 확 뿌리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게 뜹니다. 껄껄.


이거 시도해보신 분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올리는 겁니다만,
전 계란을 가지고 요리를 할 때 계란말이 기본 준비하듯 계란을 싹 풉니다.
...그리고 거기에 카레가루를 적정량 넣습니다.

계란 6개면 카레가루가 약 1큰술 반 정도가 적당합니다.
나름 소소한 별미랄까요. 정말 소소하긴 한데 별미는 별미입니다.
단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소금은 절대로 치지 말 것이라는 거죠. (카레가루 자체도 염분덩어리입니다.)


계란말이를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계란말이를 할 때
계란만 가지고 계란말이를 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하다는 생각, 많이 해 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파도 송송 썰어서 넣어보고, 당근도 넣어보고, 심지어 햄도 썰어서 넣습니다(...제 이야기입니다. 껄껄.)

제가 요리를 몇 달간 해보면서(그래봤자 주 1~2회입니다만) 계산해본 적정량 및 팁은 이렇습니다.

...쓰고 보니 계란말이라기보다는 토스트에 들어가는 그거 있죠. 가운데 속. 그거라고 써야 했는데 말입니다.
수정하기 귀찮... 어?


1. 파
- 대략 한 뿌리당 계란 하나 정도로 넣으면 꽤 많이 넣는 축입니다. 저야 뭐 파를 좋아하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냥 넣어도 됩니다. 1cm 정도로 크게 다져도 알아서 잘 익습니다.

2. 당근
- 반 개 정도면 계란 2~3개는 커버 가능합니다. 당근 크기는 대략 3mm 곱 3mm 곱 3mm임을 가정했을 때요.
(일반적으로 어머님이 다지는 것보다 크기가 큽니다. 그야 당연히 다지는 스킬의 부족이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계란을 풀어넣은 데다가 당근을 그냥 넣는 것보다는,
먼저 기름에 한 반 정도만 익혀서(색깔이 주황색으로 살짝 변할 때까지) 넣으면 좋습니다.

단 기름이 계란 안으로 너무 많이 들어가면 낭패입니다. 계란이 너무 퍼져서 계란 말기가 힘듭니다(...)

3. 양파
- 역시 반 개면 충분히 계란 세 개는 커버가 가능.
하지만 이 양파는 결정적인 약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익히지 않은 양파를 그냥 넣었다가는 입에서 한동안 양파 냄새만 날 것이며,
두번째로 익힌 양파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입니다.
고로 양파 자체만 넣는 것은 꽝. 다른 음식과의 조합이 중요합니다. 조합 중요하죠. 조합.

4. 햄
- 햄 좋아하시는 분이야 한 개든 두 개든 넣으시겠습니다만(왜 그 조그만 단위로 잘라서 파는 햄 있죠? 그거 말하는 겁니다),
하나면 계란 여섯 개까지는 커버가 가능합니다.
굳이 볶을 필요는 없다지만 볶아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햄 기름이 계란을 잘 풀어지게 만든다, 항상 햄을 넣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5. 카레가루
- 상기 서술했듯이 계란 하나당 밥숟가락 1/6 정도.
카레가루의 강점은 일정량만 들어가도 맛이 난다는 겁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 말이 됩니다만...
카레가루를 지나치게 많이 넣은 자, 내가 카레를 먹는 건지 계란을 먹는 건지 헷갈릴지니.
게다가 셜록 홈즈의 '실버 블레이즈' 편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아시겠습니다만,
카레는 급할 때 맛을 지워버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카레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적당히 넣으시길.
한번은 너무 많이 넣었다가 제 동생에게 제대로 혹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아아 눈물 크흑
...그리고, 위에서도 썼지만,
카레가루 쓰실 바에는 아예 소금 치시면 안됩니다.

6. 스위트콘
- 넣을 때 마아가린에 볶고 넣습니다. 역시 기름이 계란을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는.
그냥 넣으면 계란 때문에 저놈이 잘 안 익더군요(도대체 파는 어떻게 저렇게 잘 익는지...)
통 하나면 사용량에 따라 계란 한 판 정도까지도 커버가 가능합니다.
다만 스위트콘만 계란에 넣는 것보다는 주로 양파라던지 햄을 넣을 때 보조용구 정도로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이어트 하시는 분이라면 아예 생각하지 마세요.
참, 스위트콘은 마아가린에 볶아서 먹는 것도 참 맛있습니다. 물론 칼로리, 칼로리, 칼로리...

7. 참치
- 넣기 전에 체에다가 기름을 한번 빼고 큰 덩어리를 잘게 부순 후에 넣습니다. 이것도 기름이 있죠.
참치캔 하나면(150g 기준!) 계란 2~3개는 커버가 됩니다. 이건 참치 단독으로 넣었을 때 한정.
단독으로 써도 좋고 양파와 같이 넣어도 좋습니다만, 역시나 문제는 칼로리!


이상으로 참 허접합니다만(...) 주방에서 가끔 출몰하는 자의 간단 리뷰였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네요.
주방용구를 건드리기 시작한 게 두 달째인데, 그래도 나름 학교 친구들이나 집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히힛.


여친 생기면 해주려고 열심히 연습중인데, 바라는 여친은 오지 않는군요. 아아.
...요리 잘하면 여친 생길 것 같죠? 안생겨요... ㅜㅜ


PS. 여러분들은 요리할 때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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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17 21:39
수정 아이콘
딴건 다 해봤는데 카레가루넣는건 색다르네요~
볶음밥이 잘만들줄 알면 정말정말 괜찮은 메뉴인데... 잘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볶음밥 끝내주게 잘하시는분 없나요
10/05/17 22:03
수정 아이콘
우리집 마님께선,
계란말이 할 때
김치를 넣어주십니다.

색다른 맛!!!
10/05/17 22:13
수정 아이콘
참치+파+양파 조합을 제일 좋아하는데~ 카레가루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오오...
퍼플레인
10/05/17 22:18
수정 아이콘
계란말이는 명란을 넣고 말아도 맛있습니다. (명란젓의 명란에서 양념을 씻어낸 걸 말합니다.)

토스트엔 계란물+양파+양배추+당근에 케찹 듬뿍이 진리입니다. 그러면 포장마차 토스트 맛이 납니다. 햄은 그 위에 따로 얹어야 제맛.
사실좀괜찮은
10/05/17 22:35
수정 아이콘
전 양파, 파프리카, 감자, 당근 정도 넣고 좀 볶다가 깻잎 넣고 깨, 소금 약간으로 마무리해서 먹는데... 볶음밥은 약간 싱겁게 먹어도 괜찮은 것 같아요.

물론 잡탕으로 해먹을 땐 햄, 김치, 계란, 치즈, 카레, 참치 다 들어가지만 - _-;

일단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 되는 밥의 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약간 꼬들꼬들한 밥이 좋은가 싶은데, 동생은 질척한 걸 더 좋아하더군요. 양파를 많이 넣으면 질척해지긴 하지만...
10/05/17 23:5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파+양파에 소금간만 한 계란말이가 제일 좋더군요. 양파가 알게모르게 단맛을 더해주기 때문에..
토스트 속의 경우에는... 저는 그냥 계란 풀어서 빵을 거기에 담궜다가 토스트 해먹는걸 선호하는지라..
[제가 먹을건 귀찮아서 대충만들고 남 먹일거에 공을 들이는 스타일이라..크크]

...그나저나 요리 실력은 여자 친구가 이미 생긴 상태에서는 요긴하게 쓰일지는 몰라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결정타로 쓰기에는 무리가 좀 있습니다... 저는 한 번은 쉬폰 케익을 해드렸는데도 차였기도 했고..^^;;;

제 경험상으로 여친은 한 번은 노래로 낚았고
현재 여친님은 흠...
제가 생각해도 고백했는데 받아준 이유를 모르겠네요[응????]
여튼 사귀는 동안에는 화이트 데이 날 브라우니로 점수는 왕창 따긴 했습니다.
비소:D
10/05/18 01:54
수정 아이콘
볶음밥은 김치랑 양파랑 주재료(새우or햄or오징어or참치)만 들어가면
중박이상은 치던데 ^*^
10/05/18 08:01
수정 아이콘
볶음밥은 화력이 받쳐줘야 맛있는거 같습니다.
볶음밥의 생명은 정말 불을 조절 잘 해야 하는데 이게 힘들어서..
요리 잘하시는분들 보면 진짜 계란만 가지고도 볶음밥이 잘되죠 ㅠㅠ
10/05/18 10:58
수정 아이콘
역시 가장 신기하고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요리 이야기입니다.
뭔가 마술이라도 부리는 듯한 그 신비함..+_+
Who am I?
10/05/18 11:29
수정 아이콘
여기는 무슨..;;이런 외계어가....;;;;
벌처사랑
10/05/18 13:07
수정 아이콘
은근 김치볶음밥 맛있게 만드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색깔이 허옇거나 싱겁거나...
저는 김치볶음밥할때 마지막에 계란을 후라이를 하지 않고 같이 넣어서 같이 볶아요
중국음식중에 계란볶음밥이라는게 있는데 그걸 믹스한건데 참 고소하고 맛난답니다
주의하실점은 계란엔 간을 안하니까 맨 처음 김치랑 밥을 볶을때 김칫국물을 좀 넣어서 약간 짜게 해야해요
또 김치를 먼저 볶으실때 기름을 충분히 둘러서 볶아야 삼겹살구울때 구운 김치처럼 기름을 잘 먹어서 맛있답니다
cutiekaras
10/05/18 13:09
수정 아이콘
요리 잘하는 사람은 재료가 뭐던 맛있다는..
GunSeal[cn]
10/05/18 15:34
수정 아이콘
아니 근데...계란 말이 하나가 뭐 저리도 할게 많나요...후...
복사해서 출력해갑니다...집에 가서 한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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