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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17 02:16:03
Name 박루미
Subject [일반] 무한의 주인
안녕하세요

오늘도 심야를 달리는 박루미입니다.

어제는 핑클의 루비였지요?

오늘 이야기 보따리는 히로아키 쌤의 <무한의 주인> 입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시구루이> 라는 작품을 접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어떤 분의 추천으로 보게 된 작품이 바로 <시구루이> 였는데

이후로 일본의 역사(?)와 관련된 몇 편의 작품을 접했습니다. <베가본드> 라던지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또 그 전부터 <바람의 검심> 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었습니다.

시구루이의 고에틱 철학에 흠뻑 빠지다 보니 뒤늦게 접한 바람의 검심은 메이지 시절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 밋밋하더군요(아 시시오 마코토라는 악역은 정말로 멋있었습니다. 저런 나쁜남자)


그리고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이 바로

히로아키의 <무한의 주인> 입니다.

처음엔 페이트에서나 나올 법한 무한의 검제삘 나는 유치 찬란한 스토리인가

싶었지만, 오우.. 이거 시구루이 못지 않게 예상보다 강도가 꽤 쎕니다.

미성년을 벗어난 분에게도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아닙니다만

pgr이야 워낙 구성원분들이 업그라운드인지라 믿어보겠습니다.


->
혈선충에 감염된 '만지' 라는 떠돌이 검사가 있습니다.

물론 100명을 죽여버린 "100인의 검사" 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주인공이지요

다만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불사가 된 이후 100명을 죽였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는 불사가 되기 전 주군을 배신하고 그의 추종자들을 모조리 베어버리며 악명(!)을 쌓게 되지요

이후 죽게된 것을 어떤 할매가 건져내어 그의 몸에 혈선충이라는 놈을 주입하여 만지를 불사로 만들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치 기생수의 한 대목을 보는 것 같지만 기생수와는 전혀 다릅니다.

혈선충은 오직 숙주의 몸을 원상복구하려는데만 관심(?)이 있는 특이한 기생 생물체입니다.

그외 숙주에게는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지요, 다만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몸이 된다는 것은

정말로 괴롭습니다. 심장을 몇 십차례나 찔리는 고통에 발목, 팔목이 날아가는 것은 예사요

만지라는 캐릭이 검의 극의를 깨우친 우에스기 켄신처럼 펄펄 날라댕기며 적을 도륙하는 것도 아닙니다.

육탄전이지요! 내 팔목을 내 주고 상대의 허리를 갈라버린다!


그 만지라는 치티드 캐릭터를 린이라는 여자아이가 고용(???)하게 되며 빚어지는 모든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린의 부모님은 무텐이치류 도장가를 이끄는 당주였습니다만, 무텐이치류에서 쫓겨나자 증오를 품게 되고 낭인들을 규합하여

일도류라는 신생 류파를 창설한 인물이 바로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주연같은 조연 '아노츠 카케하시' 입니다.

아노츠는 마침내 무텐이치류를 일도류라는 이름으로 징벌하고 말지요!

린은 결국 일도류 간부 마가츠 타이토의 만류 덕분에 살아남는데 성공하지만 부모가 능욕을 당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린이 증오를 품게 된 것도 여기서 부터이지요... 이후에 쭈욱 벌어지는 스토리는 일본 내의 급변하는 메이지-막부의 정변이라는

톱니바퀴와 맞물려 돌아가게 됩니다.

여기에 또 주연급의 조연인 '하바키 카기무라' 위원이 등장하지요

정부의 <개> 인 동시에 일개 검사로써도 압도적인 실력을 보유한 무한의 주인 최강캐릭터 중 한 명입니다.

하바키는 정부의 명을 받고 일도류를 말살하고자 작전을 펼칩니다. 겉으로는 일도류를 정부의 검술사범으로 대우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하바키와 암살집단 '무해류' 의 '기이치' 라는 또 다른 최강캐릭터 조합 두 명은 하룻밤 사이에

일도류의 간부 대다수를 술자리에서 청소해 버립니다.


결국 아노츠는 도망자가 되어 가카로 향했고, 다른 일도류 간부들은 전국 각지로 흩어져 버리고 말지요

그리고 아직 활약(?)이 미미했던 만지-린 커플이 복수를 위해 아노츠의 뒤를 쫓아서 가카로 향하게 됩니다.

이것이 초반부의 이야기입니다. 이후까지 쓰면 재미가 없으니깐요~ 여기에서 줄이고


.......


만화 하나에 많은 철학이나 관점을 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은 타인의 맘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인명경시네 뭐네..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역으로 보면 이 작품에서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칼부림을 하더라도 오해가 생기면 쿨하게 칼을 거두고 갈 길을 가는 모습이나, 피칠갑을 하며 심각하게 싸우더라도

가끔 터져주는 위트가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 정말.. 저럴 수도 있겠구나.." 라며 수긍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묘사 강도는 쎕니다.

게다가 후반부로 갈 수록 생체실험이나 불사실험과 같은 비인간적인 모든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만지의 라이벌로 만지-마가츠를 꽤나 고생시켜 먹을 '시라' 라는 무해류의 파편/쓰레기도 존재합니다.

23권쯤 해서 시라는 하나부사의 비밀조직 하나구미의 여자 닌자들을 완벽하게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리지요..

그 징그럽고 생생한 묘사가 지금도 머릿속에 남을 정도니, 죽음을 넘나드는 쾌락의 끝이라는 게 저런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제 생각엔 한 스물 셋에서 넷 정도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24권까지 정발(중요!!)되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심심풀이로 접해보시와요



* 우리가 예상하는 정상적인 일본도와 같은 무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일도류의 달인 '아노츠' 의 무기는 끝을 묵직하게 구부린 낫모양의 도끼지요, 그걸로 찍고 때려서 적을 제압합니다.
그 묵직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지요

아노츠의 연인(!)으로 나오는 마키에의 무기는 쌍창입니다. 마키에의 전투력 만큼은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수밖에는요, 순간순간 아노츠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아쉽게도 폐결핵 크리

만지의 무기는 대중 없습니다. 만곡도, 철창, 세곡도 부터 괴이한 형태의 무기 다수를 보유합니다. 전신이 흉기로 위장된 몸이지요

사기캐릭2 기이치의 무기는 체인이 달린 수갑형 낫입니다. 그 낫으로 순식간에 튀어나온 부분을 잘라버리지요

린의 무기는 수리검입니다. 앞에서 나온 귀객들의 무기들이 어마어마한지라,,, 수리검이 너무 초라할 정도라지요 -_-;;

시라의 무기는 자신의 날아간 팔목뼈 두 쪽을 깎고, 또 깎아서 만든 두 갈래의 골창입니다. 시라 정도가 되면 가히 미친... 이지요
(날아간 팔을, 칼로 갈고 닦아서 아예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버린)

반면 하바키의 무기는 사무라이 답게 두 자루의 타치와 카타나입니다.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는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지요!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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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word
10/03/17 02:23
수정 아이콘
무한의 주인 정말 재밌죠.
연필 느낌이 나는 그림풍도 멋지고요.
그런데 일도류를 창설한 남자는 카케하시가 아니고 카케히사 아닌가요?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
10/03/17 02:25
수정 아이콘
이 만화 재미있죠.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꼭 무슨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체가 저는 정말 좋더군요.
그리드세이버
10/03/17 02:30
수정 아이콘
어째 보통 몸일땐 백명을 벤 검객이 불사가 되니 한명이기기도 버거워 보이는 모순이 돋보이는 만화죠..물론 농담입니다.
marchrabbit
10/03/17 02:39
수정 아이콘
미대 출신의 작가이죠. 양의 노래를 그린 토우메 케이와 동창이라나 선후배라나.
어렸을 적 초반부를 봤을때는 당연히 만지가 모든 적을 썰 줄 알았지만 읽다보니 불사의 생명력 빼고는 실력이 허접하다는 것에 실망을 했었죠.(수병위인풍첩을 봤을 때의 그 허무함이랄까요.)

그나저나 출간주기가 너무 길어요. ㅠㅠ
새벽오빠
10/03/17 04:39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몰라도 그림 하나는 제가 본 만화 중 최고, 정말 멋진 그림체입니다.
ringring
10/03/17 05:19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몰라도 그림 하나는 제가 본 만화 중 최고, 정말 멋진 그림체입니다.(2)
개인적으로 초반의 몇권은 소장하고 있지요..
선후배관계라고 하는 양의노래 또한 그림체가 너무좋아서 소장중입니다.

그림전공했는데 처음 이 두 작품은 보는 순간 반하고 말았습니다.
이적집단초전
10/03/17 08:18
수정 아이콘
본격 메디컬 만화 무한의 주인이군요.

연재 초기 연필로 그린 펜터치로 주목을 모았었는데 뷁쉚처럼 스토리가 저 멀리 가버리는 바람에...
10/03/17 08:58
수정 아이콘
그림체만으로 추천할만한 작가중 한명이지요.
정말 좋아하는 작가가 지뢰진에 타카하시 츠토무, 양의노래에 토우메 케이였는데 토우메 케이와 서클 선후배 사이라고 해서 웃었던적이 있습니다. 차라리 츠토무와 아는 사이였다면 그려러니 했을텐데 케이와는 뭐랄까...내용에서 너무 이질적이랄까요 :)
요즘보면 초반에 비해 내용이 너무 산으로간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긴 합니다.
그나저나 속도에 비해 너무 다작을 하는거 같은 토우메 케이는 언제쯤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를 완결내줄지..이거 벌써 한 10년은 된 작품같은데 말이죠...
이쥴레이
10/03/17 09:02
수정 아이콘
처음 스토리가 남자 주인공,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려는 여자 히로인

그리고는 남자 주인공에게 청탁.
남자 주인공은 히로인과 여행을 떠나면서 원수인 일도류 간부들을 한명씩 한명씩 처치

라는 식상한 전개라고 생각했는데 중간부터 정부가 끼어들면서 내용이 요상하게 돌아가죠
일도류 자체가 악이냐 아니냐 라는 경계도 모호해지고 여주인공 역시 혼란을 느끼고 있고요.

무한의 주인에서 확실한 악당은 시라겠죠.
시라야 확실히 주인공에게 악의를 가져야겠죠....

처음 등장은 나쁘지 않았지만 점점 사이코 캐릭으로 만들어 가는지라...
원한이 제일 많은 캐릭터일듯
10/03/17 09:24
수정 아이콘
더파이팅과 더불어 제 인생 최고의 만화입니다.

이 작가 일본 작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게 뭔지 알아요?

스크린톤 단 하나, 단 1mm로 쓰지 않고, 또 모든 것을 '연필'로 그려냅니다.

덕분에 연재 기다리는 사람은 죽을 맛이죠.

1년에 1.5권 정도 나올까요.
순모100%
10/03/17 09:33
수정 아이콘
베르세르크처럼 첫 이미지가 상당히 쇼킹했었는데 지금은 스토리가 너무 먼 곳으로 가버린 느낌이 있네요.
주인공이 중심이야기에서 방관자같은 제3자로 밀려난 느낌이...
그래도 여전히 이 작품의 멋은 살아있습니다.
언제봐도 그림체가 신선하고 좋아요.
Daydreamer
10/03/17 09:47
수정 아이콘
그림체야 위에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잘 설명해주셨고... 제가 무한의 주인에서 손꼽는 부분에는 그 '구도', 미장센이라고 해야 할까요, 장면장면을 구성하는 능력, 시점의 위치가 멋지다 라는 점이 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가 스토리의 흡입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구성을 하는 점과는 또 다른 멋과 맛이 있달까요.
10/03/17 12:08
수정 아이콘
예전에 강풀이 한말이 기억 나네요.
인체 동작 묘사에 있어서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다케히코랑 더불어 최고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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